소설리스트

레드문 진화의 시작-199화 (199/505)

00199  응징(膺懲)  =========================================================================

199.

항상 인자한 얼굴로 사람들을 속이는 악마들의 대뇌(大腦)에 살심을 가득 담아 살기를 투사했다.

돼지들은 잘해야 중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소녀들을 적게는 두 명, 많게는 네 명을 옆에 끼고 살이 뒤룩뒤룩 찐 배때기와 좁쌀만 한 고추를 드러낸 채 달콤한 꿈나라에 빠져있었다.

그에 반해 어린 소녀들은 심한 학대와 가혹 행위에 온몸이 멍투성이가 된 채 지쳐 잠이 들어 있었다.

개중에는 가죽 혁대에 맞았는지 온몸에 뱀이 지나간 자국이 선명한 소녀도 있었고, 담배로 살을 지져 팔다리는 물론 엉덩이와 가슴에도 화상으로 빨갛게 익은 소녀도 있었다.

「이런 개쌍놈의 새끼들!」

끓어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며 다시는 자기 손으로 밥숟가락을 뜰 수 없게 대뇌를 마사지하듯 골고루 만져줬다.

대뇌는 정신작용, 지각, 운동, 기억력을 맡은 중추기관으로 이곳이 고장 나면 수술은 물론 정화수로도 영원히 치료할 수 없다.

뇌를 엉망으로 만든 다음 지하로 내려가 전기를 차단했다. 비상 발전기까지 고장 낸 다음 놈들이 잠든 방을 만능열쇠로 몰래 따고 들어갔다.

돼지들과 함께 잠든 어린 소녀의 목에 살짝 충격을 가해 기절시켰다. 아이들에겐 미안했지만,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어쩔 수가 없었다.

대신 미안함과 사과의 표시로 엘리트 레드몬의 은행잎으로 만든 알약을 한 알씩 먹였다.

엘리트 레드몬의 은행잎에 각종 한약을 첨가해 만든 알약은 기사회생의 영약은 아니지만, 일반 은행나무에서 재취한 은행잎과는 차원이 달라 잔병쯤은 가볍게 치료할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선 열 알씩 챙겨주고 싶었지만, 증거가 남아 입안에 한 알을 넣어주고 포스를 사용해 아픈 부위를 풀어주는 것으로 어른의 부도덕함을 대신 사과했다.

아이들을 깊이 재운 후 살기투사로 대뇌가 엉망이 된 돼지들의 팔뚝에 주사기를 꽂았다.

한 방으론 성에 차지 않아 두 방씩 꽂아주고 양쪽 팔에 주삿바늘 자국 10여 개씩을 만들어 상습 마약 투여자로 보이게 했다.

그렇게 금송무를 포함한 21명의 황국신민회 일당을 식물인간으로 만든 다음 풍연을 올라타고 집에 돌아오자 예상보다 이른 아침 6시였다.

“라운경은 운이 억수로 좋네.”

“아직 죽을 때가 아닌가 보지.”

“라운경이 금송무 오른팔이나 다름없는데 그냥 둬도 돼?”

“지금 건들면 우리를 의심하는 사람이 더 많아져. 당분간은 지켜만 봐야지.”

은비 말처럼 라운경은 억세게 운이 좋아 벽에 똥칠할 기회를 피하는 천운이 따랐다.

자유당 내 황국신민회 회원 22명 중 21명이 남성 의원으로 어린 소녀들을 마음껏 욕보일 심산으로 유일한 여성인 라운경은 이번 순방에서 제외되며 목숨을 건지는 행운을 누렸다.

내가 다녀간 지 5시간 후 조식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을 깨우러 호텔 직원들이 방문을 두드렸고, 그 소리에 깨어난 아이들이 비명을 질러대며 김책시는 아수라장이 됐다.

직원들의 다급한 전화에 김책 호텔로 달려간 현주 그룹 정성수 회장은 침을 질질 흘리며 오물을 쏟아내는 의원들의 모습에 뒷목을 잡고 쓰러졌고, 직원들도 어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굴렸다.

그렇다고 국회의원 21명이 식물인간이 된 초유의 사태를 은폐할 수도 없는 일로 자칫 누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어 급히 자유당에 소식을 전했다.

소식을 들은 여당 국회의원 2명이 헬기로 김책에 도착해 사실을 확인하고, 급히 군 병원선을 동원해 국내 최고 수준인 오송 병원에 이들을 입원시켰다.

군 병원선이 김책시로 이동하자 눈치 빠른 기자들이 냄새를 맡았고, 국회의원 21명이 반병신이 된 일로 대한민국은 온종일 사고인지, 피습인지, 지병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다음날 치료과정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고, 호텔 방에서 주사기까지 다량으로 발견되며 사고와 피습이란 주장은 쏙 들어간 채 식물인간이 된 21명의 의원과 여당을 비방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구나 다음날 언론사에 제보된 사진들로 여당은 더욱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사진 속엔 원산과 함흥, 김책에서 어린아이들을 희롱하며 학대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마치 동영상을 찍은 것처럼 장면 하나하나가 살아 있어 조작된 사진으로 부정하기도 어려웠다.

또한, 이들의 일정과 동선을 기록한 대유, 광명, 현주 그룹의 일지가 공개됐고, 움직이는 모습도 사진에 담겨있었다.

‘인권보호를 위한 북쪽 주민 실태 파악’이란 이유로 원산, 함흥, 김책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여당 총재인 류인천이 사태해결을 위해 기자회견을 열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워낙 자세한 기록들로 인해 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분노에 차있었다.

“미국은 회장님과 척을 질 생각이 없어 이번 일엔 관심을 끊었고, 대통령도 알리바이가 확실해 회장님을 의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당인 자유당과 중국, 일본만이 회장님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증거가 없고 알리바이도 확실해 의심만 할 뿐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습니다.”

“이승구 비서실장이 나와 함께 밤새 술 마시며 이야기했다고 진술했으니 자기들도 어쩔 수 없겠죠.”

이승구가 술에 취해 쓰러지자 숨어있던 소희가 나와 함께 밤새 술을 마신 것으로 이승구의 기억을 조작했다.

다음 날 아침 나진시를 떠나기 직전 대한 일보 기자의 질문에 이승구 비서실장은 나와 함께 밤새 술을 마시며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나눴다는 말로 친분을 선전하며 내 알리바이를 확실하게 만들어줬다.

“그래도 당분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진 않을 겁니다. 좀 더 주의 깊게 지켜보세요. 그리고 놈들의 비리를 계속 터뜨리세요. 이 기회에 친일파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다시 한 번 끌어내야 합니다.”

“차질 없게 준비하겠습니다.”

강승원 국장이 서재를 나가자 소연이 결재 파일을 내밀었다. 며칠 전에 국내 재벌 인수를 위한 20조 원 추가 투자 안에 관한 서류였다.

“인공위성은 언제쯤 쏘아 올릴 수 있는 거야?”

“앞으로 1년은 더 기다려야 해. 러시아에 위성 분야 기술 인력을 파견한 게 이제 겨우 한 달이야.”

발사체는 돈 주고 사다가 우리가 쏘면 되지만, 인공위성은 우리 기술로 직접 만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인공위성 제작업체가 위성에 장난질을 쳐 원하는 정보를 얼마든지 빼내갈 수 있었다.

1992년 8월 11일 대한민국 최초의 인공위성은 우리별 1호(KITSAT-1)로 프랑스 아리안 발사체에 의해 남미 꾸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이후 정부는 통신 위성인 무궁화 1호(KOREASAT-1)를 발사하기 위해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사를 제작사로 선정해 1995년 8월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었다.

여기서 문제점은 인공위성을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에 맡겼다는 것이다. 또한, 인공위성을 직접 발사하지 않고 타국에 맡겼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우리 기술을 고스란히 들어다 받치는 것은 물론 국적만 우리 위성이지 위성 안에 별도의 장치나 스파이 프로그램을 심으면 타인이 멋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우리가 발사하려는 위성은 통신·과학 위성도 있지만, 첩보 위성이 더 많아 다른 업체에 인공위성 제작과 발사를 맡겼다간 고양이에게 생선을 물려주는 꼴이었다.

“빨리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야 양질의 정보를 취득할 수 있을 텐데...”

“1년 만에 안전보장국을 이렇게 크게 키운 것도 대단한 일이야.”

“그걸 몰라서 그런 게 아니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까 그렇지. 그리고 우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중국과 일본에 관해선 아는 게 전혀 없잖아.”

“위성이 있다고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야. 고급 정보를 얻으려면 위성보단 뛰어난 인재를 육성하는 게 빠르지.”

“손바닥만 한 도시 하나 지키자고 쏟아 붓는 걸 생각하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지금은 과해 보여도 땅을 모두 개발하면 절대 과하지 않을 거야. 그건 네가 더 잘 알잖아. 마음을 좀 더 편하게 가져. 조급하면 될 일도 안 돼.”

소연이 내미는 결재 파일을 읽어보지도 않고 서명해 다시 넘겨줬다. 부회장 전결로 넘기라고 해도 소연은 위계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매일 서류를 가져와 결재를 받아갔다.

“지난번에 얘기한 건 어떻게 할 거야?”

“지난번?”

“공대원 확충 건. 올해 뽑기로 했잖아.”

“아아~ 그래야지. 근데 사람들이 나진시까지 올까?”

“네가 기본 스킬을 전수한다고 광고 내면 많이 올 거야. 지난번에도 말했잖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정말?”

“사냥팀에 소속된 능력자들은 지원자가 거의 없겠지만, 포스전문학교 졸업 예정자들은 호기심에라도 찾아올 거야.”

“알짜배기는 재벌에서 이미 선점했잖아.”

“말이 좋아 포스전문학교지 고급사립학교나 다름없어 배운 게 거의 없어. 1등과 꼴등이 아니라면 큰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해. 그리고 당분간 레드몬 사냥에 동원할 것도 아니고 나진시 방어에 동원할 거라 2~3년 가르치면 쓸만할 거야.”

“얼마나 뽑을 건데?”

“올해는 첫해니까 30명 정도 뽑으면 적당할 것 같아.”

“한 번에 30명이나? 한두 명도 아니고 그 많은 수를 가르칠 시간이 없는데.”

“은영 언니를 교관으로 활용하는 건 어때? 공대에서 맡은 일이 없어 요즘 많이 우울해 하고 있어. 이 기회에 언니에게 기본 스킬을 가르쳐 미래 2공대를 맡기는 게 좋을 것 같아.”

“본인도 원하는 거야?”

“말해봐야 알겠지만, 싫어하진 않을 거야.”

조은영 1993.07.07 : 힘-79 민첩-132 체력-100 총합-311 멘탈-20

조은영도 동생들의 발전에 자극받아 1년 전에 비해 민첩 수치가 크게 증가하는 등 나름 장족을 발전을 거뒀다.

아직 중급 피지컬리스트에 도달하기엔 제법 시간이 필요했지만, 학교를 졸업한 햇병아리를 가르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알았어. 내일부터 훈련 끝나고 저녁에 한 시간씩 기본 스킬 지도할 거니까 조은영씨에겐 네가 말해둬. 그리고 대한 일보와 단군 일보에 미래 2공대 공대원 모집한다고 광고 내고.”

“응!”

“팬클럽 만든다고 하지 않았어?”

“8월 1일 서울에서 발족식 해.”

“생각보다 빠르네.”

“강승원 국장님이 도와줘서 조직을 빠르게 정비할 수 있었어.”

“잘됐네. 이름은?”

“미래 사랑이라고 지었어. 회장은 소아과 의사인 고광재님이 맡기로 했고, 부회장과 임원 20명에 매월 회비 만 원을 내는 정식 회원만 3만 명이야.”

“3만? 우아~ 한 달 만에 많이도 모았네.”

“그만큼 너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얘기야.”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하라고 내가 아니라 내 마누라들이겠지. 김아리 힐러 팬클럽인 아리 사랑처럼 내 마누라들의 예쁜 얼굴에 홀딱 빠진 남자들이 팬클럽에 가입한 게 분명해.”

“아니, 절반이 여자야.”

“정말?”

“그래. 그것도 10대와 20대가 90%야. 모두 너의 광적인 팬들이야.”

“사람들 참 희한해. 얼굴도 모르면서 어떻게 좋아할 수 있지?”

“고추 크다고 소문났나 보지. 히히히~”

“뭐?”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모두 메르스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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