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문 진화의 시작-183화 (183/505)

00183  초대(招待)  =========================================================================

183.

“가내량 소장! 선인 인공배양 프로젝트는 어찌 진행되고 있소?”

“주석님의 전폭적인 지지로 총 100만 명의 실험체를 확보했습니다.”

“실험체가 늘어난 만큼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성과가 없는 것 같군.”

“선인 인공배양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올해로 15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주석님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 전까지는 실험체가 고작 십만 명 이하로 제대로 된 선인 배양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가능성이 있다는 말인가?”

“물론입니다. 현재 13억 인구 중 잠능자까지 포함하면 대략 3만 명 정도가 선인입니다. 이를 확률로 계산하면 0.0023%입니다. 지난 5년간 선인 인공배양 프로젝트로 태어난 아이 중 잠능자는 이보다 열 배나 높은 0.023%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통계만 보더라도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입니다.”

“열 배라... 엄청난 숫자이긴 하지만, 그동안 공들인 시간과 돈 그리고 일반인도 아니고 100% 선인의 씨를 심었는데, 열 배는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드는군.  ”

“0.023%는 초창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행한 결과물입니다. 주석님의 지원이 있은 다음부턴 과학적 접근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이 방법대로면 다시 열 배인 0.23%까지 확률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열 배면 실험체 100만 명으로 매년 2,300명의 선인 후보생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군?”

“그렇습니다.”

1978년 선인 인공배양 프로젝트를 가동한 중국은 비밀리에 선인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중국은 일본 달리 개인에게 여자를 지급하는 대신 실험체란 이름으로 젊은 여성들을 비밀 시설에 감금한 채 강제로 아이를 낳게 하는 방식으로 선인을 생산했다.

주로 소수민족과 떠돌이 유민, 권력 싸움에서 밀려나 숙청당한 가족 중 젊은 여성들을 실험체로 사용했다.

톈진과 친황다오, 장자커우, 창저우, 청더 시 등 십여 곳에 분산 수용된 15세 이상 30세 미만의 젊은 여성들은 선인들의 애를 낳는 일에 사용되다 병들어 죽거나 쓸모가 없어지면 폐기됐다.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 중 선인 후보생은 선인 교육대로 보내졌고, 나머지 아이들은 18세까지 철저한 정신교육을 통해 중국 공산당에 충성하는 충견으로 키워졌다.

“인원을 좀 더 늘려야겠군. 100만 명으로 2,300명이면 1,000만 명이면 매년 23,000명의 선인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인원을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여성이 사라지면 인민들의 의심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호적에 등재되지 않은 여성을 은밀히 잡아들이게. 서류에 없는 인간들이라 사라져도 따질 수가 없을 것이네. 그리고 국가를 좀먹는 떠돌이 유민들을 좀 더 많이 잡아들이게. 이들은 위대한 중국을 위해 반드시 박멸해야 할 해충들일세. 벌레만도 못한 것들이 중화인민공화국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네.”

“주석님의 말씀이 백번 지당하십니다. 버러지보다 못한 놈들에게 조국과 인민을 위해 목숨 바칠 기회가 온다는 것은 삼생의 영광일 것입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중화인민공화국의 백년대계가 달린 일이네. 목숨을 다 바쳐 과업을 완수해야 하네.”

“신명을 다해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상의 중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겠습니다.”

1990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빈곤율이 50%에 이르렀다. 이렇듯 빈곤율이 높은 이유는 국민의 80%를 차지하는 농민과 도시 지역 사람들과의 소득 격차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 때문에 빈곤에 찌든 농민들이 상해와 북경 등 대도시로 일거리를 찾아 떠돌다가 유민이 되어 강도나 도둑으로 변하고 때로는 폭력조직에 가담했다.

문제는 그 수가 수백만 명이 넘어갔고, 지금도 꾸준히 늘어나며 중국 정부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대두 대고 있었다.

호적 누락 문제는 1979년부터 인구 억제책으로 한 부부 한 자녀 정책 시행과 함께 이를 위반하면 벌금을 부과하며 생겨났다.

농촌 지역은 다자녀가 다복이라는 전통적 가치관이 여전히 강해 정부의 정책을 어기는 곳이 많았고, 이 때문에 벌금을 피하고자 아이를 호적에 누락하는 일이 잦았다.

차오스 주석은 이들을 선인 인공배양 프로젝트의 실험체로 사용할 것을 가내량 소장에게 지시했다.

이외에도 전쟁과 분쟁, 박해 등으로 떠돌아다니는 난민들을 실험체로 사용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렸다.

국제난민기구(International Refugee Organization)에 따르면 1992년 난민 규모는 600만 명으로 이들은 모두 집 없이 떠돌아다니거나 강제이주로 매우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북한 주민 등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수천만 명이 넘어갔다.

이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채 굶주림과 질병, 인신매매, 장기매매, 살해 후 암매장 우리가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오스 주석의 지시에 따라 가내량 소장은 국경을 접한 미얀마의 로힝기야족과 동남아시아의 난민들을 실험체로 점찍었다.

로힝기야족은 이슬람교도로 미얀마 군부의 강제 노동, 즉결처분, 고문, 강간 등 끔찍한 인권 유린에 시달리고 있었다.

“레드몬을 이용한 생체병기 개발은 어디까지 진행됐소?”

“아직 초기 개발 단계라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5년간 쏟아 부은 인력과 돈이 얼마인데, 아직도 초기 단계라니... 언제까지 같은 말만 되풀이할 생각이요?”

“죄송합니다.”

차오스 주석의 질타에 생물무기 연구소 소장인 황준지우 박사가 고개를 조아리며 죄송하단 말만 되풀이했다.

1946년 중국공산당에 입당한 차오스 주석은 톈안먼 광장 시위 당시 무력 진압을 지지하며 덩샤오핑의 신임을 얻어 1989년 6월 공산당 총 서기에 올랐다.

같은 해 12월 중국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오르며 중국의 최고 통치자가 된 차오스 주석은 공산당의 일당 독재체제를 유지하며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생물 무기 연구소와 선인 인공배양 프로젝트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생물 무기 연구소는 레드몬을 무기화하기 위해 세워진 비밀 연구소로 레드몬 중 가장 약체로 평가받는 레드마우스를 생체병기로 만들기 위해 다년간 연구 중이었다.

레드마우스는 성장 속도, 임신 기간, 출산횟수 등 모든 면에서 무기화하기에 가장 적당한 레드몬으로 중국 외에도 많은 국가가 생체병기 연구에 이용하는 레드몬이었다.

레드마우스는 레드독처럼 길들여 사육하는 것이 아니라 뇌파를 조종해 특정 사물을 공격하는 용도로 개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드몬으로 변이한 이후 지능의 발달로 인간만큼 뇌 구조가 복잡해지며, 5년 넘게 실험은 진척이 없었다.

“지난해부터 레드마우스에서 추출한 DNA를 곤충에 주입해 레드몬으로 형질을 바꾸는 실험이 얼마 전 작은 성과가 거두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 왜 말하지 않았나?”

“아직 초기 단계라 보고 드릴만 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초기 단계 얘기는 집어치우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그거나 빨리 말해보게.”

“알겠습니다.”

차오스 주석의 질타에 황준지우 박사가 땀을 뻘뻘 흘리며 만약을 위해 준비해온 서류를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올려놨다.

세계적으로 레드몬을 이용한 생체 무기 연구와 사육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성과가 미진해 레드몬 사육은 풍산개만이 유일한 성공사례였고, 무기화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달랑 5년을 투자하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으려는 차오스 주석의 행동은 지나친 욕심이자 전시행정의 표본이나 다름없었다.

“레드마우스에서 DNA을 추출해 사마귀와 왕잠자리에 주입과정에서 우연히 모기가 레드마우스의 피를 흡혈하며 돌연변이를 일으켰습니다.”

“모기가?”

“네.”

“모기가 레드몬으로 변이한 사례가 있는가?”

“아직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모기를 번식시켜 형질을 분석하던 중 담당 연구원이 모기에 물리게 되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물린 게 아니라 모기가 연구원의 몸속을 파고들어 갔습니다.”

“모기가 몸속으로 파고들어 가?”

“그렇습니다. 기생충처럼 몸속으로 순식간에 파고들었습니다.”

미 국방성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년 전부터 감시 장비나 무기를 실을 수 있는 곤충 사이보그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또한, 곤충의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해 멈춤, 출발, 선회 등 다양한 명령을 내리는 연구를 진행해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생물무기 연구소 소장인 황준지우 박사는 중국 정부가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에서 빼돌린 곤충의 뇌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곤충형 레드몬을 무기화하는 연구를 지지난해부터 해왔다.

“모기가 파고든 연구원은 일주일간 비정상적인 힘을 발휘하다 극도의 체력저하와 빈혈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비정상적인 힘이면 어느 정도 수준을 말하는 건가?”

“정밀포스측정기를 사용한 결과 하급 피지컬리스트 조금 못 미치는 힘을 발휘했습니다. 정확한 데이터는 보고서에 기재했습니다.”

< 4월 10일 : 힘-25  민첩-27  체력-35  총합-87   멘탈포스-25 >

< 4월 12일 : 힘-35  민첩-38  체력-30  총합-103  멘탈포스-18 >

< 4월 14일 : 힘-42  민첩-45  체력-20  총합-107  멘탈포스-10 >

< 4월 16일 : 힘-45  민첩-50  체력-1   총합-96    멘탈포스-3 >

“4월 10일 모기가 몸속을 파고든지 정확히 6시간 후 측정한 수치입니다. 4월 16일 마지막 측정 기록은 사망하기 3시간 전에 측정한 수치입니다. 데이터에서 보듯이 죽기 전까지 힘과 민첩은 급속도로 향상했고, 체력과 멘탈포스는 빠르게 감소했습니다.”

“모기는 어디에 있었나?”

“가슴 중앙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몸이 커지거나 새끼를 번식하거나 그런 일은 없었나?”

“네, 처음 모습 그대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모기는 어떻게 됐나?”

연구원의 죽음 따윈 관심도 없는 차오스 주석은 시종일관 돌연변이를 일으킨 모기에만 관심을 보였다.

“연구원이 죽고 12시간 후 모기도 따라 죽었습니다.”

“사인이 뭔지 알아냈나?”

“극심한 체력 저하와 탈수, 빈혈 등이 사망 원인입니다. 모기가 피를 빨아 먹어 죽기 직전에는 가죽만 남은 앙상한 모습이었습니다.”

“누가 연구원 죽은 걸 물어봤나? 모기가 왜 죽었는지 그걸 물어본 것 아닌가?”

“아!”

“대체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는 건가? 지금 연구원 목숨 따위가 중요한가? 그 모기로 인해 우리 중국이 미국의 압제를 벗어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일세. 그런 것조차 생각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비밀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나?”

“죄.죄.죄송합니다. 주.주.죽을 죄를 졌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차오스 주석의 고함에 겁에 질린 황준지우 박사가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용서를 빌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모두 메르스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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