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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129화 (129/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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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마인드컨트롤

상아는 천재에 가까운 기억력과 연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 웬만한 책은 2~3번만 읽으면 내용을 다 기억했다.

뛰어난 머리 덕분에 국민학교 과정은 한 달, 중학교 과정은 두 달 만에 마스터하고 지금은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상아는 선천적인 천재가 아닌 후천적 천재로 탐지 스킬을 얻은 후 기억력과 연산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반경 5km 이내의 레드몬을 레이더처럼 읽어내고, 추적하는 일은 일반인의 지능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두 마리도 아니고 수십 수백 마리 레드몬의 모양과 크기, 빠른 움직임까지 모두 읽어내는 건 고성능 컴퓨터가 달린 레이더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일반인의 경우 사람을 1분간 보여준 후 생김새, 옷차림, 신발, 머리 모양을 물어보면 100명 중 98명은 반도 못 맞춘다.

상아는 살아남기 위해 탐지 스킬을 5년간 사용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슈퍼컴퓨터에 가까운 두뇌를 가지게 됐다.

“상아야! 탐지 스틸 사용하면 머리 아프지 않아?”

“처음 1년간은 1분만 탐지 스킬을 사용해도 머리가 깨질 것같이 아프고, 속이 미식 거려 숨쉬기도 어려웠어요.”

“아이고! 우리 예쁜 상아! 많이 힘들었겠다.”

“지금은 요령이 생겨 괜찮아요. 호홍~”

“정말? 하나도 안 아파?”

“30분 이상 연속으로 사용하면 편두통이 좀 있어요. 그래도 아영이를 만난 다음부턴 편두통도 거의 사라졌어요.”

“정화 스킬이 도움이 돼?”

“네. 스킬 부작용을 중화해주는지 두통은 금세 사라져요.”

“다행이네. 그래도 편두통 심하면 일상생활에 지장 받을 수도 있으니까 항상 조심해야 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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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어서 오세요.”

“우리 정 사장님! 못 본 사이에 정말 많이 예뻐졌네요?”

“제가 원래 옛날부터 미모가 뛰어났어요. 모르셨어요? 호호호!”

“맞습니다. 하하하~”

“안녕하십니까? 미래 레드몬 박지홍입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차영철입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보내주신 헬기 덕분에 편하게 왔습니다. 소희아! 인사해야지. 늘그막에 얻은 외동딸입니다.”

“안녕하세요. 차소희이에요.”

“반가워요.”

“같이 오고 싶다고 하도 우겨서 말씀도 드리지 않고 데려왔습니다.”

“나진시에 정착하면 따님과 함께 사셔야 하는데 당연히 같이 오셔야죠.”

한숙의 소개로 만난 차영철 박사는 국내 레드스톤 연구 분야 최고 권위자로 현재 한국과학기술대학에서 전임연구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상아야! 소희 데리고 집 구경 좀 시켜줘.”

“네, 언니!”

“소희야! 나랑 풍산개 보러 갈래? 크기가 이만한데 털이 하얘서 정말 예뻐.”

“네, 보여주세요.”

상아가 스스럼없이 소희의 손을 잡고 풍산개를 구경시켜주러 밖으로 나갔다. 상아가 소희보다 살짝 키가 작아 어려 보이지만, 나이는 상아가 2살 많았다.

“교수님! 전화로 말씀드린 것처럼 문스톤부터 레드몬, 레드스톤, 신소재, 탐지장비까지 레드몬과 관련된 모든 연구를 종합적으로 할 수 있게 큰 연구소를 짓고 있어요. 일단 한 번 보시고 말씀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차에 올라 공사가 한창이 미래 연구단지로 들어갔다. 차영철 박사는 KM 레드몬에서 의뢰한 레드스톤 발전소 효율 증대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어 한숙과는 5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어떠세요?”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나게 크군요.”

“잘해야 연구동 서너 개쯤 있을 거로 생각하셨죠?”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북쪽에 지은 연구소가 커봐야 얼마나 되겠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말이 좋아 연구지 당장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정도로 생각했고요.”

“제가 그럴 줄 알고 연구 단지부터 보여드린 거예요. 마음에 드세요?”

“내부 시설까지 봐야겠지만, 규모만 보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상업적인 연구도 하겠지만, 근원적인 연구도 같이해볼 생각이에요. 교수님이 레드스톤 연구소와 미래 연구소 전체를 함께 맡아주세요.”

“전 레드스톤 밖에 아는 게 없습니다. 제게 연구소 전체를 맡기는 건 너무 과분할 일입니다.”

“박사님이 아니면 누가 맡겠어요? 우리나라 최고 권위자신데.”

“너무 띄워주지 마십시오. 그러다 떨어지면 영영 못 일어납니다. 하하하~”

“호호호! 승낙한 거로 알고 일을 진행할게요.”

“알겠습니다.”

“이야기가 잘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올라가시죠. 저녁을 준비해 뒀습니다.”

“여러모로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이 원만히 풀리자 식사 내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한숙이 차영철 박사를 미래 연구소 전체 소장에 앉히려는 이유는 뛰어난 학식도 있었지만, 인맥이 넓다는 이유가 더 컸다.

차영철 박사는 성격이 원만하고 포용력이 넓어 몸담은 과기대 외에도 서울대,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공대 등 공과대학과 국책연구소에도 지인이 많아 텅텅 빈 미래 연구소를 채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레드몬 분야에서 세계 3대 석학 중 한 명인 최정준 박사와는 둘 도 없는 불알친구로 이정도 박사의 설득에 따라 대어를 낚을 수도 있었다.

레드몬 분야 세계 3대 석학은 미국의 헤니 테슬라 박사, 러시아의 알렉산더 드미트리예프 박사 그리고 한국의 최정준 박사를 꼽았다.

최정준 박사가 미래 연구소에 합류하면 연구소의 질을 수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엄청난 인재 유입 효과까지 있어 꼭 잡아야 할 카드였다.

“아저씨! 잠깐 저 좀 봐요.”

“나?”

“네.”

“내가 아저씨야?”

“그럼 할아버지예요?”

“크흠...”

잠깐 보자는 소희를 데리고 수영장 끝 절벽 벤치로 데려갔다. 발밑으로 붉은 달에 비친 밤바다가 오늘따라 유난히 음산하게 보였다.

“할 말이 뭔데 그래?”

“상아 언니가 그러는데 아저씨가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면서요? 정말 상급 피지컬리스가 맞아요?”

“세계에서 가장 강한지는 모르겠지만, 상급 피지컬리스트인건 맞아.”

“근데 왜 아는 사람이 없죠? 우리 반 친구들은 아폴로 윌리엄스나 먀샤 타니엘나를 좋아해요. 오성 공대 김일권 공대장이나 청사자 박용규 공대장, 김아리 힐러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하지만 아저씨에 대해 아는 친구는 한 명도 없어요.”

“내가 실력이 모자라서 그런가 보지.”

“상급 피지컬리스트가 실력이 모자란다고요? 하급, 중급, 상급은 실력이지 계급이 아니에요.”

“묻고 싶은 게 뭐야?”

“상아 언니는 말로는 A급 엘리트 레드몬도 잡고, 레드마우도 10,000마리 넘게 잡았다고 하던데... 진짠가요?”

“운이 좋았나 보지.”

“운으로 엘리트 레드몬을 잡는 바보도 있었나요?”

“허허허!”

소희는 얌전해 보이는 모습과 다르게 말꼬리를 잡으며 나를 공격했다. 호기심이 동해 소희의 능력치를 확인했다.

1993. 3. 20 : 힘-14  민첩-12  체력-15  총합41  멘탈포스-63

소희는 최하급 멘탈리스트로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17살에 딱 맞는 평범한 능력치를 보유했다.

잠능자들은 피지컬리스트와 멘탈리스트가 갈리는 16살을 전후에 능력치가 크게 상승해 졸업하는 19살까지 80%는 하급 능력자로 발돋움했다.

이때까지 최하급에 머물면 50% 이상 평생 최하급에 머물 가능성이 컸고, 최하급을 벗어난다고 해도 큰 발전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원하는 답을 못줘서 미안해! 대신 우리 사냥팀에 들어오면 그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자세하게 보여줄게. 소희도 알다시피 자신의 능력과 스킬을 알지도 못하는 남에게 함부로 보여줄 수는 없잖아.”

“사실 아저씨가 무슨 스킬을 사용하는지,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갖췄는지 알고 싶지도 않아요. 상아 언니가 하도 그럴듯하게 말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조막만 한 게 사람을 은근히 약 올렸다. 무시하는 말투에 순간 욱할 뻔했지만, 차영철을 끌어들여야 해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해해줘서 고맙다.”

“천만에요. 그런데 또 궁금한 게 있어요.”

“이번엔 뭐가 궁금한데?”

“상아 언니같이 예쁜 여성 능력자가 왜 아저씨처럼 못생긴 남자를 좋아하는 거죠? 언니 혼자라면 콩깍지가 씌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니 같이 예쁜 여성이 다섯 명이나 더 있다는 건 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그건 나도 불가사의하다.”

“그렇죠? 이상하죠?“

“응!”

난 소심하고 뒤끝 대마왕이지만, 적어도 아닌 걸 맞는다고 우기지는 않았다. 아닌 건 깔끔하게 인정하고 아니라고 말했다.

“상아가 좋아?”

“네. 좋아요.”

“어디가 좋아?”

“예쁘고 사랑스럽잖아요. 아저씨는 못 느끼세요? 보석처럼 빛나는 상아 언니의 모습을.”

“나도 보여. 내가 물어본 건 네가 다른 형태로 상아를 좋아한 것 같아서 물어본 거야.”

“다른 형태라니요?”

“그거 있잖아. 여자가 여자를...”

“전 같은 여자로서 상아 언니가 예쁘다는 뜻으로 말한 거예요. 설마 제가 여자를 좋아하는 레즈비언으로 보이세요?”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

맹랑해도 나이를 속일 순 없는지 살짝 찌르자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뜨악하고 달려들었다.

“소희는 남자친구 없지? 여자 친구만 많고. 그렇지?”

“저도 남자친구 있어요.”

“정말? 아닌 것 같은데. 한 명도 없을 것 같은데.”

“그건... 남자들이 형편없어 상대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

“아아! 형편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 난 혹시... 소희가 여자만 좋아하나 그렇게 생각했지. 하긴! 내가 상관할 바도 아닌데. 그렇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화가 많이 났는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해 당장에라도 달려들 기세였다. 갑자기 소희의 눈이 검게 빛나자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뭔가 수작을 부린다는 것을 알고 기감으로 아영을 관찰했다. 그러자 소희의 눈을 통해 내게 포스가 쏘아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소희의 포스에 노출되자 이유를 알 수 없는 친밀함과 애틋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런 이상한 감정은 높은 저항력으로 인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오! 마인드컨트롤!」

============================ 작품 후기 ============================

항상 변하지 않는 관심과 성원에 감사합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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