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8 주목(注目) =========================================================================
118.
“친구는 내일 오후 3시쯤에 도착할 거예요.”
“지난번에 말한 하버드 정치외교학과 최연소 교수?”
“네!”
“아무것도 없는데 벌써 들어와? 건물도 없고 할 일도 없는데.”
“미래 레드몬이 나아갈 길과 필요한 인원을 구상하려면 지홍씨를 직접 만나봐야 한다고 해서 들어오라고 했어요.”
“이름이 뭐라고 했지?”
“홍은하에요.”
“별관에 숙소 정해주고 불편하지 않게 알아서 잘 챙겨줘! 친구니까 나나 소연이보단 직접 챙겨주는 게 편할 거야.”
“네! 그럴게요.”
“이리와! 고생했으니까 찐~하게 뽀뽀 한 번 해줄게.”
“으응~”
한숙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암사자처럼 달려들어 입술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어찌나 세게 빠는지 입술이 늘어날 지경이었다.
옷 속에 손을 넣어 가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다 유두를 꽉 움켜지자 짜릿한지 콧소리를 내며 더욱 키스에 열중했다.
허리를 바짝 끌어당겨 엉덩이를 뒤로 쭉 빼게 한 다음 계곡을 타고 내려가 꽃잎에 손가락을 넣었다.
키스만으로도 충분히 흥분했는지 미끈거리는 체액이 흥건했다. 가운을 벗고 의자에 앉자 쪼그리고 앉아 딱딱해진 성기를 양손으로 잡고 강하게 빨기 시작했다.
“으음~”
부드러운 입술과 까칠한 혀의 감촉에 비음이 새어 나왔다. 내가 기분이 좋다는 걸 알자 혀끝으로 요도구를 살살 핥으며 도발적인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올라와!”
바지를 잽싸게 벗어 던진 한숙이 무릎 위로 올라와 꽃잎에 성기를 맞추더니 단번에 엉덩이를 내리눌렀다.
“하응~”
좁은 꽃잎을 뚫고 성기가 밀려들어 가자 한숙의 입에서 짜릿한 쾌감의 신음이 터져 나왔다.
블라우스를 벗기고 하얀 민소매까지 벗기자 오뚝하니 선 예쁜 가슴이 나왔다. 땅이 아닌 하늘을 향해 치켜 올려진 가슴을 베어 물었다.
“아흑~”
엉덩이를 양손으로 움켜쥐고 성기를 밀어 올리며 가슴을 빨았다. 꽃잎과 가슴에서 동시에 치솟는 짜릿한 쾌감에 한숙의 신음이 점점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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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도는 나진시와 선봉항 중간에 있는 길이 1.3km, 폭 200m 정도의 기다랗고 좁은 섬으로 해안가에서 3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예전에 이곳에 비파동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비파도라고 불렀대요.”
“와! 정말 레드씨오터가 수백 마리나 모여 사네.”
“새끼 좀 보세요. 너무 예뻐요.”
“새끼를 배 위에 올려놓고 있어요. 아우 귀여워라!”
“저기 보세요. 손으로 조개 까먹고 있어요. 어쩌면 좋아!”
해달(海獺)은 족제빗과 동물로 해안지역에 서식하며 성게, 연체동물, 갑각류, 물고기 등을 잡아먹었다.
해달은 돌을 들었다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해양 동물로, 먹이를 찾기 위해 앞발로 돌을 들고 뒤집거나, 수초에 붙어 있는 달팽이를 떼어내거나, 조개를 찾기 위해 바닷속 진흙을 뒤질 수도 있다.
또한, 이빨보다 앞발을 사용해 물고기를 사냥하고, 손으로 아기를 안을 수 있고, 물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서로 손을 잡고 있는 등 매우 영특한 동물로 한때 가죽을 얻기 위해 남획하며 1,000~2,000마리까지 개체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하급 레드몬 레드씨오터
전투력 : 653
지능 : 85
스킬 : 알 수 없음
수놈은 두동장이 2.5m, 꼬리 길이 0.5m, 무게 80kg 정도였고, 암놈은 두동장 2.0m, 꼬리 길이 0.4m, 무게 50kg으로 같은 족제빗과인 레드무스텔라보다 덩치가 두 배 이상 컸다.
동성(同性)으로 무리 지어 비파도 주위에서 살고 있는 레드씨오터는 대략 500마리 정도로 우릴 공격할 생각도 없고,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는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자기 할 일만 했다.
“아시아 해달은 쿠릴 열도에서 코만도르스키예 제도까지 서태평양 일대에서만 서식한다고 알려졌는데, 언제 여기까지 내려왔지?”
“블라디보스토크와 홋카이도를 빼면 사는 사람도 거의 없고, 어업 활동도 활발하지 않아 일부 개체가 먹이를 찾아 내려왔다가 정착했다고 봐야지.”
시베리아와 연해주, 사할린, 캄차카 반도 역시 레드문과 함께 찾아온 천재지변으로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며 동물과 레드몬의 천국으로 변했다.
소연의 생각처럼 레드씨오터도 천적인 사람이 사라지며 서식지가 늘어나 이곳까지 흘러왔을 가능성이 컸다.
해달이 한반도 북부까지 진출했다면, 해안선을 따라 사할린(Sakhalin)까지 상당히 많은 개체가 서식하고 있다고 봐야 했다.
“해달 가죽이 상당히 고가니까 이놈들도 비싸게 팔리겠지? 하급치고 크기도 커 가격도 제법 많이 나갈 것 같고, 개체수도 넉넉하니 돈 좀 되겠는데.”
“오빠! 얘들 잡지 말자.”
“그게 무슨 소리야?”
“얘들 공격성도 없잖아.”
“이놈들 해달 아니야. 레드씨오터야! 레드몬이라고.”
“알아! 하지만 우릴 봐도 공격도 안 하잖아. 온순한 아이들이야. 레드몬이라고 다 죽일 필요는 없잖아.”
“지금 귀엽다고 살려주자고 그러는 거야?”
“응!”
“여기 우리 집 앞마당이야. 이놈들 그냥 나눴다가 지나가는 배를 공격할 수도 있고, 사람을 공격해 물어 죽일 수도 있어. 그건 생각 안 해 봤어?”
“사람을 공격할 생각이 있었다면 오백 마리 중 한 마리라도 우릴 공격했어야지. 아무도 공격하지 않았잖아.”
은비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닌지 상아와 아영, 서인, 소연까지 측은한 눈으로 살려주자고 무언의 압박을 보내왔다.
레드씨오터는 덩치가 좀 크긴 하지만, 하는 짓은 영락없는 귀염둥이였다. 물 위에서 둥둥 떠다니며 털을 고르고, 앙증맞게 눈을 비비며, 양손으로 성게와 조개를 까먹는 모습은 수족관에 있는 해달과 다를 것이 없었다.
“오빠! 빠른 속도로 레드몬이 다가오고 있어요.”
“어디 쪽이야?”
“바다에요.”
“바다?”
“네! 크기는 18~30m 사이로 31마리가 일직선으로 비파도를 향해 다가오고 있어요. 모양과 형태, 속도로 보아 솔피같아요.”
“범고래?”
“네!”
“모두 뒤로 물러나!”
신속하게 300m 후방으로 물러나 지형이 높은 산으로 올라갔다. 산 위에 바라보자 비파도를 향해 커다란 범고래 무리가 물살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레드씨울프의 출현에 깜짝 놀란 레드씨오터들이 비명을 질러대며 사방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레드씨울프 무리가 그물을 펼치듯 넓게 산개해 레드씨오터들을 포위한 채 몰이 사냥을 시작했다.
당황한 레드씨오터들이 사방으로 마구 튀어 오르며 비파도로 올라가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헤엄쳤다.
하지만 속도 차이가 너무 커 달아나기가 쉽지 않았다. 레드씨울드 무리는 마치 경주용 자동차가 전속력으로 달리듯 바다 위를 날듯이 헤엄쳐 레드씨오터를 잡아먹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에도 실린 바다 호랑이 해랑(海狼)은 킬러 고래(Killer Whale), 오르카(Orca), 바다 늑대(Sea Wolf) 등으로 불리는 범고래로 백상아리보다 더 무섭고 잔인한 포식자였다.
전 세계 대양과 대부분의 바다에 분포하는 범고래는 매우 사회적인 동물로 비 이주성의 경우 안정된 모계 사회를 형성할 만큼 지능이 높았다.
범고래는 무리 사냥에도 매우 뛰어나 자신보다 몇 배나 큰 쇠정어리고래나 귀신고래 심지어 백경에 나오는 향유고래와 바다의 폭군 백상아리까지 공격해 죽이는 매우 영리한 포식자였다.
“까르륵~ 꺄르륵~”
레드씨울프가 소리를 낼 때마다 섬뜩한 하얀 이빨이 빛나며 레드씨오터의 몸통을 찢어발겼다.
레드씨울프는 물속과 물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레드씨오터를 한입에 삼키거나 커다란 몸통과 지느러미로 때려 기절시킨 다음 뜯어먹었다.
30분 만에 300여 마리가 넘게 죽고, 절반도 안 되는 200여 마리만이 간신히 비파도로 올라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먹이를 배불리 먹은 레드씨울프 무리는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바다 위를 날렵하게 날아 순식간에 사라졌다.
레드씨울프가 한바탕 휩쓸고 간 비피도 앞바다는 레드씨오터의 부서진 잔해와 붉은 피만이 가득했다.
“뭐 이런 놈들이 다 있어? 이건 사냥이 아니라 살육이잖아!”
“맞아요. 먹다 남은 해달 사체가 곳곳에 남아 있어요. 이런 식으로 먹이를 먹는 동물은 없을 거예요.”
“새끼들까지 잡아먹었어요. 불쌍해서 어떡게!”
은비와 아영, 상아가 레드씨울프의 잔혹한 모습에 치를 떨었다. 300마리가 넘는 레드씨오터가 죽었지만, 먹은 것은 고작 200마리 정도로 나머지는 재미로 죽였다고 볼 수 있었다.
범고래는 매우 잔인한 동물로 돌고래를 재미로 죽이고, 백상아리를 공격해 간만 빼먹고, 향유고래를 공격해 새끼만 죽이는 등 인간만큼 사회적이며 인간만큼 잔인한 면을 갖추고 있었다.
“31마리나 되는 엘리트 레드몬 무리에 습격 받고 200마리나 살아남았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뭘 더 바라는 거야.”
“전체가 엘리트 레드몬이라고?”
“그래!”
“와! 무적함대가 따로 없네.”
레드씨오터를 배부르게 먹고 떠난 해랑 무리는 가장 약한 놈이 C급 엘리트 레드몬으로 상급 레드몬은 없지만, 전체가 엘리트 레드몬이라 은비의 말처럼 무적함대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육지보다 대형 레드몬이 훨씬 많은 바다는 엘리트 레드몬의 수도 최소 10배 이상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이 자주 발견되지 않는 이유는 바다 면적이 대략 7:3으로 육지보다 넓고, 육지보다 몇 배나 많은 생물이 살고 있어 먹이가 풍부하다는 것과 연근해보다 대양에 주로 서식해 마주칠 기회가 드물었다.
또한, 레드씨울프처럼 지능이 높은 고래 종류는 웬만해선 배나 사람을 공격하지 않아 사람들은 바다에 레드몬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크기, 체중, 속도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네. 거기다 엘리트 레드몬이 서른 마리 넘게 무리 지어 다니고, 물속이라 쫓아갈 방법도 없고. 난감하네!”
“그건 해랑도 마찬가지잖아.”
“해랑은 육지에 올라올 일이 없지만, 우린 바다를 꼭 이용해야 하잖아. 땅만 밟고 산다면 부딪칠 일도 없겠지만, 나진시는 배를 이용해야 살아갈 수 있는 도시라 언젠간 부딪치게 될 거야.”
“해랑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잖아. 그건 사람과 적이 될 생각이 없다는 뜻이잖아.”
“그렇게만 되면 걱정이 없지. 그러나 배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인간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건 매우 위험한 생각이야. 영리한 놈들이라 부딪쳐서 이득 될 게 없으니 피한다고 생각하는 게 맞겠지.”
“그것도 나쁘지 않네. 서로 침범하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
“그래! 꼭 적과 아군으로 상대를 나눌 필요는 없지. 서로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그만이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아내들의 표정이 어두웠다. 레드씨오터가 학살당하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아팠는지 다들 말이 없었다.
하지만 진짜 학살은 레드씨울프가 하는 게 아니라 바로 내가 하고 있었다. 30년간 버린 땅을 이제 와서 찾겠다고 레드몬들을 마구 때려잡는 것, 그것이 학살이었다.
놈들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미친놈에 의해 마구 죽임을 당했다.
이것이 바로 학살로 이유야 내 땅을 다시 찾는 것, 인간에 해가 되는 레드몬을 박멸하는 것, 돈이 되는 가죽과 뼈, 레드스톤을 얻기 위한 것 등 무수하게 많지만, 당하는 레드몬의 관점에선 말도 안 되는 짓이었다.
「내가 해달을 다 죽여야 한다고 우기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처음엔 안 된다고 말리다가 결국엔 동조하며 같이 녀석들을 죽이겠지. 그때도 레드씨울프가 잔인하다고 말할까? 우리는 고기를 먹기 위해 잡는 것도 아니고 가죽과 뼈, 레드스톤 등 돈이 되는 것을 얻기 위해 죽이는 건데. 과연 누가 잔인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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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