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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105화 (105/505)

00105  문스톤  =========================================================================

105.

2시에 시작한 2차 경매는 예상대로 치열한 눈치작전 속에 4시까지 고작 5,000억 원 오른 73조 4,000억 원에 머물고 있었다.

“오전에 돈을 너무 많이 썼나? 오르질 않네.”

“사우디왕가와 록펠러, 로스차일드가 목표로 한 건 처음부터 11cm 문스톤이었어요. 10조 원은 맛보기라 생각하시면 돼요.”

“20조 원이 맛보기라고?”

“그럼요. 이들은 석유와 화폐발행권, 금융, 언론, 무기, 영화까지 돈 되는 건 다 가지고 있어요. 20조 원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오전 경매를 봤을 때 150조 원은 무난히 넘길 거예요.”

“150조 원? 상상이 안 된다.”

“솔직히 저도 그래요.”

“돈이 얼마나 많으면 150조 원을 푼돈처럼 쓸 수 있을까?”

“달러를 원하는 만큼 찍어 낼 수 있는데, 돈이 돈으로 보이겠어요.”

“달러를 찍어?”

“미국 화폐발행권은 연방준비은행(FRB)이 가지고 있어요. 이 은행은 민간소유 법인으로 로스차일드와 록펠러, JP모건이 최대주주로 있죠.”

“개인이 돈을 발행한다고?”

“네! 연방준비은행은 달러를 찍어 미국 정부와 은행에 빌려주고 빛과 이자를 받아요. 정부와 은행은 이 돈을 갚기 위해 국민에게 세금을 걷고, 사람들에게 빛과 이자를 받아 다시 연방준비은행에 돈을 갚죠. 한해 이자만 미국 예산과 맘먹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가만히 있어도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어요.”

“아니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해?”

“그래서 정치인을 욕을 먹는 거예요. 나라를 개인에게 팔아먹었으니까요.”

“미국 국민이 그걸 그냥 보고만 있어?”

“미국은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라 돈 앞에서 어쩔 수 없었겠죠.”

“정치인 중에도 잘못된 걸 아는 사람이 있을 거 아니야?”

“1964년 6월 4일 케네디 대통령이 연방준비은행을 배제하고 화폐발행권을 재무부로 넘기기 위해 대통령령 11110호에 서명했어요. 그리고 6개월 후에 텍사스 주 댈러스 시내에서 리 하비 오스월드의 권총에 암살당하죠. 리 하비 오스월드는 텍사스 경찰서 지하에서 잭 루비라는 시민에게 총에 맞아 죽어요. 잭 루비는 교도소에서 사망해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항간에선 쿠바의 보복설, CIA의 음모설, FBI의 개입설 등 많은 제기가 있었어요. 재미있는 건 새 대통령이 된 린든 존슨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케네디 대통령이 추진한 11110호를 폐기해요. 이것만 봐도 암살사건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바보가 아니라면 다 알 수 있는 일이죠. 대통령도 마음대로 죽이는 사람들이라 이들을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보시면 돼요.”

“엄청나네!”

“지홍씨가 세계로 뻗어 나가면 이들과 부딪치게 될 거예요. 이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로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려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는 무서운 사람들이에요.”

“그거야 어디를 가나 다 그런 거 아닌가?”

“그렇죠. 하지만 힘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죠. 지홍씨 능력이면 국내는 몇 년 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봐요. 하지만 이들은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존재들이에요.”

“흐음...”

“전 이들 중 몇몇과는 타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지홍씨가 발전할 수 있어요.”

“밑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야?”

“그렇진 않아요. 적당한 상대를 골라 수평적 관계의 동맹을 맺어야죠. 혈연이 더욱 좋고요.”

“어려운 얘기네.”

“사실 이런 생각은 지홍씨가 하지 않아도 돼요.”

“내 일을 내가 생각해야지 누가 생각해?”

“대신 머리 쓸 집단을 만들어야죠. 싱크탱크! 지홍시 대신 생각하고 계획을 잡아줄 명석한 두뇌들을 영입해 싱크탱크를 구성하면 돼요.”

싱크탱크(Think Tank)는 다양한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조사·분석·연구·개발 등 그 성과를 제공하는 두뇌집단으로 흔히 사장 옆에 있는 비서진이나 정부에 있는 전문적인 학술기관 등을 생각하면 된다.

“그럴만한 사람이 있어?”

“미국 하버드대학 정치외교학교 교수로 친구가 있어요. 저보다 훨씬 똑똑한 친구로 하버드 최연소 교수로 임명된 천재예요. 이 친구에 일을 맡기시면 잘할 거예요.”

“그런 천재가 아무것도 없는 나선시에 와달란다고 오겠어?”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리고 연구소도 키우려면 김일섭 연구원만으론 부족해요. 좀 더 권위 있는 과학자를 데려와야 연구소를 빠르게 키울 수 있어요.”

“인재를 발굴하고 스카우트하는 일은 한숙이 알아서 해! 내가 아는 사람이라곤 마누라들밖에 없으니까.”

“알았어요. 아주 멋진 싱크탱크와 연구진을 꾸려볼게요.”

싱크탱크를 구성하는 일도 만만한 일이 아니고 연구원을 구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한숙은 자신감에 차 뭐든 시켜만 주면 다할 태세였다.

「키스 한 방이 이렇게 효과가 큰가?」

[73조 5,000억 원!]

[74조 원!]

30분을 남겨두고 록펠러가 73조 5,000억 원을 부르자 사우디왕가가 곧바로 74조 원으로 응수했다.

[75조 원!]

[80조 원!]

[90조 원!]

[100조 원!]

순식간에 가격이 100조 원까지 오르자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등 국가를 대표해 경매에 참석한 장관들이 고개를 떨어뜨린 채 낙담하는 빛이 역력했다.

개인이나 가문보다 국가가 가진 돈이 훨씬 많지만, 허가를 받아야만 쓸 수 있는 돈이라 운신의 폭이 좁았다.

그에 반해 사우디왕가와 록펠러, 로스차일드는 왕가와 가문이라고 해도 수장의 발언권이 절대적이라 운신의 폭이 훨씬 넓었다.

[105조 원!]

[106조 원!]

[107조 원!]

100조 원을 돌파하자 사우디왕가와 록펠러, 로스차일드 삼파전으로 입찰경쟁이 좁혀졌다. 그러자 분위기를 가라앉히려는지 올라가는 금액이 확 줄어들었다.

“소연 언니! 100조 원 들어오면 뭐할 거야?”

“글쎄?”

“나 가방 하나만 사죠.”

“가방?”

“응! 명품으로. 쓸 만한 가방이 하나도 없어.”

“하하하~ 알았어!”

“언니! 저도 하나 사주세요?”

“그래! 사줄게. 원하는 거 다 사줄게!”

은비와 아영이 가방을 사달라고 하자 TV를 보던 소연이 동생들을 끌어안고 웃음을 터뜨렸다.

100조 원이 넘는 돈이 수중에 들어오는데 고작 명품 가방을 사달라는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100만 원을 버는 사람이 300만 원짜리 가방을 사면 손가락질을 받아야 마땅한 일이었다.

하지만 100조 원을 번 사람이 수백만 원짜리 가방을 사는 건 사치가 아니라 검소였다.

돈은 쟁기고 있으면 다 같이 망하는 요물로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을 많이 써야 하고, 돈은 적은 사람은 근검절약해야 경제가 돌아갔다.

[130조 원!]

경매 시간이 10분 남자 록펠러 가문에서 금액을 단번에 20조 원 올렸다. 경매를 참가한 각국 장관들도, 기자들도, 한 나라 예산의 몇 배에 달하는 금액이 수시로 불리자 이젠 놀라지도 않았다.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도 온종일 조 단위가 애들 과자 값처럼 불리자 이젠 그러려니 하며 무감각해져 있었다.

충격적인 일도 계속 반복하면 사람들은 금세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어, 당사자인 우리만 손에 땀을 쥐며 가슴을 졸일 뿐이었다.

[135조 원!]

11cm 문스톤이 경매에 올라가자 출처를 밝히기 위해 각국 첩보원들이 서울로 총출동했다.

그땐 이미 나선시로 돌아온 때라 우릴 찾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경매장 주변에 100명이 넘는 각국 첩보원과 1,000명이 넘는 경찰, 10,000명이 넘는 군인이 쫙 깔려 나와 한숙을 감시하고 있었다.

정부는 문스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경찰과 군인들로 경매장 주변을 에워 쌓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나와 한숙을 잡는 것이다.

대통령과 위정자들은 문스톤을 어디서 구했는지, 더 가졌는지, 돈은 어디다 쓸지 모든 게 관심사였다.

“무기를 가진 각국 첩보원이 89명, 능력자가 33명, 국정원과 기무사 요원이 128명.”

“정말 많이도 왔네요.”

“무섭지 않아?”

“지홍씨와 함께 있는데 뭐가 무서워요?”

“하하하~”

문스톤을 넘기고 수표를 받으면 은행 금고에 넣고 집으로 돌아올 생각이었다. 중간 과정이 많지만, 이게 기본 골자였다.

하지만 첩보기관들의 관심이 높고 청와대까지 나서 차를 보내 우릴 연행(?)하려 하고 있어 계획을 바꿔야 했다.

적당한 곳에서 사고를 유발한 다음 혼란한 틈을 타 한숙을 업고 줄행랑을 칠 생각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도심을 빠져나가 숲으로 들어가 추적을 따돌린 후 산길을 따라 강릉으로 이동해 청진행 배에 밀항할 생각이었다.

날짜를 22일에 맞춘 건 23일 새벽 청진으로 올라가는 여객선과 화물선이 있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여객선을 타고 편안히 갈 생각이었지만, 이젠 냄새나는 화물칸에 몸을 숨기고 도망자로 갈 수밖엔 없었다.

[138조 원!]

[140조 원!]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140조 원을 외치자 록펠러 가문 대리인이 고개를 흔들며 양손을 들어 포기 의사를 밝혔다.

[142조 원!]

하지만 아직 사우디왕가가 남아있었다. 로스차일드 가문 대리자와 사우디왕가 대리자의 눈에서 불꽃이 튀어 올랐다.

이들도 경매를 성사시켜야 안전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월급쟁이로 경매에서 지면 그날로 길거리로 쫓겨날 수 있었다.

[150조 원!]

[155조 원!]

화면을 지켜보는 소연과 은비, 아영은 시간이 4시 57분을 가리키자 초조한 마음에 손톱을 물어뜯고 다리를 떨며 가만있질 못했다.

이서인과 조은영도 심장이 떨리는지 손으로 얼굴이 가린 채 시끄럽게 떠드는 아나운서의 소리만 듣고 있었다.

그에 반해 아정과 아솔, 아림은 돈의 크기를 몰라 연신 하품을 해대며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160조 원!]

[165조 원!]

[200조 원!]

로스차일드 가문 대리인이 큰 목소리로 200조 원을 외치자 사우디왕가 대리인이 인상을 확 구기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우와~ 200조 원! 200조 원!!!”

경매 대금 200조 원 중 2조 원을 한국 스톤거래소에 수수료로 내고, 2,598억 4,252만 달러(1달러/762원)를 스위스 유니온 뱅크(SUB)와 스위스 은행(SBC), 크레딧 스위스(CS)은행 세 곳의 수표로 나눠 받았다.

한숙이 서류를 검토한 후 사인하고 넘겨주자 007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까만 가방이 넘어왔다.

수표가 진짜인지 가짜인지까지 확인한 다음 문스톤을 넘겨줬다. 이로써 9cm 문스톤은 사우디왕가에, 11cm 문스톤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물건이 되었다.

“대통령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쪽으로 따라오시죠.”

“알겠습니다.”

물건을 넘겨주고 돈을 받자 대통령 비서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가 다가와 우리를 안내했다.

말이 좋아 안내지 50명이나 되는 경호실 소속 요원들이 나와 한숙을 둘러싸고 연행하듯 차에 태웠다.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 속에 앞뒤로 경찰차와 군용차 30여 대가 달라붙어 우리를 에워싼 채 스톤거래소를 빠져나왔다.

============================ 작품 후기 ============================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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