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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104화 (104/505)

00104  문스톤  =========================================================================

104.

경매를 공고하자 중국과 일본이 가장 먼저 경매에 참가했고, 다음날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가 경매 뛰어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세계최대의 부호인 사우디 왕가와 석유왕 록펠러 그리고 로스차일드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부호들이 경매에 합류했다.

경매가 시작되기 5일 전부터 각국 장관들과 부호들 그리고 이들을 수행할 수많은 수행원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덕분에 신문과 방송은 뉴스거리에 신이 났고, 대형 호텔들도 국빈들의 방문에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문스톤 하나로 대한민국의 이름이 세계만방에 알려졌는데, 홍보비라도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네가 달라고 해!”

“나는 나선시 시장이고 오빠가 미래 레드몬 회장이잖아. 오빠가 달라고 해야지 왜 내가 달라고 해?”

“싸모님 자격으로 보내줄 테니 받아와.”

“우씨~”

신문과 방송은 문스톤의 경매가격을 경쟁적으로 예측했고, 돈이 풀렸을 때 국가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하느라 열을 올렸다.

“남쪽에다 돈을 풀어? 지들이 도와준 것도 없으면 웃기고들 있어.”

“언니! 기사 난 거 보면 더 웃겨요. 문스톤 판매가 이번 정권의 치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요.”

“정말 더럽게 빨아 되네! 아우~ 구역질 나!”

“그러게요. 기자라면 창피해서 이런 말은 못 쓸 텐데, 참 얼굴도 두껍네요.”

“오빠! 우리 돈 받으면 신문사하고 방송사 인수하자. 요사이 신문하고 방송 보면 정말 가관이야. 온통 정권 찬양 기사만 가득해. 볼 기사가 없어.”

“돈 받고 생각하자. 돈도 없는데 미리부터 생각하지 말자. 머리 아프다.”

“내가 너무 앞섰나? 키키키~”

결전의 날이 다가오자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서울 레드스톤거래소로 쏠렸다.

“죄송해요. 제가 혼자 처리해야 하는데 워낙 큰 물건이라 간수할 여력이 안 돼서.”

“아닙니다. 저 때문에 한숙씨가 고생이 많습니다.”

“지홍씨 일이 제 일인데 고생이라니요? 그런 말씀 마세요. 지홍씨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12월 14일 한숙과 함께 레드스톤거래소에 문스톤을 등록하고 돌아간 후 경매 전날 문스톤을 가지고 다시 서울에 내려왔다.

둘 다 나이와 얼굴, 체형까지 중년 남성과 여성으로 변장하고 대기실에 앉아 경매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숙에게 일을 일임했지만, 워낙 큰 물건이라 한숙도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어, 물건을 운송하고 판매 대금을 챙기는 건 나와 같이하기로 했다.

“시작했어요!”

경매장 문이 열리자 20여 명에 달하는 경매참가자와 100명에 달하는 수행원들이 들어와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8시 50분 보안 요원들이 방탄유리에 들어있는 9cm 문스톤을 단상에 올려놓자 경매가 시작됐다.

[경매 시작가는 8조 1,000억 원 원입니다. 경매 시작합니다.]

[.......]

경매진행자의 설명이 끝나고 10분이 흘렀지만, 누구도 선뜻 손을 들지 않았다. 엄청난 눈치작전으로 경매장은 눈 돌아가는 소리와 귓속말로 속닥거리는 소리만 요란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문스톤을 설치하면 도시의 값어치가 최소 열 배 이상 올라가 수백 조 원 달하는 이익이 생기겠지만, 당장 8조 1,000원과 72조 9,000억 원을 지급해야해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11시까진 살살 의사 타진만 하다가 마지막 30분을 남겨두고 가격이 오를 거예요. 오후에도 4시까진 비슷하게 진행될 거예요.”

“알겠습니다.”

“지홍씨!”

“네?“

“언제까지 제게 존댓말 쓰실 건가요?”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니 당연히 존대해야죠.”

“저보다 훨씬 오래 살겠죠? 전 일반인이라 지홍씨 반의반도 못살 거예요. 그동안만이라도 동생들처럼 편하게 대해주시면 안 돼요?”

「도청기와 카메라를 모두 부숴났기에 다행이지 이렇게 이름을 불려대면 변장한 의미가 없잖아. 에휴~」

“절 왜 좋아하십니까? 능력자라서 좋아하시는 겁니까?”

“아빠 때문에 키 크고 잘생긴 능력자는 전에도 많이 봤어요. 능력자라서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나도 모르게 지홍씨가 제 가슴에 들어왔어요. 처음에는 그게 호기심이라 생각했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거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 지날수록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안기고 싶어, 그리워 미칠 것 같아요. 제 마음이 통제가 안 돼요!”

“제가 그렇게 좋습니까?”

“네! 이렇게 옆에 있는 것만 해도 좋아요. 이상하죠? 애도 아니고.”

한숙은 둘이 함께 있자 그동안 못했던 마음속 얘기를 마음껏 풀어냈다. 정이라는 게 고운 정만 있는 게 아니다.

미운 정도 정이라 시간이 지나자 안 보이면 왜 안 보이나 생각나고, 조용하면 무슨 일 있는 게 아닌가 걱정됐다. 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람 마음이라고 어느새 정이 들고 말았다.

“후유~ 알겠습니다. 저도 마음을 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요? 진짜 제게 기회를 주시는 건가요?”

“네! 대신 뒤에 가서 물리거나 그런 거 없습니다. 전 소유욕이 강해 한 번 내 사람이 되면 죽어도 놓아주지 않습니다.”

“그럼요! 절대~ 그런 일 없어요. 쫓아내도 절대~ 안 나갈 거예요. 고마워요! 흑흑~”

눈물까지 흘리는데 혼자 앉혀 놓을 수 없어 품에 안자 가슴을 꼭 끌어안고 아기처럼 흐느꼈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금지옥엽으로 자라 남자 때문에 마음 졸여본 적도 없고, 고민 해본 적도 없었다.

그러다 이상한 놈을 만나 속을 까맣게 태웠으니 마음이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자 한숙이 고개를 들었다. 딱 봐도 키스를 해달라는 뜻이었다. 입을 맞추자 그동안 참았던 욕구를 해소하기라도 하듯 정신없이 입술을 빨아댔다.

[8조 1,000억 원!]

1시간 만에 일본 대표가 경매 시작가 8조 1,000억 원 외쳤다. 그러자 곧바로 중국이 8조 1,100억 원을 불렀다.

일본과 중국은 약속이라 한 듯 5분 단위로 100억 원씩 가격을 올렸고, 11시 정각 문스톤 가격은 8조 2,800억 원이었다.

“짱깨하고 쪽발이가 쌍으로 장난치네.”

“제들은 주인공도 아니니까 신경 쓸 거 없어.”

“재수 없으니까 그렇지.”

“그것보다 한숙 언니가 잘할지 걱정이다.”

“내가 밤새 오빨 공략하는 방법을 알려줬어! 분명 성공할 거야. 거기다 멍석까지 깔아줬는데, 그걸 성공하지 못하면 나가 죽어야지.”

“그것도 걱정이고 위험한 곳에 언니를 보낸 게 아닌지 그게 더 걱정이다. 언니가 없으면 문서처리가 안 돼 어쩔 수 없이 보내긴 했는데...”

“걱정도 태산이야. 오빠가 있는데 왜 그런 걱정을 해? 난 언니가 불타는 밤을 보내다 죽을까봐 그게 걱정이야!”

“너 말 안 해줬어? 그거 조심하라고.”

“겁먹을까봐 말 못했어. 보고 놀라 달아날 수도 있잖아!”

“이런....”

[8조 3,000억 원!]

[8조 5,000억 원!]

[8조 7,000억 원!]

11시 30분 석유왕 록펠러가 경매에 뛰어들자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경매에 참가한 22개 팀 중 절반 이상은 9cm가 목표였다.

11cm는 워낙 가격이 높아 9cm라도 확보하자는 게 이들의 생각이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9cm는 꼭 확보하겠다는 생각인지 록펠러와 함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9조 원!]

[9조 5,000억 원!]

[10조 원!]

록펠러 가문의 대리인이 10조 원을 외치자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스톤은 가격이 계속 오르지 떨어질 염려가 없어 시작가의 두 배에 사도 2~3년이면 무난히 세이브할 수 있었다.

경매가 끝나면 일시금으로 돈을 내야 몬스톤을 찾아갈 수 있었다. 돈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집에 아무리 많이 쌓아놓고 있어도 소용이 없었다.

또한, 스위스 유니온 뱅크(SUB), 스위스 은행(SBC), 크레딧 스위스(CS)에 달러를 예치하고 발행한 수표만 받기 때문에 엔화와 위안화를 한 트럭 실어와도 경매장 안에 휴짓조각이었다.

[11조 원!]

[12조 원!]

조용하던 사우디왕가가 11조 원을 부르자 로스차일드 가문이 12조 원을 불렀다. 그러자 일본과 중국 대표의 초조해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혔다.

“일본과 중국처럼 대다수는 9cm를 노렸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 사우디왕가와 로스차일드가 팔을 걷어붙인 이상 그들에게 돌아갈 문스톤은 없을 것 같네요.”

이번 경매엔 사우디왕가와 아랍 석유 재벌들도 다섯 팀이나 참가했다. 석유의 가치가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지만, 이들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에 없었다.

아직도 자동차와 선박, 발전 등 90% 이상이 석유에 의존했고, 연료 외에도 수많은 생활용품과 산업 자재가 석유에서 나오고 있어 인류가 망하는 전까지 석유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

[12조 1,000억 원!]

[12조 2,000억 원!]

일본이 12조 1,000억 원을 외치자 중국이 1,000억 원 올렸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둘이 경쟁하는 것처럼 보일 만큼 일본과 중국은 서로를 견제하며 필요 없는 심력을 낭비하고 있었다.

“10분 남았어요. 이제부터가 진짜예요.”

[12조 5,000억 원!]

[13조 원!]

[13조 5,000억 원!]

[14조 원!]

사우디왕가와 로스차일드 가문이 연달아 가격을 올리자 일본과 중국 대표가 낙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표정만 봐도 13조 원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온 게 분명했다. 일본과 중국뿐만 아니라 경매참가자 대부분이 이마에 주름을 잡고 있어 예상가보다 가격이 훨씬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17조 원!]

미국에서 처음으로 주사위를 던졌다.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3조 원을 올리며 승부수를 띄웠다.

갑자기 4조 원이 오르자 카메라 플래시가 연달아 터지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지자 경매장은 도떼기시장만큼 정신이 없었다.

초침이 빠르게 째깍째깍 움직이자 경매진행자가 시계를 바라봤다. 1분이 안남은 상황에서 아무도 말이 없자 좌우를 둘러보며 경매 종료를 외치려했다.

[20조 원!]

사우디왕가가 20조 원을 부르며 9cm 문스톤이 주인을 찾았다. 예상가 13조 원보다 7조 원이나 높은 금액이었다.

“진짜 돈 더럽게 많나 보네. 우리나라 예산 절반보다 많은 돈을 표정도 바뀌지 않고 부르네.”

“사우디아라비아에 묻힌 석유가 모두 사우디왕가의 재산인데 돈이 얼마나 많겠어요. 퍼도 퍼도 계속 나오는데.”

“오일 머니가 무섭긴 무섭네! 마르지 않는 샘물이야!.”

============================ 작품 후기 ============================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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