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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102화 (1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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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문스톤

“풍비야! 이리와!”

“왈왈~ 왈왈~”

“아이고 내 새끼! 날이 갈수록 똑똑해지네!”

“내가 이름 바꾸라고 했지?”

“난 계속 풍비로 부를 거야. 처음부터 그렇게 불러서 얘도 풍비라고 불러야 대답한단 말이야. 이름 바꾸기엔 이젠 너무 늦었어!”

“오빠! 죄송한데 저도 그냥 풍영이라고 부르면 안 될까요? 입에 붙어서 다른 이름은 정도 안 가고 마음에 드는 것도 없어요.”

“지홍아! 미안한데... 나도 풍연이라고 부를게. 마땅한 이름도 없고 고치기도 너무 힘들어.”

“지홍씨! 저도 그냥 풍인이라고 부르게 해주세요. 부탁드려요!”

내가 은비에게 이름을 바꾸라고 하자 사전에 작당 모의를 했는지 소연과 이서인까지 합세해 이름을 바꿀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막내는 아직 이름 없으니까 오빠가 이름 붙여. 막내는 양보할게. 그럼 되잖아.”

“벌써 주인까지 다 정한 거야?”

“정한지가 언젠데 그래? 데려온 다음날 바로 정했어.”

“내가 주인인데 내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주인을 정해?”

“우리 사이에 내 것 네 것이 어디 있어? 오빠! 설마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한 거야?”

「젠장! 말렸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난 단지...”

“그렇게 내 것 네 것 따질 거며 앞으로 내 몸에 손대지 마! 알았어?”

“.......”

나는 녀석들을 정찰, 수색, 공격, 방어 등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만능형으로 교육시켜 상황에 맞게 유기적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이때 각자 주인이 정해지면 내 명령을 따르지 않고 주인을 보호하기 위해 독단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주인을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주인이 정해져 말해봐야 입만 아픈 일이고 충성심이 강한 만큼 사력을 다해 주인을 보호할 가능성이 커 내가 계획한 것보다 안전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어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풍산개의 진짜 주인은 복종시킨 나 하나라 언제든 명령을 내릴 수 있어 이름만 빌려줬다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막내는 뭐라고 부를 거야?”

“아영이 이름 앞글자 따서 풍아라고 부르자.”

“풍숙이로 부르지? 한숙이 언니 이름 따서.”

“그만해! 한 번도 더하면 개들 다 빼앗는다.”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Sorry!”

우동 방어벽 북문을 빠져나가 3.5km를 올라가면 선봉군과 나진시 중간에 위치한 관곡동이 나온다.

관곡동은 폭 2.5km, 길이 5.6km의 넓은 개활지로 나진·선봉지구 근방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평야 지대로 공업단지나 농장지대를 건설하기엔 최적의 장소였다.

북문을 빠져나가 잡목과 누렇게 마른 풀밭을 헤치고 1km쯤 올라가자 부서진 민가가 띄엄띄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레드마우스가 나오는 지역으로 관곡동과 송평동, 다리 건너 선봉군 시내인 중현동과 하현동, 북쪽 백학리까진 나선시처럼 레드마우스가 버글거렸다.

“아직 어린 새끼들이라 겁을 먹을 수도 있어. 놓치지 않게 줄 꽉 잡아!”

“알았어!”

“네! 조심할게요.”

풍산개의 목에 레드마우스의 가죽을 꼬아 만든 목줄을 맸다. 아직 새끼들이라 레드마우스를 보고 겁을 먹고 달아날 수 있고, 흥분해 뛰어들 수도 있어 당분간 적응할 때까진 목줄을 매기로 했다.

먼저 폐가 주변에 몰려 있는 레드마우스를 끌고 와 풍산개들의 반응을 보기로 했다.

레드마우스는 새끼인 풍산개들보다 전투력이 낮아 첫 번째 실험대상으론 아주 적당한 상대였다.

“찌익~ 찌익~”

가까이 다가가자 먹이가 제 발로 걸어온 줄 알고 레드마우스 30여 마리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백스텝으로 놈들을 살살 유인해가자 소연이 컨퓨전 스킬을 사용해 혼란을 야기했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뛰어가던 오빠가 갑자기 여동생의 목에 꼬리로 찔러 넣고, 삼촌이 고모를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자 혼란이 일어나 서로 물고 물리며 엉망이 되어 버렸다.

“와우! 쑥대밭이 됐네.”

“효과가 끝내주는데요.”

“고마워!”

레드마우스들이 엉겨 붙어 뒤죽박죽이 되자 은비가 에너지 파동을 날려 33마리를 한 방에 쓸어버렸다.

“오빠! 애들 상태 괜찮지?”

“흥분하긴 했지만, 놀라지도 않고 겁먹지도 않았어.”

“아직 새끼인데 정말 대단하지 않아?”

“야생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정도는 기분이야.”

“그래도 아직 어린 새끼잖아.”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새끼라고 봐주는 거 봤어? 그리고 레드마우스는 최하급 중에서도 가장 약체야. 레드마우스 보고 겁먹으면 갔다 버리는 게 나아.”

“버리면 안 돼~”

은비에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대견한 마음에 녀석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상으로 레드마우스의 심장과 고기를 잘라주었다.

상을 주자 꼬리를 흔들며 왈왈거리는 게 상을 받은 이유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녀석들은 말 못하는 짐승이 아니라 말만 못하는 영악한 짐승이었다.

이번엔 우측으로 이동해 레드래빗을 몰아왔다. 덩치는 레드마우스보다 훨씬 컸지만, 전투력은 비슷한 놈들로 어린 풍산개들보다 전투력이 100이나 떨어졌다.

레드래빗 12마리를 몰아오자 소연이 다시 컨퓨전을 사용했고, 엉망이 된 놈들을 은비가 에너지 파동으로 잡아냈다.

레드래빗에도 동요하는 모습이 없어 좀 더 강한 레드무스텔라 세 마리를 몰아왔다.

하급 레드몬 레드무스텔라(족제비)

전투력 : 598

지능 : 75

스킬 : 알 수 없음

본능적으로 상대의 강함을 알아보는지 레드마우스와 레드래빗 때보다 긴장하는 모습을 역력했다.

그렇다고 겁을 집어먹고 꼬리를 말진 않았다. 호랑이도 잡는 풍산개는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도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맹견이었다.

아직 어리지만, 녀석들도 부모의 피를 물려받은 맹견이라 눈빛을 빛내며 전의를 불태웠다.

“레드타이거가 나타나도 주인을 버리고 도망가진 않겠네.”

“마음에 들어?”

“괜찮은 것 같아. 앞으로 큰 도움이 되겠어.”

“다행이다.”

쓸모가 있다는 말에 소연이 풍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커갈수록 귀가 쫑긋 서고 몸매가 늘씬하게 변해가는 녀석들의 모습은 늠름하면서도 우아했다.

잘생긴 얼굴과 날카로운 눈빛, 새하얀 털, 쭉 뻗은 꼬리는 명견이란 말이 부끄럽지 않았고, 애교까지 많아 아내들의 마음을 살살 녹였다.

사체를 실어 보내고 방향을 우측으로 틀어 1km쯤 이동해 개울가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 점심은 서인씨가 특별히(?) 준비한 김밥이었다.

매일 얻어먹기 미안했는지 새벽에 일어나 계란 지단도 붙이고, 햄도 굽고, 당근도 볶고, 시금치도 무치는 등 부산을 떨어댔다.

그렇다고 혼자 다한 건 아니었고, 절반 이상 요리사와 보조들의 솜씨지만, 마음이 갸륵하고 행동이 예뻐 맛있게 먹어주기로 했다.

“아주 맛있네요.”

“정말요?”

“네!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그 정도는 아니에요. 창피하게 놀리지 마세요!”

“놀리는 거 아닙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지홍씨는 매일 맛있는 요리 만들어 주셨는데, 전 6개월 만에 고작 김밥 한 줄 싼 거예요. 너무 창피해요!”

“서인씨가 보기엔 초라할지 몰라도 정성이 가득해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릅니다.”

“아이참 왜 그러세요.”

수줍어하며 머리를 쓸어올리는 모습이 너무나도 고혹적이었다. 저 모습만 보면 심장이 쿵쾅거려 당장에라도 품에 안고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졌다.

“얘들 왜 이러지?”

“무슨 일 있어?”

“애들이 개울가에 안 오려고 그래. 아무리 당겨도 뒷걸음질만 쳐.”

“그래?”

풍연·풍비·풍영·풍인·풍아 다섯 마리 모두 돗자리를 깔라 놓은 개울가 근처엔 오기 싫은지 주위만 맴돌며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개울가 주변에 레드몬이 있다면 기감에 걸렸을 것이고, 녀석들도 위험을 알리기 위해 짖을 게 분명했다.

“땅속에 뭔가 숨어 있는 게 아닐까?”

“그런가? 이상하네! 걸리는 게 없었는데...”

막내 풍아를 끌고 주변을 한 바퀴 돌자 우리가 앉은 개울가 근처만 다가서려 하지 않을 뿐 다른 곳은 아무런 저항 없이 잘 따라왔다.

“모두 밖으로 나와 봐!”

일행을 뒤로 물린 후 땅속에 기감을 집중했다. 땅속은 밀도가 높아 평소 15m 이상은 기감이 도달하지 않아 깊은 곳에 숨은 레드몬이나 광물은 찾아내지 못했다.

최대한 정신을 모아 일직선으로 쏘아내야 땅속 30m까지 기감이 도달했다. 투시하듯 땅속을 기감하자 우리 앉았던 땅속 25m 부근에 주먹만 한 크기의 특이한 돌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돌 빼면 특별한 게 없는데.”

“돌멩이?”

“응! 주먹만 한 돌멩이 하나!”

“어떻게 생겼어?”

“푸른빛이 도는 투명한 수정이야.”

“푸른 수정? 문스톤!!!”

은비의 외침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은비의 말처럼 땅속에 묻힌 돌이 정말 문스톤이라면 초대박을 친 거나 다름없었다.

5cm짜리 문스톤 하나가 무려 2,000억 원이었다. 주먹만 한 크기면 못해도 수조 원은 나갈 게 분명했다.

하지만 25m를 파 내려가는 건 상급 능력자라고 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레드몬이 우글거리는 곳에 중장비를 끌고 올 수도 없고, 소문이 세면 좋을 것도 없어 혼자 땅을 파야 하는 실정이라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더구나 위치도 개울가라 쏟아지는 물과 흙까지 있어 물길을 틀고 나무를 잘라다가 기둥을 세우는 등 해야 할 일이 많아 작업은 다음 날까지 계속됐다.

「개고생해서 파냈는데 월장석이면... 정말 돌아버리는데!!!」

============================ 작품 후기 ============================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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