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문 진화의 시작-53화 (5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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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미래 레드몬

1990년 11월 13일 정밀 포스 측정기 검사 결과

박지홍 : 힘-285 민첩-300 체력-351 총합-936 멘탈포스-595

민소연 : 힘-22  민첩-22  체력-28  총합-72  멘탈포스-325

최은비 : 힘-19  민첩-19  체력-25  총합-63  멘탈포스-276

1991년 11월 15일 기감력을 통해 본 수치

박지홍 : 힘-328 민첩-345 체력-421 총합-1,094 멘탈포스-714

민소연 : 힘-29  민첩-29  체력-42  총합-100   멘탈포스-423

최은비 : 힘-25  민첩-25  체력-38  총합-88    멘탈포스-359

“정말로 이만큼이나 올랐어?”

“지홍야! 이게 사실이야?”

“확실해!”

“와~ 능력치가 한방에 30~50%가 올랐어. 끝내준다.”

“정말 이런 일도 있네.”

영기 서린 산삼 효과를 톡톡히 본 소연과 은비는 힘과 민첩력, 정신력은 각각 30%씩 향상됐고, 체력은 50%나 올랐다.

그러나 기대했던 스킬은 변화가 없었다. 스킬 진화를 경험하거나 새로운 스킬을 얻기 위해선 중급 멘탈리스트엔 도달해야 할 것 같았다.

“전적으로 산삼 효과라 볼 순 없지. 1년간 열심히 노력한 결과도 그 안에 함께 녹아 있으니까.”

“그래도 산삼 아니었으면 이만큼 오르진 않았을 거 아니야?”

“절반은 산삼 효과라고 봐야지. 그래도 노력이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있다고 봐야지. 피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봤을 테니까.”

“그런 말 들으니까 왠지 뿌듯해지는데?”

“자랑할 만한 일이야. 고생했어.”

“히~”

1년간 소연과 은비가 흘린 땀방울은 절대 작은 것이 아니었다. 저질(?) 체력의 멘탈리스트가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힘든 훈련을 이를 악물고 버텨내 이런 놀라운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산삼의 효과가 아무리 크다 해도 비지땀을 흘리며 이룬 성과보다 클 순 없었다. 또한,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잃는 법이었다.

약으로 얻은 능력치 상승분은 꾸준한 훈련으로 흡수하지 않으면 아이스크림이 녹듯 허무하게 사라진다.

그건 보약을 먹고 일시적으로 몸이 건강해진 것과 같은 현상으로 상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선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

“근데 이해가 안 가는 게 있어.”

“이해가 안 가다니? 뭐가?”

“분명 산삼은 우리가 먹었잖아. 근데 능력치가 우리보다 오빠가 훨씬 많이 올랐잖아. 그리고 스킬도 새로 얻고, 기존 스킬은 크게 향상하고. 이상하지 않아?”

“아까 말 것처럼 참선을 통해 작은 깨달음을 얻어서 그런 거야. 그리고 능력치가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퍼센트로 따지면 너희보다 훨씬 적어.”

“능력치는 그렇다 치고 정말 작은 깨달음만으로 그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 그동안 노력한 결과도 그 안에 포함된 거겠지.”

“허! 아주 거짓말이 능수능란해.”

“거짓말 아니야.”

“좋은 말 할 때 솔직히 불어. 산삼 빼돌려서 오빠가 먹었지. 우리에게 다른 건 먹이고.”

“아니야. 그렇지 않아.”

“빨리 말해! 우리에게 뭘 먹인 거야? 당근이야? 무야?”

“.......”

“언니하고 나에게 말 밥 주고 산삼은 혼자 다 날름 한 거잖아. 그렇지? 그래서 능력이 한꺼번에 쑥 오르고 스킬도 얻게 된 거지? 내 말이 맞지?”

“크크크~”

은비의 귀여운 농담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가 산삼을 먹었다면 과연 스킬이 향상하고 또 새로운 스킬까지 얻을 수 있었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았다. 기이한 산삼과 비교하면 소연과 은비가 먹은 산삼의 효능은 한참 떨어졌다. 먹었다면 능력치는 조금 올랐겠지만, 스킬까지 영향을 받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기감으로 상대의 능력치를 알아보는 건 반칙이야. 싸우기도 전에 상대 전력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거잖아.”

“스킬까지 확인해야 완벽한 거지. 능력치보다 스킬을 파악하는 게 상대의 전력을 더욱 정확히 알 수 있는 길이니까.”

“욕심이 너무 과한 거 아니야? 아주 발가벗겨놓고 시작하지그래.”

“그것도 괜찮겠다. 흐흐흐~”

“혹시 옷도 투시하는 거 아니야? 팬티 색깔이 뭔지? 가슴은 어떻게 생겼는지? 몸에 문신은 있는지? 음부 모양은 어떤지? 엉덩이는 얼마나 예쁜지 모두 보고 있는 거 아니야?”

“......”

숨기고 있던 치부(恥部)가 드러나자 얼굴이 빨개졌다. 은비는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죄가 있는 난 심장이 뜨끔할 만큼 놀라고 말았다.

“어? 정말이야? 이씨! 농담으로 물어본 건데 진짜였어?”

“음.. 그... 기감... 을 사용하다 보면 음... 본. 본. 본의 아니게 그. 그럴 경우도 있어.”

“어쭈! 말까지 더듬네. 바른대로 말해. 서인이 언니하고 은영이 언니 몸도 들여다봤지? 맞지?”

“.......”

“이런 짐승!”

기감은 눈보다 빠르고 정확했다. 그리고 눈으로 볼 수 없는 몸속은 물론 은밀한 부위까지 모두 느낄 수 있었다.

눈으로 직시하고 손으로 세밀히 더듬는 것처럼 미세한 감촉과 작은 모공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남을 훔쳐보는 걸 좋아하는 취향은 아니라서 웬만해선 여자들을 발가벗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서인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나 자신도 모르게 전신 구석구석을 스캔하게 됐다.

그러지 말자고 다짐하고 가슴을 내리쳐도 언제나 기감은 나를 배반하고 그녀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또 그럴 거야?”

“안 한다고 약속하면 거짓말이 될 게 뻔해 약속은 못 하겠다. 그게 참 마음처럼 잘 안돼. 하지 말자고 다짐해도 나도 모르게 그러는 경우도 있고, 주변을 기감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정말 가지가지 한다. 크크크~”

“그러게 말이다.”

“서인이 언니! 좋으면 좋다고 말해. 남자가 창피하게 훔쳐보지 말고.”

“그거하곤 틀려. 일종의 호기심이야. 그리고 변명 같지만 아무 여자나 훔쳐보고 그러진 않아.”

“나도 오빠가 껄떡대는 사람이 아니란 거 알고 있어. 오해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

“미안해!”

“괜찮아! 언니와 난 오빠가 다른 여자 좋아하는 거 말릴 생각 없어. 단,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미리 말해. 몰래 만나면 언니와 내가 상처받으니까. 사람을 좋아하는 건 괜찮지만, 바람피우는 건 절대 안 돼. 알았지?”

“그럴 일 없어.”

“퍽이나 그렇겠다. 종일 고추가 서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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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 고맙다고 할아버지가 전해 달래.”

“효과는 보신 거야?”

“회춘했다고 좋아하셔. 크크크~”

“아빠도 산삼 드시고 몸이 많이 좋아지셨어. 고마워!”

“가족끼리 별걸 다 고마워한다.”

할아버님과 아버님께 보내드린 5구 산삼도 수령이 200년이 넘었다. 소연과 은비가 먹은 산삼만큼 많은 정기를 뿜어내진 못했지만, 가족삼이라 그런지 비슷한 수령의 산삼보다 효과가 훨씬 뛰어났다.

“할아버지가 회사를 설립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셨어.”

“회사는 왜?”

“오빠 실력을 밝히면 모를까 우릴 받아줄 곳이 거의 없나봐. 할아버지가 알아본 바론 청진을 관리하는 KM 그룹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나머진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걸었어.”

“전진 기지가 절반가량 남아돈다고 들었는데 무슨 소리야?”

“그 지역을 관장하는 기업이 허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나봐. 한 마디로 자기들 땅이라는 거지.”

“.......”

“들어간다고 해도 조건이 좋지 않아. 인건비를 비롯한 각종 부대시설 비용을 우리가 모두 물어야 하고, 레드몬에 대한 세금도 50% 이상 요구하고 있어. 인력지원도 없고 작은 꼬투리만 잡혀도 사사건건 시비를 걸 소지가 많다고 하셨어. 그럴 바엔 회사를 설립해 나진·선봉지역을 맡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네.”

“음...”

1. 오성 그룹(재계 서열 1위) : 회장 이병석

남포(인구 30만 명)와 평안남도 전 지역

2. 기영 그룹(재계 서열 2위) : 회장 김유종

해주(인구 20만 명)와 황해남도 전 지역

3. KM 그룹(재계 서열 3위) : 회방 정근욱

청진(인구 15만 명)과 함경북도(나선시 아래부터)

4. 광명 그룹(재계 서열 4위) : 회장 이완영

함흥(인구 20만 명)과 함경남도(단천시 아래부터)

5. 대유 그룹(재계 서열 5위) : 회장 문일권

원산(인구 30만 명)과 강원북도 전 지역

6. 현주 그룹(재계 서열 6위) : 회장 정성수

김책(인구 20만 명)과 함경남도 단천부터 함경북도 남부 일부

7. JJ 그룹(재계 서열 7위) : 회장 김점백

신의주(인구 20만 명)와 평안북도 전 지역

8. 한해 그룹(재계 서열 8위) : 회장 최동만

평양 특별시 전 지역(인구 20만 명)

9. 황해북도 전 지역(주민 없음)

자강도, 양강도 만포시와 혜산시 빼고 투자 기업 모집 중(주민 없음)

함경북도 나진과 회령 북쪽 지역 투자 기업 모집 중(주민 없음)

정부는 원활한 물류 수송과 안전을 위해 해안 도시를 거점 도시로 지정하고 개발됐다.

유일한 내륙 도시인 평양은 대동강을 끼고 있어 인적·물적 수송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고, 북한의 수도였다는 상징성을 생각해 거점 도시로 개발했다.

정확히 말하면 도시를 새롭게 개발한 게 아니라 살아남은 북한 주민들이 모여 살던 도시를 빼앗아 재벌에 양도한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내륙에 있던 도시들은 레드몬의 공격에 파괴되어 1,000명 이하의 마을만 몇 개 살아남은 상태라 도시로 개발하기엔 적당하지 않았다.

정부는 군사 도시인 만포시와 혜산시를 뺀 자강도, 양강도 전 지역, 황해북도 전 지역 그리고 함경북도 나진과 회령 북쪽 지역을 개발할 기업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에 응하는 기업을 찾을 수 없었다. 나진·선봉지구를 뺀 나머지 지역은 모두 내륙이라 접근이 쉽지 않았다.

또한, 거점 도시는 물론 인력지원도 기대할 수 없어 사실상 버려진 땅이나 다름없었다.

그나마 나진항과 선봉항을 염두에 두고 개발에 나서려던 기업이 일부 있었지만, 가장 북쪽이라 날씨가 매우 춥고, 도시와 항구를 모두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지금은 손을 들고 물러난 상태였다.

============================ 작품 후기 ============================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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