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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27화 (27/505)

00027  준비(準備)  =========================================================================

27.

“과거에 섭섭한 일이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게. 그땐 몰라서 그런 거지 일부러 그런 건 절대 아니네.”

“별말씀을요. 그런 거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앞으로 잘 해보세요. 매제!”

“알겠습니다. 형님!“

김갑수의 입에서 매제 소리가 바로 튀어나왔다. 얼마 전까진 사람취급도 못 받던 보조사냥꾼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젠 동생의 남편이자 대기업 미래정밀의 차기 주인이었다.

돈 나고 사람 난 세상에서 돈을 가진 자 만큼 중요한 사람은 없었다. 일부에선 능력자가 부자보다 위에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폭력배가 세상을 쥐고 있다고 믿는 것과 같았다.

세상의 정점에는 권력을 가진 자도, 힘을 가진 자도 아닌 바로 돈을 가진 자가 있었다.

세계의 부를 틀어쥐고 있는 로스차일드, 록펠러, 사우디왕가처럼 돈을 가진 자가 세상의 정점에 서 있었다.

김갑수가 돈 앞에 살랑거리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더럽고 아니꼬워도 돈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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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연과 은비는 12월 1일부터 요리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신부수업을 쌓고 있었다. 라면 빼곤 요리라곤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던 소연과 은비도 한 달이 지나자 제법 그럴싸한 음식을 만들어 냈다.

“내가 만든 찜닭이 더 맛있어? 아니면 언니가 만든 오이 오징어 간장 볶음이 더 맛있어? 어떤 게 더 맛있어?”

“둘 다 맛있어. 입에서 살살 녹아.”

“그런 게 어디 있어? 심사위원이면 둘 중 어떤 음식이 더 맛있는지 판별해야 할 거 아니야.”

“무승부도 있잖아. 그리고 예쁜 색시들이 만들어 준건데 더 맛있고 덜 맛있는 게 있겠어? 뭐든 다 맛있지.”

“이씨~ 오늘까지만 봐준다. 내일부턴 확실히 대답해야 해. 또 이러면 국물도 없어. 알았어?”

“네에~ 알겠습니다.”

소연과 은비가 만든 음식은 모양만 그럴싸하지 맛은 별로였다. 미각이 형편없는 내가 맛이 별로라고 말할 정도면 엉망이란 뜻이었다.

가장 문제는 간이 맞질 않는 것으로 은비는 너무 달거나 시큼했고, 소연은 짜거나 밍밍했다.

원래 요리 실력은 타고나는 것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그럭저럭 맛은 내겠지만, 절대 일류 요리사가 될 순 없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요리 실력이 빵점인 소연과 은비가 한 달 만에 그럴싸한 모양을 갖춘 것만 해도 대견스러웠다.

“미안해! 노력은 하는데 마음처럼 잘 안 돼! 소질이 없나봐.”

“괜찮아. 싱거우면 소금 치면 되고, 짜면 물 먹으면 돼. 날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행복해.”

“정말?“

“그럼. 음식은 정성과 사랑이야.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해?”

“고마워!”

환한 미소와 함께 품속에 폭 안기는 소연이 사랑스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음식 맛이 없어도 좋았다. 집안 살림을 못 해도 좋았다. 이렇게 예쁜데 그딴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주위에 뭐가 있는지 느끼려고 노력해봐. 당장은 힘들겠지만, 계속 노력하면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알 수 있어.”

“어려워! 너무 어려워!“

“쉽지가 않네.”

소연과 은비는 매일 아침 달리기와 승무도 수련이 끝나면 하루 2시간씩 명상을 통해 기감력을 얻고자 노력했다.

“오빤 기감력을 어떻게 터득한 거야?”

“터득했다고 말하긴 좀 그러네. 기감력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거니까. 난 산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신을 집중한 게 도움이 됐는지, 남들보다 기감력이 더 발달하게 된 것뿐이야.”

“오빠 말처럼 내게도 기감력이 있다면 뭐가 느껴지거나 보여야 할 것 아니야. 근데 하나도 안 보여.”

“기감력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 추운 곳, 따뜻한 곳을 찾는 것도 기감력의 한 예니까. 그러니 주변에 일어나는 바람, 빛, 소리 이런 것을 느끼려고 노력해 봐. 그럼 자연히 기감력이 강화되어 주변을 기감할 수 있을 거야.”

“말은 쉬운데 실제는 너무 어렵다.“

“명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능력향상에 많은 도움이 돼. 그러니 기감력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을 관조하고 주변을 둘러보려 노력해. 그것만으로 얻는 게 많을 거야.”

“명상은 참 좋은 것 같아. 내가 놓쳤던 부분도 다시 생각할 수 있고, 마음도 차분해지고 좋아.“

“나도 좋아. 다리 아픈 것만 빼면. 쥐가 나 미치겠어.”

“흐흐흐~”

원산으로 떠날 날이 가까워져 오자 소연과 은비는 필요한 물품을 컨테이너 하나에 가득 담아 강릉으로 올려보냈다.

올려보낸 짐은 공대원들의 짐과 함께 원산 회양 전진기지로 보내 집주인이 그려준 모양대로 배치되게 될 것이었다.

“내일 저녁은 아버님과 함께하고 싶은데, 네 생각은 어때?”

“아빠완 천천히 얘기해도 돼. 급할 거 없어.“

“아니야. 떠나기 전에 말씀드려야지. 그게 최소한의 예의인 것 같다.”

“알았어. 말씀드릴게.“

이런 일은 여자가 괜찮다고 한다고 곧이곧대로 믿었다간 두고두고 욕을 먹었다. 남자가 몸만 바라고 미래에 대한 확실한 언질을 주지 않는다면 좋아할 여자는 세상에 없었다.

은비도 함께 약속 장소인 목동의 조용한 한정식에 도착하자 우리보다 아버님이 먼저와 기다리고 계셨다.

안 그래도 어려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아버님이 먼저와 기다리시자 송구해 마음이 불편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왔어야 하는데...”

“아닐세. 내가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왔네. 자네가 늦은 게 아니니 마음 쓰지 말게.”

“그래도 이건 예의가 아니라서...”

“정말 괜찮네. 어서 들어와 앉게.”

“알겠습니다.“

자리에 앉자 미리 주문한 음식이 상위에 차려지기 시작했다. 밥 먹기 전부터 어려운 얘길 꺼내면 식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마쳤다.

“이제 근사한 저녁도 다 먹었겠다 본론을 말해보게.”

“소연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그건 벌써 다 아는 내용 아니었나? 자네만 모르고 있었나?”

“송구한 말씀이지만, 은비도 저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그 얘길 하자고 뜸을 들인 거였군.”

“죄송합니다.“

“아닐세. 벌써 알고 있었네. 어르신께서 전화를 주셨지.”

“......“

“소연이는 내게 유일한 피붙이네. 난 소연이가 평범하게 살길 원했지. 하지만 뜻대로 되는 일이 없더군. 남들은 능력자 딸을 뒀다고 부러워했지만, 난 매일매일 불안했네. 하나밖에 없는 딸이 총으로도 잡을 수 없는 괴물을 사냥하는 직업을 가졌는데, 부모로서 마음이 편하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지.”

“아빠! 이제부턴 지홍이가 절 지켜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지홍군이 상급 능력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상급 능력자가 만능은 아니잖니. 그러나 이것도 운명인 걸 어쩌겠나. 하나만 부탁하세.”

“말씀하십시오.“

“엄마 없이 자라 버릇도 예의도 없네. 부족해도 안아주고 모자라도 이해해주게. 그게 내가 바라는 유일한 바람일세.”

“언제나 사랑하고 함께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됐네.”

“아빠! 고마워요.“

민정국의 품에 안긴 소연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 20년 전 자신을 낳고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며 평생을 살아온 아빠였다.

다른 누구에게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오직 자신만을 걱정하며 20년을 키워준 아빠였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갚을 수 없는 아빠의 깊은 사랑에 소연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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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킬이 전혀 안 먹히네.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나도 마찬가지야. 단 1초도 멈출 수가 없어.”

“저항력 때문이야.“

은비가 최대출력으로 쏘아낸 에너지 파동 속에서도, 소연이 연속으로 걸어온 홀드에도 난 산책을 하듯 유유히 걸어 다녔다.

하급 레드몬을 상대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던 소연가 은비의 스킬이 내겐 전혀 통하지 않았다.

내가 듀얼 리스트라 그런 것도 있지만, 체력과 정신력의 수치가 소연과 은비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었다.

“힘도 안 돼! 스킬도 안 돼! 이래서 어떻게 오빠를 이겨?”

“위로 올라오면 되잖아. 위에 올라서면 이기는 거 아닌가?”

“오빠 머릿속엔 섹스밖에 없어? 어떻게 온종일 우릴 덮칠 생각만 해?“

“흐흐흐~ 좋은 걸 어떡해!”

“짐승!”

21살이면 온통 머릿속에 여자 생각으로 꽉 찰 나이였다. 더구나 결혼은 아직 안 했지만, 허락을 맡은 선녀 같은 아내가 두 명이나 있는데 고추가 서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일이었다.

“음~”

“이것도 좋지?”

“응! 근데 너무 깊이 들어와.”

소연이 무릎에 걸터앉아 엉덩이를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앞이나 뒤에서 하던 느낌과 소연이 위에서 움직이는 느낌은 사뭇 달랐다.

소연이 상위라 그런지 쪼이는 맛도 훨씬 강했고, 살살 흔들리는 가슴을 구경하고 만지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아~ 힘들어.“

“난 매일 하던 거야. 그것도 하루에 4~5번씩.”

“그러니까 언니랑 내가 죽어 나는 거야. 작작 좀 해!”

은비의 잔소리를 한 귀로 흘리며 부드럽고 탄력 넘치는 소연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조몰락거렸다.

손안에 착 감기는 게 이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난 글래머를 싫었다.

엉덩이 크고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는 남성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소연과 은비처럼 날씬하면서 엉덩이가 작고 탱탱한 여자가 좋았다.

“하아~ 안 되겠어. 은비가 네가 해봐.“

“알았어.”

소연이 은비에게 바통(?)을 넘기고 내려오자 잽싸게 바통(?)을 꽃잎으로 이어받은 은비가 몸 위에 올라타 다이내믹한 율동을 이어갔다.

“하응~ 좋다. 근데 언니 말처럼 너무 깊숙이 들어와. 배 아파.”

“참아야지 느는 거야.“

“두 번만 참다간 목으로 튀어나오겠다.”

“흐~“

============================ 작품 후기 ============================

대화형식을 수정했습니다. 4/9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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