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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작
달과 거대 운석 고스트의 충돌로 지구 전체에 지진과 해일, 화산 폭발이 일어나며 세계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특히 환태평양 조산대를 중심으로 지진과 해일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해안 도시들이 모두 물속에 잠겼고,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전 세계 화산의 50%가 분화하는 등 인류 파멸의 시간이 다가오는 듯했다.
전 세계 화산의 10%를 가진 일본은 국토의 50%가 화산재와 용암 속에 잠기고 지진 해일까지 겹치며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대한민국도 예외일 수 없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다. 그래도 안정적인 지반과 해일을 막아줄 방파제 일본이 있어 그나마 피해가 작은 편에 속했다.
한라산도 폭발의 징후가 발생하며 제주도 전체에 대피령이 발동되었지만, 다행스럽게 마그마가 살짝 분출하는 수준으로 그치며 대한한국은 화산피해를 모면할 수 있었다.
6·25전쟁의 피해도 제대로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천재지변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국민들에게 안겨주었다. 그래도 남한은 북한에 비하면 피해라 부를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북한은 백두산의 화산폭발로 자강도와 량강도가 불바다로 변했고, 1년이 넘는 화산 분화로 전 지역과 동북 삼성, 연해주까지 화산재에 파묻혔다.
수십 미터에 이르는 화산재가 산과 강을 뒤덮자 농작물은 시들어 죽어갔고, 산과 들은 황폐해졌으며, 호수와 강까지 오염돼 먹을 것이 없었다.
굶주림에 하루에도 수천 명이 죽어가자 북한 전 지역에 폭동과 반란이 일어났다. 배고픔은 유일사상에 세뇌당한 북한 주민의 마음도 통제할 수 없었다.
세계지도가 변할 만큼 강력한 천재지변은 1년이나 계속되었고, 사람들은 대혼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쳐야만 했다.
1962년 12월 29일
운석 고스트와 충동한 달이 붉게 변했다. 45억 3천만년 동안 항상 환한 빛을 뿌려주던 달이 운석 고스트와 충돌한지 일주일 만에 피처럼 붉게 변해 밤마다 지구를 붉게 물들었다.
사람들은 붉게 변한 밤하늘의 달을 ‘레드문’이라 불렀다.
독일 과학자 토마스 안젠호페르(Thomas Anzenhofer)는 레드문의 붉은빛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DNA) 변형을 촉발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달의 기조력(起潮力)이 생명체의 뼈대인 유전자(DNA)를 만드는 것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이론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토마스 안젠호페르의 주장대로라면 돌연변이는 물론 전혀 다른 형태의 동물과 새로운 형태의 인류가 출현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대다수 과학자는 토마스 안젠호페르의 주장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주장대로라면 인류는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 수 있었다.
공룡에 이어 인류가 지구를 지배한 건 45억7천만 년 중 고작 수천 년에 불과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한 인류에 새로운 경쟁자가 태어난다는 걸 받아들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토마스 안젠호페르의 주장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었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순간 더 큰 시련이 온다는 걸 지각이 있는 소수의 과학자들은 잘 알고 있었다.
1968년 4월 13일,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국립공원
동아프리카와 탄자니아 경계의 초원지대에 사는 마사이족의 마을에 코끼리만 한 커다란 들소가 나타났다.
마사이족은 용감한 전투적인 민족으로 신기한 동물의 출현에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동물의 출현에 마사이족 전사들이 사냥에 나섰다. 그러나 사냥에 나선 50명의 마사이족 전사들이 모두 죽고 말았다.
사망사건은 즉시 케냐 국립공원 책임자 조지 애덤슨에 보고되었고, 괴물 들소를 사살하기 위해 총으로 무장한 30명의 감시원이 출동했다.
그러나 출동한 30명의 감시원마저 괴물 들소에게 모두 죽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케냐 정부가 정부군 중대병력을 출동시켰다.
괴물 들소를 잡기 위해 100여 명의 군인이 죽거나 다친 다음에야 어렵사리 들소를 사살할 수 있었다.
괴물 들소는 머리가 아프리카들소보다 3배나 컸고, 덩치는 커다란 코끼리만 했다. 또한, 믿을 수 없을 만큼 무거워 케냐 정부군을 놀라게 했다.
미국과 소련의 과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케냐로 몰려들었다. 조사 결과 괴물 들소는 권총으론 상처조차 줄 수 없는 단단한 가죽과 뼈를 가지고 있었다.
가죽과 뼈의 견고함은 소총으로도 뚫을 수 없어 케냐 정부군은 수십 대의 중기관총과 대전차 로켓포(RPG-7) 수백 발을 동원하고 나서야 간신히 괴물 들소를 잡을 수 있었다.
괴물 들소는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엄청나게 빨라 트럭으로도 따라갈 수도 없었고, 공격성도 매우 강해 트럭과 지프, 군인들을 닥치는 대로 들이받았다.
괴물 들소의 공격에 당한 군인들은 온몸이 부서진 채 죽었고, 살짝 부딪친 군인들조차 뼈가 산산 조각나는 상처를 입었다.
괴물 들소는 몸길이 6.5m, 무게가 2,500kg으로 아프리카 코끼리 암컷에 버금가는 크기와 무게였다.
이 소식은 곧바로 세계의 주요 일간지에 대서특필되었고, 토마스 안젠호페르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며 우려를 자아내었다.
아프리카 괴물 들소 소동이 있은 후 이와 유사한 일이 지구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자와 호랑이를 비롯해 코끼리, 늑대, 여우 심지어 토끼와 쥐를 닮은 변종 괴물들이 나타나며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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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월 5일
미국 백악관 국무부 대변인 마크 러팔로(Mark Ruffalo)의 ‘신인류 탄생’ 발표에 세계는 다시 한 번 술렁이기 시작했다.
인류의 밤을 밝혀준 달의 변화와 함께 나타난 괴물로 인해 생태계의 질서가 파괴되고 인간이 공격받는 등 세계는 극심한 혼돈에 빠져있었다.
계속되는 괴물의 등장에 지구 종말론까지 대두하며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미 국방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무부 대변인이 발표한 ‘신인류 탄생’은 인류의 새로운 희망이자 진화의 시작이었다.
러팔로 대변인이 발표한 신인류는 레드문의 영향으로 받아 특별한 힘을 지닌 아이가 태어난다는 내용이었다.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태어난 아이는 만화와 영화 속 히어로처럼 6~7m를 단번에 뛰어오르고 100kg이 넘는 무거운 바벨을 가볍게 들어 올리는 등 엄청난 괴력을 발휘했다.
초능력, 마력, 마법, 무공 등으로 표현하던 이 능력을 미국은 ‘포스’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러팔로 대변인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포스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이 ‘각성’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깨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평균 열 살을 전후해 각성이 이루어지며, 이때부터 꾸준한 훈련과 교육을 통해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연구소는 포스를 이용해 힘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다시 피지컬리스트와 멘탈리스트, 힐러로 나누었다.
피지컬리스트 강력한 힘과 파괴력을 바탕으로 난투와 혼전에 특화한 근접형과 높은 민첩성을 이용해 주로 원거리에서 적을 공격하는 민첩형 그리고 높은 체력과 지구력을 이용해 적을 상대하는 방어형으로 나뉘었다.
이와 반대로 물리적인 힘이 아닌 정신력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멘탈리스트로 명명했고, 멘탈리스트 중 치료 능력이 있는 사람을 힐러라 불렀다.
마크 러팔러 국무부 대변인의 발표는 인류의 새로운 희망을 알려주는 메시지이기도 했지만, 불안감을 조성하는 발표이기도 했다.
이런 특별한 능력은 인간만이 가지게 된 것이 아니라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서 고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한 괴물이 출현할 수 있어 신인류의 출현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괴물을 상대할 인간이 출현했다는 점에선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4월 1일부로 많은 부분이 바뀐 레드문이 새롭게 연재됩니다.
내용부터 형식, 등장인물, 레드몬 능력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