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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는 천마님-275화 (완결) (275/275)

제275화

“후우, 이제 정말 끝을 보자고.”

시후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달뢰라마에게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는 무혈검의 검신을 움켜쥐었다.

촤악-

그리고는 스스로 검을 움직여 손바닥에 깊은 상처를 냈다.

갑자기 자해한 시후.

하지만 그것은 천마검공 최후의 초식을 펼치기 위한 준비였다.

사아아-

시후의 손에서 흘러내리던 붉은 피가 순식간에 안개처럼 흩어지더니 무혈검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검은색 기운을 뿜어내던 무혈검이 시후의 피를 머금고는 검붉은 기운을 쏟아냈다.

달뢰라마는 순식간에 변한 시후의 기운에 제3의 눈을 부릅떴다.

제3의 눈의 능력으로 시후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아내려고 했다.

“미친. 동귀어진이라도 하려는 것이냐?!”

그리고 알아낸 것은 시후가 자기 몸에 흐르는 피를 이용해 엄청난 기운을 만드는 거였다.

씨익-

시후는 대답 대신 한쪽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무혈검을 놓았다.

그러자 검붉은 기운을 쏟아내던 무혈검이 안개처럼 흩어졌다.

“천마검공 제 오식. 무혈(無血).”

피를 흘리지 않는다는 뜻과는 다르게 검붉은 안개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는 빛보다 빠르게 달뢰라마를 사방에서 포위하고는 일제히 덮쳤다.

“미친!”

달뢰라마는 덮쳐오는 기운에 욕설을 내뱉으며 각오했다.

자신도 최후의 수단을 펼치지 않는 이상 무혈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몸에 두르던 오행의 기운을 순식간에 몸속으로 빨아들였다.

그리고는 하단전부터 중단전, 상단전까지 순식간에 움직이며 이마의 제3의 눈을 통해 도로 뿜어냈다.

사방에서 덮쳐오는 무혈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한곳을 뚫어 피하려는 속셈이었다.

펑-

역시나 오행의 기운에 제3의 눈의 힘까지 사용하니 천마검공 마지막 초식이라 하더라도 구멍이 뚫렸다.

팟-

달뢰라마는 망설임 없이 그 구멍을 향해 날았다.

하지만 그 앞에는 시후가 있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앞에 나타난 시후.

그의 손에는 검붉은 안개로 변했던 무혈검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시후는 망설임 없이 달뢰라마의 가슴에 무혈검을 찔러 넣었다.

푸욱-

“커헉.”

조금 전 오행의 힘을 극한까지 몰아 펼쳤기에 찔러 들어오는 무혈검을 막을 수 없었다.

“젠장!”

달뢰라마는 입술을 잘끈 깨물며 붉은 기운을 일으켰다.

그러자 무혈검에 찔린 가슴이 미친 속도로 아물기 시작하더니 검을 밀어내려 했다.

“역시, 혈천수라강을 익혔구나.”

시후는 달뢰라마 역시 라마승처럼 혈천수라강을 익혔을 거라 예상했다.

“알았으면 그만 떨어져!”

달뢰라마는 악을 쓰며 혈천수라강을 10성 펼쳤다.

그러자 가슴 주위에 살이 일어나 무혈검을 움켜쥐더니 밀어냈다.

잠시 후면 무혈검은 뽑히고 달뢰라마는 몸의 상처를 회복할 것 같았다.

반면 시후는 선천진기도 바닥을 드러냈고 온몸의 피를 대부분 꺼내 썼기에 의식까지 흐려지는 상태였다.

그랬기에 여기서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결국,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뭐?!”

달뢰라마는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그리고 그 순간.

펑-

시후가 강한 힘으로 달뢰라마를 밀치며 바닷속으로 빠졌다.

바닷물이 전신을 감싸는 순간 달뢰라마는 당황했다.

어떻게 된 것인지 혈천수라강이 마음대로 운용되지 않는 거였다.

달뢰라마는 당연히 시후가 무슨 수를 썼으리라 여겼다.

- 이런다고 내가 못 벗어날 거라 생각하는 건가?

달뢰라마는 점점 깊은 바닷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 시후에게 전음을 보냈다.

하지만 시후는 대답 대신에 마지막 선천진기까지 끌어내어 천마지기를 무혈검에 담아 밀었다.

점점 빛이 닿지 않는 바닷속으로 들어간 둘은 결국 바닥에까지 닿았다.

그 순간 시후는 마지막에 담은 천마지기를 순간적으로 폭발시켰다.

푸욱-

그러자 무혈검이 달뢰라마의 가슴을 뚫고 나와 바닥에 꽂혔다.

달뢰라마는 그제야 시후가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눈치챘다.

- 고작 이딴 검 하나로 나를 바닷속에 가두려는 건가? 크하, 하하.

그는 혈천수라강을 익혔기에 엄청난 수압에도 몸은 견딜 수 있었고 오행을 다룰 수 있기에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가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그러지 못했기에 그가 떠나는 순간 달뢰라마는 무혈검을 뽑고 벗어날 자신이 있었다.

승리의 미소를 짓는 달뢰라마에게 시후는 기다란 상처가 난 손을 보여주었다.

무혈검으로 자해를 한 손. 거기에는 여전히 붉은 피가 스멀스멀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후는 그 손을 무혈검에 가져갔다.

사악-

무혈검이 순식간에 시후의 피를 빨아들였다.

좀 전과는 다르게 온전한 피 자체를 말이다.

그러자.

푸푸푹-

무혈검에서 검붉은 기운이 여러 갈래로 뿜어져 나와 달뢰라마의 온몸을 꿰뚫었다.

덕분에 꼼짝할 수 없게 된 달뢰라마.

시후는 좀 전에 그가 지었던 승자의 미소를 지어 보이며 전음을 흘렸다.

- 천 년을 넘어온 나의 피가 담긴 기운이다. 앞으로 천 년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 잘 버텨봐라.

그랬다.

시후는 달뢰라마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지금의 상황을 그렸다.

자기 피와 선천진기를 무혈검에 담아 그를 깊은 바닷속에 가두는 것을 말이다.

아무리 달뢰라마가 사기를 다루는 힘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소금기가 가득한 바닷물은 본래 사악한 기운을 막는 법.

혈천수라강을 포함한 그의 사술을 방해할 것이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통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잔뜩 일그러진 달뢰라마의 표정이 정답이라고 말해줬다.

시후는 자신했다.

달뢰라마가 천 년을 살지 않는 이상 무혈검은 그를 이 바닷속에 가둘 것이라고 말이다.

- 크악! 강시후! 내 너를 찢어 죽이리라. 백 년이 지나도 천 년이 지나도 내 반드시 너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리라!!

달뢰라마의 악담이 가득 담긴 전음을 뒤로하고 시후는 바닥을 박찼다.

‘무혈검. 부탁한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무혈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는 위로 솟구쳤다.

하지만.

“꺼억.”

거의 모든 선천진기를 끌어다 쓴 시후에게 바다의 엄청난 수압을 견디며 벗어날 힘은 남아 있지 않았다.

팡-팡-

시후는 안간힘을 쓰며 발길질을 했다.

이미 손을 움직일 힘도 남아 있지 않았기에 최후의 발악이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하지만 시후의 간절한 마음과는 다르게 기력을 다한 몸은 점점 말을 듣지 않았고 점점 시야까지 어두워졌다.

시후는 이런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숭산에서 법정에게 패하고 그의 신비한 기운에 잠식당한 그때.

마치 주마등처럼 살아생전에 곁에 있던 이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었다.

‘아…. 어머니, 아버지.’

윤여정과 강인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며 아직 태어나지 않은 동생의 얼굴이 그려졌다.

‘당소영….’

천 년 전 유일하게 사랑했던 그녀와 똑 닮은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품었음을 알려주지 못하고 온 것이 한이 되었다.

‘돌팔이….’

언제나 익살스러운 장난을 치며 나잇값 못하던 진지춘의 얼굴도 그려졌다.

이리될 줄 알았으면 내공으로 피부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이라도 알려주고 오는 건데, 라는 후회가 되었다.

그리고.

‘태산…. 인호….’

언제나 자신을 믿고 의지하며 우정을 나눠준 태산과 인호의 얼굴이 보였다.

기회가 된다면 그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나누고 싶었다.

‘아…. 너희는 목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구나.’

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착각을 마지막으로 시후는 눈을 감았다.

* * *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월드 오브 리그전이 열리는 상암 경기장입니다. 오늘 해설을 맡은 임요환.]

[김철수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김철수 해설 위원님. 오늘 처음으로 해설을 하시는 날이신데요. 떨리지는 않으십니까?]

[손이 축축이 젖을 정도로 상당히 떨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S.W SOFT 운영기획실장이셨던 경력을 살려 오늘 최고의 해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네. 기대하겠습니다. 아! 드디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선수단이 Safety World에 접속했습니다.]

100인치 TV에서는 월드 오브 리그전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그 앞에는 귤을 정성 들여 까는 강인이 있었다.

강인은 깔끔하게 깐 귤 하나를 집어 옆에 앉아 있는 윤여정에게 내밀었다.

“여보, 아~.”

“아이참. 당신은…. 아~.”

윤여정은 마지못해 받아먹는다는 듯이 입을 벌렸다.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정성 들여 귤을 나누어 먹여 주었다.

그러면서 가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자리한 병상을 아련하게 바라봤다.

“우리 시후도 깨어 있었다면 지금쯤 저기에 자리했었을 텐데 말이죠.”

“걱정하지 말아요. 모든 신체 기능이 정상이니깐 곧 깨어날 거예요.”

“그렇겠죠? 저렇게 누워 있는 것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니깐, 이제는 일어날 때가 되었겠죠?”

그랬다.

지금 둘이 있는 곳은 강인 병원의 VVIP실로 병상에는 시후가 누워 있었다.

윤여정은 두 눈을 감고 손을 모아 잠시 기도를 했다.

어서 시후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를 말이다.

그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강인이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때 저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우리 시후는 익사할 뻔했었다죠?”

강인은 TV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태산과 인호가 보였다.

[아…. 대한민국. 이번 조 추첨에 있어 지옥조를 뽑았었죠.]

[하필이면 미국과 중국이 있는 조를 뽑았죠. 그래서인지 1차전에 만난 미국에게 고전을 하고 있어요.]

[5판 3선승제로 이루어지는 월드 오브 리그전에서 벌써 네 번째 단체전이에요.]

[그나마 김태산과 차인호 선수가 팀 전을 이루기에 이번 경기는 승리할 것 같군요.]

[아…. 하지만 마지막 개인전이 불안해요.]

[D.M 선수에게 미국 대표 주장인 마이클은 버거운 상대죠.]

해설진의 해설이 나오는 동안 태산과 인호는 미국 대표를 박살내고 있었다.

태산이 주먹질을 하면 미국 대표 앞에서 폭죽이 터지듯 공기가 터졌고 덕분에 그들이 꼼짝 못 했다. 그사이에 인호가 달려들어 그들의 턱에 발차기를 먹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 모습에 윤여정은 강인의 손을 꼬옥 잡았다.

“저 아이들이 물에 빠진 시후를 구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래서 그런지 저 아이들이 저렇게 잘하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뿌듯해지네요.”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강인의 손을 움켜쥔 손에서는 시후가 저 자리에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때였다.

“저 둘이 물에 빠진 저를 구해줬다고요?”

병상에 누워 있던 시후가 말을 했다.

윤여정과 강인은 고개를 홱 돌려 시후를 봤다.

시후는 지금까지 의식불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멀쩡히 몸을 일으켰다.

“시후야!”

윤여정과 강인은 후다닥 달려가 시후를 왈칵 끌어안았다.

윤여정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되뇌었고 강인은 의사답게 곁에 있는 기계들을 만지며 시후의 상태를 체크했다.

“우리 시후 정말 아무 이상이 없구나.”

“그럼요. 제가 누구입니까.”

둘은 잠시 낮잠이라도 잤다는 듯이 행동하는 시후를 보며 눈물을 훔쳤다.

“그런데 제가 벌써 1년을 누워 있었어요?”

“그랬단다.”

시후는 둘에게서 1년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들을 수 있었다.

1년 전 바다에 놀러 갔다가 물에 빠진 자신을 태산과 인호가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고 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의식이 깨어나지 않았다.

그 말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제시간에 태산과 인호가 와줬구나.’

시후는 그때 제주도 결전 전에 태산과 인호에게 수공을 가르쳤었다.

그 이유가 모두 마지막에 자신을 구해주길 바라서였다.

본래 제주도 앞바다에서 대기하던 태산과 인호였는데 시후가 달뢰라마를 데리고 대마도로 날아가는 바람에 일이 틀어졌었다.

다행이라면 둘이 죽을힘을 다해 수공을 펼쳐 달려왔기에 시후를 구할 수 있었던 거였다.

시후는 TV에서 손을 흔드는 태산과 인호를 보며 피식 웃었다.

“쟤들은 이제 제법 프로게이머 포스가 나네요?”

“그럼, 국가대표인데 당연하지. 아! 그러고 보니 너도 국가대표구나.”

“네?”

갑자기 자신이 국가대표라는 강인의 말에 시후는 고개를 갸웃했다.

때마침 TV에서 국가대표 명단이 나타났다.

“국가대표 박초연 감독이 꼭 너를 명단에 넣어둬야 한다고 해서 후보에 등록되어 있단다.”

박초연이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것도 의외였지만 의식불명인 자신을 국가대표에 넣은 연유도 의외였다.

“아마도 네가 이렇게 늦게 깨어날 줄 몰랐던 게지.”

“아, 그랬겠네요.”

시후는 그런 이유라면 충분히 이해했다.

자신은 언제 어떤 상태에서 투입되어도 다른 대표들을 씹어먹을 실력이니 말이다.

시후는 월드 오브 리그전 스코어가 2 대 2인 것을 보며 잠시 고민했다.

‘지금 달려가면 마지막 경기에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신이 가면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가져올 수 있을 거라 장담하는 시후였다.

하지만 병상에서 일어나자마자 저기로 달려 나간다고 한다면 부모님께 어떤 소리를 들을지 뻔했기에 그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병상에 몸을 눕히려는 그때였다.

“아부, 아부.”

“응?”

갑자기 어디선가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시후는 눕히려던 몸을 벌떡 일으켜 소리가 들리는 쪽을 봤다.

그곳에는 볼이 탱탱하고 초롱초롱한 두 눈을 껌뻑이는 아기가 있었다.

세상에 귀여움이란 귀여움은 모두 가진 아기의 모습에 시후는 눈을 번뜩였다.

“설마?”

“훗, 그래. 네 동생이란다.”

“와….”

윤여정은 아기를 품에 안고 시후 곁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아기가 시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서 자신을 안아달라는 듯한 행동이었다.

“오구오구, 우리 시연이가 오빠를 알아보나 봐요.”

“허, 허허. 역시 우리 시연이는 천재였어요.”

윤여정과 강인이 흐뭇한 표정으로 아기를 시후에게 건넸다.

자기 아이가 보이는 그 어떤 작은 행동 하나에도 천재라고 믿는 다른 부모들과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후는 달랐다.

- 오빠. 안아줘요.

‘허?’

시후는 아기가 보내는 전음을 들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아기를 받아든 시후.

아기는 꼼지락거리며 시후의 목에 매달리며 까르르거렸다.

그러면서.

- 오빠. 일어났으면 저기 가서 우리나라 우승 좀 시켜 봐요.

행동은 아기였지만 속은 시후의 태교로 인해 이미 천재였다.

시후는 자신의 태교가 이만한 결과를 가져온 것에 멋쩍어 목을 긁적였다.

그러면서 기를 흘려 넣어 아기의 상태를 확인했다.

‘허?! 무슨 아기가 반갑자의 내공을 갖고 있어?’

아직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기가 가진 내공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그사이 아기는 시후에게 계속 전음을 보냈다.

어서 달려가 마지막 경기에 참여하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손으로 TV를 가리키며 꺅꺅거렸다.

그 모습에 시후가 슬쩍 말했다.

“우리 시연이가 저보고 저기 나가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뭐?”

그 말에 윤여정과 강인은 화들짝 놀라며 시연이를 봤다.

그러자 시연이는 손뼉을 쳤다.

마치 시후의 말이 맞는다고 하는 것처럼.

그 모습에 둘은 고민에 빠졌다.

평소 시연이가 보여주는 행동은 천재라고 불릴 만했으니 지금 보이는 행동이 이해가 가는 거였다.

거기에 조금 전부터 줄곧 TV에서는 마지막 경기를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해설하고 있으니 고민이 되었다.

비록 병상에서 지금 일어났지만 너무나도 건강한 시후의 모습에 둘은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였다.

“아이고~. 그럼, 제가 동행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병실 문을 열고 진지춘이 들어왔다.

진지춘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시후 곁으로 와 바로 진맥을 했다.

“어구~. 이 정도면 당장 마라톤을 해도 걱정 없겠습니다.”

그러면서 시후에게 한쪽 눈을 찡끗하며 윙크했다.

그만의 반가움의 표현이었다.

“진 의원님, 그래도….”

“허허, 제가 누구입니까. 현대의 화타라고 불리는 몸 아닙니까?”

진지춘의 실력이야 익히 알고 있었기에 둘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시후. 무리하면 절대 안 된다?”

대신 걱정을 가득 담은 당부를 했다.

시후는 둘의 손을 꼬옥 잡아주며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을 시켰다.

윤여정이 옷을 가져오는 사이 시후는 박초연에게 연락을 했고 마지막 경기에 자신이 출전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리고 그 사실이 TV로 방송되기 시작했다.

김철수는 이미 시후의 실력을 잘 알고 있기에 Safety World에서 그의 활약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환의를 마친 시후는 TV에 나오는 마이클을 봤다.

1년 동안 그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모르지만, 결코 질 것 같지 않았다.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간다.”

그렇게 강시후의 Safety World 데뷔전의 막이 올랐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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