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시후는 실로 오랜만에 콧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흐흐, 흐흥~~ 룰루랄라~~ 으흐, 흐흐~~!”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가는 시후를 보며 일행은 한참을 뒤로 물러나 있었다.
오직 마르스를 제외하고 말이다.
마르스는 헤라 왕국을 나서고부터 줄곧 시후의 한 발 뒤에서 걷고 있었다.
헤라 여왕이 마르스에게 지시한 것은 앞으로 한동안 시후를 따라다니라는 거였다.
마르스는 그 말을 듣고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손짓 한 번에 왕성 벽을 날려버린 시후의 모습이 떠올라 그러지 못했다.
마르스는 왕성을 떠날 때 시후의 눈빛에 담긴 속내를 잊을 수 없었다.
“잔말 말고 뒤따라오라고….”
“뭐라고 했나?”
“아! 아, 아닙니다. 그런데 어디를 가시는 겁니까?”
마르스는 자신의 혼잣말에 시후가 대꾸를 하자 당황하며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그런 마르스를 보며 시후는 피식 웃었다.
“너 말이야. 쓸데없는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
“네?! 쓸데없는 생각이라니요?”
“혹여나, 내가 로그아웃한 틈에 도망을 친다거나?”
흠칫-
“혹여, 내가 싸우는 동안 뒤통수를 친다거나?”
흠칫-
“혹여, 암살자를 고용해서 우리를 죽이라고 사주를 한다거나?”
움찔-
“그런 짓을 했다가는 네 갱생 프로그램이 더욱 빡세질 거야.”
꿀꺽-
한참을 물러서 있던 일행들 모두가 어이가 없어 한숨을 내쉬었다.
시후가 하는 말에 마르스가 족족 반응을 보였다.
마치 자신이 그 모든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대답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시후 또한 일행들과 마찬가지의 생각이었기에 마르스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되지도 않는 생각 하지 말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얌전히 있어.”
“돌아오실 때까지요? 그러면 저는 누구에게 배우나요?”
“그건 걱정 마.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줄 아저씨가 있으니까.”
그 말에 모두가 누구를 말하는지 궁금했다.
왕국의 차기 왕위 계승자인 왕자를 교육할 만한 인물이라니.
그것도 시후가 아니면 컨트롤하기 힘든 개망나니 성격을 말이다.
하지만 시후는 그런 궁금증에 대답해줄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다.
되레 제일 뒤에서 터덜터덜 걸어오는 진지춘을 보고는 조민을 불렀다.
“쟤는 또 왜 저래?”
“아, 어르신께서는 아라크네와 헤어져야 하는 것 때문에 상심이 크신 것 같아요.”
“하아… 지랄도 풍년이다.”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물론, 거미에서 인간으로 되돌아온 아라크네가 상당한 미인이라는 것은 인정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게임 속 인물이 아닌가.
현실에서 살아가는 이가 왜 이곳에서의 인연에 저런 상실감을 느끼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조민은 그런 생각을 하는 시후를 보며 피식 웃었다.
“오빠는 너무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거 알아요?”
“내가?”
“네, 왜 저 돌팔이는 NPC에 미쳐 있는 거지? 이런 생각 하고 있죠?”
시후는 순간 뜨끔했다.
그러고 보니 천마 시절 지괴(智怪) 녀석도 자주 저런 말을 했었다.
덕분에 천마가 무슨 짓을 할 때마다 딴지를 걸어오곤 했었다.
시후는 이 시대의 지괴인 조민을 바라보며 눈을 흘겼다.
어째 이 녀석이 그 녀석보다 좀 더 까다로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적당히라는 말이 있지 않냐? 게임에 빠졌어도 적당히 빠져야지. 저러다가 결혼이라도 하겠다.”
“아마 조만간 그러실 것 같던데요?”
“뭐?”
“이번에 헤라 여왕의 예복을 만들기 위해 아라크네가 남게 되었지만, 그거랑 오빠의 아이템마저 다 만들고 나면 결혼 발표를 할 거라고 귀띔해 주더라고요.”
조민의 말에 시후는 고개를 돌려 진지춘을 바라봤다.
저 음흉한 늙은이가 이곳에서 결혼을 한다? 그럼, 그다음에는?
“설마, 여기서 그것도 할 수 있는 거냐?”
“그거라뇨?”
“그거, 첫날밤.”
“첫날…!”
조민은 시후가 말하는 ‘첫날밤’의 뜻이 무엇인지 깨닫고는 얼굴을 붉혔다.
아직 주민등록증도 나오지 않은 조민으로서는 입에 담기에도 민망한 단어였다.
하지만 시후의 표정을 보고는 붉혔던 얼굴을 되돌릴 수 있었다.
시후의 시선에는 오로지 궁금증의 해결을 갈구하는 표정만 담겨 있었다.
“가능해요. 특별한 이벤트이기에 일정 기간이라는 제한이 걸려 있고 녹화할 수 없다는 설정이 있지만, 분명 가능해요.”
“대단한데?”
시후는 진심으로 놀랐다.
만약 이곳에서 그런 것까지 가능하다면 환락탑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다.
물론, 그렇게 운영할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시후와 조민의 대화가 끝나자 긴 다리를 휘적이며 타란이 다가왔다.
“후 님, 이번 퀘스트도 성공적으로 끝난 거 맞죠?”
“그치?”
“제가 큰 몫을 한 거 맞죠?”
“당연하지. 타란이 없었다면 꽤 시간이 지체됐을 거야. 그건 왜?”
“그럼… 그때 말씀하신 상! 언제 주실 건데요?!”
타란은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시후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러고 보니 시후는 분명 타란에게 약조한 게 있었다.
이번 히든 퀘스트를 마치고 나면 큰 상을 줄 거라고 말이다.
조민도 들었던 이야기였기에 궁금했다.
과연 시후가 준다는 상이 어떤 것인지, 타란이 원하는 그것을 주려는 것인지 말이다.
시후는 잔뜩 상기된 표정의 타란을 보며 입을 열었다.
“마침 그것 때문이라도 한스텔 마을로 돌아가는 중이었어.”
“거긴 왜요?”
다들 자신들의 목적지가 한스텔 마을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그런데 그곳에서 타란이 원하는 것을 주겠다는 시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짐작도 할 수가 없었다.
시후는 궁금함에 미칠 것 같다는 둘의 표정을 보며 몸을 돌렸다.
“가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가자고, 한스텔 마을로.”
그렇게 시후 일행과 마르스는 한스텔 마을로 가기 위해 루프에 올랐다.
잠시 후 일행들은 한스텔 마을의 루프에서 걸어 나왔다.
“이제는 꽤 익숙해졌네. 가자, 투산의 대장간으로.”
이곳에 오자마자 찾는 이가 투산이라는 말에 다들 의아했다.
하지만 이미 시후가 출발을 했기에 다들 서둘러 뒤를 따를 뿐이었다.
가는 동안 시후는 타란과 덕칠에게 끊임없이 지시를 내렸다.
한스텔 마을 사정에 능한 타란과 시후의 말의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덕칠에게 공통적인 지시를 내렸다.
주된 내용은 자신이 없는 동안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었다.
그것에는 마르스에 관한 것과 앞으로 한스텔 마을에서 오크들이 해야 할 일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놈의 자식들도 밥값은 해야지.’
그래서 내린 명령은 이번에 시후가 직접 다녀온 헤라 왕국의 버려진 신전을 공략하는 거였다.
신전 퀘스트를 도울 사제에 관한 부분은 지젤 여사제에게 이미 전해놨다.
지젤은 저번 퀘스트가 끝난 후 시후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 정도로 신전에서 지위가 꽤 높아졌다.
그랬기에 이번에 시후가 내건 조건도 자신에게는 득이 될 거라는 계산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터였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오크들 대부분은 Lv. 280은 넘겨 놓아야 할 거야.”
“네,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시후 일행은 투산의 대장간에 당도했다.
시후는 대장간 문을 두드리지도 않고 문을 열었다.
끼이익-
“어이, 투산. 나왔어.”
“어? 자네 왔는가?”
투산은 시후의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전혀 싫은 기색 없이 되레 반겨왔다.
그 이유는 시후에게 만들어준 월영검 때문이었다.
월영검을 만들어준 이후로 투산의 능력치는 상당히 올랐다.
심혈을 기울인 만큼 그에 맞는 아이템이 만들어졌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았다.
“허허. 내가 월영검을 만든 이후로 전설의 대장장이로 승격되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는데, 좀처럼 말할 기회가 없어 한참을 기다렸네.”
“뭐야, 영감. 승격됐어? 그렇다면 앞으로 더 좋은 아이템을 만들겠네?”
“허, 허허. 재료와 인력만 갖추어진다면 월영검을 뛰어넘는 아이템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네.”
시후는 오랜만에 아주 반가운 말을 들었다.
월영검을 써본 당사자였기에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검보다 더 좋은 검을 만들 수 있다니.
쌍수를 들고 반길 만한 소식이었다.
“잘됐네. 재료는 여기.”
툭-툭-
시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몇 가지 아이템을 던져 주었다.
그것을 확인한 투산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이, 이건 또 어디서 구한 건가?”
“이번에 보상으로 받았지.”
“아다만티움을 말인가? 허, 허허, 자네는 도대체 무슨 퀘스트를 하고 온 건가?”
투산은 진심으로 묻는 거였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만져본 적이 없던 아다만티움.
만년한철보다 더 높은 등급의 재료라고 불리는 그것은 Safety World 커뮤니티에 그저 이름만 언급된 게 전부였다.
일행들 역시 시후가 꺼낸 아다만티움을 보며 놀라고 있었다.
도대체 저 보상을 언제 받았는지 자신들도 알지 못했었다.
다들 처음 보는 아다만티움에 넋이 빠져 있을 때 시후의 눈에 마르스가 들어왔다.
“오호~ 이 자식 봐라?”
다른 이들과 다르게 마르스는 콧구멍에 새끼손가락을 넣고 후비적거리고 있었다.
시후는 독안공으로 살펴보았던 마르스의 정보가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력은 이 녀석이면 될 거야.”
툭-
“네? 저, 저요?!”
시후에게 등이 떠밀려 투산 앞에 마주 선 마르스는 깜짝 놀랐다.
시후의 말을 미루어보면 자신을 맡긴다던 ‘아저씨’가 투산이라는 소리였다.
“무, 무슨! 나를 고작 이런 대장간에 맡긴다고? 내가 누구인지 뻔히 알면….”
“왜? 그래서 못하겠다고? 앙?”
“아, 아니… 그건 아니지만요….”
마르스는 자신의 말을 자르고 얼굴을 들이미는 시후에 말끝을 흐렸다.
반면, 투산은 시후의 말에 마르스를 자세히 관찰했다.
그에게는 전설의 대장장이로 승격되면서 생긴 스킬이 하나 있었다.
[대장장이 파트너쉽]
다른 대장장이와 협동하여 일하게 되면 아이템에 들어가는 확률들이 증가하는 스킬이었다.
그리고 그런 스킬을 가진 투산의 눈에 마르스는 쓸 만한 대장장이로 비추어졌다.
“자네, 이런 인재를 어디서 구해왔나?”
“역시, 알아보는구먼? 걱정하지 말고 잘 부려 먹어. 부려 먹는 김에 갱생이라는 것도 좀 시켜주고 말이야.”
“허허, 그것까지 부탁할 거라 생각은 했었네.”
투산은 이곳에 들어오면서부터 줄곧 마르스가 보인 태도를 미루어 짐작은 했다.
마르스는 자신을 가르치게 되는 이가 시후가 아니라 대장장이 투산이라는 점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여기서 무슨 말이라도 했다가는 시후의 손에 죽을 것만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였다.
시후는 그런 생각을 하는 마르스의 어깨를 두드렸다.
툭툭-
“너, 다시 한번 말하는데, 내가 돌아올 때까지 투산을 도와서 저거로 아이템 만들어 놔라?”
“아, 알았어…요.”
마르스는 시후의 말에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며 모든 것을 체념했다.
그리고 직감했다.
자신은 앞으로 시후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 될 거라는 것을.
그 운명이 앞으로 마르스에게 어떤 행운을 가져올지도 모른 채 투덜대고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마르스의 처리가 끝난 시후는 투산에게 손을 내밀었다.
“일전에 말한 그거, 다 되었지?”
“아! 그것 말인가? 여기 있네. 도대체 이것으로 무엇을 하려는 건가? 어디서 도둑질이라도 하려고 그러나?”
“나는 이런 거 없어도 충분해. 이건 타란에게 주는 상이야.”
“저요?!”
타란은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여덟 개의 다리를 빠르게 움직여 시후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시후의 손에 들려 있는 물건을 주시했다.
“가면?”
“응, 이게 내가 주는 상이야.”
스윽-
시후는 타란에게 가면을 건네주었다.
한옥 마을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모양의 가면을 받아 든 타란은 시후를 바라봤다.
정녕 이상하게 웃고 있는 표정의 가면이 상이냐고 묻는 거였다.
“투산이 제대로 만들었다면, 이 세상에 둘도 없을 아이템이지.”
“꿀꺽.”
타란은 시후의 호언장담에 마른침을 삼키며 천천히 가면을 얼굴에 가져다가 대었다.
그러자 타란을 중심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쉬이이잉-
거기에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다들 손을 들어 눈을 가리며 겨우겨우 실루엣만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성인 남성의 두 배에 달하는 덩치의 타란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빛이 사그라지며 타란의 모습이 드러나자 다들 놀란 토끼 눈이 되었다.
“와아…. 저거 저렇게 쓰는 아이템이구나?”
“대박, 나도 하나만 만들어 달라고 할까?”
태산과 인호는 변화된 타란의 모습을 보고는 그 가면을 갖고 싶었다.
“허, 허허, 내가 만들었지만 성능 하나는 확실하구만?”
“그러게? 아주 잘 만들었어. 천투변용술에 버금가는 변신술이야.”
시후의 말대로 타란이 쓴 가면은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천의 얼굴 가면]
[등급 : 유니크]
[스킬 1 : 레벨 및 사용자 제한 없음.]
[스킬 2 : 사용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
시후는 미소를 지었다.
타란이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둘러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어서였다.
여덟 개의 거미 다리가 달려 있던 타란의 하반신은 변해 있었다.
육감적인 상체에 버금가는 골반과 매끄러운 두 개의 다리를 가진 모습으로 말이다.
“그렇게 좋아?”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후 님!! 너무 감사해요!!”
와락-
타란은 한걸음에 달려와 시후의 품에 안겼다.
그러고는 기쁨에 가득 찬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시후는 자신의 품에 안겨 우는 타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허? 이거 진지춘을 이해할 수 있겠는데?’
시후는 순간 진지춘이 아라크네의 곁을 떠나는 것을 왜 그렇게나 아쉬워하는지, 왜 결혼하고 싶어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있었다.
타란의 기뻐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왔는지 가슴이 따뜻해졌다.
시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망토 하나를 꺼내어 타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변신의 여파인지 타란의 속살이 너무 많이 보여서였다.
그러고는 타란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쳐주었다.
“앞으로는 몸가짐에 조심 좀 하고.”
“네!!”
타란은 힘찬 대답과 함께 어깨에 두른 망토를 몸에 둘렀다.
그리고 넋 빠진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일행들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그에 다들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오직 진지춘을 제외하고 말이다.
“헤헤, 도련님께서도 드디어 Safety World의 묘미를 맛보시겠네요?”
“크, 크흠.”
시후는 진지춘의 말에 반박할 만한 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 시후를 보며 진지춘은 더욱 바짝 다가왔다.
“헤헤, 도련님~ 정말 저런 아이템까지 만드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 정도면 곧 첫날밤도… 헉!”
푹푹-
“넌 언제나 한 마디가 더 많아.”
시후는 진지춘에게 지풍을 날려 마혈과 아혈을 짚었다.
진지춘의 쓸데없는 말을 더는 듣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일행들을 향해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럼, 다들 한 달 후에나 보자고.”
“네!!”
시후는 힘차게 대답하는 일행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기억하고는 마지막으로 진지춘을 내려다봤다.
바닥에 쓰러져 움찔대는 진지춘은 힘겹게 눈만 돌려 시후를 올려다봤다.
“넌 한 시간만 더 그러고 있다가 로그아웃해라.”
“……!”
그 말을 끝으로 시후는 곧장 로그아웃했다.
그리고 진지춘은 시후의 말대로 진짜 한 시간 후에나 로그아웃할 수가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