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그인하는 천마님-95화 (95/275)

제95화

D.M은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커헉, 그, 그마안, 제, 제발.”

D.M뿐만이 아니었다.

나머지 일행들 모두가 D.M과 마찬가지였다.

하다못해 지젤까지 이들과 비슷한 형편이었다.

“이건 미친 짓이야, 아니! 이건 신력 착취야!”

이들이 한데 뭉쳐 악을 쓰고 있을 때 멀리서 시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쭈? 놀지? 빨리 안 튀어와?”

“후, 후 님, 제, 제발, 조금만 쉬면 안 될까요?”

“하나, 두울, 세에….”

“가, 갑니다!!”

타다다다-

시후가 숫자를 세자 다들 미친 듯이 달려 나갔다.

달려 나가는 이들의 앞에는 신전 근처를 배회하던 좀비들이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움직임이 이상했다.

평소 근처에 누군가가 접근해오면 달려드는 습성이 있는 좀비들이었는데 이들이 달려드는데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서걱-서걱-

크어억-

D.M 일행들은 자신들의 무기로 움직이지 못하는 좀비들을 공격했다.

그사이 지젤은 무너진 신전 기둥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기둥 앞에 슬라이딩하듯 무릎을 꿇고는 두 손을 모았다.

“결혼과 가정의 헤라 여신이시여, 그대의 종이 원하옵건대 그대를 빛나게 할 이 신전에 축복을 내려 주시옵소서.”

샤아아아-

지젤의 기도가 끝나자 기둥이 빛을 뿜었다.

빛은 점점 그 밝기를 높이더니 터지듯 번쩍이고는 사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지젤이 벌떡 일어났다.

“다, 달려!!”

“우와아아아!!”

지젤의 외침과 동시에 D.M 일행은 좀비를 공격하던 공세를 멈추고 지젤과 함께 한쪽으로 달렸다.

그러자 지금까지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좀비들이 이들을 따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상태가 또 이상했다.

본데 좀비는 느린 걸음으로 유저들을 덮쳐왔다.

경보 수준에도 못 미치는 속도였다.

그런데 지금 D.M 일행의 뒤를 쫓는 좀비들은 그렇지 않았다.

Lv. 200대의 암살자 계열 유저가 최선을 다해 뛰는데도 그 뒤를 바짝 쫓았다.

거기에 그 숫자 또한 어마어마했다.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일행들이 공격하던 수의 3배는 달했다.

가장 앞장서서 달리던 지젤의 곁에 D.M 일행이 다다르는 순간 시후가 외쳤다.

“엎드려라.”

그 말과 함께 지젤을 포함한 일행들은 동시에 미끄러지듯이 몸을 눕혔다.

그러자 그들의 머리 위로 희뿌연 무언가가 스치듯이 지나갔다.

이들은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이들은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헐….”

“언제까지 누워 있을 거야. 그만 일어나.”

어느새 다가온 시후의 말에 다들 주섬주섬 몸을 일으켰다.

D.M은 시후를 잠시 바라보더니 뒤를 돌아봤다.

그 뒤에는 이들을 미친 듯이 쫓아오던 좀비들이 한 마리도 없었다.

“와… 정말 말도 안 되는 스킬입니다.”

“벌써 몇 번째 보는 건데 아직도 이런 반응들이냐?”

“이런 엄청난 스킬을 보면 누구나 저희 같은 반응일 겁니다.”

그 많은 숫자의 좀비를 한순간에 날려버린 스킬은 시후의 손에 들려 있는 월영검의 고유 스킬이었다.

[달 베기]

[구름이 드리운 밤하늘에 찬란하게 빛나는 달을 베는 기술]

원거리 공격기인 달 베기는 검기를 날리는 것과 같았다.

물론, 시후가 직접 내공을 담아 날리는 검기와는 그 위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런데도 굳이 이 스킬을 사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놈의 숙련도.’

무공을 펼치는 데 있어 시후는 Safety World의 제약이 없었다.

일반적인 유저들이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올려야 하는 숙련도가 시후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거였다.

짐작하기로는 Safety World에서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과 연관이 있는 듯했다.

‘내가 펼치는 무공들은 모두 천마 시절 수도 없이 사용했던 것들이니까.’

그랬다.

이미 체화의 단계를 넘어선 무공들은 숙련도가 필요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사용하는 무기들은 달랐다.

천마지체를 이루며 몸속 혈 전체가 단전이었고, 어떤 때에도 정확하게 기를 운용할 수 있었지만, 월영검의 고유 스킬은 사용할 수 없었다.

일전에 델루와 겨룰 때 월영검의 진가는 입증되었다.

그래서 월영검이 가진 스킬들의 숙련도를 올려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

그렇다고 엄청난 위력의 스킬을 아무 데서나 남발했다가는 이목이 쏠릴 게 뻔했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던 때에 오늘 같은 기회를 얻은 거였다.

남의 시선도 별로 없고 어디 소문도 나지 않을 것 같은 퀘스트를 말이다.

“뭐, 덕분에 숙련도는 팍팍 오르는구나.”

“그 덕분에 저희는 죽을 것 같지만 말입니다.”

“엄살은. 덕분에 너희들 레벨도 많이 올랐잖아.”

시후의 말대로 D.M 일행은 벌써 5레벨이나 레벨업을 했다.

문제는 그 과정이 살인적인 노동력을 강요한다는 거였다.

이대로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D.M은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니,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습니까? 저거 보십시오. 얼마나 힘들면 사제 꼬락서니가 저 모양입니까?”

D.M은 지젤을 가리켰다.

확실히 지젤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사제들이 입는 흰색 의복은 어느새 흙먼지 가득한 넝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지젤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몇 번인가 신전에 가호를 내리는 통에 신성력이 고양된 상태였다.

시후 또한 지젤의 상태를 정확히 느끼고 있었다.

‘천마 시절 성화 신녀가 딱 저랬지.’

신력을 몸에 가득 채우고 있을 때 성화 신녀는 몇 날 며칠이고 신력을 발휘했었다.

그러므로 지젤이라고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지. 쟤는 기본적으로 너희와는 움직이는 원동력이 달라.”

“그, 그래도요. 솔직히! 저희가 너무 힘듭니다! 아무리 레벨업이 좋다고 하지만 재미있자고 하는 Safety World인데 이건 노가다잖아요!”

시후는 자신이 한 번의 발언을 묵살했음에도 저렇게까지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아쉽지만 이만 놓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다음에도 또 써먹어야 했기에 밑밥을 좀 던져주기로 했다.

“그래. 너희들은 이제 그만해도 좋아.”

“저, 정말입니까?”

“그렇다니까. 그리고 너희가 고생도 하고 했으니 선물을 줄까 하는데.”

“서, 선물이요?”

D.M은 이제는 놓아 주겠다는 시후의 말에 당장이라도 로그아웃을 하려던 손을 멈췄다.

선물이라는 말에 몸이 먼저 반응한 거였다.

일전에 시후가 헤라 왕국 성문 앞에서 아이템을 파는 것을 도왔었기에 가진 아이템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 출혈 효과 단검을 놓친 것을 생각하면….’

그런 아이템들 중의 하나를 준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후는 녀석들의 눈이 탐욕으로 물드는 것에 씨익 웃었다.

제대로 걸려든 거였다.

“너희들 모두가 암살 계열이기에 아주 유용한 스킬북을 하나 주려고 한다.”

“스킬북이요? 어떤….”

“은신 스킬북.”

“…네?”

그 말에 다들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암살 계열 유저들에게 은신 스킬은 기본 중의 기본 스킬이었다.

Lv. 10이 되는 순간 상점에서 구매도 가능했고, 때로는 퀘스트 보상으로 얻을 수도 있었다.

그랬기에 이들 모두가 이미 익히고 있는 스킬이었다.

시후는 녀석들의 실망한 기색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챘다.

“자객으로 살아가려면 지금 가지고 있는 그런 허접한 스킬 가지고는 객사하기 딱이다.”

“자…객? 객…사?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녀석들은 시후의 말을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시후의 말투가 보통의 Safety World에서 사용하는 말투와는 다르기에 어색하게 느꼈다.

시후는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녀석들을 보며 설명을 포기했다.

“역시,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지. 잘 봐라.”

백날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낫다는 생각에 직접 스킬을 보여주기로 했다.

훅-

“어?!!!”

시후가 눈앞에서 훅하고 사라지자 다들 놀랐다.

유일하게 타란만이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D.M은 암살 계열 유저였기에 탐지 능력 패시브 스킬도 가졌다.

시후가 사라지는 순간 탐지 능력 스킬이 바로 발동했지만 시후를 찾을 수는 없었다.

이는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의 레벨로 찾을 수 없는 은신 스킬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지만, 눈앞에서 직접 보았으니 혼란스러웠다.

훅-

“어??!!”

“잘 봤느냐?”

시후는 처음 있던 자리 그 자리에 그대로 훅하고 나타났다.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시후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D.M은 눈을 번쩍이며 입을 열었다.

“대, 대단하십니다!! 세상에 이런 은신 스킬이 있다니, 어떤 스킬입니까?”

“비천잠행술이라고 한다.”

“비천잠행술…. 그럼 저희도 그것을 배울 수 있는 것입니까?”

“당연하지.”

시후가 이들에게 주려는 스킬북은 비천잠행술이었다.

태산과 인호에게 가르쳐 주었던 비천잠행술을 스킬북으로 만든 것은 완전 우연이었다.

비천대에게 비천잠행술을 가르치려는데 일일이 설명하기가 귀찮았기에 주요 요결을 책에 옮겨적었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을 적는 순간 순간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났었다.

[스킬북을 완성했습니다.]

[스킬북의 이름을 정해주세요.]

단 두 줄의 메시지였지만 시후에게는 큰 발견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무공을 Safety World에서 책으로 쓴다면 스킬북으로 변하여 다른 유저가 습득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렇게 시후는 3권을 더 만들어 비천대 네 명에게 스킬북을 습득하도록 했다.

스킬북답게 사용 즉시 스킬이 비천대 네 명에게 등록이 되었다.

하지만 그 후가 문제였다.

그 문제로 비천대는 아직까지도 고생 중이었다.

시후는 그 문제를 떠올리며 D.M 일행들에게 비천잠행술 스킬북을 나누어 주었다.

녀석들은 비천잠행술 스킬북의 설명을 읽어 내려갈수록 입이 점점 벌어졌다.

[비천잠행술 스킬북]

[등급 : 유니크]

[사용자의 모습과 기척을 적으로부터 감추어준다.]

[은신 상태로 이동할 수 있다.]

[숙련도에 따라 탐지 능력 스킬에 발각될 확률이 줄어든다.]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해당 스킬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저의 도움이 필요하다.]

비천잠행술 스킬북의 모든 내용을 읽은 D.M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니크 등급의 스킬북이라니, 이, 이런 것을 저희가 받아도 됩니까?”

“받아도 돼.”

“가, 감사합니다!!”

D.M이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하자 나머지도 따라 인사를 했다.

그들은 유니크 등급의 스킬북을 얻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런 녀석들을 보며 시후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내가 부르면 즉각 오도록. 그러면 숙련도를 올릴 수 있게 도와줄 테니까.”

“네?!”

당장이라도 스킬북을 사용하려던 녀석들은 시후의 말에 동작을 멈췄다.

그리고 스킬북 마지막에 적혀 있던 내용을 떠올렸다.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해당 스킬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건 악마의 속삭임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신이 죽음의 낫을 들고 사탕을 내미는 것처럼, 달콤하면서도 끔찍한 유혹이었다.

시후는 망설이는 녀석들을 보며 준비한 마지막으로 멘트를 날렸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 알지?”

“……!!”

그 말이 결정적이었다.

녀석들은 시후와의 만남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일을 되새겨 보았다.

같은 등급의 아이템인데 옵션이 하나 더 붙은 아이템을 팔아 골드를 벌게 해주었고, 덕분에 판매왕이라는 스킬까지 얻었다.

거기에 좀처럼 레벨이 오르지 않던 때에 이곳에서 퀘스트를 진행하는 몇 시간 만에 몇 주는 플레이해야 올릴 수 있는 레벨을 올렸다.

정말 이러다가 게임에서 죽겠구나 싶었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도 달콤했다.

지금도 비천잠행술 스킬북을 익혀 자신들이 사용한다면 그것을 이용해 해결할 수 있는 퀘스트들이 넘쳐났었다.

그동안 암살 계열 유저로서 해결하지 못한 엄청난 퀘스트들을 말이다.

게임을 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퀘스트를 경험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었기에 녀석들은 결심을 굳혔다.

“앞으로 See 후 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래라.”

드디어 비천대 추가 인원이 선발된 순간이었다.

지금은 숙련도라는 미끼로 살살 구워삶은 뒤에 완전히 넘어오면 닉네임을 바꾸도록 할 생각이었다.

오비(五飛)부터 구비(九飛)까지 말이다.

그때 한쪽에서 입을 삐쭉거리고 있는 지젤이 눈에 들어왔다.

우물쭈물하며 시후 눈치를 보는 것이 누가 보아도 떡고물을 바라는 모습이었다.

“그래, 너도 있었지. 지젤, 이리 와봐.”

“네!”

지젤은 한걸음에 달려왔다.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는 무언가를 갈구하는 모습이었다.

시후는 그런 지젤을 보며 뒤에 대기하고 있던 타란을 힐끗했다.

그러자 타란은 잔뜩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왜… 어? 어? 어?!!”

지젤은 타란이 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점점 다가오는 타란을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실에 몸이 묶인 것 같았다.

시후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지젤이 발버둥을 치지 않도록 천마기사를 펼쳤다.

고작 2성의 공력만을 일으켜서 지젤의 몸을 속박했다.

수혈이나 마혈을 집을 수도 있었지만, 기의 흐름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타란의 말에 이 방법을 택한 거였다.

그렇게 몸을 속박당한 지젤에게 다가간 타란은 손을 내밀어 지젤을 들어 올렸다.

“놔!! 어디서 불경한 손길로 신성한 사제의 몸을 만지는… 꺄아악!!”

쪽-

타란을 향해 소리를 지르던 지젤은 자신의 이마에 닿은 타란의 입술에 비명을 질렀다.

거미 여왕 타란과 여사제의 뜬금없는 스킨십 장면에 D.M 일행들은 넋을 잃었다.

“와… Safety World 오래 하니 이런 장면도 보는구나. 이건 무조건 저장!”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을 저장하는 녀석들을 보며 시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젤의 이마에서 입술을 뗀 타란은 입술을 쓱쓱 닦더니 지젤을 내려놓고 시후에게로 돌아왔다.

“고생했어, 타란. 내 부탁을 들어줘서 고마워.”

“약속 지키시는 거예요.”

“당연하지, 기대하라고. 한스텔 마을에 돌아가면 상상 그 이상의 보상을 해줄 테니까.”

타란은 지젤에게 한 행동에 치를 떨다가 시후의 말을 듣고는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점점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더니 8개의 다리로 땅을 파고는 몸을 숨겼다.

시후는 굳이 무슨 망상을 하는지 묻고 싶지 않았다.

그 망상과는 다른 아주 큰 보답을 해줄 생각이었다.

시후는 넋이 나간 듯한 지젤에게 다가갔다.

지젤은 두 눈을 부릅뜨며 악을 썼다.

“미친 거 아니냐!! 감히!! 감히!! 여신을 모시는 사제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천벌을 받을 것이다!”

지젤이 그러거나 말거나 시후는 계속 걸어가 지젤의 얼굴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아주 낮은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정령의 가호를 받은 것치고는 반응이 별로구나?”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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