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시후는 D.M이 공유해준 퀘스트 메시지를 노려봤다.
그러다 메시지 뒤로 보이는 폐허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 퀘스트가 말하는 장소가 저기라는 거지?”
“…네.”
D.M은 시후의 질문에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후가 이들에게 요구한 것은 헤라 왕국 퀘스트 마스터에게서 가장 어려운 퀘스트를 받아오라는 거였다.
퀘스트 마스터는 유저 개인 레벨에 맞는 최고난도를 선택해주기에 그런 명령을 내린 거였다.
하지만, D.M이 받아온 퀘스트는 예상외였다.
[성지 순례 퀘스트]
[헤라 왕국의 성지가 더러운 존재들에게 더럽혀졌다.]
[더럽혀진 성지를 헤라 여신의 축복으로 복구하여라.]
[클리어 조건 : 성지 신전에 헤라 여신 축복 부여.]
[클리어 보상 : 경험치, 헤라 여신의 가호, 헤라 왕국과의 우호도 증가.]
내용은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 퀘스트였다.
하지만, 이 퀘스트와 함께 딸려온 짐 덩어리가 문제였다.
시후는 D.M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싱글벙글 웃고 있는 여성 NPC를 바라봤다.
“네가 신관이라고?”
“정확히는 헤라 신전 관리 감독 사제입니다.”
“……? 사제라는 거야?”
“사제이면서도 신전 관리 감독을 하는 자입니다.”
“쯧, 쟤를 꼭 데리고 가야 하는 거냐?”
시후는 고개를 홱 돌려 D.M에게 물었다.
말장난이나 하는 이런 녀석을 왜 데리고 왔냐는 뜻이었다.
D.M은 잔뜩 찌푸린 시후의 표정을 보고는 움찔거렸다.
하지만 이 퀘스트에서 사제와의 동행은 필수였다.
“사제는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 신전에 여신의 가호를 부여할 수 있으니까요.”
“맞습니다. 제가 없으면 저 폐허는 그저 영혼이 없는 시체들의 보금자리일 뿐이지요.”
“쯧.”
시후는 D.M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여사제의 행동에 혀를 찼다.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지 않았다.
헤라 왕국 신관.
‘성지 순례 퀘스트’를 하는 유저들을 서포트하는 역할의 NPC였다.
평소에는 헤라 왕국 신전에서 포교 활동을 하다가 퀘스트가 발생하면 동행한다.
시후가 그런 서포트 역할의 NPC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이유는 저 웃는 꼬락서니 때문이었다.
폐허가 된 신전의 좀비들처럼 당장 쓰러져 죽을 것 같은 몰골로 생글생글 웃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왜 그런 역할을 하는 사제가 이런 녀석이냐고. 곧 뒤질 것 같잖아.”
“하하…. 지젤 사제님께서 저렇게 삐쩍 마르신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맞습니다. 육신의 욕망을 누르는 절제를 통해 제가 살아오면서 지었던 죄를 회개하기 위한 금식 기도 기간이라 그렇습니다. 이전에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하, 하하.”
웃으면서 두 팔을 들어 올려 이두근을 보여주는 지젤 사제였다.
근육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앙상한 팔이었지만 말이다.
시후는 그런 지젤 사제의 모습에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 야! 너희들, 이 녀석 잘 챙겨라. 따라다니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알아서 챙겨 와라.”
“네!!”
대답은 참으로 잘하는 녀석들이었다.
시후는 그런 녀석들에게서 시선을 떼고는 폐허를 바라봤다.
폐허 주변에는 상당수의 좀비가 걸어 다녔다.
시후 또한 좀비에 대해서는 TV에서 본 기억이 있었다.
“물리면 유저들도 저렇게 되는 건가?”
“그건 아닙니다.”
“깜짝이야!”
시후의 혼잣말에 불쑥 다가와 말을 거는 지젤 사제였다.
어떻게 된 녀석이 기척이 전혀 없어 시후 또한 당황스러웠다.
자신이 기척을 느끼지 못하는 상대라는 것은 자신보다 고수거나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소리였다.
무엇이 되었든 쓸데없다고 생각하던 지젤 사제가 다시 보였다.
그런 시후를 보며 지젤 사제는 음산한 미소를 보이며 입을 열었다.
“유저들은 저 좀비에게 물리면 상태 이상에 걸립니다. 물린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속적인 출혈, 환각 증세에 따른 정신 착란 증상을 일으킵니다.”
“그럼, 물려도 죽지는 않는다?”
“음… 그 말씀 자체가 틀렸습니다.”
“뭐가?”
“유저 분들은 불멸자(不滅者)이지 않습니까? 저희 NPC들조차 좀비에게 물리면 똑같은 상태 이상에 걸립니다. 다만 출혈이 지속되어 회복하지 못한다면 자신이 아닌 다른 자아를 가진 이로 태어나겠지만요.”
지젤이 말하는 것은 NPC가 죽게 되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복구된다는 말이었다.
다만, 모습과 역할은 똑같지만 이전에 갖고 있던 자아는 없다는 것을 말하는 거였다.
그 말을 할 때의 지젤은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슬픈 눈을 하고 있었다.
그 눈을 바라보던 시후는 문득 다른 사실을 알아내었다.
“넌 아니라는 거네?”
“…그렇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시후는 지젤의 대답에 누군가를 떠올렸다.
NPC이면서 영겁의 시간을 기억하고 있어 괴로워하는 녀석을 말이다.
그리고 녀석을 떠올리자 문득 이번 퀘스트를 간단하게 해결할 방법이 떠올랐다.
시후가 생각에 잠긴 그사이 D.M 일행은 지젤에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잔뜩 기대에 찬 눈빛을 보이며 지젤을 둘러쌌다.
“대박!!”
“……!”
지젤은 자신을 보는 D.M 일행의 눈빛에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이들은 언제나 저런 눈빛을 보내왔었다.
신기한 장난감을 발견했을 때의 어린아이 같은 눈빛.
지젤은 NPC였지만 그 시선이 언제나 부담스럽고 거슬렸다.
헤라 여신을 모시는 신관으로서 신앙심에 기대어 유저들을 도우며 포교 활동을 하는 데 저런 눈빛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험한 꼴을 당한 기억도 있었다.
자신을 둘러싼 이들이 이런 눈빛을 보낼진대 이들의 리더인 유저 또한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에 시후를 바라보았다.
때마침 시후도 지젤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기에 둘의 눈빛이 허공에서 교차했다.
흠칫-
그런데 지젤은 시후의 눈빛에서 다른 이들과는 전혀 다른 것을 느꼈다.
“뭐, 뭡니까?”
“뭐가?”
“왜, 왜 그렇게 웃으시면서 저를 보십니까?”
“내가? 무슨 헛소리야?”
시후는 지젤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고는 지젤을 향해 걸어갔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시후의 얼굴에는 잔뜩 미소가 걸려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보이는 미소였다.
만약, 시후를 아는 이들이 저 미소를 보았다면 냅다 줄행랑을 쳤을 터였다.
시후가 이런 미소를 보일 때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끔찍한 체험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은 시후의 이런 표정을 본 기억이 없었기에 그저 본능적인 거부감만 느낄 뿐이었다.
시후가 지젤의 지척에 가까워져 오자 D.M 일행들이 지젤 뒤로 물러났다.
마치 지젤의 뒤에 숨는 듯한 태도였다.
그리고 지젤은 시후가 가까워져 옴에 따라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언가를 느꼈다.
그렇게 다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 즈음에 시후의 입이 열렸다.
“지젤, 친구 하나 소개받아 볼래?”
* * *
캉-캉-캉-
날카로운 곡괭이로 부서질 것 같지 않은 바위를 깨는 소리가 일정하게 들리고 있었다.
틱-틱-틱-
그 사이로 작은 돌멩이를 바위에 부딪치는 아주 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캉-틱-캉-틱-캉-틱-
두 소리가 마치 박자를 타듯 케냔 협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거참, 광석 캐는 소리와 돌팔매질 소리가 이렇게 구슬프게 들릴 줄이야.”
“뭐야, 영감. 볼일 없으면 그냥 할 일이나 해.”
“허허, 내 그럴 수가 있나. 이렇게 미인이 슬픔에 잠겨 있는데.”
“쳇.”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은 타란은 대답 대신에 혀를 차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런 타란을 보며 투산이 옆으로 슬쩍 다가왔다.
성인 남성의 두 배에 달하는 타란이었지만 잔뜩 풀이 죽은 모습에 쭈그리고 앉아 있어 둘의 눈높이는 제법 맞아 보였다.
8개의 거미 다리를 조신하게 모으고 있는 모습에 투산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도련님께서는 아직이신가?”
“…….”
“요즈음 어지간히도 바쁘신가 보이.”
“…….”
“한스텔 마을에도 들리지 않으신 지 꽤 되었다지?”
“…….”
“그래도 메시지라도 보내시면 좋을 텐… 헙!”
콰직-
투산은 자신의 말에도 대답 한 번 하지 않던 타란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날카로운 다리를 눈앞에 찍어오자 헛바람을 들이켰다.
케냔 협곡의 주인이었던 거미 여왕 타란이 자신의 날카로운 앞발로 찢어 죽인 유저가 한둘이 아니었다.
유저들을 죽일 때 타란은 언제나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지금 투산을 공격한 타란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어린아이의 표정이었다.
투산은 그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기에 자신의 눈앞에 내려찍어진 타란의 앞발을 토닥였다.
“도련님은 자네를 잊은 게 아니야. 그저 바쁘신 것뿐이라네.”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보고 싶단 말이야.”
“허, 허허…. 이런 표정을 짓는 거미 여왕이라니, 이런 모습을 보면 참으로 도련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타란?”
투산은 타란을 위로하는 말을 던지다가 급격히 표정이 변하는 타란의 모습에 말을 잇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던 타란의 표정이 점점 희열에 가득 찬 표정으로 변하고 있었다.
“히, 히히, 히히히히!!”
스팟-
그러고는 이해할 수 없는 웃음소리를 남기고는 눈앞에서 사라졌다.
투산은 갑자기 사라진 타란에 두 눈을 껌뻑이다가 이내 무언가 깨달은 듯 웃었다.
“허, 허허. 타란의 쌓인 투정을 받아 주시려면 도련님께서 고생 좀 하시겠어.”
기분 좋은 웃음을 남기며 투산은 광석을 캐는 유저들의 곁으로 걸어갔다.
* * *
지젤과 D.M 일행들은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입을 쩌억 벌린 채 두 눈을 부릅뜨며 놀라고 있었다.
Safety World를 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아는 NPC.
NPC라면 누구나 아는 케냔 협곡의 주인.
거미 여왕 타란.
섹시한 외모로 유저들을 홀려 사냥을 하기로 유명한 그 거미 여왕 타란이 눈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그런데 자신들보다 두 배는 큰 거미 여왕이.
수많은 유저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그 거미 여왕이.
지금은 강아지가 되어 있었다.
“후 님!! 후 님!! 후 님!!”
타란은 시후를 번쩍 들어 끌어안고는 연신 얼굴을 비벼왔다.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말이다.
시후는 그런 타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다독였다.
“그래, 그래. 나도 많이 보고 싶었어, 타란.”
“저, 저는, 흑흑, 저를 잊으신 줄 알았어요. 흑, 흑흑.”
“그럴 리가. 잊었다면 이렇게 부르지 않았지. 그러니 뚝.”
시후의 다독임에 타란은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시후는 지젤에게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며 타란을 이곳으로 이동시켰다.
일전에 헤라 왕국 스크롤 상점에서 구매한 픽업 스크롤을 이용해서 말이다.
타란은 투산과 이야기 도중 갑자기 눈앞에서 시후가 자신을 이동시키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고는 희열에 차올라 수락했다.
어딘지 모를 곳으로 이동된 타란은 빠르게 주위를 훑고는 시후를 찾았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처럼 시후에게 안겨 펑펑 울고 있는 거였다.
시후는 타란을 부를 때부터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예상했기에 성심성의껏 다독여 주었다.
타란이 이곳에서 해주어야 할 큰 역할이 있기에 다독이는 것도 있었지만, 자신을 이토록 그리워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마음이 쓰였다.
시후가 한참 다독인 끝에 겨우 진정한 타란 곁으로 지젤과 D.M 일행이 다가왔다.
“See 후 님? 이게 어떻게 된 것입니까? 왜 케냔 협곡의 주인이 이곳에… 아, 아니, 어떻게 부르신 겁니까?”
“음….”
지젤은 말까지 더듬거리며 시후에게 상황 설명을 부탁했다.
하지만 시후는 되레 입을 다물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타란을 이곳에 부른 방법이 아니라 어떻게 케냔 협곡의 주인을 저리 부리냐는 거였다.
그런데 그것을 설명하자면 비천대와 함께 케냔 협곡을 찾는 것부터 이야기해야 했기에 귀찮았다.
그래서 시후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소개하지. 이쪽은 내가 아끼는 타란, 이쪽은 이번 퀘스트를 도와줄 녀석들.”
“반갑습니다, 타란이라고 합니다.”
“아! 아… 예.”
시후의 말에 타란은 가슴골을 손으로 살짝 가리며 한껏 조신한 몸짓으로 인사했다.
그 모습에 다들 어리둥절해하며 인사를 받았다.
타란은 D.M부터 시작해 한 명씩 인사를 해갔다.
그러다 지젤을 발견하고는 돌연 우뚝 멈췄다.
“…흥!”
둘은 말없이 한참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동시에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런 타란의 행동에 시후는 의아했다.
솔직히 타란이 이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것은 그저 자신에게 잘 보이려는 행동이었다.
녀석들을 소개할 때 ‘도와줄 녀석들’이라고 소개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왜 지젤에게는 저런 행동을 보이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타란의 말은 더욱 이해할 수가 없었다.
“후 님, 왜 이런 정신병자 녀석과 어울리세요?”
“정신병자?”
“네, 망상에 사로잡혀 자신의 힘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만 하는 정신병자요.”
명백히 지젤을 향한 소리였다.
그 소리를 듣고 있던 지젤은 시후를 향해 돌아서더니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See 후님, 이번 퀘스트에 저런 본능에 충실하기만 한 하등한 생물은 왜 부르신 겁니까?”
“하…등… 뭐?”
“천박하게 다른 이들의 색욕을 일깨워 8개의 다리 사이로 불러들여 제 배를 채우는 하등한 생물이요.”
지젤의 말 또한 명백히 타란을 비하하는 말들이었다.
시후는 둘을 번갈아 보며 슬쩍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이 둘에게는 있는 듯하여 잠시 지켜보기로 한 거였다.
타란 또한 시후의 의도를 읽었기에 8개의 다리를 슬쩍 움직여 지젤에게로 한 걸음 다가갔다.
“흥, 할 줄 아는 거라고는 눈물이나 찔끔찔끔 흘리며 멍청한 신이나 찾는 족속 주제에 뭐가 어쩌고 저째?”
“헹! 신성 모독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내뱉는 말들마다 천벌을 받을 말만 골라 하는구나?”
“천벌? 헛소리! 하늘이 내리는 벌을 네가 믿는 그년이 내릴 수나 있다는 말이냐?”
“뭐라? 년? 이런 하등한 생물이 제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입을 나불대는구나?!!”
둘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서로를 비하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둘은 오늘 처음 만났음에도 서로를 싫어하고 있었다.
그것도 극도로 말이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말싸움에 시후가 나섰다.
“그만!”
내공을 일으켜 내뱉은 말이었기에 둘은 동시에 입을 닫았다.
타란은 입을 닫음과 동시에 사사삭 움직여 시후의 곁으로 자리했다.
평소 같았으면 이유를 캐물었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내일이면 중국에서 넘어온 혈교 녀석들을 만나야 했고, 그 전에 이곳에서 레벨업을 통해 내공을 증진해야 했다.
만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자신의 계획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타란을 불렀건만 퀘스트의 성공 여부를 가진 지젤과 다툼만 벌이니 일단은 나섰다.
“너희 둘, 지금부터 말다툼하면 좋은 꼴을 못 볼 거야.”
둘은 시후의 말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보였지만 차갑게 가라앉은 시후의 분위기에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둘의 말다툼이 막을 내리자 D.M이 시후에게로 다가왔다.
“See 후 님, 그보다 타란은 왜 부르신 겁니까?”
“이번 퀘스트를 빨리 끝내려고 불렀다.”
“어떻게요?”
“보면 알아, 우리 타란이 얼마나 대단한지.”
계획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는 시후였기에 D.M의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시후가 세운 계획이라는 게 말도 안 되는 계획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