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Safety World 유저 네임 ‘King D.M’은 Lv. 223 암살 계열 직업의 유저다.
이 직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손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서였다.
기사나 마법사와 같은 계열은 많은 유저들이 선택하는 직업군이었기에 그만큼 퀘스트의 종류도 많았고 까다롭기도 했다.
현실과는 다르게 몸과 몸을 부딪치거나 마법을 연사하는 재미를 위해서라면 그런 직업군도 괜찮겠지만 King D.M의 생각은 달랐다.
현실에서도 치열하게 살아가는데 굳이 여기에서까지 그래야 할까?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암살이었다.
어디에 숨어들어 누구를 암살해라.
어디서 무엇을 훔쳐 와라.
어디 던전을 들키지 않고 들어갔다가 와라.
암살 계열답게 퀘스트들은 전부 이런 것들이었다.
싸움에 특화되지 않았기에 조심만 하면 굳이 치고받는 일도 없어 편했다.
그러다 헤라 왕국의 퀘스트를 받아 왕국을 찾은 게 벌써 반년 전.
퀘스트의 내용은 성 안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 어떤 물건을 훔쳐 나오는 거였다.
문제는 문지기가 아킬라이와 은빛날개 기사단이라는 거였다.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유명한 영상에서처럼 아킬라이는 성 안으로 들어가는 유저를 골랐다.
거기다 어찌나 대단한 탐지 스킬을 가졌는지 King D.M의 은신 스킬을 단번에 탐지하고는 목을 베었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목 언저리가 서늘했다.
그래서 기회를 엿보기 위해 성 밖을 서성였다.
그러다 자신과 마음이 맞는 유저 몇몇과 단합을 하게 되었고, 아이템을 파는 노점상들에게 자릿세를 뜯었다.
노점상들 또한 유저들이 많았고 죽게 되면 24시간 접속을 하지 못하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혹여, 자신들보다 강한 유저들을 만나도 King D.M의 일행들은 은신 스킬을 가지고 있어 도망치는 데는 선수였다.
어찌 말하면 ‘가늘고 길게 살아가기’가 이들의 좌우명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King D.M은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Safety World에 접속하여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노점상들 사이를 거니는데 처음 보는 녀석들이 자리를 펴는 게 보였다.
인원수는 제법 되어 보였지만 입고 있는 아이템들이 썩 좋은 것들은 아니었기에 그저 그런 놈들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기다렸다.
녀석들이 아이템을 팔아 골드를 좀 벌 때까지.
그런데 어찌 된 녀석들인지 장사 수완이 개떡이었다.
호객 행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템 가격이 다른 곳보다 저렴한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특별한 아이템이 있는 것도 아닌 게 벌써 30분째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참다 참다 못한 King D.M은 친구들과 나서서 자릿세를 뜯고 로그아웃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가장 의욕이 없어 보이던 녀석이 앞으로 나서자 숨이 막혀왔다.
“여기 있는 물건 1시간 안에 모두 팔면 살려는 드릴게.”
꿀꺽-
유명한 조폭 영화 대사를 패러디한 게 분명한데 실제로 오금이 저렸다.
그리고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금 같은 주말을 이렇게 날릴 수 없다는 생각에 King D.M과 일행들은 장사를 시작했다.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아이템이 아니야! 겉으로 보는 게 전부가 아니야! 내가 양아치도 아니고 너는 호구도 아니야! 생긴 거와는 다른 특별한 옵션이 붙어 있는 아이템! 드루와~ 드루와~!”
King D.M은 비음까지 섞어 유저들을 불러 모았다.
다른 일행들은 언제 만들었는지 전단지까지 뿌렸다.
그리고 실제로 시후가 내놓은 아이템들은 겉보기와는 달랐다.
지금도 암살 계열 유저 한 명이 단검 하나를 집어 들더니 놀라고 있었다.
“우와! ‘붉은 늑대 송곳니’ 단검에 이런 옵션 붙은 거 처음 봐!”
“뭔데 호들갑까지 떨어?”
“봐봐, 죽이지?”
붉은 늑대 송곳니 단검의 정보를 공유받은 유저가 똑같이 탄성을 내뱉었다.
“우와! 뭐야? ‘매초 출혈량 1%’라니! 미친 거 아니야? 이런 게 레어 아이템이라고?”
보통의 레어 아이템은 옵션이 2개 붙는다.
그런데 시후가 내놓은 아이템들은 그것에 하나가 더 붙어 있었다.
옵션이 3개라고 등급이 올라간 것도 아니니 가격이 비싸지도 않았다.
그저 퀘스트 보상 아이템으로 받을 수 있는 흔한 아이템이라는 게 아쉬울 뿐, 옵션만 놓고 보면 엄청난 거였다.
붉은 늑대 송곳니 단검을 들고 있는 유저는 빠르게 스테이터스 창을 열었다.
“이거 얼마입니까?”
“…….”
King D.M은 순간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자신도 암살계 직업이었고, 저들이 말한 게 사실이라면 욕심이 나는 단검이었다.
‘타깃의 주위를 맴돌며 콕콕 찌르기만 해도 암살을 할 수 있는 건데.’
그런 엄청난 아이템을 고작 200골드에 팔아야 한다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살까?’
King D.M은 물욕이 끓어올라 아이템의 주인인 시후를 슬쩍 쳐다보았다.
“헉!”
우연인지 아니면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것인지 돌아보는 순간 시후와 눈이 딱 마주쳤다.
그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소름이 쫙 돋으며 오금이 저렸다.
“이… 200골드입니다.”
“앗싸! 여기요!”
마지못해 제시한 아이템 가격에 유저가 기뻐하며 빠르게 골드를 지불했다.
그렇게 소유권이 유저에게 넘어가자 시후의 인벤토리에 골드가 입금됐다.
방금 붉은 늑대 송곳니를 구매한 유저가 꽤 호들갑을 떤 덕분인지 어느새 다른 유저들까지 줄을 서서 노점을 찾고 있었다.
“음, 음, 아주 좋아. 역시 돈은 현실에서나 게임에서나 쌓여야 제맛이지.”
인벤토리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골드를 보며 시후는 즐거워했다.
저 아이템들의 가치만 정확히 알았어도 두세 배는 더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어쨌든 King D.M과 그의 일행들 덕분에 시후 일행들은 다른 노점상들의 아이템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조민과 진지춘은 헤라 왕국을 이미 몇 번이고 다녀왔었기에 이곳이 신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달랐다.
태산과 인호만 해도 이미 눈이 휘둥그레져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느라 분주했다.
비천대 역시 이곳은 처음인지라 둘을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
반면 조민은 몇 번 와보았다고 그동안에 보지 못한 아이템이 있는지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진열대에 올라와 있는 검은색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생긴 거는 멍게 비슷한 게 은은하게 반짝여 눈길을 끌었다.
“이것 좀 봐도 될까요?”
“네, 손님~!”
무표정하게 묻는 조민에게도 상인은 눈웃음을 살살 치며 목걸이를 내밀었다.
“손님처럼 아름다우신 분에게 참으로 어울리는 목걸이지 않을까요? 이 은은한 묵광하며 그 안에 담긴 옵션하며 손님이 플레이하실 때에 참으로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정확하게 무엇이 어떤 것인지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그 목걸이는 너를 위한 거야’라고 말하고 있었다.
조민은 상인의 말을 흘려들으며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했다.
띠링-
[블락칸토의 심장 목걸이]
[심연에 잠들어 있던 블락칸토를 사냥하고 얻은 심장으로 제련한 목걸이]
[등급 : 레어]
[기민함 : +10%]
[어둠 계열 스킬 능력 : +10%]
블락칸토는 심연의 파수꾼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몬스터였다.
어둠의 골짜기에서 서식하는 개형 몬스터인 블락칸토를 토벌하는 퀘스트는 왕국 퀘스트 중에서도 꽤 난도가 높은 퀘스트였다.
조민은 블락칸토의 심장 목걸이와 지금 착용하고 있는 목걸이를 비교했다.
둘은 같은 레어 등급이었지만 블락칸토의 심장 목걸이의 옵션 중 어둠 계열 스킬 능력치 향상이 눈에 띄었다.
조민의 직업 특성에 딱 어울리는 옵션이었다.
“음… 어쩐다.”
“레이디에게 그런 다크한 물건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아이템을 살지 말지 고민하던 때에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조민도 익히 알고 있는 유저였다.
“오랜만에 뵙네요? 아킬라이 님?”
“하, 하하, 저를 기억해 주시다니 영광인데요?”
Lv. 300 이상의 유저 중에서도 이곳 헤라 왕국에서라면 누구나 아는 이가 바로 아킬라이였다.
그런데 저렇게 너스레를 떠는 것을 보니 그냥 지나가는 길은 아닌 것 같았다.
조민은 평소 ‘냉혈미녀 유라’라는 유저 네임에 맞게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그 때문에 둘의 대화가 끊기며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상인이 훅 끼어들었다.
“이거~ 이거~ 그 유명한 아킬라이 님 아닙니까? 히이야~ 두 분을 보니 선남선녀가 따로 없습니다?!”
둘의 외모를 칭찬하는 말에 둘은 자연스럽게 상인을 바라보았다.
상인은 이때다 싶어 빠르게 입을 놀렸다.
“사실, 이 아이템에는 꽤 속 깊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국의 유명한 기사가 병에 걸린 반려자를 위하여 블락칸토의 심장을 구하려다가 이 아이템을 발견했다는 거 아닙니까?”
기사와 반려자라는 단어에 아킬라이가 반응했다.
“그럼 퀘스트 아이템이란 말입니까?”
“척하면 척이지요? 그런데 더 대단한 것은 이게 유저 퀘스트가 아닌 NPC 퀘스트 아이템이라는 겁니다!”
NPC 퀘스트라는 말에 조민도 흥미를 보였다.
Safety World는 다른 게임들과는 특별하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퀘스트 분류였는데, 일반적인 게임은 유저들만이 퀘스트를 진행했었다.
그런데 Safety World는 NPC에게도 퀘스트가 부여되었다.
NPC가 퀘스트를 진행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 과정에서 NPC가 직접 유저들에게 퀘스트를 공유하면 그 퀘스트에 참여한 유저들은 특별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보상에서 나오는 아이템들은 확실히 특별했다.
아킬라이와 조민이 그런 생각을 하며 목걸이에 시선을 고정하자 상인은 미소를 띠며 목걸이를 들어 올렸다.
“자! 가까이서 한번 보시지요?”
그리고 내민 곳은 조민의 앞이 아닌 아킬라이의 앞이었다.
명백히 ‘네가 사서 여자에게 선물해’라고 말하는 거였다.
아킬라이 또한 이 목걸이가 NPC 퀘스트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듣고는 흥미가 일었다.
어쩔까 고민하던 그때 조민의 눈동자가 목걸이에 고정되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순간 아킬라이는 눈을 번쩍이며 빠르게 상인의 손을 낚아채 갔다.
탁-
“이건 내가 사겠습니다. 골드는 바로 입금했습니다.”
엄청나게 빠른 행동이었다.
상인은 이곳에서 장사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이템을 이렇게 빨리 사는 유저는 처음 보았다.
아킬라이의 말대로 아이템 대금이 지급된 것을 확인한 상인은 빠르게 입을 놀렸다.
원래 장사는 호구에게 하나의 물건을 팔았으면 다른 것들도 끼워 팔아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오랜만에 온 호구를 놓칠 리 없는 상인은 그 뒤로 반지 두 개를 아킬라이에게 끼워 팔았다.
커플링을 하면 좋겠다는 헛소리를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순식간에 상인에게서 아이템 3개를 구매한 아킬라이는 싱긋 웃으며 조민에게 목걸이를 내밀었다.
“선물입니다.”
“…제가 받을 이유가 없는데요?”
목걸이가 탐나기는 했지만, 선물이라는 말에 포장된 것을 무작정 받을 수는 없었다.
“이유가 왜 없습니까? 오크 부족장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데 냉혈미녀 유라 님께서 얼마나 고생하셨습니까? 저도 덕분에 헤라 왕국에서 큰 보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아니어도 아킬라이 님은 충분히 클리어하셨을 것에요.”
“에이~ 아닙니다, 제가 그때 성벽에서 오크 부족장에게 죽을 뻔… 헙.”
아킬라이는 굳이 북쪽 성벽에서 죽을 뻔한 일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대신 손에 들린 목걸이를 조민에게 좀 더 가까이 내밀었다.
“그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신 것은 확실하니 부디 받아주세요.”
“…그래도.”
조민은 아킬라이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고민이 커졌다.
그런 조민의 고민을 끝내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고민해, 그냥 받아.”
“오빠?!”
시후가 걸어오며 턱을 까딱였다.
“주는 건 받는 거야. 특히 그런 거는.”
“그럼, 주시는 것이니 감사히 받겠어요.”
“……!”
그 말에 조민은 잽싸게 아킬라이의 손에 들린 목걸이를 낚아챘다.
시후가 저리 말한다면 분명 무언가 있다는 소리였으니 말이다.
반면, 자신이 그토록 주고 싶었던 선물을 조민이 받았음에도 아킬라이는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갑자기 나타난 시후를 보며 미간을 좁히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어, 그래.”
한스텔 마을에서 이미 한 번의 조우가 있었기에 아킬라이가 먼저 인사를 한 거였다.
하지만 시후는 손을 슬쩍 휘저으며 대충 인사를 받아주었다.
이미 시후의 목적은 조민도 아킬라이도 아니었다.
조민의 손에 들린 저 은은한 묵광을 발하는 목걸이였다.
“볼일 다 봤으면 가자.”
“네.”
시후의 말에 조민은 아킬라이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뒤를 따랐다.
순식간에 자리를 떠난 조민 덕에 아킬라이만이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그때 옆에 있던 상인의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닭… 개….”
그리고 아킬라이의 머릿속에 한 속담이 떠올랐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닭이 누구고 개가 누군지는 뻔했다.
그렇게 ‘개’가 된 아킬라이를 두고 조민은 쭐레쭐레 달려가 시후의 옆에 섰다.
“오빠? 이 목걸이에 뭐 있죠?”
“응.”
조민의 질문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가 ‘블락칸토의 심장 목걸이’의 특이한 점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King D.M과 그의 일행이 혼신의 힘을 다한 호객 행위 덕분에 진열대에 올려놓은 아이템들이 순식간에 팔려 목표 골드를 모았으니 이제 왕국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주위에 일행들이 한 명도 없었다.
‘나는 골드 좀 벌어 보겠다고 열심히 일하는 중에 이 녀석들은 놀러 나갔단 말이지?’
시후는 기감을 펼쳐 일행을 찾았다.
그러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것이 조민이었기에 찾아간 거였다.
그런데 조민의 앞에 은색 갑옷을 번쩍이며 서 있는 아킬라이를 발견하고는 문득 한 가지 테스트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독안공(讀眼功).
독안공은 총 세 가지의 큰 효과가 있었다.
5성 경지에 이르러 상대와 눈을 마주치면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이는 이미 시후가 간간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7성 경지에 이르면 눈을 마주치지 않고도 상대의 정보를 파악할 수가 있었다.
천마 시절, 이 능력으로 무림에 숨어 있던 기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래 무공이라는 것이 상대적이기에 나와 경지가 비슷하거나 낮은 사람의 기는 읽기 쉬웠다.
하지만 높은 경지에 있는 이가 마음먹고 기를 감추자고 한다면 절대 읽을 수가 없었다.
천마의 자리에 올랐을 때 그 상대가 없었지만, 그전까지는 독안공을 이용해 많은 기인을 만났다.
그중 몇은 천마신교로 포섭까지 했으니 아주 유용한 무공이었다.
이번 내공 증진을 통해 독안공 7성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게 된 시후는 아킬라이에게 독안공을 사용해 보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같은 독안공을 썼음에도 현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현실에서는 그가 몸속에 담고 있는 내공의 성질이나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그가 어디 문파 소속이고 어디가 약점인지 파악할 수가 있었으니 대단한 거였다.
그런데 Safety World에서는 그 내용이 스테이터스 창으로 나타났다.
종족 : 인간
직위 : 백작
직업 : 기사/헤라 왕국 은빛 날개 기사단장
<스텟 정보>
힘 : 85
민첩 : 120
체력 : 75
지능 : 57
현재 상태 : 눈앞의 유저에게 이성적으로 호감을 느끼고 있으며, 누군가의 감언이설에 속아 사리 분별을 못 하는 상태.
아킬라이의 정보가 그대로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러다 아킬라이가 내민 목걸이를 보며 조민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았다.
‘어떤 목걸이길래 저 아이가 저리 망설이지?’
그 궁금증에 목걸이에 독안공을 사용해봤다.
예상대로 아이템의 정보도 스테이터스 창으로 나타났다.
다른 것들과는 다르게 짙은 글씨로 적힌 정보를 보는 순간 바로 나선 거였다.
시후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조민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거기에 오픈되지 않은 옵션이 있다는구나?”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