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솔직히 남궁세가는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들이었다.
그래도 천마 시절 제갈세가와 비견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진 녀석들이 남궁세가였다.
자신들은 검가(劍家)지만, 기문진식(奇門陣式)에 능통하기에 언제나 최고라 자부하던 녀석들.
때문에 오만함이 넘쳤고 약은 녀석들이 넘쳐났었다.
제갈세가가 우주의 진리를 찾아 무공을 깨달았다면 남궁세가는 자신들이 곧 하늘이라 떠들어대며 무공을 갈고닦았다.
그래서 천마(天魔)의 이름으로 녀석들을 벌했다.
“그때 남궁천(南宮天) 녀석의 뺨을 후려갈길 때 십 년 묶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았는데 말이지.”
시후는 제갈신길에게 남궁 세가가 어디에 있는지 물은 후 며칠 후에 그곳을 찾아갔다.
처음 위치를 들었을 때 바로 찾아가 보고 싶었지만, 그때는 태산과 인호의 일로 보류했었다.
둘은 대환단을 먹고 임독양맥이 타동된 상태였기에 기가 상당히 승한 상태였다.
그것을 안정시키기에는 진지춘으로는 역부족이었기에 시후가 곁에 있었다.
거기에 둘을 고수의 반열에 오르게 하기 위한 훈련까지 시작했기에 남궁세가를 찾는 시일이 늦어졌다.
지금도 둘에게 북한산 절벽을 오르라는 말을 남기고 왔다.
내공을 일절 일으키지 않은 상태로 말이다.
물론, 내공을 일으키지 못하게 점혈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혹여나 낙사와 같은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한 거였다.
“뭐, 차차 단계를 올리면 되니까.”
앞으로 자신이 봐줄 때는 한 손으로만 올라갈 수 있게 점혈할 생각을 하는 시후였다.
“그나저나, 이 자식들은 이런 곳에서 장사한단 말이지?”
시후의 눈앞에는 ‘South Palace’라고 적힌 화려한 LED 간판이 반짝였다.
밤이라고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천 쪼가리 하나 걸친 것 같은 여자들이 즐비했다.
거기에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려는 듯이 금반지, 금목걸이를 주렁주렁 단 남자들까지 줄을 이었다.
“제갈세가는 약(藥)으로, 당가는 학업(學業)으로. 남궁세가는 풍류(風流)에 손을 뻗었다는 건가?”
시후의 말대로 남궁세가가 있다는 South Palace는 홍대에서 TOP 5 안에 드는 클럽이었다.
11시에 오픈하는 클럽 앞에 그 어느 때보다 사람이 많은 것을 보니 유명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입장 시간이 되자 덩치 좋은 남자들 몇이 나와 입장을 받기 시작했다.
몇몇은 옷이나 외모를 지적받으며 퇴짜를 맞기도 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번듯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시후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진짜 이렇게 입으면 저기를 들어갈 수 있다는 거냐?”
“아고~ 도련님. 속고만 사셨나요? 도련님 외모에 그런 스마트한 정장만 입어줘도 프리패스죠.”
시후의 물음에 뒤쪽에 있던 진지춘이 대답했다.
진지춘 또한 시후에 버금갈 정도로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모습이었다.
거기에 한술 더 떠 진지춘의 옆에는 동그라미가 네 개가 겹쳐 있는 스포츠카도 서 있었다.
오늘 이곳에 간다는 소식을 들은 진지춘이 직접 모시겠다며 저 차를 끌고 집 앞으로 찾아왔었다.
상당히 들떠 있는 모습이 꼴불견이어서 돌려보내려다가 조민이 진지춘과 동행을 하는 게 나을 거라는 말에 같이 왔다.
그런데 역시나 돌려보낼 걸 그랬다.
저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니 진지춘은 들어가지 못할 것 같았다.
“돌팔이, 너는 안으로 못 들어갈 것 같은데?”
“에이~ 무슨 말씀을 그리 섭섭하게 하십니까? 저도 이정도면 무조건 들어갑니다.”
“음…. 뭐, 알아서 해라.”
나이를 지적하려다가 참았다.
줄을 서보면 알겠지, 라는 생각에 일단 사람들 뒤에 섰다.
시후 차례가 되자 덩치 큰 남자가 시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외모에 슈트까지 입었으니 바로 통과였다.
이제 바로 뒤에 있던 진지춘의 차례에 시후는 당연히 퇴짜를 맞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덩치 큰 남자가 손을 삭삭 비비며 어서 들어가라며 깍듯이 인사까지 해주고 있었다.
“뭐야? 돌팔이, 저놈이 왜 너를 그렇게 대하냐?”
“에이~ 우리 도련님, 아직 세상을 아시려면 머셨네요~.”
“쯧, 사설이 길어.”
“녀석은 저를 본 게 아니라 제가 타고 온 차와 몸에 걸치고 있는 이것들의 가격을 알아본 겁니다.”
진지춘은 손을 들어 차고 있는 시계를 보여주었다.
시후의 눈에는 그저 금색 시계일 뿐이었지만 그것은 고가의 롤렉땡 시계였다.
대충 이야기의 흐름으로 봐서 진지춘이 비싼 차를 타고 비싼 시계를 차고 다니는 것을 저놈이 알아봤다는 소리 같았다.
“도대체 이곳이 뭘 하는 곳이길래 돈 많은 놈은 프리패스인거냐?”
“어? 도련님 클럽 처음이십니까?”
처음이다 뿐인가.
이곳이 클럽이라는 것도 오는 도중에 진지춘이 ‘South Palace’라는 이름을 거론하며 엄청 유명한 클럽이라고 해서 알았다.
“뭐, 대충 젊은이들이 술 마시고 노는 곳 아니냐?”
“뭐, 틀린 말씀은 아니지만… 헤. 그럼 들어가실까요?”
무언가 설명하려다가 마는 느낌이었지만 등을 미는 진지춘에 떠밀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순간.
쿵쾅-쾅쾅-
귓속을 파고드는 소음에 시후는 인상을 찌푸렸다.
즉각 내공을 일으켜 고막 주위에 얇은 막을 쳤다.
그러지 않았다가는 청각에 이상이 올 것 같았다.
“무슨 음악 소리가 천둥소리 같냐?”
실내를 가득 울리는 음악 소리도 문제였지만 안에 상황은 더욱더 가관이었다.
좀 전에 밖에서 보았던 남자들이나 천 쪼가리 같은 옷을 입은 여자들이 서로 뒤엉켜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저거 너무 가까이서 비비적거리는 거 아니냐?”
“에이~ 도련님, 저 정도 부비부비는 기본입니다요.”
“부비부비?”
그때부터 진지춘의 속성 클럽 강의가 짧게 이어졌다.
특히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서 몸을 비비는 것이 ‘부비부비’라는 설명을 들은 시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알던 음주가무(飮酒哥舞)와는 너무 달랐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거였다.
서둘러 남궁세가 녀석들에게 볼일을 보고 이곳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팔이, 너는 말이야, 여기서….”
진지춘에게 여기서 대기하다가 빠져나가는 놈이 있으면 잡으라는 소리를 하려다가 입을 다무는 시후였다.
어느 새인지 진지춘은 자신의 곁을 떠나 부비부비를 하는 무리 속에 스며들어 몸을 흔들고 있었다.
“하? 너도 참 대단하다.”
은신술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 자신의 옆에서 진지춘이 사라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전음으로 진지춘에게 수상한 놈이 나타나면 잡으라고 말해준 후 시후는 2층으로 올라갔다.
들어올 때 보니 입구를 지키고 있던 덩치 큰 놈들이 들어가는 것이, 그곳에 이곳의 주인 격인 놈들이 있을 것 같아서였다.
역시나 2층에 오르자 끝 쪽 입구를 막고 있는 남자가 시후를 발견하고는 인상을 구겨왔다.
“어이, 손님. 여기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입니다. 내려가십시오.”
말만 정중하지, 표정은 당장 내려가지 않으면 좋은 꼴을 못 볼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남자는 시후가 자신의 경고에도 여전히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마주 걸어갔다.
“손님, 술을 많이 자셨으면 집에 가시죠? 아니면 여기서 재워드릴까?”
“오호~ 그거 괜찮은데? 대신, 나 말고 네가 좀 자라.”
푹-
시후는 지풍을 날려 남자의 수혈을 짚었다.
남자가 쓰러지며 큰 소리를 낼까 싶어 친절하게 부축까지 해주었다.
한쪽 벽에 남자를 기대놓고는 남자가 지키고 있던 문을 열었다.
안쪽에 사무실 풍경이 펼쳐질 거란 시후의 예상과는 다르게 안은 비싼 소파에, 커다란 테이블 위에 비싼 술이 가득 놓여 있는 풍경이었다.
거기에 한술 더 떠 남녀들이 정신없이 나뒹굴고 있었다.
시후의 등장에 순간 장내 분위기가 싸해졌다.
“너, 넌 뭐야?!”
한 놈이 바지춤을 후다닥 올리고는 시후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그런데 녀석의 움직임이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풍미보(風靡步)?”
남궁세가의 입문 제자들이 배우는 독문보법이었다.
바람처럼 미끄러져 오는 것이 확실했다.
거기에 내지르는 주먹에 내공까지 실은 게 딱 남궁세가다웠다.
“일반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내공을 사용하는 게 딱 너희답다.”
“뭔, 개소리야! 어? 어?!”
시후는 얼굴로 날아오는 녀석의 주먹을 슬쩍 피했다.
자신의 주먹을 피할 줄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는지 녀석은 균형을 잃고 비틀대며 놀랐다.
“뭐, 내가 일반인은 아니지만 말이야.”
푹-
시후의 지풍을 맞은 녀석은 눈을 까뒤집으며 기절했다.
자신들의 동료가 너무나 가볍게 제압당하자 술잔을 들고 있던 녀석들이 벌떡 일어났다.
녀석들의 주위에는 여전히 정신을 잃은 여자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런데 유독 가장 끝에 앉아 있는 녀석의 손에 들려 있는 여자의 상태가 이상했다.
화장을 진하게 한 것도 있었지만 얼굴에 핏기가 없는 것이 창백해 보였다.
“이거, 남궁세가를 찾아왔는데 이상한 거를 보네?”
시후는 단번에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다.
천마 시절 천마신교뿐만 아니라 중원 무림까지 위협했던 녀석들의 쓰레기 같은 무공이었다.
“너, 어떻게 남궁세가를 알지?”
시후가 다른 것을 눈치챈 것도 모르고 그저 자신들이 남궁세가라는 사실을 들켰다는 점에 놀라는 녀석들이었다.
핏기가 전혀 없는 여자를 들고 있던 녀석이 여자를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후를 노려보았다.
“너 어디 놈이냐?”
“궁금해? 그러면 서로 궁금한 거 하나씩 물어보고 답하기로 할까?”
“뭔 개소리야? 뭐 해? 죽여!!”
멍 때리고 있는 동료들을 다그치자 녀석들이 풍미보를 펼치며 달려왔다.
역시나 처음 달려들었던 녀석들과 비슷한 수준이었기에 시후는 가볍게 지풍을 날려 모두 기절시켰다.
“허? 대단한데?”
동료들이 기절했는데도 당황하기는커녕 되레 시후를 칭찬하는 녀석이었다.
꽤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모습이었다.
“내가 묻고 싶은 것에 대답할 녀석은 너 하나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아서. 이리 좀 와볼래?”
“훗.”
스팟-
녀석은 시후의 말에 슬쩍 웃고는 갑자기 몸을 움직였다.
창문도 없는 이곳에서 움직여봐야 문 앞을 시후가 막고 있어서 도망치지는 못할 것 같았다.
그런데 녀석이 움직인 곳은 방에 가장 구석진 곳이었다.
벽을 더듬거리는 것이 저곳에 무언가 안배를 해놓은 것 같았다.
“쓸데없는… 헐!”
타탕-탕!
기관진식을 가동한다는 생각에 기껏해야 암기 좀 날아오겠거니 생각했는데 벽에서 나타난 것은 총이었다.
총에 대한 것은 너튜브나 영화에서 보았었기에 시후는 즉각 반응하여 몸을 피했다.
아직 호신강기로 총알을 막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기에 몸을 움직이는 거였다.
벽에서 나타난 총구의 방향을 보면 어디로 날아오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열 자루의 총구의 방향을 단번에 파악하여 피하는 것은 시후만 가능했지만 말이다.
방 안 이곳저곳을 빠르게 움직이며 총알을 피하자 기관을 작동시킨 녀석이 놀라고 있었다.
“뭐, 뭐야? 저 괴물은?!”
녀석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시후의 존재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기관을 작동시킨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을 다시 꾸욱 누르는 녀석이었다.
그러자 녀석이 기대고 있던 벽이 회전하며 녀석을 벽 안으로 삼켰다.
그것을 보고 있던 시후는 총알을 피하면서 손을 뻗었다.
“열화장(熱火掌).”
쾅-
시후의 손에서 불길이라도 뿜어져 나가듯 거대한 화염 덩어리가 벽에 꽂혔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구멍이 뚫리며 먼지가 피어올랐다.
그 충격 때문인지 연신 불을 뿜어내던 총들도 멈추었다.
시후는 곧장 몸을 날려 녀석이 도망친 구멍 안으로 들어섰다.
“네놈이 도망을 쳐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
통로는 하나였기에 시후는 빠르게 달려갔다.
그리 긴 통로는 아니었기에 끝 쪽에 다다르자 계단이 나타났다.
계단 끝에 문을 열자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비밀 통로는 클럽 안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방음이 잘 되는 방이었는지, 아니면 클럽 음악이 시끄러웠던 탓인지 총소리가 여기까지 들리지는 않은 듯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몸을 흔드는 것을 보며 시후는 기감을 높여 녀석의 기척을 찾아갔다.
“벌써 거기까지 갔느냐?”
녀석은 이미 클럽 입구까지 다다른 상태였다.
생각보다 제법 빠른 경공을 구사할 줄 아는 것 같았다.
녀석도 시후가 펼친 기감을 느낀 것인지 몸을 돌려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갑자기 손을 들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우더니 냅다 문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이미 너튜브를 통해 저 손가락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시후였기에 어이가 없었다.
“제 명을 단축시키는 놈이구나?!”
입구까지 가려면 사람들을 헤집고 갈 수밖에 없었다.
평소라면 슬쩍슬쩍 움직여 헤집고 갔겠지만, 가운뎃손가락을 본 시후는 몸을 훌쩍 날렸다.
탁탁탁-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의 머리를 사뿐히 밟으며 시후는 빠르게 입구로 향했다.
어찌나 격렬하게 춤을 추는지 사람들은 자신들의 머리를 밟는 시후를 느끼지도 발견하지도 못했다.
그렇게 입구를 지나 밖으로 나온 시후는 다시 녀석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도 않고 기척 또한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쓰읍, 이럴 리가 없는데?”
자신의 이목을 피해 벌써 멀리 달아났을 리도 없었고 은신술을 펼쳐 숨었을 리는 더욱 없었다.
아무리 그 재수 없는 자식들의 무공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자신의 이목은 피할 정도의 무공 수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기감을 아무리 펼쳐보아도 녀석의 기척은 찾을 수 없었다.
“아이고~ 도련님! 여기서 그렇게 훨훨 날아가시면 어찌합니까?”
헐레벌떡 뛰어나오는 진지춘이 시후를 나무랐다.
요즘 같은 세상에 무공을 사용한다는 걸 들킨다면 얼마나 귀찮아질지를 걱정하는 거였다.
그런 진지춘을 시후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왜, 왜 그렇게 쳐다보십니까?”
“어떻게 될지 알면 네가 해결해야지, 왜 따라 나오냐?”
“그, 그렇죠?”
진지춘은 그제야 시후가 자신을 이곳에 동행시킨 이유를 깨달았다.
시후에게 살짝 인사를 하고는 다시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진지춘이 안으로 들어갔으니 시후는 그쪽으로는 신경을 껐다.
시후 역시 진지춘에 대해서 확실히 아는 것이 한 가지가 있었다.
일을 시키면 깔끔하게 마무리한다는 거였다.
방법은 모르겠지만 클럽 안에서 자신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해놓을 거였다.
그보다 시후는 여전히 기감에 잡히지 않는 녀석을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그래, 여기서의 너희들은 좀 다르다 이거지?”
능력은 보잘것없는 것들이 자신의 이목을 숨기는 묘기를 갖추었다는 생각에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그 관심을 해결해줄 녀석이 단번에 떠올랐다.
시후는 스마트폰을 꺼내어 통화 버튼을 눌렀다.
- 여보세요?
전화를 받은 상대는 당소영이었다.
시후는 당소영의 목소리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목소리만 들었을 뿐인데 심기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시후도 알고 있었기에 애써 무시하며 입을 열었다.
“그때 보았던 남궁화성의 거처가 어디지?”
- 남궁세가요?
“그래, 어디야?”
- 제가 알기로는 홍대입구역에서….
홍대입구역에서부터 어디로 가라고 주절주절 설명하는 당소영이었다.
하지만 그 설명을 시후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솔직히 여기가 어디인지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나와. 여기 홍대에 있는 South Palace라는 클럽 앞이다.”
그렇게 당소영을 불러낸 시후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