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그인하는 천마님-69화 (69/275)

제69화

당성치는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돌아보지도 않고 입을 열었다.

“그래, 알아보았느냐?”

“네, 그쪽 역시 어떤 이의 도움으로 그리했다 합니다.”

“그랬단 말이지? 음….”

당성치는 한참을 고민하며 턱을 매만졌다.

“쯧, 결국 그 녀석을 만나 봐야 하나…?”

누군가를 생각하는 당성치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그만큼 만나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이가 절대로 만나기 싫은 이라는 뜻이었다.

당성치는 손을 휘휘 저었다.

그러자 그림자에서 솟구쳤던 이가 다시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당성치는 품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번호를 눌렀다.

- 왜?

“쯧.”

다짜고짜 반말로 응하는 상대방에 당성치는 혀부터 찼다.

- 용건 없으면 끊는다.

“없으면 걸었겠냐?”

- 짧게 말해라.

“전화로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고 내일 좀 만나자.”

- 이곳으로 오든가.

“1시쯤에 가지.”

둘의 대화는 그렇게 다음 날 1시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종료되었다.

당성치가 끊기도 전에 먼저 통화가 종료되었지만 당성치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다.

그러고는 아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 *

시후는 지금까지 중에 가장 발랄한 발걸음으로 등교 중이었다.

어머니가 태워다 주신다는 것도 거절했다.

서울의 탁한 공기조차 상쾌하게 느껴졌기에 좀 걷고 싶었다.

“음음흠~ 흠흠~”

저도 모르게 콧노래까지 흥얼거릴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지금 기분 같아서는 그 누구라도 정말 죽을죄만 아니면 한 번은 봐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학교 정문을 지나칠 때 누군가가 시후를 불렀다.

“시후야? 좋은 아침!”

고개를 돌려보니 당소영이 방긋 웃고 있었다.

“아… 네에.”

시후는 대충 인사를 한 후에 그대로 지나칠 생각이었다.

당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무언가 껄끄러워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저 저 얼굴이 문제였다.

어째서인지 저 얼굴을 보고 있자니 하늘을 날아갈 것 같던 기분이 점점 땅으로 꺼지는 느낌이었다.

어서 교실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걸음을 옮기려는데 또다시 당소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후야?”

“…왜요?”

다시 한번 불러오자 시후는 몸을 돌렸다.

혹여 당가에서의 일이라도 거론하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따끔하게 혼을 내버릴까 싶었다.

하지만 당소영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다른 말이었다.

“시후는 복장 불량이네?”

“…네?”

“복.장.불.량. 학생이 슬리퍼를 신고 등교하면 안 되지요?”

당소영의 말에 고개를 내리니 삼선 슬리퍼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한사코 태워다 주겠다는 어머니를 뿌리치듯이 뛰쳐나올 때 현관에 놓여 있는 신발을 아무거나 신은 것 같았다.

그게 하필 운동화가 아니라 슬리퍼라니.

‘어쩐지 발이 시원하고 가볍다 했다.’

슬리퍼를 보며 우물쭈물하는 시후를 향해 당소영은 말을 이어갔다.

“오늘은 담임 선생님도 나와 계셔서 봐줄 수가 없네? 저기 가서 손 들고 있을래?”

당소영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이미 몇몇 애들이 손을 들고 있었다.

다들 교칙에 어긋나는 복장을 손에 쥐고 있었다.

‘저 낯 뜨거운 장소에서 손을 들고 있으라고?’

시후는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냐며 따지려고 당소영을 바라보는데 뒤에 있는 담임이 시선에 들어왔다.

한 덩치 하는 담임은 미간을 잔뜩 좁힌 채 연신 입술을 움직였다.

한글을 배울 때 입 모양을 자세히 관찰한 시후였기에 담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챘다.

- 어.서.가.서.손.들.어.죽.기.싫.으.면.

등교 시간이라 많은 이들이 있는 이곳에서 훅하고 사라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풍을 날려 모두를 재울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랬다가는 119가 오거나 하면서 일이 더욱 커질 것 같았다.

결국, 무난하게 일을 끝내는 것은 자신이 저 낯 뜨거운 장소에서 손을 들고 있는 것뿐이었다.

“…네.”

시후는 하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어가 한쪽에 자리했다.

천천히 손을 하늘로 치켜드는 시후를 향해 당소영이 쐐기를 박았다.

“슬리퍼도 들고 해야 하는 거는 알고 있지?”

순간 시후는 움찔했다.

오늘 한 번은 봐줘야 할 대상이 당소영인가 싶었다.

당소영의 말대로 허리를 숙여 슬리퍼를 들어 올렸다.

그때였다.

“풉! 시후야? 뭐 하냐?”

두 눈을 감고 ‘참을 인’ 자를 세 번 쓰고 있는 시후의 귀에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산과 인호였다.

둘은 등굣길에 무슨 재미난 일이 없을까 이야기하던 중에 손을 번쩍 들고 있는 시후를 발견했다.

건물 위를 훨훨 날아다니고 그림자 사이를 오가며 손짓 한 번으로 작은 언덕쯤은 날려버릴 수 있는 시후.

그런 시후가 교문 앞에서 손을 들고 있다니.

근래 들어 가장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었다.

시후는 자신을 바라보며 최대한 웃음을 참고 있는 둘의 얼굴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그.양.그.르.(그냥 가라)”

“풉! 뭐라고?”

“그냥…….”

찰칵-찰칵-

작게 말했지만 분명히 들렸을 법한데 태산은 못 들은 척하며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인호는 한술 더 떠 스마트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었다.

당장 뛰쳐나가 폰을 뺏어 부숴 버리려는 찰나 둘이 후다닥 도망가버렸다.

이제는 아주 눈치가 100단이었다.

그렇게 흑역사를 구경하던 둘이 떠나자 시후는 자연스럽게 당소영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담임과 함께 학생들 복장을 단속하면서도 환한 웃음으로 아침 인사를 하는 당소영.

‘그녀도 언제나 저리 웃었지.’

당소영을 보고 있자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그녀가 떠올랐다.

천마 시절 언제나 시신으로 탑을 쌓고 피로 강을 만들며 신경이 날카로울 때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 그녀.

고귀한 신분이라며 만인이 고개를 숙이면 만인보다 더욱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받던 그녀.

그녀와는 끝이라 할 만한 추억이 좋지 못했기에 애써 당소영을 외면하고 싶었다.

하지만 시산혈해(屍山血海)를 이루고 모든 무공에 통달했던 천마도 모르는 것이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인력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을.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시후는 애써 고개를 돌려 보았지만, 저도 모르게 시선이 당소영을 향했다.

그런 시후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담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강시후, 어디 아프냐? 왜 아침부터 정신 못 차리고 도리도리 까꿍이냐?”

“아… 네… 쫌….”

시후는 그제야 자신이 행동을 눈치채고는 대충 얼버무렸다.

괜스레 낯 뜨거워져 고개를 푹 숙였다.

“시후 너는 아픈 것 같은데 보건실로 가라.”

담임은 시후의 그런 행동이 아파서 그런 거라 오해했다.

어찌 되었든 이곳에 더는 있지 않아도 된다니 시후는 슬쩍 일어나 인사를 하고는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쓸데없는 말이 들려왔다.

“그러면 시후는 제가 보건실까지 데려다줄게요.”

“당 선생님께서 그래 주실래요? 여기는 제가 맡을 테니 수고 좀 해주세요.”

그런 수고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할 때쯤 이미 당소영이 곁에 와 있었다.

“괜찮니? 시후야? 선생님이 부축해줄까?”

- 그만하지? 무슨 속셈이야?

결국, 당소영의 행동에 참지 못한 시후가 전음을 보냈다.

자신의 아버지를 대할 때 보여주었던 무위로 충분히 겁을 먹을 만도 했는데 당소영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해왔다.

“시간 좀 내주지? 대화를 좀 하고 싶은데?”

“대화? 우리가 대화를 할 만큼 친한 사이였나?”

의도야 어떻든 호의를 갖고 찾아간 이에게 대뜸 독을 쓴 것은 당가였기에 굳이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그저 받을 것만 받고 무시하고 싶었다.

쓸데없이 거슬리면 그냥 눈에 띄지 않게 만들어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하지, 사람에게 언어가 있는 이유는 대화로써 문제를 해결하라는 신의 뜻이란다.”

“뭔 개소리야?”

말은 아주 청산유수였다.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시후의 말에도 당소영은 여전히 미소를 보였다.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어느새 보건실에 다다랐다.

당소영은 보건실 문을 열더니 시후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여기는 학교야. 선생님에게는 존댓말을 써야지? 강.시.후. 학생? 훗.”

그 말을 남기고는 휙 뒤돌아 가버리는 당소영이었다.

시후는 자신을 대하는 당소영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분명 손짓 한 번에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자라는 것을 알면서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것에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때문인지 애써 외면하려던 시후의 머릿속에 호기심이 일었다.

- 좋아, 시간을 내주지. 방과 후 네 자취방까지 가는 동안.

당소영에게 전음을 보낸 시후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보건실에서 땡땡이를 치기로 했다.

덕분에 실로 오랜만의 휴식이었다.

시후는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꺼내어 들었다.

그동안의 일을 되새기며 확실히 알게 된 것이 있었다.

천마 시절의 힘을 되찾기 위해서는 Safety world에서의 레벨업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이렇게 Safety World의 정보를 모았다.

포털사이트에 ‘Safety World’라고 치자 연관 검색어 1위에 익히 아는 이름이 나타났다.

“오호~ 이 자식 1위 했네?”

[1위 오크 웨이브 퀘스트 다주힐.]

[2위 하늘 날다 다주힐.]

[3위 날다람쥐 다주힐.]

[4위 힘만쌘 대머리.]

[5위 얍삽한 로빈훗.]

[…….]

딱 시후가 예상하는 대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사실 시후는 오크 부족장 히든 퀘스트를 마무리하면서 조민에게 한 가지 지시를 내려놓았다.

남쪽 입구에서의 전투 또한 편집하여 자신이 싸우는 장면 따위는 싹 다 버리고 다른 영상만 내보내라는 거였다.

확인은 해보지 않았지만 이런 반응인 것을 보니 조민이 확실하게 일 처리를 한 것 같았다.

시후에게 쏠리는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었다.

“좋았어. Safety World의 일은 당분간 이렇게 두고 이쪽 일을 해결해볼까?”

앞으로 며칠 동안은 로그인할 생각이 없었다.

오크 부족 퀘스트 이후에 대한 것은 조민에게 맡겨 놓았으니 자신은 좀 빠져 있어야 했다.

괜히 지금 접속해서 조민에게 얼굴이라도 보이는 날에는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할 게 뻔했기에 피하는 거였다.

그래도 혹여나 연락이 오면 둘러댈 핑계가 필요했기에 잠시 미뤄두었던 일을 해볼 생각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구상하고 있으니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학교 급식이 생각보다 입맛에 맞았던 시후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급식소로 향했다.

아마 지금쯤이면 태산과 인호도 그곳으로 오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 급식소 앞이 평소와는 다르게 부산해 보였다.

“뭐야? 왜 저렇게 소란스러워?”

시후는 평소보다 어수선한 분위기의 원인이 궁금해 고개를 빼꼼 들어 올렸다.

그러자 저 멀리 세상 멍청한 표정으로 헤헤거리는 얼굴들이 보였다.

태산과 인호였다.

둘은 식판에 반찬을 담으면서 이동 중이었다.

그런데 그런 둘의 주위에 상당한 숫자의 인파가 몰려 있었다.

여러 명의 말소리가 섞여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분위기로 보아 둘을 칭찬하는 분위기였다.

태산과 인호가 헤헤거리며 쑥스러워하는 것을 보면 확실했다.

시후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식판을 들고는 둘이 있는 자리로 향했다.

그래도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 건지 둘이 밥 먹을 때에는 주위에 사람들이 없었다.

대신 여기저기서 힐끗거리는 시선들이 즐비했다.

“무슨 일 있었냐?”

“시후야!!!”

시후는 둘을 부르며 자리에 앉다가 멈칫거렸다.

둘의 감격에 가득 찬 표정을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나온 반응이었다.

“뭐야? 무슨 일인데 그래?”

“우리 편지 받았다?”

“편지?”

“응!! 여자한테!!”

시후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둘을 바라봤다.

그깟 편지가 뭘 어쨌다고 저리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시후에게 둘은 빠르게 입을 놀려 설명했다.

“우리가 모쏠이잖아. 우리 인생 17년 만에 처음으로 러브레터를 받았다는 것 아니냐!”

“러브레터? 연서 말하는 거야?”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말이 적힌 연서를 받았다는 말에도 시후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굳이 그런 거를 받아봐야 뭐가 좋다는 건지.

천마 시절, 하루가 멀다 하고 받았던 연서가 귀찮기만 했던 시후였기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거였다.

그렇다고 굳이 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 줘봐야 TMI였기에 시후는 대충 반응해주며 수저를 들었다.

그런 시후에게 둘은 여전히 말을 이어갔다.

Safety World의 영상을 조민이 편집해서 올렸는데 거기에 나온 자신들을 보고 오늘 학교에서 난리가 났다는 거였다.

게임 좀 하는 애들이라면 오크들 사이를 누비고 다니던 둘의 모습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았을 터였다.

그렇기에 세간의 이목을 받을 게 당연했는데 연애편지까지 받았다니, 그건 좀 의외였다.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시후는 문득 의구심이 생겼다.

“너희들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아직 입맞춤도 안 해봤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

시후의 물음에 둘은 열심히 떠들던 입을 꾹 다물고 시무룩해졌다.

그 모습에 시후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한번 물었다.

“그럼 좋아하는 여자애는 있냐?”

“…….”

둘은 또다시 아무 말도 없었다.

시후는 그런 둘을 보며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둘의 사춘기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같은 사랑도 해보고 가슴 아픈 이별도 해봐야 진정한 남자라 할 수 있다는 것이 시후의 지론이었다.

“뭐, 너희에게 그런 날이 찾아오면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태산과 인호는 한창 들뜨던 중에 시후의 말로 인해 시무룩해졌다.

그런데 말을 듣다 보니 어째 시후는 상당한 경험의 소유자처럼 말하는 것 같아 울컥했다.

“그러는 너는? 강시후! 너는?”

“그러게? 말하는 게 아주 그냥 카사노바처럼 말하셔?”

시후는 자신을 향해 득달같이 쏘아붙이는 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씨익 웃어주었다.

그 미소에는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었다.

태산과 인호가 그 모습에 또다시 입을 열려는 찰나 시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

“프랑시스, 타란.”

“헙!”

Safety World에서 시후가 프랑시스와 타란을 어떻게 길들였는지 익히 알고 있는 둘이었기에 시후의 말을 단번에 알아들었다.

그렇다는 것은 분명 시후는 자신들과는 다른 어른의 세계를 경험했다는 거였기에 둘은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무언가 수컷으로서 뒤처졌다는 것에 대한 분노였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시후는 애써 모른 척했다.

이런 거는 입으로 백날 떠들어봐야 소용이 없고 자신이 직접 경험해야만 하는 것이기에 말을 아끼는 거였다.

대신 둘에게는 오늘 해줘야 할 일이 있기에 화제를 돌렸다.

“오늘 거기 좀 다녀와 줘.”

“거기? 설마… 당가?”

“응, 복면 쓰고.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튀고. 나도 근처에 있을 테니까.”

이미 둘의 무위로는 웬만한 이들의 이목을 속이고 도주할 수는 있었다.

문제는 찾아가는 곳이 당가였기에 그쪽에서 쓸데없는 수를 쓸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의 우려를 표하는 거였다.

그런 시후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태산과 인호는 야무지게 해결하리라는 결의를 보였다.

자신들이 이날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될지는 꿈도 꾸지 못한 채 말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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