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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는 천마님-49화 (49/275)

제49화

시후는 태산과 인호의 삼재검법 숙련도를 Lv. 3까지 올릴 수 있게 도와줬다.

그 후 셋은 같이 퀘스트 여관으로 돌아왔다.

익숙하게 퀘스트 여관 마스터에게 인사를 하던 시후는 싱글벙글한 마스터의 표정을 보며 움찔했다.

“뭐야? 왜 그렇게 웃어?”

“헤헤, 제가 웃었나요? 헤헤.”

마스터는 시후의 말에 기분이 상하거나 하는 표정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시후가 말을 걸어오자 한껏 반겼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무언가를 얻었을 때 기뻐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천마 시절 저 표정을 본 기억이 있었다.

‘금화상단의 상단주 표정이 딱 저랬지.’

그는 천마신교의 자금줄을 담당하던 자였다.

천마동을 이수하는 동도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언제나 셈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그래서 매사를 셈에 빗대어 계산하는 터에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자신의 식단은 언제나 삼첩반상이 전부였으며 대외적인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옷 한 벌로 1년을 보냈다.

그만큼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도 언제나 돈을 갈구했고, 그 돈으로 천마신교들이 배불리 먹고 자고 입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런 금화상당주는 사람을 만날 때 언제나 가면을 쓴 듯 웃고 있었다.

웬만한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천마는 언제나 가식의 가면을 간파했었다.

‘그래서 천마전에 들어올 때 가면 따위는 벗고 오라고 했더니 녀석은 술을 들고 왔었지.’

그가 천마전을 찾아올 때면 술판이 벌어졌고 웃음꽃이 만개했었다.

그때 수전노라고 놀림당하던 녀석이 큰 이익을 얻었을 때 딱 저런 표정을 지었었다.

그래서 시후는 퀘스트 여관 마스터가 골드 좀 벌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냥 좀 번 정도가 아니었다.

퀘스트 여관 마스터는 이번 오크 부족장 퀘스트가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거둬들인 수수료가 어마어마했다.

정확히 계산은 해보지 않았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벌어들인 수수료가 6개월 동안 벌어들인 것에 맞먹을 정도였다.

마스터는 그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번 오크 부족장 퀘스트가 잘 마무리되면 근처에 퀘스트 여관 2호점을 차릴 생각이었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수익이 두 배는 늘어날 것이었고 차차 왕국으로 진출할 가능성을 모색할 수도 있었다.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마스터는 이 모든 것이 시후로 인해 얻게 된 것이었기에 그를 황금 동아줄로 생각했다.

그래서 아주 자연스럽게 전과는 다른 태도로 시후를 맞이하는 거였다.

“후 님! 제가 후 님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그러십니까~!”

“왜, 왜 이래?”

마스터는 평소와는 다르게 바에서 나와 직접 시후를 맞이했다.

태산과 인호는 퀘스트 여관 마스터가 바 테이블을 벗어나는 것을 처음 보았기에 놀랐다.

한편으로는 이런 일이 시후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시후는 평소와 다르게 자신을 극진히 모시며 2층 1번 방으로 이끌고 가는 마스터에 거부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마냥 거부할 수는 없었다.

지금부터 나눌 대화들은 중요한 비밀 유지가 우선이었기에 여기만 한 곳이 없었다.

그렇게 떠밀리듯 1번 방 앞에까지 다다르자 마스터가 잔뜩 기대에 찬 표정으로 손을 슥슥 비볐다.

“제가 그동안 후 님께 대우가 섭섭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후 님을 위해 이곳 1번 방을 리모델링했습니다.”

“오호~ 그래?”

자신을 위해 리모델링까지 했다는 말에 시후는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퀘스트 여관 마스터에 대한 걱정은 잠시 덜어놓아도 될 것 같았다.

앞으로 자신이 퀘스트 여관에 영향을 끼칠 일들로 미루어 마스터는 자신에게 계속 저런 태도를 보일 것 같았다.

기대에 찬 시후의 표정에 마스터는 눈을 반짝이며 1번 방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 1번 방의 변화된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오오! 마스터, 제법인데?”

“장난 아니다, 시후야!”

“이렇게 바뀌어도 되는 거야?!”

“하, 하하! 제가 신경 좀 썼습니다!”

마스터는 시후를 위해 1번 방과 2번 방을 합치며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그랬기에 방 크기는 두 배로 넓어졌고, 그 안에 있던 나무 침대와 나무 서랍은 전부 버리고 르네상스풍의 고급진 가구들로 들여놨다.

벽에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봤을 법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으며, 걸을 때마다 먼지가 풀풀 날리던 바닥은 융 재질의 카펫을 쫘악 깔아 놓았다.

여관방이라고 불리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멋지게 리모델링된 모습이었다.

시후는 제일 먼저 방으로 들어서며 주변을 훑었다.

고급스럽게 바뀐 방의 모습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크~! 후 님께서 그렇게 만족하시니 제 마음이 다 벅차오릅니다.”

시후의 반응에 한껏 오버하는 마스터였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태산과 인호까지 들어와 자리에 앉았는데도 마스터가 방을 나가지 않고 있었다.

두 손을 삭삭 비비며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무언가를 바라는 눈치였다.

“안 나가?”

“헤헤, 팁을 주셔야…. 헤헤.”

마스터는 시후의 축객령에 대놓고 팁을 요구해왔다.

그 모습에 태산과 인호는 마스터의 돈에 대한 집념이 대단하다며 손뼉까지 쳐주었다.

시후도 그 모습이 어이가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1번 방을 이렇게 바꾼 것에 수고했다는 생각에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 1골드를 던져주었다.

웬만한 금나수보다도 빠른 손놀림으로 1골드를 낚아채 간 마스터는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감사합니다! 후 님을 언제나 저희 퀘스트 여관의 VVIP로 모실 것을 다짐하며,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내려오지 마시고 스테이터스 창을 통해 연락해 주십시오.”

띠링-

[퀘스트 여관 마스터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퀘스트 여관 마스터와 메시지를 주고받으실 수 있습니다.]

시후는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를 보며 턱을 매만졌다.

“오호~ 마스터와 친추라니, 편해지겠군.”

“헐!!”

그 말에 태산과 인호는 깜짝 놀라며 시후에게 다가갔다.

시후는 눈앞에 나타난 스테이터스 창을 둘에게 공유했다.

“대박! 어째 시후 네가 하는 일은 모두 처음 보는 일들뿐이냐?”

“음…. 나니까?”

“와씨! 재수 없어!!”

놀라는 태산의 반응에 시후가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자 둘은 손사래를 치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방금 시후에게 나타난 메시지는 쉽게 무시하지 못할 메시지였다.

퀘스트 여관 마스터와 친구 추가를 하다니.

Safety World에서 퀘스트 여관 마스터는 그저 퀘스트를 부여해주는 NPC일 뿐이었다.

퀘스트를 마무리하고 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주고 수수료를 챙길 뿐이었기에 다른 유저들과 친분을 쌓거나 하지 않았다.

제2의 세계라고 불리는 Safety World였기에 NPC와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는 유저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NPC들에 한해서였다.

퀘스트 여관 마스터처럼 유저의 성장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NPC는 그러지 않는다는 게 거의 불문율이었다.

그런데 그 불문율을 깨고 지금 시후가 퀘스트 여관 마스터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가 된 거였다.

그렇게 되면 굳이 퀘스트 여관을 찾아오지 않아도 메시지만으로도 퀘스트를 받을 수도 있었다.

시후는 그저 음식을 시키거나 방 청소를 부탁하는 정도로 메시지를 사용하겠지만 말이다.

그런 놀라운 발언을 내뱉고는 유유히 마스터가 사라지자, 시후는 아직도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있는 둘을 향해 손뼉을 쳤다.

짝-

“집중!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어? 어!”

시후의 박수 소리에 둘은 정신을 차리며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했다.

“먼저, 이번 오크 부족장 퀘스트에서 내가 받은 퀘스트를 너희와 공유하려 해.”

“그거야 오크 웨이브를 막아라. 아니야?”

태산과 인호는 시후가 수많은 유저들이 받은 공통 퀘스트인 오크 웨이브를 말하는 줄 알았다.

그것은 자신들도 이미 받은 퀘스트였기에 무슨 소리인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둘의 표정에 시후는 검지를 치켜세워 흔들흔들하며 자신의 퀘스트를 공유했다.

[오크 웨이브 히든 퀘스트]

[오크 부족장을 척살하라.]

[오크 부족장이 가장 아끼는 물건을 훔쳐 간 당신에게 오크 부족장이 분노를 표합니다.]

[전장 어디에서건 오크 부족장은 당신을 알아볼 수 있으니 숨지 말고 정면 대결을 하십시오.]

[오크 부족장 처치 : 0/1]

[보상 : 경험치, 오크 부족장의 버프 획득, 오크 마을의 영지권]

태산과 인호는 시후가 공유해준 퀘스트 내용을 보며 두 눈을 껌뻑였다.

그러고는 무언가 떠오른 듯 인벤토리를 열었다.

“설마! 이거 때문에?”

태산과 인호가 꺼낸 것은 송곳니를 꿰어 만든 목걸이였다.

시후는 그 목걸이를 집어 들며 입을 열었다.

“맞아, 내가 너희들에게 오크 부족의 창고를 털라고 시켜서 이런 퀘스트가 생긴 것 같다.”

시후의 말에 태산과 인호는 인상을 구기며 서로를 바라봤다.

“아…. 젠장! 거봐! 내가 이거 두고 오자고 했지?”

“누가? 네가? 제가 먼저 챙기자고 했으면서?”

“와…. 기억력 감퇴한 거 보소? 치매임?”

“뭐? 치매? 지가 우기는 건 생각 못 하나 봐?”

둘은 서로에게 목걸이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말을 내뱉다가 이내 멱살을 잡고 싸우기 시작했다.

서로를 거칠게 흔들며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것이 어째 크게 싸우기라도 할 것 같았다.

시후는 그런 둘을 보며 굳이 말릴 생각이 없었다.

‘음음,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지.’

친구끼리는 저런 몸싸움도 하면서 우정을 돈독히 다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에서였다.

현실에서 싸우는 게 아니니 다칠 이유도 없었으니 굳이 말릴 이유가 없었다.

덕분에 태산과 인호의 감정은 점점 격해져 가고 이내 태산이 주먹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때 돌연 둘의 싸움에 끼어드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왜 메시지 씹어요?!”

“어? 누…. 헐!”

“헐! 저분이 왜 여기에?”

태산과 인호는 서로의 멱살을 잡은 상태 그대로 굳었다.

방 입구에서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씩씩거리고 있는 저 유저는 둘이 익히 아는 유저였다.

차가운 표정에 웃음기 하나도 없는 얼굴이었지만 미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름다운 냉혈미녀 유라였다.

둘은 왜 여기에, 이 시점에 유라가 이곳에 나타났는지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그렇게 서로의 멱살을 부여잡고 석상처럼 굳어져 있는 둘에게 유라는 이상한 눈초리를 보내고는 스윽 지나쳐 들어왔다.

그러고는 시후에게로 다가가 좀 전보다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제가 메시지를 얼마나 보냈는데? 네?!”

시후는 의자에 앉아 있는 상태 그대로 유라를 올려다보며 스테이터스 창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태산과 인호에게 삼재검법을 가르쳐줄 때 알림음이 시끄럽게 울렸었다.

그때 그냥 무시했었는데 그게 유라가 보낸 메시지였나 보다.

메시지 창에는 확인되지 않은 메시지가 10개나 있었으며 모두 유라에게서 온 거였다.

- 오빠, 저예요. 어디 계세요?

- 오빠? 바쁘세요?

- 오빠? 읽지도 않으시네요?

- 오빠? 자요?

- 오빠…?

- …….

답장을 갈구하는 메시지들이었다.

시후는 메시지를 10개나 보냈는데 무시한 것에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앞쪽 의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앉아.”

“흥, 오빠가 앉으라고 해서 앉는 거 아니에요, 다리가 아파서 앉는 거예요.”

투덜대면서도 자리에 앉는 유라의 모습에 시후는 피식 웃었다.

그러면서 현실 세계의 조민과 Safety World에서의 유라를 겹쳐보니 매치가 되지 않아 볼을 긁적였다.

“그런데 너 왜 이름이 유라냐? 조민이라는 이름을 내버려 두고?”

“뭐에요~ 오빠는 조민이라는 이름이 더 좋은 거예요?”

자기 말을 어떻게 곡해했길래 몸을 배배 꼬는 유라의 모습에 시후는 어이가 없었다.

현실 세계의 똘똘하며 똑 부러지는 모습의 제갈조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 이유를 물으려는 순간 옆에서 득달같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와! 유라 씨! 팬입니다!”

“유라 씨! 제가 먼저 팬입니다!”

태산과 인호는 언제 싸웠냐는 듯이 나란히 달려와 유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유라는 그런 둘을 무표정한 얼굴로 차례로 악수를 해주었다.

“오오오!!!!”

그러자 둘은 유라와 맞잡은 손을 치켜들고는 부들부들 떨었다.

“하아….”

시후는 그런 둘의 모습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Safety World에서의 유라의 모습은 차가운 미인형 얼굴에 굴곡진 몸매를 가진 뭇 남성의 심장을 덜컹거릴 외모를 가졌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의 제갈조민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이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저렇게 어른스러워 보이는 모습이 아니었다.

‘앙칼진 새끼 고양이 같은 귀여움을 가진 녀석이었는데.’

시후가 이런 생각을 하며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자 유라는 시후를 향해 슬쩍 고개를 내밀고는 속삭였다.

“오빠, 제가 그렇게 이뻐요?”

“하?!”

“제가 얼마나 이쁘면 그렇게 뚫어져라 봐요?”

어이가 없었다.

중학교 3학년 주제에 하는 말 꼬라지 하고는.

설익은 사과를 먹었을 때 떨떠름한 느낌이었다.

딱-

“아야!”

“그런 말은 좀 더 크거든 하는 거다.”

시후는 유라가 반응하기도 전에 이마에 딱밤 한 대를 먹이고는 손을 휘휘 저었다.

얼굴을 치우라는 뜻이었다.

유라는 벌게진 이마를 부여잡고는 눈물을 글썽였다.

그 모습에 시후는 또 어이가 없었다.

Safety World는 게임이었기에 어느 정도의 통각은 느껴지지도 않을 거였다.

그런데 딱밤 한 대에 눈물을 글썽인다는 것은 연극이 분명했다.

도대체 저런 연극을 왜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을 때 돌연 옆에서 강한 투지가 느껴졌다.

“강시후!!! 이 자식!!!”

“여자를!! 아니!! 우리 유라 님을!!”

태산과 인호가 어느새 시후에게 다가와 투지를 활활 불태우고 있었다.

그제야 유라가 이 둘에게 이런 반응을 보이게 하려고 저런 연극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당히 현실 세계와 Safety World에서의 모습에 괴리감이 있는 유라를 보며 시후는 자신이 놀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 봐라? 모두 동작 그만!”

쿵-

“허억!!!”

시후는 한순간에 내공을 확 끌어 올렸다.

그러자 방 안을 가득 채우는 중압감이 셋을 짓눌렀다.

셋은 헛바람을 들이켜며 몸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태산과 인호는 일으켰던 투지를 꺼트리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유라는 테이블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셋은 온몸을 짓누르는 압박에 자신들이 누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태산과 인호는 그저 유라라는 거 하나 때문에 친구에게 투지를 일으킨 것에 부끄러웠다.

유라는 시후가 게임상에서는 조금 유할까 하는 생각에 놀렸는데 게임이나 현실에서나 마찬가지의 반응에 당황했다.

시후는 셋의 의지가 꺾이는 것을 보고는 내공을 거두었다.

“헉…. 미안.”

“헉헉, 죄송합니다.”

셋의 사과에 시후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유라를 보며 입을 열었다.

“역시 제갈세가의 여식답게 아주 앙큼한 짓을 할 줄 아는구나?”

“다시 한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한 번은 용서해주마. 다음에는 얄짤 없을 줄 알아라.”

“네….”

이번 한 번만 용서한다는 것을 각인시켰다.

그런 둘의 대화로 태산과 인호는 유라가 제갈세가의 여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둘이 눈을 굴리자 시후가 정식으로 유라를 소개했다.

“이쪽은 제갈세가의 여식 제갈조민, 이제 16살.”

“에에???”

“반가워요.”

태산과 인호는 제갈조민의 소개를 듣고는 화들짝 놀랐다.

그런 둘을 보며 제갈조민은 냉혈미녀 유라답지 않게 싱긋 웃었다.

그 모습에 둘은 마음속에서 무언가 거대한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허탈한 감정에 휩싸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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