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하는 천마님 完 (001-275)_(2022_T)
제1화
거침없었다.
손을 뻗어 천마멸겁장(天魔滅劫掌)을 날리면 눈앞을 가로막던 수십 명이 피떡이 되어 죽었다.
발을 내려찍어 천마군황보(天魔君皇步)를 펼치면 대지가 갈라지며 또 수십 명이 죽었다.
그렇게 청성파, 화산파, 무당파를 부수며 이곳, 소림사까지 다다랐다.
그런데 천마신교 이름 아래, 무림을 정복하기 위해, 거침없이 피를 뿌리던 천마 앞을 가로막는 이가 나타났다.
“법정!”
천마는 소림의 최고 방장인 법정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천마, 시주의 손에 의해 너무나도 많은 피가 흘렀소이다. 자비를 베풀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아미타불.”
“닥쳐라! 간사한 새끼들! 어떻게 내 형제들을 꾀어냈는지 모르지만, 나 천마!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
천마의 외침에 대기가 울렸고 그를 둘러싸고 있던 무인 중 몇몇은 정신을 잃고 쓰러져 갔다.
그 모습에 아미파 장문인이 한 걸음 나서며 입을 열었다.
“흥! 네가 그리 믿는 형제들은 이미 숭산을 내려간 지 오래다.”
“뭐?”
“그러길래 독불장군처럼 선두에 서서 달려드는 그 버릇 좀 고치지 그랬나?”
“…….”
천마는 말을 잃었다.
일만 교도인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했기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선두에 나섰다.
한 시진 먼저 당도한 소림에는 아피마, 점창파, 곤륜파, 공동파까지 모여 있었다.
화경에 다다른 문주들과 정예 고수 일천 명의 공격은 매서웠다.
한 시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에 선천진기(先天眞氣)까지 끌어 썼지만 기다리던 일만 교도인은 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단주 직을 맡은 형제들의 배신은 뼈에 사무칠 정도로 아팠다.
“결국, 그들 또한 조정의 개가 된 것인가.”
“이제야 머리가 좀 돌아가나? 아무리 조정과 무림이 상호불가침이라 하지만 황족 계집을 건드리다니….”
“닥쳐라! 네깟 년이 입에 담을 존재가 아니다!”
천마의 욕설에 아미파 장문인은 인상을 구기며 법정을 바라봤다.
“법정스님, 어서요! 더욱 지체하다가는 천마가 도주할 우려가 있습니다!”
“하….”
아미파 장문인의 말에 법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불교의 가르침으로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 자신이 손수 천마를 죽여야 한다는 것에 심란한 거였다.
천마는 그런 그들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와 돌아보니 참으로 아등바등한 삶이 아닐 수 없었다.
만두 하나에 목숨을 걸어야 했던 어린 시절.
부모의 그늘이 아닌 썩은 내가 진동하는 개천 다리 밑이 보금자리라 여겼던 그때.
‘우연? 아니. 필연이었겠지.’
천마 신교에 거두어져 무골(武骨)을 인정받아 천마동에 내던져졌었다.
‘나를 포함해 함께 던져진 일천의 아이들.’
여전히 만두 하나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곳이었다.
‘동도의 죽음이 곧 내일의 내 삶이었던 그곳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았지.’
다른 이들이 세력을 만들고 암투를 벌이던 그때 무(武)에 집중했고 무귀(武鬼)라 불렸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동도들은 모두 천마동을 나섰다.
‘살아서 나간 이보단 죽어서 나간 이들이 더 많았지만, 나는 그들 중에서도 가장 늦게 천마동을 나섰지.’
혼자였지만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대신 천마동의 모든 것을 얻었다.
덕분에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천마 신교에서 진정한 강자, 천마(天魔)가 되었다.
그리고 천마가 돼서야 깨달았다.
‘살기 위해 내달리기만 하던 내 뒤에는 이미 십만 교도가 있음을 말이지.’
모든 시간을 그들을 위해 산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내 사람만큼은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살았다.
그러던 중 형제의 연을 맺을 이들도 만났고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이라 부른 여인도 만났다.
비록 모든 마도인의 소원인 무림 정복을 핑계로, 그 여인의 죽음에 대한 죄를 묻고자 수많은 정파인의 피를 뿌렸지만 후회는 없었다.
‘내가 느꼈던 슬픔을 그들도 느껴야 했기에. 당한 만큼 되돌려 줘야 했으니까.’
하지만.
형제라 믿었던 이들의 배신은 그에 버금가게 아팠다.
몸에 꽂힌 이 검들.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들에게 가는 걸음을 멈추겠다며 찔러 넣은 정파 녀석들의 검.
그것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새 발의 피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천마는 손끝 하나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내려다보며 웃었다.
‘크큭. 믿었던 이들의 배신이 이토록 아플 줄이야. 녀석들에게 이 아픔을 그대로. 아니. 곱절로 돌려줘야 하건만….’
그럴 수 없음이 한탄스러울 뿐이었다.
그래서일까.
이런 상황에도 웃음이 나왔다.
천마의 피인지. 죽은 무림인의 피인지.
정체 모를 피 때문에 천마의 얼굴은 알아볼 수도 없었다.
그런 천마의 쓴웃음은 보는 이로 하여금 등골이 오싹하게 했다.
그 모습에 모두가 법정을 바라봤다.
어서 결단을 내리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법정은 낮은 침음을 흘리며 합장을 했다.
“천마 시주, 더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미타불.”
“오라.”
비록 이리되었지만, 천마답게 당당한 모습이었다.
천마는 느릿하게 움직이는 법정의 손을 보았다.
염주를 들고 있는 손이 허공에 원을 그리자 황금색 빛이 발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다.
하지만, 그 위험을 피하기에는 몸이 만신창이였다.
화아악-
눈이 부실 정도의 황금색 빛이 법정에게서 쏟아져 나와 천마를 덮쳤다.
천마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이들이 순간 시력을 잃었다.
“크아아악!”
들리는 것이라고는 천마의 절규뿐.
천마의 비명은 스산하면서도 애처로웠다.
잠시 후 그런 천마의 비명이 뚝 끊기며 고요해졌다.
다들 어떻게 된 것인지 상황 판단을 하기 위해서 내공을 운기하며 시력을 회복해 나갔다.
그때.
“없다? 천마가 없어?!”
누군가의 외침을 시작으로 천마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퍼져 나갔다.
법정스님이 천마를 무(無)로 돌려보냈다는 것에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났다는 생각에 모두가 들떴다.
홀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법정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법정은 밤하늘에 어둠을 드리우던 구름이 뻥 뚫린 그곳을 향해 합장했다.
‘천마 시주, 부디 회개하시게나. 아미타불.’
* * *
“시후야!”
천마는 자신을 바라보며 눈물에 콧물까지 쏟는 여인과 남성을 보며 얼어 있었다.
‘분명 법정 녀석이 무슨 짓을 한 이후 몸이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꼈는데….’
그 이후의 기억이 없었다.
몸이 찢어지고 영혼이 분리되는 느낌을 분명 느꼈다.
그래서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구나!’라며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일생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정신이 아득해지는 그때 무언가가 들려왔었다.
[…천…마… 천마…였다면… 내가 천마였다면!!]
모깃소리처럼 들리던 그 소리는 어느새 천둥소리가 되어 귓가에 맴돌았다.
‘황천으로 가는 소리인가.’
이제 정말 끝이구나, 라고 생각하던 때에 시끄러워진 주변에 눈을 떴다.
그리고 보이는 정체 모를 사람들.
염라대왕 대신에 왜 이런 사람들이 보이는지 알 수 없었다.
좀 더 자세히 보고자 힘겹게 몸을 일으켰더니 지금의 상황이 벌어졌다.
“시후야!! 정신이 드니? 응? 엄마가 보이니? 시후야?!”
자신을 엄마라고 칭하며 몸을 흔드는 여인에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꿈인가?’
그러기에는 피부로 와 닿는 느낌들이 너무 현실적이었다.
혹시나 해 손을 들어 얼굴을 꼬집었다.
“윽! 크, 크큭.”
아팠다.
아팠지만 웃음이 났다.
통증이 있다는 것은 죽지 않았다는 것이었기에 빌어먹을 땡중의 공격이 실패했다며 조소했다.
자신의 볼을 꼬집으며 실실 웃는 그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선생님! 우리 시후가 왜 이럽니까? 네?!”
“아마도 고열로 인한 일시적인 장애 같습니다. 좀 더 자세한 것은 정밀 검사를 진행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천마는 자신을 가리키며 생전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하는 저들을 좀 조용히 시키고 싶었다.
천마 시절 이렇게 입을 나불대는 녀석들은 내공을 살짝 일으켜 입을 다물게 했었다.
지금도 그렇게 하려고 손을 들어 올리려다 깜짝 놀랐다.
“소, 손이? 내 손이 왜 이래?”
바위를 맨손으로 부수고 호랑이도 찢어발기던, 싸움에 완벽하게 특화된 천마의 손이 아니었다.
이런 개떡 같은 손을 본 기억이 분명히 있었다.
어린 시절 천마동에서 만두 하나에 목숨을 걸던 그때.
죽음의 경쟁에서 낙오된 녀석들의 손이 딱 이러했다.
근육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앙상한 손.
뼈 위에 가죽만 붙어 있는 손.
그런 손이 눈에 보였다.
그렇게 손으로 시작한 시선은 몸, 허벅지, 발까지 이어졌다.
형편없었다.
금나수 한 번에 똑 하고 부러질 것 같은 아주 형편없는 몸이었다.
“경(鏡)! 경은 어디 있나? 경을 가져오라!”
천마는 자기 모습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 거울을 찾았다.
하지만 자신의 명령에도 저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천마를 향해 안타깝다는 시선만 보내올 뿐.
그때 한쪽 벽에 걸려 있는 거울이 눈에 들어왔다.
천마는 힘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비틀대면서 꾸역꾸역 거울 앞으로 걸어갔다.
“헉!”
벽에 걸린 거울에는 천마가 지금까지 보았던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이가 보였다.
옷의 여백이 느껴질 정도로 삐쩍 마른 몸에 푸석한 얼굴, 퀭한 눈.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 보이는 그 모습이 자신이었다.
‘이게 나란 말인가? 이게 무슨 일이지?’
털썩-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그 모습에 지켜보고 있던 이들이 달려와 천마를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거울을 보러 가기 전에 누워 있던 침대로 그를 옮겨 놓았다.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시후 어머니.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뭐하지만 그런 고열을 이겨내고 일어난 것만 해도 기적입니다.”
“하지만….”
“시간을 갖고 정밀 검사를 하며 몸을 회복하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엄마라는 사람과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천마의 귀에 똑똑히 들어왔다.
처음 듣는 언어였지만 어찌 된 것인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대화에는 천마가 죽기보다 듣기 싫은 단어가 들어 있었다.
‘걱정’.
만인지상(萬人之上). 모든 마도인(魔道人)의 정점. 하늘 위의 하늘이 천마였다.
그런 천마를 엄마라는 여자가 걱정하고 선생이라는 자가 다독이고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천마였지만 당장 혀를 깨물고 죽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힘조차도 부족했다.
죽는 것조차, 살기 위해 숨을 쉬는 것조차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분노가 끓어올랐다.
‘법정! 나를 어떻게 한 것이냐!’
법정을 탓하며 악을 써보았지만 쓸데없는 짓이었다.
혹시나 해 내공을 운기해보려 했지만, 이 몸뚱어리에는 티끌만큼의 내공도 없었다.
‘이럴 수가…. 천마가 되기 위해 익혔던 모든 것들을 잃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이 상황을 인지하기 위해 열심히 눈을 굴리는 일뿐이었다.
그리고 문득문득 스쳐 가는 자신의 빈약한 몸을 볼 때면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렇게 자조적인 시간이 지나자 점차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열심히 눈을 굴린 덕분에 상황 판단도 되었다.
어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몸뚱어리에 천마의 영혼만이 들어온 것 같았다.
‘염라대왕 얼굴을 보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나?’
최악의 상황에서 작은 희망의 불씨를 찾아갔다.
천마동에서 죽지 않기 위해 버티던 그때를 떠올렸다.
지금보다 더 극악이었던 상황이 수도 없이 떠올랐다.
그런 때를 버티고 버텨 천마(天魔)의 자리에 올랐었다.
‘그래, 뭐가 되었든 나는 천마다, 돌아가면 된다. 내 예전의 모습으로, 천마로!’
천마는 앙상한 두 주먹을 움켜쥐며 의지를 다졌다.
천마의 위용을 떨치던 무공은 잃었지만, 지식까지 잃은 것은 아니었다.
머릿속에 있는 지식만 있다면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였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멈추었던 걸음을 다시 걸을 수 있었다.
그 희망에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 후 천마는 홀린 듯 사람들에게 끌려다니며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가느다란 바늘을 통해 피를 뽑히고 커다란 기계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그사이 천마는 이곳이 자신이 살던 곳과 전혀 다른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시후 학생, 오늘은 기분이 좀 어때요?”
흰색 옷을 입고 매일같이 찾아오는 저 여인은 자신을 간호사라고 했다.
천마처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돌보는 사람이라고 했다.
매일같이 찾아와 날씨가 어떠냐는 둥 기분이 어떠냐는 등의 말을 걸어왔다.
그 질문들에 대답할 때면 자연스럽게 저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할 수 있었다.
“그저 그렇다.”
“풉, 여전히 말투가 이상하네요?”
말투에 딴지를 거는 저 여인이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천마 시절, 자신에게 말대답하는 이들은 목숨을 걸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여인에게서는 좋은 향이 났다.
오늘도 소매를 걷어 피를 뽑아 가는데도 향긋한 향기를 뿜어내기에 목숨을 살려두기로 했다.
그렇게 간호사라는 여인이 나간 후 어머니라는 사람이 찾아왔다.
“시후야, 좀 어떠니?”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이 몸뚱어리의 원래 주인인 ‘강시후’는 지극히도 사랑받는 아이였나 보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왈칵 쏟을 것 같은 어머니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보여주었다.
자신이 웃지 않으면 어머니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몇 시간이고 이 방을 나가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말이다.
“그래, 우리 시후, 이제는 잘도 웃는구나.”
천마가 웃을 때면 어머니도 같이 따라 웃었다.
잠시 후 아버지라는 사람이 찾아왔다.
다부진 체격과 한일자로 굳게 닫힌 입매로 그가 얼마나 진중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랬기에 그가 물어오는 여러 가지 질문에 대답해줄 수는 없었다.
혹여 쓸데없는 말을 하였다가 몸뚱어리의 주인인 강시후가 아니라는 것이 들통이 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아주 사소한 문제가 하나 생겼다.
“시후야, 이건 친구들이 보낸 편지야. 읽어 보렴.”
“…….”
편지라는 말에 글이 쓰여 있는 종이를 펴 보았지만 읽을 수가 없었다.
천마가 알고 있던 글자가 아니었다.
‘염병할 땡중! 날 도대체 어디로 보내버린 것이냐?!’
속으로 법정에게 욕을 한 사발 내뱉던 천마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돌려주었다.
“읽어 주…세요.”
“허업!”
어머니는 무엇에 감격한 것인지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아버지가 다가와 어머니의 눈물을 훔쳐 주었다.
참으로 다정한 가정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천마는 그 다정한 모습을 만든 지금의 순간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자, 시후야, 누우렴. 엄마가 읽어줄게.”
어머니는 시후를 침대에 편히 눕힌 후 옆에 걸터앉아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 모습을 옆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누가 보아도 나잇값 못 하고 잠투정 부리는 자식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었다.
‘젠장! 다, 다시는 읽어 달라 하지 않겠다.’
어린아이 취급을 받게 된 천마는 붉어진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고 이불을 끌어당겼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