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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 건강하겠지?”
“걱정돼?”
“완전. 배에 손 올려놔도 아무것도 안 느껴지니까 괜히 불안해.”
“노팅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오늘은 임신 초기 초음파 검사를 하는 날이었다.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야 건강하게 들어섰을 것을 알고 있는데도 괜스레 긴장이 돼 손에 땀이 찼다.
노팅 이후로는 무리를 일절 금했다. 밥도 다른 때보다 더 열심히 챙겨 먹었고, 잠도 충분히 잤다. 형의 손을 부적이라도 되는 양 꼭 붙들고 긴장감을 억제하려 해도 통 소용이 없었다.
윗입술을 입 안으로 말아 넣어 치아로 깨물자 형이 한 손으로 내 턱을 감싸 눌렀다. 자연히 바깥으로 톡 튀어나온 입술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고집스레 입술에 힘을 실었다.
차근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걸 두어 번 반복하는 찰나, 그렇게나 궁금하고 우려했던 일임에도 초음파실의 문이 열리니 온몸이 경직됐다.
그 한 발자국 떼기가 겁이 나 주저하고 있는 나를 형이 잡아끌었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쭈뼛쭈뼛 걸음을 내디딘 내가 우리를 반기는 담당의를 마주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복부 초음파는 과정이 대단할 게 없었다. 가만히 누워 검사가 진행되는 과정을 기다리며 모니터에 시선을 박았다. 태낭이 자리를 잘 잡은 것만 확인한다고 해서 만사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한시라도 빨리 알고 싶었다.
횡격막을 강하게 내리치는 심장을 인식한 고막이 형과 담당의가 나누는 이야기 소리의 일부분을 차단했다. 머리가 웅웅 울리는 감각에 속까지 울렁거리는 것 같았다.
가시지 않는 긴장에 목이 타 침을 꿀꺽 삼키며 불안한 시선을 형에게 돌렸다. 모니터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는 형의 얼굴이, 조금은 미묘했다. 물 흘러가듯 담당의를 시야에 담자 부드럽게 지어진 웃음이 내게 향했다.
“축하드려요. 쌍둥이네요.”
“……네?”
“이게 임신낭이거든요. 모니터 보시면 여기, 임신낭 두 개가 포궁 위쪽에 자리 잡은 거 보이시…….”
그러니까, 셋이 전부일 줄 알았던 가족사진이 넷으로 채워져야 온전해진다는 걸 알아챈 순간, 입술이 소리 없이 방긋거렸다. 일순 정통으로 눈길이 맞닿았던 형이 기가 차다는 듯 숨을 짧게 토하며 웃었다.
내게 떨어지는 시선의 온도가 퍽 따스한 것 같아 눈동자를 굴려 내 복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아직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떨리는 마음으로 보냈던 나의 5주, 공연스레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 말없이 묵묵하게 내 장단을 맞춰 주던 나의 형, 열 달간, 아니, 앞으로 아홉 달도 채 되지 않을 시간 동안 내가 품어야 할 나의 아이들.
그걸 생각하면 나는 그간의 긴장을 모두 놓아 버리고 허심탄회하게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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