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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222화 (222/225)

제 222 화

“자네가 돈을?”

“네, 가지고 있는 자본금이 좀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연결만 시켜주시면 제가 대신 지분을 대신 매입하고 사장님 편을 들어드리겠습니다.”

“자네가 직접 매입을 한다고?”

“네, 아무래도 주주회의 전까지 사장님이 주식을 가지고 계시는 것보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저쪽에 방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거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 여동생의 지분은 나 혼자만으로도 매수가 가능하니까 그 쪽은 내가 매입하고 임원들의 지분은 자네가 매입하는 게 좋겠어.”

강학우도 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주식 말고도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어느 정도는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여동생의 지분도 매입하고 임원들의 지분까지 매입하기에는 자본금이 부족했다. 그래서 여동생을 어떻게든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돈을 쓰지 않고 지분을 늘리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정훈이 돈을 보태준다고 하니 강학우는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또 걱정되는 것이 있었다.

“자네 자본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

“지금 있는 자본금은 200억 정도 될 것 같습니다.”

“200억?”

강학우는 금액을 듣고 놀랐다. 처음에 돈을 보태줄 수 있다는 말에 많이 있어도 50억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정훈은 원래부터 돈이 많은 재벌 2세가 아니고 자수성가한 사람이었기 떄문이다.

알로하가 성장을 하면서 돈을 모았겠지만 그 기간이 짧다.

많이 모아도 50억 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아도 너무 많았다.

“네, 맞습니다.”

“혹시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나?”

강학우는 대출이 떠올랐는데 알로하는 성장성이 좋은 회사이니 회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충분히 그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닙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조금 더 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강학우는 내심 엄청 놀랐다.

처음에 알로하를 자신의 힘으로 키워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능력이 괜찮은 청년이라고 생각했다.

같이 로이스를 견제하자고 이야기 했을 때 그저 능력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남들과 다르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저 어린 나이에게 200억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을 했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아버지의 후광과 기반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다. 태생부터 금주저를 달고 나온 것이다.

그런데 김정훈은 그런 도움없이 자신의 힘으로 일구어 내고 있다.

놀라웠다.

“그 돈으로 지분을 매입하면 되겠군.”

“네, 회장님은 여동생의 지분을 매입하시고 회장님의 편이 되어줄 임원들과 접촉을 시도 하십시오.”

김정훈의 말에 강학우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임원들의 지분을 실질적으로는 김정훈에게 옮겨놓고 강민구나 강민태의 편인 척 위장을 한다.

그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지분에 오차가 생기게 되니 강민구나 강민태는 자신들이 지분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방심할 것이다.

강학우는 웃음이 나왔다.

김정훈의 말을 들으니 자신이 경영권 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이 청년에게 더욱 관심이 생겼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로이스 때문인 거 맞나?”

강학우는 이유를 물었는데 김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정확히는 로이스가 아니라 강훈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강훈?”

“처음에 강훈 때문에 억울하게 퇴사를 당하고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냥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으니까요.”

정훈은 처음에 회사에서 쫓겨나고 저항할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당시 강훈과 그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많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정훈이 저항을 한다고 해도 강훈에게는 별다른 타격도 주지 못하고 밟혀서 죽을 확률이 더 높았다.

그렇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가게를 오픈하였다.

혼자 조용히 장사를 하기 위해서 말이다.

가게를 오픈하면서 로또에 당첨되고 이것이 힘이 되었다. 힘으로 알로하를 키워내기 시작했으며 알로하는 그의 무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 무기로 로이스를 겨누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포기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라졌다.

정훈은 이제 능력이 생겼고 그에게 몹쓸 짓을 했던 강훈을 끌어내리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 그 마지막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강민태가 프레쉬푸드의 회장에서 영영 멀어지고 로이스 역시 재기하지 못하고 무너진다면 강훈은 그저 그런 재벌 3세가 될 것이다.

그래도 돈이 많으니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겠지만 가장 중요한 그의 자존심은 무너뜨릴 수 있다.

아마 자신보다 더 커져버린 정훈을 지켜보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자신이 벌레처럼 생각했던 인간에게 밀려난다는 것은 그의 사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

며칠이 지난 후 강학우와 다시 만남을 가졌다.

“지분을 똑같이 나누기로 했네.”

“잘하셨습니다.”

강신애가 가지고 있던 15%의 지분을 3개로 나누어 오빠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기로 했다.

이로서 강학우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45%가 되었고 강민구와 강민태가 가진 지분은 40%가 되었다.

애초에 나는 42.5%와 42.5% 나누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되었다.

아마 여기에는 강신애가 들었던 선친의 유언과 회사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것 같다.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나기 위해 지분을 팔았지만 큰 오빠가 계속 회사를 운영하기를 바라는 마음 말이다.

여기에는 내가 보여준 자료도 어느 정도는 기여를 한 것 같다.

회장 선거는 과반수 이상 득표로 결정이 되는데 강학우는 이제 5%의 지분만 있으면 되고 강민구와 강민태는 10% 이상의 지분을 모아야 한다.

우리 쪽에서 훨씬 유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제 나는 우리 쪽 손을 들어 줄 임원들을 찾아보겠네.”

“네, 그리고 예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지분은 저에게 넘기고 저쪽에 스파이로 위장을 해주실 분도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찾아보겠네. 자네는 일전에 말한 것처럼 자본금 준비를 잘 해주게.”

“네, 알겠습니다.”

프레쉬푸드의 시가총액은 1조 가까이 된다. 주식을 1% 매입하려고 해도 100억이라는 돈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나는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좀 작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좀 더 끌어 모아야 겠어.’

****

강학우와 헤어진 나는 돈을 빌려줄 사람을 만나러 갔다.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릴 생각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사람밖에 없었다.

“정훈아.”

사무실로 들어가자 수아가 반갑게 나를 맞이해 주었는데 나는 그녀에게 돈을 빌릴 생각이었다.

“그동안 잘 지냈지?”

“나야, 잘 지냈지. 네가 바빠서 얼굴 보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미안하다. 그동안 일이 너무 바빴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고 갑자기 회사가 커지는 바람에 예전보다 내 시간을 가지는 것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웠다.

“나는 괜찮은데…단비한테 좀 더 잘해줘.”

“단비?”

“어, 요새 남자친구가 안 놀아준다고 심심하다고 하더라.”

수아의 말에 나는 단비한테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알로하에 집중하면서 자주 보지 못하는 건 단비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원래 코로나 신경 쓰지 말고 올해 5월에는 결혼을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지분 경쟁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서 이것도 어쩔 수 없이 미루었다.

“단비한테 잘해줘서 고마워.”

수아는 나와 단비가 연인 사이인 것을 알고나서 단비를 많이 챙겨주었다.

같이 만나서 밥도 자주 먹고 커피도 마셨는데 어떨 때는 나보다 더 친해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제 단비는 내 친한 동생인걸? 그런데 그렇게 바쁜 김정훈씨께서 내 사무실에는 무슨 일이야?”

“부탁을 좀 하려고 왔어.”

“부탁? 무슨 부탁?”

“돈 좀 빌려 줄 수 있어?”

“돈?”

갑작스러운 돈 이야기에 수아는 놀랐는데 그녀가 놀라자 조금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

“어, 지금 프레쉬푸드 경영권 다툼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자본금이 좀 많이 필요할 것 같아.”

“거기에 들어간다고?”

“어, 나중에 강민태가 프레쉬 푸드 회장이 되면 결국 그 자리는 강훈에게 갈 거야.”

나의 말에 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는데 나와 강훈의 악연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안 되지. 경영권 다툼에 끼어들려면 돈이 한두 푼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맞아. 그래서 부탁할 사람이 너밖에 없다. 대신에 내가 빌려준 돈 만큼 우리 회사 지분을 줄게.”

“지분을?”

“어, 너도 힘들게 빌려주는 건데 담보는 있어야 할 것 아니야.”

지분이라는 말에 정수아가 웃었다.

“야, 내가 예전에 투자한다고 할 때는 필요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필요한 거야?”

수아의 말에 나도 웃음이 나왔는데 상황이 아이러니 하기는 했다.

그녀는 알로하 초창기부터 투자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로또 당첨금이 있었기 때문에 거절했고 또 나중에는 코인 대박이 터져서 거절을 했다.

그녀에게 투자를 받을 만큼 돈이 필요한 순간이 없었는데 지금은 달랐다.

“상황이 그렇게 됐다.”

“얼마나 필요한 거야?”

수아의 말에 고민이 되었다. 그녀가 능력이 되는대로 빌릴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빌려줄 수 있어?”

“일단 나도 가지고 있는 현금은 얼마 없어. 나도 가지고 있는 지분을 가지고 대출을 받아야 하니까 필요한 금액을 말해 봐.”

그녀는 자신이 가진 뉴월드그룹 지분을 가지고 빌려줄 돈을 마련한 생각인 모양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자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까지 해서 돈을 빌릴 생각은 없었다.

“아니야, 너도 대출 받는 거면 그냥 다른 사람 알아볼게.”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 우리 회사 지분을 담보로 하면 돈을 빌릴 수 있을 것이다.

막말로 런디코리아의 배종연도 우리회사에 욕심을 내고 있으니 지분을 넘긴다고 하면 흥미를 보일 것이다.

“아니야, 괜히 지분 넘겼다가 나중에 너도 경영권 다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 차라리 나한테 빌리는 게 좋지.”

애초에 그녀에게 돈을 빌리려고 했던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돈을 많이 빌리기 위해서는 상당수의 지분을 넘겨야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은 좀 불안했다.

잘못하면 알로하의 경영권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수아라면 믿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찾아왔는데 그녀도 대출을 받는다는 말에 부담이 되었다.

“그렇기는 한데…너도 지분으로 대출 받는 거잖아. 미안해서 그러지.”

나는 미안한 기색을 내비쳤는데 수아가 나를 보고 말했다.

“예전에 네가 내 목숨 구해준 거 기억나?”

어떻게 잊어 먹겠는가. 그녀의 말에 나는 처음 그녀를 만났던 날이 떠올랐다.

“언젠가는 보답을 꼭 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내가 너 도와주는 걸로 퉁치자. 어때?”

오히려 돈을 빌려주는 수아가 나에게 쿨하게 말했다. 아무리 담보를 받는다고 해도 큰 돈을 거는 일이다.

그런데 그녀는 선뜻 빌려준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받기로 했다.

“고맙다. 수아야. 다음에 또 쓰러지면 그때도 내가 구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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