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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217화 (217/225)

제 217 화

“저희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매주 목요일에 초대석을 진행하는데요. 오늘은 특별한 분을 모시고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작년에 이분을 모시기 위해서 노력을 좀 했는데 이제야 만나 뵐 수 있게 되었네요. 돈카츠 브랜드 알로하의 대표인 김정훈 씨가 제 앞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저희 인물초대석에 나오신 기분이 어떠세요?”

“어…제가 이렇게 뉴스에 출연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엄청 떨리네요.”

나와 로이스의 사연을 공개하기로 결정하고 어떤 곳에 출연을 해야 할까 고민을 했었다.

사연을 설명하기에는 인터뷰가 좋을 것 같아서 강학우에게도 인터뷰에 대해서 이야기했었다.

처음에는 원래 연관이 좀 있었던 추현영 기자와 인터뷰를 할 생각이었는데 상현이가 다른 것을 추천하였다.

바로 JABC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인물초대석’이었는데 사회에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초대해서 앵커가 직접 인터뷰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앵커와 직접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나의 사연을 소개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프로그램이다.

더군다나 프로그램의 시청률도 높은 편이어서 이슈가 되기에는 충분했다.

원래 작년에 하연이의 일로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을 때 방송 출연제의를 받기는 했었다.

좋은 기회였지만 그때는 출연을 하지 않았다.

무등산 돈까스가 폐점을 결정할 만큼 욕을 많이 먹고 있었고 당시 사장님과 이야기하여 고소까지 취하했기 때문이다.

뭐, 출연을 했으면 알로하의 이름을 더욱 알릴 수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굳이 출연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알로하의 이미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달랐다.

이미 시간은 흘렀고 내가 지금 할 이야기는 무등산 돈까스가 아니라 로이스에 과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시군요. 현재 돈카츠 브랜드 알로하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제가 알고 있는 다른 돈카츠 가게에 비해서 이름이 좀 특이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아, 제가 처음에 가게를 오픈할 때 돈을 벌어서 하와이 여행을 가자는 생각으로 그렇게 지었습니다.”

“알로하가 최근에 매장 수가 60개를 넘었다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돈 많이 버셨을 것 같은데 여행 가셨습니까?”

“아니요. 못 갔습니다. 가게 오픈하고 코로나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서 해외여행 가기 힘들었고 또 다행히 돈카츠 장사가 잘 되기 시작하면서 여행을 갈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셨군요. 보통 장사를 시작하면 메뉴를 어떤 것으로 할지 사장님들이 많이 고민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특별히 돈카츠로 결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원래 가게를 개업하기 전에 돈까스 만드는 회사에 다녔습니다. 회사 퇴사하고 다른 곳에 취직하려다가 저 만의 돈카츠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개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긴장이 되었다.

많은 수의 카메라가 나를 비추고 있었고 사람들도 엄청 많이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앵커와 말을 나누면서 이야기를 하니 조금씩 긴장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원래 회사에 다니셨군요.”

“네, 5년 정도 회사 생활을 했습니다.”

“저도 최근에 알로하를 방문했었는데 기존의 다른 돈카츠 가게들과 다르게 맛이 독특했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돈카츠 개발에 관해서 생각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맞습니까?”

“어…회사에 다니면서 생각한 것도 있고 알로하 개업하고 나서 직원들과 같이 개발한 제품들도 많이 있습니다.”

“네, 그렇군요. 알로하가 독특한 맛으로도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경영방침으로도 많은 화재 되었습니다. 착한 사장님이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계시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그렇지 않은데 너무 과분한 별명을 지어주신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돈카츠 공짜로 주시고 제가 알기로 나중에 후원도 해주신 것으로 아는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최근에 영화와 드라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장선우 씨가 예전에 알로하에서 일 하셨다는 이야기는 유명한데 어머니 수술비도 지원해주셨고요.”

“지원이라기보다 선우에게 빌려주었다는 것이 맞겠네요. 당신 선우가 어머니 병 때문에 배우의 꿈을 접었는데 가까이서 지켜보니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우가 근태도 좋고 돈을 안 갚고 도망갈 것 같지는 않아서 믿고 빌려주었습니다.”

지금은 선우가 돈을 다 갚았다.

그리고 방송에서도 장선우는 잘 나가고 있었는데 최근에 개봉한 영화도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떠오르는 신인 배우로 이제는 당당히 자리를 잡았는데 나중에 프레쉬푸드와 콜라보 할 때 선우를 배우로 쓰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특히 알로하를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작년에 있었던 백화점 갑질 사건이 인상 깊으실 텐데요. 당시 직원을 위해서 고객과 다툼을 벌이신 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네, 평소 가게를 찾아주시는 고객은 왕이라는 생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 그 고객님은 너무 심한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언성을 높이게 되었습니다.”

“흔히 직원을 가족같이 생각한다는 사장님들이 많이 있는데 김정훈은 대표께서는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느껴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런 것도 있지만 당시 모욕을 당한 직원은 저에게 진짜 가족같은 직원이었습니다. 알로하 초창기에 본점을 오픈하고 제가 직접 스카우트 해온 친구인데 그래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셨군요. 특별히 이렇게 직원을 아끼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어, 사실 제가 퇴사를 할 때 그렇게 좋게 나오지는 못 했습니다.”

“회사와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당시 회사로부터 갑질을 좀 당했는데 그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퇴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회사를 만들 때 직원들이 일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애초에 이것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 출연을 했다.

PD와 어느 정도 사전에 이야기가 되어 있었는데 여기에는 우리를 도와주기 위한 프레쉬 푸드의 입김이 들어가 있었다.

정확히는 프레쉬푸드의 회장인 강학우의 인맥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대본도 만들었다.

“갑질을 당했다라…어떤 내용인지 궁금한데…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

직접적으로 로이스를 언급할 수는 없었다.

그냥 내가 겪었던 상황과 갑질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는데 인터뷰 이후에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몇 가지 신문사의 인터뷰도 했었는데 다들 나에게 갑질을 한 기업이 어느 곳인지 알고 싶어 했다.

빙빙 말을 돌려가면서 넌지시 유도했는데 나는 힌트만 던져줄 뿐 로이스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는데 인터뷰가 계속되고 점점 더 심한 갑질에 관한 내용이 나오자 비슷한 경험이 있던 사람들이 분노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중에는 찾아내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누구보다 빨리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 갑질한 사장 아들이 있는 돈카츠 회사 바로 여기입니다. >

소위 렉카라고 부르는 너튜버들이었는데 이들은 나의 인터뷰와 여러 가지를 유추해서 로이스를 정확히 추격하기 시작했다.

하긴 내가 다녔던 회사는 로이스 밖에 없었고 또 나를 알고 나와 비슷하게 로이스에서 억울하게 퇴사를 당한 사람들까지 편을 들면서 사실상 나에게 갑질을 한 기업은 로이스라는 이야기가 확실시 되었다.

그 뒤로 인터뷰를 할 때면 사람들은 로이스인지 확인했는데 나는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말씀 드리기가 곤란하네요.”

****

“BG홈쇼핑에서 로이스 제품 판매가 종료되었다고 한다.”

“진짜?”

“어, 방금 확인했어.”

말보다 빠른 것이 업계 소문이라고 했던가.

BG홈쇼핑에서 로이스의 제품들을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상현에게 듣고 기분이 좋았다.

알로하에게 갑질한 기업이 로이스라는 이야기가 방송가를 통해서 조용히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혹시나 불똥이라도 튈까 봐. 방송가에서는 조용히 로이스와 관련된 것들을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라이벌 구도만 잡으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너무나 잘 풀렸다.

특히 너튜브에서는 렉카들이 연일 로이스에 대한 안 좋은 영상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는데 강훈의 복잡한 여자관계까지 나오면서 사람들이 인식이 많이 안 좋아졌다.

- 로이스 아이들과 자주 갔었는데 이제 안 가야겠네요. 너무 실망입니다.

- 저도요. 회사 점심 시간에 자주 이용했었는데 그런 기업인 줄 몰랐네요.

- 제 동생이 예전에 로이스 본사에 다녔는데 그 사장 아들 완전 또라이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 영상보니까 완전히 자기 여자친구 만들려고 회사 다니는 것 같은데 안 좋은 인식들이 퍼져가기 시작하면서 로이스에 가지 말자고 하는 불매 운동까지 이어졌는데 상황이 점점 심각 해져가는 로이스를 보니 기분이 조금은 이상했다.

“어, 오후에 프레쉬푸드에서도 성명서 낸다고 하던데?”

“그래?”

“어, 방금 거기 담당자한테 연락 받았어.”

로이스와 프레쉬푸드는 완전히 갈라섰지만 아직까지 로이스를 프레쉬푸드의 외식 브랜드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프레쉬푸드는 완전히 선을 긋기 위한 성명서를 낼 계획이었는데 거기에는 우리와 같이 협업을 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

테이블 위에 있던 시계가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쳤다.

최근에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강훈은 머리가 아팠는데 분노를 표출할 길은 이것 밖에 없었다.

“부사장님, 괜찮으십니까?”

김구열은 강훈을 걱정해서 물었는데 강훈은 대답 대신에 그를 노려보았다.

“해결책은?”

강훈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불매운동에 관한 해결책을 물었는데 김구열은 솔직히 답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오너이슈.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문제면 고쳐 나가겠다고 하면 되겠지만 이것은 회사를 경영하는 오너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 불매운동이었다.

지금 유일하게 생각나는 방법은 오너를 교체하는 방법인데 그걸 강훈에게 이야기 할 수는 없었다.

“다른 대응은 자제하면서 일단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자신의 머리에서 생각나는 베스트 대책을 말했는데 듣는 강훈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그게 다야?”

역시나 바로 볼멘소리가 나왔다.

‘나보고 어쩌라고?’

김구열은 속으로 불만을 가졌지만 그것을 머릿속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바로 반박기사 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거 아니야. 이대로 가만히 두고 볼 거야?”

“네, 알겠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베스트다.

“그리고 기업 이미지 훼손으로 김정훈 고소할 준비해.”

“고소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놈 때문에 회사 이미지 완전히 망가졌는데 가만히 둘 수 없지.”

“사람들이 알면 저희 이미지가 더 나빠질 수도 있는데 그래도 진행 할까요?”

“가만히 있으면 놈의 말이 맞다는 걸 더 인정하는 꼴이잖아. 허위사실이라고 반박기사 내고 바로 고소해.”

“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얼른 꺼져.”

김구열은 바로 사무실을 빠져나갔는데 강훈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훈을 퇴사시키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타나 자꾸 앞에서 날파리처럼 신경이 쓰이길래 죽이려고 했는데 살아나더니 이제는 자신에게 독침을 날린다.

‘네가 감히 나를 쏴? 가만 두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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