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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200화 (200/225)

제 200 화

“음…사장님 너무 맛있어요.”

작은 키에 그렇게 크지 않은 몸을 가진 여자가 우리 가게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냥 먹는 정도가 아니라 한 번에 여러 개씩 입 안에 넣고 있었는데 예전에도 본 적이 있지만 저 작은 몸에 어떻게 저렇게 많은 음식이 들어가는지 신기했다.

너튜브에서 많이 먹는 사람들은 소화를 빨리 시키는 것이 아니라 위가 늘어나서 음식이 저장되는 공간이 늘어나는 것이라는 영상을 본 적 있는데 엄청나게 늘어나는 위의 모양에 놀랐던 적이 있다.

“사장님. 이 돈카츠 이름이 뭐라고 했죠?”

이제는 최상위 먹방 너튜버가 된 쭈영이는 내가 초대한 신메뉴 초청회에 와주었다.

주문한 음식을 다 먹었는지 다른 메뉴를 주문하기 위해서 물어보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대답을 해주었다.

“수미돈카츠입니다.”

워터에이징으로 숙성하고 수비드로 조리한 신메뉴.

물로 만든 맛있는 돈카츠라고 하여 수미돈카츠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수미 돈카츠 2개랑 냉소바 1개 그리고 체다카츠도 하나 주세요.”

이미 5인분은 더 먹은 것 같았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듯이 계속해서 주문을 하는 모습에 나는 얼른 주방으로 달려가 요리를 주문하였다.

“여러분, 저번에 와서 먹을 때도 엄청 맛있었는데 이번 수미돈카츠는 진짜 어나더레벨인 것 같아요. 그동안 돈카츠 먹방 자주 했는데 알로하를 최애로 뽑겠습니다.”

그녀는 예전처럼 너튜브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

나도 그녀의 방송을 시청하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있었는데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우리 가게 음식을 먹어 보고 싶다면서 열심히 글을 써주고 있었다.

- 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 ^^

- 저번에 쭈영이님 방송보고 상무본점 다녀 왔는데 이번 주말에 또 가야겠네요.

- 항상 맛있게 먹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겁게 시청하고 가네요

- 저기 목요시식회 나온 맛 집 아님? 먹어보고 싶다.

- 저도 먹어 보고 싶긴 한데 찾아보니까 아직 서울에는 매장이 없네요 ㅜㅜ 내가 알기로 쭈영이의 영상 평균 조회수는 70만을 넘고 있는데 잘 나오는 것은 100만 조회수를 그냥 넘겼다.

아마 편집하여 영상이 올라가면 더 많은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이거 진짜 너무 맛있어요. 여러분 알로하 꼭 방문하셔서 드세요.”

나는 쭈영이의 먹방을 보면서 만족해하고 있었는데 더욱 좋은 것은 그녀가 따로 출연료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래 그녀 정도의 너튜브를 섭외하려면 돈이 꽤 많이 들어갔을 것인데 그녀는 돈을 받지 않고 출연을 한다고 이야기 했다.

돈을 받으면 자신의 반응이 리얼하게 나올 수가 없고 구독자들에게 사실적인 모습을 전달해 줄 수 없기 때문에 광고를 받지 않고 있다고 그녀는 나에게 말했다.

대신 평가를 솔직히 해도 된다고 하면 오겠다고 하여 나는 그녀를 초청하였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그녀가 처음 왔을 때보다 가게 음식은 훨씬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작년에 그녀가 왔을 때는 이제 막 메뉴의 퀄리티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던 때라 지금 생각하면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계속해서 요리를 발전해서 지금은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사장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녀는 촬영이 끝나고 자신의 카드로 직접 계산을 하였다. 내가 그냥 가셔도 된다고 했는데 그녀는 손사레를 치면서 꼭 결제를 해달라고 했다.

“감사합니다. 혹시 영상은 언제 올라갈까요?”

“요즘 편집이 밀려서 일주일 후에나 올라갈 것 같아요. 영상 선공개는 잘 안 하는데 사장님은 특별히 올리기 전에 보여 드릴게요.”

BJ나 너튜버들을 보면 뜻밖에 사고를 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저번에도 그랬지만 쭈영이는 한결같이 예의 바르고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영상은 여기 있는 정미희 팀장님에게 보내주시면 됩니다.”

정미희는 나와 함께 쭈영이의 방송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녀가 나서서 쭈영이에게 명함을 건네주었다.

정 팀장은 쭈영이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면서 영상에 대해서 상의를 좀 하는 것 같았는데 쭈영이가 매장을 떠난 후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사장님, 고생하셨습니다.”

“팀장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아, 혹시 그거 확인하셨어요? 류형준 씨가 블로그에 저희 가게 평가를 올렸습니다.”

“그래요?”

쭈영이가 가게를 오기 전에 며칠 전에 맛칼럼니스트 류형준이 우리 가게를 다녀갔다.

그는 우리 가게의 음식을 맛있게 먹었는데 평가를 해달라는 나의 말에 웃으면서 나중에 블로그를 확인하라고만 이야기해주었다.

그의 조언을 받아들여 만든 메뉴였는데 바로 어떤지 반응을 보지 못해서 아쉬었는데 웃는 그의 모습에서 맛있게 먹었다는 생각은 할 수 있었다.

나는 핸드폰을 열어서 류형준의 블로그로 들어갔다.

블로그 옆에는 하루 방문한 사람들의 수가 나와 있었는데 그의 블로그를 오늘 찾은 사람은 만 명 정도 되었다.

아직 오후였으니 저녁까지 한다면 만 오천 명에서 이 만 명은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류형준은 자신이 다녀간 맛집들을 별점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류슐랭가이드라고 하여 그 별점들이 높은 가게들만 찾아서 다니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았다.

‘4개 이상을 받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 그가 별점을 5개를 준 가게는 채 10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었다. 보통 별 4개면 엄청 맛있는 가게로 뽑았는데 그가 직접 와서 먹었으니 나는 별 4개 받기를 기대했다.

“여기 있다.”

우리 가게에 관한 글을 발견하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눌렀는데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

“별이 다섯 개네요?”

나는 별 다섯 개를 발견하고 놀라서 소리쳤는데 정미희도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네, 류형준 씨가 별을 다섯 개나 주셨어요.”

류형준에게 별 다섯 개를 받은 가게는 많지 않다. 여수에 가서 맛을 본 하마루돈카츠도 4개 반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 가게가 그것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 개인적으로 요리에 최고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지만 알로하의 수미돈카츠는 안심 돈카츠 중에 최고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

극찬.

류형준은 우리 가게를 너무 좋게 이야기 해주었는데 글에 달린 댓글들도 하나 같이 우리 가게에서 돈카츠를 먹고 싶다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하긴 글에도 나와 있듯이 류형준은 원래 저 정도 표현을 하지 않는데 진짜 맛있게 먹었다는 것을 글을 보는 사람들도 느낀 모양이다.

나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류형준이 방문한다고 하여 특별히 더 신경을 썼다. 수미돈카츠의 맛을 끌어 올리기 위해 숙성 시간이라던지 조리 시간을 조절하면서 최상의 맛을 찾아 나섰다.

덕분에 조형우와 영업이 끝난 본점 주방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야근에 야근. 많이 피곤했지만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으니 그동안의 피로가 쫙 풀리는 것만 같았다.

“잘 되었네요. 다른 사람들은 언제 온다고 하던가요?”

류형준, 쭈영이 뿐만 아니라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많이 섭외하였다.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방문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제가 사무실에 일정표 올려 놓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말씀하신 아이들과도 연락되었습니다.”

“진짜요? 와 줄 수 있다고 하던가요?”

“네, 이번 주말에 가게에 오기로 했습니다.”

“다행입니다. 다른 인플루언서들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꼭 오기를 바랐었거든요.”

“직접 통화했는데 아이들도 엄청 좋아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인플루언서들을 초대하기로 했을 때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도 선정하였다. 너튜버, 파워블로거, 맛칼럼니스트 등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때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나라와 민국 남매였다.

우리 가게가 성장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남매.

어떻게 보면 남매가 라디오로 보낸 편지 때문에 알로하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뒤로 한 번 만나서 또 가게로 오라고 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아이들은 우리 가게로 오지 않았다.

나도 바쁘게 살아오느라 잊어먹고 있었는데 이번 초청회를 준비하면서 생각이 났다.

“네, 할머니와도 통화했는데 잘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미희의 말에 나는 아이들의 할머니가 떠올랐다. 시청에서 만나 나에게 공손하게 대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래요? 어떻게 지내고 계시던가요?”

“그 라디오와 너튜브에서 이슈가 되고 나서 남매들에게 후원을 해준다는 기업들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아, 그랬습니까?”

“네, 원래 오래된 빌라에 살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지내기에 좋지 않아서 후원금을 받고 남구로 이사를 했나봐요. 그래서 찾아오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남구에서 우리 가게가 있는 서구까지는 거리가 좀 된다. 이사를 가서 오지 못했다고 하니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랬군요.”

아이들이 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후원을 받았다는 이야기에 나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일에 돈카츠를 사 먹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아마 나도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었다면 아이들의 배고픔을 모른척 넘어갔을 수도 있다.

나는 아이들을 도와주었고 덕분에 알로하를 알릴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일 때문에 아이들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때 정미희가 나에게 말했다.

“그래서 제가 생각을 좀 해보았는데 이번 주말에 아이들이 오면 저희도 후원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후원이요?”

“네, 저도 알로하의 성장 스토리를 잘 알고 있는데 아이들의 도움이 참 컸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은 알로하가 이제는 기업이 되어서 다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미희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사실 와서 요리만 대접하는 것은 나도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약에 온다고 하면 선물을 줄 생각이었는데 그녀의 말처럼 하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그러고 보니 나는 기부를 한 적이 없구나.’

예전에 로또에 당첨되고 돈으로 무엇을 할지 찾아 보려고 인터넷에 검색을 할 때 의외로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었다.

자신이 번 돈을 남들에게 그냥 전해준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장사를 하면서 기부단체에서도 몇 번 찾아오고 부탁을 했었는데 거절을 했었다.

단체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아이들에게 직접 지원해주는 것이었다. 큰 돈은 아니어도 아이들에게 매달 얼마 씩 지원을 해준다면 할머니도 아이들을 키우기 훨씬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를 시작하고 장사에 관한 글귀를 찾아보면서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가 좋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보았다.

처음에 가성비가 좋은 식당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었기도 하고 말이다.

이제는 음식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마음도 쓸 능력이 충분히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생각이네요. 아이들에게 후원하겠습니다.”

나의 말에 정미희 팀장은 웃었다. 그녀도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있었던 모양이다.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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