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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177화 (177/225)

제 177 화

“진짜?”

[ 네, 제가 예능을 많이 안 해봐서 조금 걱정되는데 사장님 가게 나온다고 하니까 나가보려고요. ]

선우와 나의 관계는 그의 팬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방송에서도 몇 번 나오고 선우가 인스타에도 우리 가게를 자주 언급을 하기 때문이다.

아마 그것 때문에 같이 섭외를 한 것 같았는데 선우는 당연히 우리 가게에 대해서 좋은 점을 이야기 해줄 것이기 때문에 나도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다행이네. 안 그래도 프로그램에 나가서 안 좋은 이야기하는 사람 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었는데 네가 있으니까 든든하다.”

[ 당연하죠. 제가 좋은 이야기 많이 하고 오겠습니다. ]

“그래, 어머님은 괜찮으시지?”

선우가 수입 결산을 받으면서 어머님 수술비로 나에게 빌렸던 돈을 전부 갚았다. 일전에 갚고 조금 남아 있어서 천천히 갚아도 된다고 했는데 바로 입금을 해주었다.

[ 네, 사장님 덕분에 이제는 많이 좋아지셨어요. 완전히 회복 되시면 광주로 다시 내려가실 것 같아요. ]

“그래?”

[ 병원 생활 오래 하셨고 서울에는 아는 사람도 없어서 심심하신 가봐요. 저도 스케줄이 요즘에는 집에는 잠잘 때만 들어오거든요. ]

“그럼 너도 시간 있을 때 광주 자주 오겠네.”

[ 네, 어머님 뵈러 내려가야죠. 다음에 광주 가면 연락드릴게요. ]

“알았다. 아, 항상 겸손하고 조심 해야되는 거 알지?”

가게를 운영하는 나도 항상 이미지를 생각해야 하지만 연예인인 선우도 이미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막 뜨기 시작해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니 항상 겸손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행동하라고 자주 이야기했다.

평소 그의 성격을 생각하면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으면서도 또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 네, 걱정하지마세요. ]

***

“일은 할만 하세요?”

“네, 이제는 좀 적응이 된 것 같습니다.”

선우와 전화를 끊은 나는 본점으로 내려와 이경민을 만났다. 일부러 한가한 시간에 찾아왔는데 정신 없이 바빴는지 조금은 지쳐 보였다.

“마소야 때랑 비교하면 어떠세요?”

“일은 비슷한 것 같은데 사람이 많아서 힘드네요. 마소야 때 지점들은 이렇게 크지가 않았거든요.”

하긴 광주에도 마소야 지점이 몇 개 있었는데 그렇게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직원들은 특별한 문제 없나요?”

“네, 없습니다. 다들 열심히 잘 해주고 있어요.”

대전점에서는 인원을 충원하는 것 때문에 한 차례 문제가 있었다. 지금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가맹점주들도 직원들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는데 사람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직원들은 월급을 맞춰주기 힘들고 신입이나 젊은 직원들은 요식업 보다는 비대면의 고수익 직장을 찾아서 떠나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었는데 그래도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 최대한 배려를 해주면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

“본점에 인원 충원을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말에 이경민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본점에요? 지금 인원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광주에 직영점을 늘릴 생각입니다.”

지금 나에게 많은 돈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직영점이었다.

고기와 소스 제조 거기에 물류까지 다른 업체에 맡기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가맹사업으로는 큰돈을 벌 수 없다.

하지만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좋은 점도 있었는데 매장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 홍보도 할 수 있고 나중에는 자체적인 공장과 물류를 만들어도 소비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대전을 다녀오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편리함 때문에 다른 업체에 맡겼지만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운영할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고…’

로또에 당첨되고 가지고 있는 것들에서 천천히 하나씩 변화를 만들어냈다.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서 지금의 알로하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돈카츠 랭킹 1등 브랜드를 목표로 잡았는데 자그마한 가게일 때는 멀기만 한 길이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진 지금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여기서 지점을 더 늘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 올리면 몇 년 안에는 1등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일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 무너지는 프랜차이즈 가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내실을 다지면서 차근차근 나아가는 거야.’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 매출이 좋은 직영점이 늘어나는 것이 좋아 보였다.

비록 매장 하나를 오픈하는데 내 돈이 많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광안점만큼만 나와도 본전을 뽑는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직영점이요?”

“네, 광주에 직영점을 하나 더 늘릴 생각인데 지금부터 인원을 충원해서 교육을 시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몇 명 정도 생각하십니까?”

“일단은 홀 2명 주방 2명해서 4명 정도가 괜찮을 것 같은데…이거는 팀장님에게 위임할테니 알아서 채용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저는 잠시 주방 좀 보겠습니다.”

나는 오랜만에 본점의 주방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직접 칼을 잡은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나를 본 직원들이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직원들 중에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는데 하주환이었다.

일전에 가맹점주로 찾아온 하주환은 본점에서 주방 직원으로 경력을 쌓고 있었는데 주방복이 제법 잘 어울렸다.

“일은 할만해요?”

“네,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그는 이른 나이에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다. 사정이 딱해서 본점 직원으로 채용하고 1년 동안 근무 후 가맹점도 내어줄 생각이었지만 그렇다고 확정은 아니었다.

이경민에게 혹시나 그가 적응을 잘하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면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그런 연락이 없는 것을 보면 일을 잘 하고 있는 모양이다.

“딱 1년만 열심히 하세요. 그러면 내년에 가맹점 내주겠습니다.”

나는 그에게 말했지만 주방에는 다른 직원들도 있었는데 그들도 관심을 보였다.

하긴 요식업에 종사하다보면 누구나 자기 가게를 꿈꾼다. 더군다나 누구보다 알로하가 장사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직원들이었다.

그 브랜드의 가맹점을 내 준다고 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그렇게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끼어드는 사람이 있었다.

“저도 내년에 가맹점 내어 주십시오.”

동성이 형님의 동생 동준이었다.

이제는 메뉴개발팀장이 된 조형우 실장이 본점에 없으니 실질적으로 동준이가 주방 실장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알로하에서는 올해부터 일해서 경력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요식업에서 일한 짬밥이 있어서 그런지 그럭저럭 잘 해내고 있었다.

그의 꿈도 지점을 차리는 것이었는데 가맹점 이야기가 나오자 하고 싶다고 말을 꺼낸 것이다.

“그래, 동준아. 너도 내년에 가맹점 차려라.”

***

“이게 매장 디자인 시안입니다.”

광주에 안 서방이 가맹점 공사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었지만 아직 내가 방문을 한 적은 없었다.

대충 공사 현황에 대해서 듣기는 했는데 그래도 매장이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 지고 있는 궁금하여 정미희를 불렀다.

정미희는 나에게 포트폴리오로 된 시안을 보여주었는데 가맹점의 인테리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오, 이렇게 보니까 눈에 확 들어오는데요?”

“앞으로 가맹점 문의 들어오면 보여줄 시안으로도 활용하기 위해서 신경을 좀 써서 만들었습니다.”

하긴 예전에 만든 가맹점주를 위한 디자인 포트폴리오는 선영이가 여러 가지 사진을 짜깁기하여 만든 것이나 다름 없어서 조금은 미숙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프랜차이즈 회사로 정식으로 출범하였고 앞으로 가맹점주들을 만날 일도 많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이런 자료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번에 대전에 신메뉴 시작하는 걸로 주말에 바쁘셨다고 들었는데 고생하셨습니다.”

나는 그녀의 노고도 있지 않고 칭찬을 해주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냉소바를 그렇게 빨리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요. 아, 이번에 방송 촬영한다고 하셨죠?”

“네, 다음 주에 촬영팀이 올겁니다.”

“본점에서 촬영 진행할 생각이죠?”

“네, 그래야죠.”

“보니까 본점에 조금 오래된 로고들이 있던데 촬영 시작 전에 새롭게 바꾸는 건 어떨까요?”

“로고요?”

“네, 보니까 오픈 초기에 만드신 것 같은데 지금은 그때랑 디자인이 좀 달라져서 어색한 느낌이 좀 들더라고요.”

하긴 매장을 처음 오픈할 때 알로하라는 로고를 내 생각대로 제작하였다.

그녀가 나중에 만든 여러 가지 알로하 로고들과는 차이가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녀가 만든 것이 훨씬 세련되고 예뻤다.

그래도 상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서 가게를 확장 오픈할 때 그대로 가지고 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은 안 어울리는 것도 같았다.

“그렇게 하세요.”

***

다음주 화요일 목요시식회의 촬영팀이 찾아왔다.

PD와 조연출 그리고 작가와 인사를 나누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의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요미식회는 음식에 관해서 촬영을 하고 메뉴를 가지고 가서 게스트들이 먹고 품평을 하는 방송이다.

리얼맛집탐방과 다르게 가게 주인의 모습은 그다지 비중이 없었는데 아침부터 그래도 신경써서 복장을 갖추었는데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 일단 대표 메뉴 촬영부터 들어가겠습니다”

나는 출연진들이 먹을 메뉴로 히레카츠와 체다모짜카츠를 선정하였다.

히레카츠는 안심으로 만든 돈카츠로 우리 가게의 특유의 부드러움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체다모짜카츠는 이제는 시그니처가 된 우리 가게 메뉴였으니 출연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냉소바를 집어 넣을까 고민을 좀 했는데 일본식 프리미엄 돈카츠 전문점으로 출연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돈카츠에 집중을 하기로 했다.

고객들이 없는 시간대로 촬영을 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촬영팀과 직원들까지 매장에 있으니 가게가 좁은 느낌도 들었다.

주방에는 카메라까지 들어가 있어서 더욱 복잡하고 정신이 없었는데 촬영을 한다는 사실 때문인지 직원들도 많이 긴장을 하고 있었다.

직원들의 얼어붙은 표정을 보고 목요시식회의 조연출이 평상시에 하던 것처럼 하라고 이야기했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될 수는 없는 일이다.

혹시나 실수를 할까 봐 다들 긴장된 상태로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유일하게 떠들고 있는 것은 나와 메인 PD 조우진이었다.

“이게 히레카츠인가요?”

“네, 저희 가게 히레카츠는 안에 있는 힘줄과 지방 부위를 칼로 일일이 제거하고 다져주었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훨씬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의 말에 조우진은 돈카츠를 한 입에 다 집어 넣었는데 그는 맛을 보고 감탄했다.

“오, 진짜로 그렇네요. 엄청 부러워서 그냥 입 속에서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사장님.”

맛있다는 칭찬에 나는 기분이 좋았고 무거웠던 주방의 분위기도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그렇게 촬영이 한창일 때 갑자기 평화를 깨는 목소리가 들렸다.

“점장님, 고객님이 이거 안 익은 것 같다고 하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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