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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164화 (164/225)

제 164 화

정미희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내가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기도 했다.

CS는 Customer Service 고객 서비스의 약자인데 Customer Satisfacation로도 써서 고객 만족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고객들에게 서비스로 만족도를 충족시키고 컴플레인은 최소화 시키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요구들을 해결하는 일을 말한다.

가뜩이나 우리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많은 요식업이었다. 전국에 지점이 생긴다고 하면 무수히 많은 컴플레인이 생길 수 있었다.

홈페이지가 완성되면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창구가 필요했고 또 이제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가맹점 문의가 들어올 수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CS팀을 꾸릴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것도 괜찮네요. CS팀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

회의가 끝나고 나는 직원들과 같이 점심 식사를 하려고 왔다. 이렇게 모두가 출근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다 같이 밥을 먹으면서 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일식집을 예약하고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다른 회사에서는 보통 중식대를 어떻게 합니까?”

원래 우리 알로하에서는 중식대를 지급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예전에 로이스에 있을 때 중식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인 것도 있는데 직원과 알바 모두 매장에서 식사를 했기 때문에 따로 지급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알바들의 경우에는 메뉴 중 하나를 골라서 먹는 경우가 많았고 직원들도 바쁠 때는 메뉴를 만들어 먹거나 자기들이 원하는 음식이 있으면 직접 만들어 먹었고 집에서 반찬을 가지고 와서 먹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만 가능한 일이었다.

본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밖에서 사 먹어야 할 것 같았는데 나는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나의 말에 인사팀장인 고선희가 말했다.

“예전에 저희가 있던 곳에서는 구내식당이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점심 식사를 했고 따로 중식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군요. 다른 곳은 어떨까요?”

이번에는 영업팀장 이경민이 말했다.

“제가 전에 있던 회사는 따로 중식대가 없었습니다. 대신에 출장을 갈 때는 중식대까지 포함해서 출장비를 지급해줬습니다.”

그는 전에 지역관리자 슈퍼바이저였다.

당연히 출장을 다닐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 그 때에 한정해서만 중식대가 나왔던 모양이다.

다음은 회계팀장인 문영하에게 시선이 갔는데 내가 쳐다보자 그가 말했다.

“제가 전에 다니던 곳은 직원들이 그냥 점심시간에 주변 식당에서 각자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사 먹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중식대를 받았는데 제 기억에 6천 원이었습니다.”

6천 원.

나는 생각보다 적은 금액에 놀랐다. 당장 우리 가게만 하더라도 사이드를 제외하고는 6천 원 짜리 메뉴가 없었다.

분식집을 제외하고는 그 가격에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은 없을 것 같았다.

뭐, 아예 안 주는 회사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거라도 주는 게 어디냐는 생각도 있었는데 조금 짜기는 한 것 같다.

사실 직원들에게 중식대에 대해서 물어 본 이유는 본사 주변에 있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최근에 하고 있었다.

상무지구에는 큰 회사들이 많이 있었는데 자체적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곳도 꽤 있었다.

이런 구내식당들은 수익을 더 내기 위해서 주변 직장인들도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식권만 구매하면 우리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었다.

본래 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매일 돈가스 먹는 것이 안쓰러워서 찾아본 방법인데 본사의 직원들도 매일 점심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보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 괜찮은데?”

나는 나의 생각을 말했는데 조형우가 괜찮다고 호응했다. 하긴 그도 본점에서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매일 비슷한 메뉴에 질렸을 것이다.

다른 직원들의 생각도 물었는데 대체로 좋다는 반응이었다.

“그럼 구내식당 알아보는 것으로 하죠. 혹시 구내식당에서 밥 안 먹고 사 먹고 싶을 때는 중식대를 지급하면 좋을 것 같은데 다들 어떠세요?”

돈으로 준다는 싫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직원들의 복지에 관해서 요즘 생각이 많아 지고 있는데 일단 밥을 잘 먹이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

오후 2시 20분.

점식식사를 마치고 조금은 노곤해질 시간이었는데 나는 영업팀장 이경민을 호출하였다.

“사장님, 찾으셨나요?”

“네, 지금 시간 괜찮으시면 저랑 같이 본점에 가시죠.”

다음 주부터 그는 본점의 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알로하의 영업에 적응하기로 했다. 본점에는 내가 뽑은 직원들이 많으니 같이 가서 소개를 해줄 생각이었다.

“커피 한 잔 하시겠어요?”

나는 본점에 가기 전에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서 커피를 사다주려고 했는데 그에게도 물었다.

“네, 마시겠습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가만히 있기 뭐해서 그에게 물었다.

“출근하시니까 어떤 것 같으세요?”

“일단은 보여주신 매뉴얼 보면서 공부하고 있기는 한데 현장에서 직접 봐야지 손에 익을 것 같습니다.”

그에게 매뉴얼 북을 보여주고 사전에 어느 정도 공부하라고 했는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다.

책을 보고 공부해 봤자 현장에서 한 번 보는 것과는 또 느낌이 다르다. 내가 그를 점장으로 먼저 일을 시킨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금 보고 계신 매뉴얼 지금 본점 부점장인 선영이하고 제가 만든 겁니다.”

처음에 본점을 확장하고 나서 선영이와 힘들게 매뉴얼 만들었다. 그 뒤로 꾸준히 발전을 시켜서 지금은 다른 프랜차이즈에 꿀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아, 그렇습니까?”

어제 창업식을 하면서 선영이를 정식으로 부점장으로 발령을 내렸다. 아직 나이는 어렸지만 이곳 오픈 초기부터 나를 도와준 친구였기 때문에 나는 충분히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한 커피를 들고 상무본점으로 향했는데 어느 정도 영업이 끝났는지 다들 정리를 하고 있었다.

“어! 사장님. 안녕하세요.”

한참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던 소미가 가게로 들어오는 나를 보고 인사를 하였다.

“그래, 정리 중이구나. 이쪽은 본사 이경민 영업팀장님. 다음 주부터 본점에서 점장으로 일 할 거야.”

“진짜요?”

나의 말에 소미가 긴장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긴 그동안 이곳에는 상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조형우가 있었지만 그는 권위를 내 세우는 성격이 아니었고 선영이와 소미는 나이가 비슷했기 때문에 언니, 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안녕하세요. 본점에서 홀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류소미라고 합니다.”

“선영이는 어디 갔어?”

“언니, 잠시 화장실 갔어요.”

“그래?”

나는 다른 직원들도 인사를 시키려고 했는데 갑자기 홀에서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요!”

나를 비롯한 직원들의 시선이 돌아갔는데 매장 한쪽에 있던 커플이 직원을 부르는 소리였다. 소리를 듣고 소미가 바로 움직였다.

“네, 고객님. 필요하신 것 있으세요?”

“저희가 주문한 지 시간이 좀 지났는데 아직도 안 나와서 그러는데 확인 좀 해주시겠어요?”

약간 화가 난 듯한 고객의 말은 나에게도 들렸는데 나는 얼른 포스기를 쳐다보았다.

‘고객이 앉아 있는 테이블은 13번.’

13번 테이블에는 아무런 주문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주문 누락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되지만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주문 누락은 꽤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바쁜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하거나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직원들이 자주 하는 실수인데 나는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직원들에게 POS기로 주문이 안 들어간 테이블이 있는지 자주 확인하는 버릇을 들이라고 했었다.

고객의 말을 들은 소미는 바로 POS기 뛰어왔다.

주문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을 확인 했는데 그녀에게 알바생 한 명이 다가왔다.

“언니, 죄송해요. 제가 주문을 안 넣은 것 같아요.”

나도 처음 보는 얼굴이었는데 새롭게 뽑은 알바생인 것 같았다.

“메뉴는 기억해?”

“네, 치즈카츠랑 알로하 정식이었어요.”

“알았어.”

소미는 일단 주방으로 들어가 동준이에게 말했다.

“동준이 오빠. 다른 거 멈추고 알로하 정식이랑 치즈카츠 정식 먼저 준비해 주세요.”

“왜?”

“주문 누락이에요. 이거 먼저 빨리 조리 해주세요.”

“오케이.”

주방에 오더를 전달한 소미는 고개들에게 가서 사과를 했다. 고개를 숙이면서 최대한 정중히 사과를 하고 이유를 말했는데 다행히 고객들은 너그럽게 이해를 해주었다.

자리로 돌아온 소미는 조용한 곳으로 가서 신입 알바생에게 주문 누락에 관해서 교육을 하였는데 원래 알바였던 그녀가 이제는 직원티가 많이 나는 것 같았다.

“컴플레인 처리를 잘 하는데요?”

이경민은 소미의 일처리에 감탄했는데 나도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을 소미가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플레인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빠른 대처다.

간혹 다른 식당에 가보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직원들끼리 중구난방으로 우왕좌왕하고 사과도 없이 쉬쉬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런 태도가 고객들을 더욱 화나게 하여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소미의 대처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네요.”

“아까 CS팀 만든다고 하셨잖아요. 저런 친구가 근무한다고 하면 크게 걱정이 없을 것 같은데 사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그러고보니 예전에 소미는 본사에서 근무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었다. 현장에서의 경험도 있어서 우리 시스템에 잘 알고 오늘 보니 컴플레인 처리도 나쁘지 않다.

그녀가 원한다고 하면 CS팀 직원으로 뽑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미는 알바생 교육을 마치고 나에게 다시 왔다.

“사장님, 제가 미리 주문 누락 확인했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아니야, 컴플레인 처리 잘했어. 소미야, 너 예전에 본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었지?”

“네, 그랬었죠.”

“그럼 CS팀에서 근무해 볼 생각있니?”

“CS요? 그게 뭐하는 곳이에요?”

“고객서비스 관리팀인데 오늘처럼 컴플레인 관리하는 부서라고 생각하면 돼.”

“컴플레인이요?”

나의 말에 소미의 표정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아무리 잘 처리하기는 했어도 가끔 발생하는 컴플레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런데 그런 컴플레인을 전문적으로 케어하는 부서라니 본사에서 일을 하고 싶어도 별로 내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지금 바로 결정하라는 것은 아니고 생각을 해봐. 내가 봤을 때 너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네, 알겠습니다.”

***

이경민과 같이 본점을 돌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상사가 온다는 이야기에 다들 긴장하는 분위기였는데 나는 그런 동준이와 시환이를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본사로 돌아와서 CS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는데 소미는 목소리도 밝은 편이기 때문에 상담전화도 잘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연이었는데 그녀는 높은 매출이 나오고 있는 뉴월드 광주점을 맡아주어야 한다.

CS팀도 원활히 운영되기 위해서 관리자가 있어야 할 것 같았는데 이번에도 스카우트로 외부에서 초빙을 할까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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