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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160화 (160/225)

제 160 화

“저는 로이스가 강남 1호점 오픈 할 때부터 일을 시작했던 멤버였습니다.”

“그러시군요.”

입사한 지 오래된 줄은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오래되었다.

“젊은 청춘을 로이스에 다 바쳤는데 올해 초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권고 사직이요?”

“네,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내려고 하더군요.”

“다른 지역이라고 하면?”

“광주였습니다.”

“설마 상무점일까요?”

“네, 맞습니다.”

최지연이 퇴사를 당한 이후로 로이스 상무점은 나도 모르는 처음 보는 인물이 점장으로 있었다.

선영이에게 꾸준히 상무점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피라고 했었는데 손님도 많이 없고 배달도 시원치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 뒤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그가 광주로 올 뻔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놀라웠다.

“표면적으로는 경력이 많은 저에게 상무점을 살리라고 이야기 했는데 저는 퇴사시키기 위한 부당발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나도 예전에 강훈이 서울로 불러 올리려고 했었지 않은가?

“차라리 강북에 지역장 자리가 비어있으니 그 쪽으로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보기 좋게 거절 당했습니다.”

우리 회사에 입사 지원한 전 강북 지역장의 자리를 서종석이 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긴 그는 초창기 멤버이고 점장으로 일을 오래 했으니 충분히 일을 시킬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본사에서 받아주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퇴직을 마음 먹고 있었는데 혜원이에게 연락이 오더군요.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입사를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셨군요.”

“저도 처음에는 저 만의 장사를 꿈꿨는데 작년에 영혼까지 끌어서 집을 사면서 여유자금을 다 써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이직을 해야 했는데 알로하는 개업을 시켜주고 직원으로 일하면 나중에 개업을 했을 때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네, 직원으로 일하신 분들에게는 별도의 심사없이 가맹점도 내어 드리려고 하고 가맹점으로 여러 가지 이득도 있습니다.”

“로이스에 있을 때 알로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저희 가게에 대해서요?”

“네, 김정훈 사장이 저희 로이스 출신이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부러워 하는 사람도 있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훈이 알로하한테 밀려서는 안 된다고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기도 하고요.”

하긴 로이스 출신 점장들과 만나기도 했었고 방송출연으로 얼굴도 좀 알려졌기 때문에 로이스에서 나를 알고 있던 사람들이 나에 관한 이야기를 했을 수 있었다.

“저 개인적으로도 사장님의 장사 수완에 감탄하고 있었는데 저한테는 딱 맞는 근무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이유는 잘 알겠습니다. 일단 저희 사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제가 광주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뉴월드 대전점에 입점 제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대전점이요?”

나의 말에 서종석은 놀랐는데 뉴월드 대전점은 대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쇼핑몰이었기 때문이다.

본래 대전은 특색이 없는 도시라고 알려져 있다.

예전에 90년대 엑스포가 열릴 때는 그래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광주와 부산을 갈 때 스쳐 지나가는 도시, 성원당이라는 빵집으로 유명한 도시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물론 대전은 150만 명에 가까운 광역시다. 무시할 만한 만큼 작은 도시는 아니었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이 느끼기에 별로 볼만한 것이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뉴월드 대전점이 최근에 매장 내부를 리뉴얼하고 고가의 브랜드를 속속 입점시키면서 충청도나 인근 다른 도시들의 사람들도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전에서 돈이 아무리 많아도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데 그런 곳에 알로하가 직접 입점 제의를 받았다고 하니 생각보다 알로하의 이미지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만약에 저희가 입점 계약에 성공해서 대전점에 지점을 차리게 되면 서종석 씨는 거기서 일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 가능할까요?”

“저는 점장으로 일하게 되는 건가요?”

“네, 점장으로 일하게 될 겁니다.”

“가능합니다.”

“아까 말씀한 직원 혜택은 근속 기간 2년을 채워 주셔야 합니다. 2년 동안 저희 알로하를 위해서 근무를 하신 분들은 가맹비를 면제해 드리고 있고 로얄티도 감면해 드리고 있습니다. 개업에 필요한 대출금도 지원해 드리고 있는데 2년 동안 근무 후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내 말을 듣고 서종석의 표정이 밝아졌다. 내가 입사에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거는 어디까지나 저희가 대전점 입점이 확정이 되었을 때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혹시나 뉴월드측과의 이야기가 잘 되지 않고 입점이 무산된다고 하면 지금 당장 입사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뉴월드 대전점 같은 경우에는 오픈 메리트가 확실히 있는 곳이다. 그런데 만약 너무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면 나도 수익성을 또 계산해 보아야 한다.

이야기가 잘 되지 않고 엎어질 수도 있고 그럼 다른 곳을 찾아 보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억지로 아무 곳이나 오픈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는 이 점을 그에게 양해 바랬는데 그가 다행이 받아 들여 주었다.

“네,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실업 급여도 받고 있으니 천천히 쉬면서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음에 들어?”

“어, 사람은 괜찮은 것 같아.”

양혜원이 추천해준 사람이어서 그런지 마음에 들었다. 첫인상으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그 열정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백화점으로 가면 되는 건가?”

“어, 뉴월드대전점 식당가 가서 점심 먹자.”

면접을 대충 끝냈으니 백화점 담당자를 만나기 전에 식당가 영업이 어느 정도로 잘 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차를 끌고 백화점으로 도착했는데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제법 많은 차가 주차장에 주차가 되어 있었다.

지하 1층과 2층이 만석이어서 3층 까기 내려갔는데 대전에서 가장 핫한 쇼핑몰이라는 말이 사실인 것 같았다.

차를 주차하고 지하에서부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어서 이곳은 코로나가 비켜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건 좋은 일이지.’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당가가 위치한 곳이 8층이라는 점이었다.

광주점의 경우에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서 물류를 받을 때나 쓰레기를 버릴 때 그리고 고객들이 찾아오기도 편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8층은 생각보다 높아서 고객들이 찾아오기 불편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8층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나는 생각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식당가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었다.

12시 20분.

본래 한참 사람들이 많이 몰릴 시간이기는 했는데 이 정도면 뉴월드광주점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았다.

“상현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은데?”

“그러게, 매장 수가 적어서 그런가?”

푸드코트로 이루어진 광주점에 비하면 대전점은 식당 수가 적었다. 다 합쳐서 8개 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한 곳이 폐점하여 비어 있었으니 정확히는 7개 매장이었다.

‘매장 한 곳이 없어서 다른 곳으로 고객이 분산 된 것도 있겠구나.’

본래 8명이 나누어서 손님을 받는 식당가 였을 것이다. 한 곳이 문을 닫고 없으니 손님들이 다른 곳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뭐, 먹을래?”

어떤 것을 먹을지 돌아보고 있는데 좀 반가운 브랜드를 찾을 수 있었다.

< 뚝배기 불고기! 뚝불 >

예전에 나를 찾와 인수 의사를 밝힌 뚝배기 불고기 사장님의 체인점이 이곳에도 있었다.

“뚝불 어때?”

“그래, 아무거나 먹자.”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상현이 나에게 말했다.

“와, 근데 대전 진짜 많이 바뀌었다.”

“대전에 와 본 적 있냐?”

“예전에 여자친구랑 왔었지.”

“그래? 뭐하러 왔었는데?”

“대전에 동물원 있다고 해서 그거 구경하려고 왔었어.”

“볼만하디?”

“그냥 동물원이 다 그렇지 뭐. 그런데 신기한 것도 있었어. 거기에 원숭이 먹이를 구매할 수 있는 자판기가 있었거든?”

“어.”

“내가 원숭이 먹이 사려고 동전을 꺼내서 딱 자판기에 넣으니까 침팬지 한 마리가 철창으로 다가와서 손 내미는 거 있지?”

“에이, 구라치지 마.”

“아니야, 진짜야. 존나 신기했어.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거든 그런데 사람들이 먹이 살 때마다 진짜 그러고 있다니까.”

“그거는 좀 신기하네.”

“하, 침팬지도 학습 능력이 있는데 나는 왜 맨날 죽 쓰는 걸까?”

“갑자기 무슨 소리야?”

뜬금없는 소리에 나는 무슨 말인지 궁금했는데 상현이 말했다.

“코인 말이야. 좀 버는 것 같더니 오늘 또 잃었어.”

내가 코인으로 돈을 좀 벌었다는 사실을 녀석은 알고 있었다.

물론 치리즈로 100억 이상 벌었다고는 말하지 않았는데 같이 있을 때면 당연히 코인과 주식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가 말했잖아. 주식도 그렇고 코인도 그렇고 다 심리싸움이라고 차분히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중요해.”

욕심을 버려라.

참으로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주식을 한 이유도 그렇고 코인을 한 이유도 그렇고 다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일었다.

돈을 벌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시작했는데 욕심을 버리라니 참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나도 예전에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주식과 코인으로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리니까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급하게 마음먹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자신이 정한 원칙과 매매 방법을 지킨다. 이것이 욕심을 버리고 평점심을 찾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내가 본 상현이는 너무 급했다. 내가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에 더 급해진 것 같았다.

너무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일이 잘 되지 않는다.

나는 장사도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을 부리고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신뢰도 깨지게 된다.

이제 본사도 완성 되었고 가맹점을 늘리는 단계다.

규모 확장에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내가 지금처럼 하고 있는 일에 차근차근 하다가 보면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뉴월드백화점 브랜드 개발팀 박홍준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알로하 사장 김정훈이라고 합니다.”

“저희가 보내드린 입점제안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매장 둘러 보셨나요?”

“안이 막혀 있어서 식당가만 둘러보았습니다.”

“그럼 같이 가시죠. 제가 가면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 백화점 담당자를 만난 나는 입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전에는 어떤 브랜드가 있었나요?”

“원래는 회전초밥 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입점 업체 개인 사정으로 최근에 폐점을 하게 되었고 저희가 일식으로 입점 업체를 알아보다가 알로하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괜찮을 것 같아서 제안을 드렸습니다.”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보면 알로하도 일본식 돈카츠 전문점이기 때문에 일식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랑 에스컬레이터가 반대편에 있는데 고객들이 이 쪽까지 오기에 동선이 너무 긴 것도 같은데 그 전에 매출은 어땠나요?”

식당가를 돌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내가 입점으로 들어갈 예정지가 손님들이 들어오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리 가게로 오려면 다른 가게들을 거쳐서 빙 돌아서 와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곳보다 입지가 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렇습니다. 예전에 회전초밥집이 8층 식당들 중에서 매출이 가장 적기도 했었습니다.”

보통은 거짓으로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데 담당자는 나에게 매출까지 오픈해주면서 솔직하게 이야기 주었다.

그에 대한 신뢰가 조금 생기는 것 같았는데 그가 이어서 말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 게 지금 백화점 9층에서 그린하우스라고 생활용품 판매점을 오픈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 전에 오픈 하려고 준비중인데 그곳이 오픈하면 식당가에 손님들이 더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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