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5 화
- 뉴월드 광주점 오픈했네 상무지구 너무 멀었는데 이제 자주 갈 수 있겠다
- 이번에 오픈한 프리미엄 식품관 중에 여기가 제일 맛있는 듯
- 장선우가 여기 글 남겼던데 지인인가?
- 장선우가 누구임?? 처음 들어보는데
- 요새 강철왕후에 나오는 호위무사 있잖아. 신인배우 처음 SNS를 시작했을 때 고객들의 댓글에 답글을 많이 달았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감사함을 표시했는데 팔로워가 15만 명을 넘어가자 한계에 부딪혔다.
가게에 관한 글과 사진을 남기면 많은 댓글이 달렸는데 모두 글을 남기가 어려워 지금은 SNS를 통해서 온 메시지만 확인했다.
SNS로 가맹에 관련해서 묻는 사람들이 좀 있었고 다른 곳에서 돈카츠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맛있게 만드는 법을 알려줄 수 있냐고 묻는 사장님들도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의견들도 많아졌는데 최근에는 부쩍 선우에 관해서 묻는 사람들이 늘었다.
선우의 SNS를 들어가 보았는데 이제 드라마가 2화까지 반영 되었을 뿐인데 팔로워가 10만을 넘어가고 있었다.
놀라운 성장세에 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매니지먼트 때문인 것 같았다.
선우가 계약해서 들어간 뿌리엔터테인먼트는 배우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매니지였는데 그동안의 노하우를 선우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너튜브 채널도 바로 만들어서 강철왕후와 관련된 현장 내용을 업로드하고 또 다른 소속 연예인들과 콜라보하여 이것저것 촬영도 하면서 신인인 선우를 제대로 띄워주고 있었다.
거기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이 SNS였는데 선우가 올려준 우리가게 홍보글 때문에 나도 덩달아 이득을 볼 수 있었다.
***
“안녕하십니까. ‘연예가 좋다.’에 리포터 민가영입니다. 코믹퓨전사극 강철왕후로 문별 씨와 류예준 씨가 우리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결점 없는 연기력과 매력 넘치는 출연자들 모시고 지금부터 인터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주시겠어요?”
“안녕하십니까. 강철왕후에서 정순왕후 역을 맡은 문별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정순왕후의 연인으로 왕 역할을 맡은 류예준이라고 합니다.”
강철왕후의 촬영현장.
방송국에서는 쾌조에 스타트를 보인 강철왕후를 더욱 띄워주기 위하여 직접 리포터를 파견하여 촬영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주연 배우는 물론 조연 배우들도 같이 하였는데 장선우도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정순왕후를 짝사랑하는 역할을 맡은 신인배우 장선우라고 합니다.”
모두의 소개가 끝나자 민가영이 인터뷰를 시작했다.
“먼저 강철왕후 어떤 드라마인지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간략히 소개주시겠어요.”
민가영의 말에 류예준이 마이크를 붙잡고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어…현대의 건장한 남자가 조선시대 왕후의 몸속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퓨전 사극입니다.”
“제가 알기로 이번 작품은 두 분이 처음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서로 호흡은 어떠셨어요?”
“음…사극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조금 떨리기는 했는데 예준 씨가 워낙 잘 이끌어 주셔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문별이 마이크를 붙잡고 이야기했는데 애초에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여서 그런지 인터뷰는 서로 칭찬을 해주면서 나쁘지 않게 진행되고 있었다.
주연배우들의 인터뷰가 어느 정도 끝나자 다음은 조연들의 인터뷰 시간이었다.
“장선우 씨!”
“네!”
민가영이 갑자기 부르는 소리에 선우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단체로 하는 인터뷰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잔뜩 긴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저는 이 드라마 보면서 가장 기대되는 분이 장선우씨였습니다. 제가 부탁이 있는데 가영아 한번만 불러주시면 안 될까요?”
리포터 민가영은 본업이 개그맨이었는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장선우에게 부탁을 하였다. 선우는 조금 난감해 했지만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가영아.”
낮은 저음이 촬영장에 울려 퍼졌는데 민가영은 몸을 베베 꼬면서 너무 좋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짜 목소리가 너무 좋으세요. 이번에 드라마 촬영은 어떠셨어요?”
“어, 처음에는 진짜 긴장이 많이 됐는데 선배님들이 잘 알려주셔서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셨군요. 그동안 무명으로 지내시다가 최근에 관심을 많이 받고 계시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너무 감사하죠.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감독님이랑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 꼭 하고 싶습니다.”
“에이, 훈훈한 모습 보여주시니 오히려 저희가 감사하죠. 그럼 지금부터는 공통질문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주연과 조연들까지 개별 인터뷰가 끝나자 이번에는 민가영이 모두에게 묻는 공통 질문을 시작했다.
“강철왕후는 유명식당을 운영하는 셰프 서윤빈이 조선시대 왕의 몸 속으로 들어가면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일종의 퓨전요리사극인데요. 벌써부터 현대의 요리를 조선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메뉴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혹시나 드라마에서 만들어 줬으면 하는 메뉴가 있을까요?”
민가영의 말에 배우들은 모두 생각에 잠겼다.
“먼저 문별 씨?”
“어, 저는 치킨이 먹고 싶어요.”
“치킨이요?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이 작품 들어가고 다이어트 시작해서 치킨을 못 먹었거든요. 촬영을 핑계로 먹었으면 좋겠네요.”
문별은 치킨을 생각하면서 입 맛을 다셨는데 그 모습을 보고 촬영 스탭들이 다 웃었다.
“류예준 씨는 어떤 메뉴일까요?”
“음…저는 막국수가 먹고 싶습니다. 지금 저희 촬영지가 강원도 춘천인데 여기가 막국수가 유명하잖아요. 먹어보려고 했는데 촬영이 너무 바빠서 가보지를 못했네요.”
“맞죠. 춘천하면 막국수죠. 사실 저도 촬영시작하기 전에 막국수 먹고 왔는데 맛있더군요. 메밀전병에 돌돌 말아서 먹으니까 일품이던데 제가 조금 있다가 맛집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우들이 하나 씩 자신이 먹고 싶은 요리와 이유를 말했는데 다음은 선우의 차례였다.
“장선우 씨는 어떤 게 먹고 싶으세요?”
“저는 돈카츠가 먹고 싶네요.”
“오, 장선우 씨 목소리 때문에 봉골레파스타 같은 거 생각했는데 의외네요. 이유가 있을까요?”
“네, 사실 배우의 꿈을 포기하고 고향에 내려갔을 때 6개월 정도 돈카츠 가게에서 일했습니다. 너무 맛있는 가게인데 지금도 그 맛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렇셨군요. 이렇게 연기를 잘하시는데 배우를 포기하실 뻔 하셨다니 이거 저희가 장선우 씨를 못 만났을 수도 있었겠네요.”
“네, 사실 어머니가 신장투석으로 오랫동안 아프셔서 배우를 계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신장이식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했는데 다행히 돈카츠 가게 사장님이 수술비를 빌려주셔서 수술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어머님께서 선우 씨 신장을 이식하신 거세요?”
“네, 그렇습니다.”
장선우의 말에 촬영장은 약간 놀라는 분위기로 술렁거렸다.
“이제보니 선우 씨가 엄청 효자셨네요. 그런데 그 사장님이 수술비를 빌려주셨다고요?”
“네, 적지 않은 돈이었는데 저를 믿고 빌려주셨습니다. 지금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코로나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힘들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가슴이 따뜻하신 분이 계셨네요. 어머님은 지금 괜찮으세요?”
“네,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요.”
“오랜만에 듣는 훈훈한 이야기네요. 혹시 그 가게가 어디인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시간 되면 찾아가서 돈쭐 좀 내드려야 겠네요.”
***
“사장님, 찾으셨습니까?”
“야, 너 선우 이야기 알고 있었어?”
뿌리엔터테인먼트 대표 홍학기. 그는 ‘연예가 좋다.’ 방송을 보고 급하게 매니저 임현욱을 찾았다.
“신장 이식이요?”
“어.”
“아니요, 저도 방송보고 이번에 알았어요.”
“네가 매니저가 맞냐?”
“네?”
“배우를 띄울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는지 사전에 파악을 하고 있어야지. 그걸 방송을 통해서 안 다는 게 말이 돼?”
홍학기의 말에 임현욱은 무언가 깨닫는 것이 있는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효자 얼마나 좋아하는 지 알잖아. 아픈 어머니를 위해서 자신의 신장 한 쪽을 기증하였다. 딱 봐도 사이즈가 나오잖아.”
“네, 제가 선우를 맡은 지 얼마 안 돼서 체크를 못 했습니다. 내용 확인해서 언론에 기사로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 그리고 그 수술비 지원해줬다는 가게 사장 있잖아. 엊그제 광주 갔을 때 가게 갔다면서 거기 사장인거야?”
“네, 맞습니다. 촬영 때문에 바쁜데 꼭 가야된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사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
임현욱의 이야기를 들은 홍학기는 갑자기 번득이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야, 너 선우한테 연락처 받아서 그 사장님이랑 전화 좀 해봐.”
“전화요?”
“어, 너는 이 이야기 듣고 먼가 떠오르는 시나리오가 없냐?”
“시나리오요? 음…감동적이다?”
“하, 너는 이 바닥에서 몇 년을 굴러 먹었는데 감이 없냐.”
“죄송합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뭐야. 도움을 받았으면 갚아야 할 것 아니야. 은혜갚은 까치 이야기 몰라?”
“아, 사장님이 빚 대신 갚아주려고 그러세요?”
“그것밖에 머리가 안 돌아가?”
“네, 저는 이게 한계인 것 같습니다.”
“너는 절대 독립할 생각하지 말고 내 밑에서 더 배워라.”
“넵, 알겠습니다.”
홍학기는 임현욱을 한심하게 쳐다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지금 선우가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가 뭐야. 요리 드라마잖아. 선우가 말한 것처럼 돈카츠 만드는 거 촬영해서 넣어달라고 하고 이거 관련된 내용 훈훈하게 기사 만들어서 띄우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 아니야.”
“아, 그렇군요. 그런데 감독이랑 작가가 그렇게 할까요?”
“사람들이 좋아하면 시청률이 올라가는데 그걸 왜 안 해. 어려운 것도 아닌데 제작사랑은 내가 설득할 테니까 너는 그 사장님한테 혹시 인터뷰도 가능한 지 물어봐.”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사장님 혹시 PPL도 가능한 지 물어볼까요?”
“PPL?”
“네, 어차피 도움 주는 거면 제대로 띄워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저희가 저렴한 가격에 PPL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고 가게 홍보 도와주면 사람들이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야, 임현욱.”
“네?”
갑작스러운 홍학기가 이름을 부르자 임현욱은 겁먹었는데 의외로 칭찬이 들려왔다.
“드디어 네가 머리를 쓰기 시작했구나. 그거 나쁘지 않다. 그런데 거기가 PPL 넣을 정도로 능력이 돼?”
“저도 데려다 주고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지점도 몇 개 있고 뉴월드백화점에 입점도 한 걸 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네가 책임지고 추진해봐.“
”네, 알겠습니다.“
임현욱이 나가고 홍학기는 머리 속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 강철왕후의 시청률은 나쁘지 않았다. 여기에 훈훈한 기사들이 도배되고 강선우의 이미지가 좋아지는 그림을 그렸는데 나쁘지 않았다.
‘잘하면 라이징스타 만들 수 있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