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139화 (139/225)

제 139 화

“지점장? 아, 정수아 말하는 거야?”

“어, 맞아. 오빠가 우리 지점장님을 어떻게 알아?”

생각해보니 그녀와 친구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단비에게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우리의 연애 사실을 뉴월드에 들키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단비에게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이다.

“내가 저번에 사람 구해줬다는 이야기 했었나?”

“어, 맞아. 아버님 환갑잔치 때 심장마비로 사람 쓰러진 사람 구해줬다고 했잖아.”

“그때 쓰러진 사람이 정수아였어.”

“진짜? 완전 대박이다.”

“어, 그때 내가 구해주고 생명을 구해줘서 고맙다고 우리 가게도 차아 와서 포장도 해갔거든.”

“그럼 예전에 지점장님이 나눠준 오빠 가게 음식이 그때 사오신 거구나.”

“오, 자기도 그거 먹었어?”

“응, 먹었지.”

“그때 직원들 가져다 준다고 했는데 진짜였네. 그런데 중요한거는 알고 보니까. 정수아가 이 아파트 살고 있는 거 있지? 그것도 같은 라인에 말이야.”

나의 말에 단비는 깜짝 놀랐다. 하긴 나도 처음에 진짜 신기했었다. 이렇게 연관된 사람들끼리 만난다는 것을 보니 진짜 인연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지점장님이 여기 사셨구나. 예전에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최근에 이사 왔다고 하던데?”

“그랬구나. 그런데 갑자기 어떻게 친구가 됐어?”

“아, 그때 만나서 이야기를 좀 했는데 나이가 똑같더라고 수아가 광주에 아는 사람이 아예 없다고 해서 친구하자고 하길래. 나도 그러자고 했어.”

“아, 그렇구나.”

정훈의 말에 단비는 이상함을 느꼈다. 자신이 본 정수아의 성격은 누군가에게 절대 먼저 친구라고 말할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쩐지 저번에 1차 컨텍 회의할 때 오빠 가게에 대해서 엄청 좋게 말하더라.”

“진짜?”

“어, 그때는 그냥 알로하가 입맛에 맞나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생명의 은인이라 도움을 주고 싶었던 것 같아.”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아. 나도 재벌 친구 정도는 한 명 있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그 뒤로 친하게 지내고 있어. 그런데 진짜 신기하다. 어떻게 보면 자기 직장 상사잖아.”

“그러니까.”

“근데 자기는 내가 수아랑 친구인 거 어떻게 알았어?”

“아, 오빠가 지점장님 친구라고 벌써 회사에 소문이 나고 있어.”

“어떻게?”

“오늘 우리팀 선배가 같이 오빠랑 지점장님이랑 같이 있는거 봤었거든 그래서 나도 물어본 거야.”

이제보니 아까 낮에 봤던 직원들 중에 단비의 선배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 그럼 잘 된 거 아니야?”

“잘됐다고? 왜?”

“아니, 백화점에 일 부탁하면 항상 오래 걸리잖아. 이제 나는 지점장님 친구니까 직원들이 이제 일처리를 빨리 빨리 해 줄 거 아니야.”

예전에 수완에 있는 아울렛에 있을 때 항상 아울렛 직원들에게 무엇을 부탁하면 일처리가 늦었다.

관리하는 매장이 많아서 그렇겠지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해도 또 어떤 때는 갑질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 직원들에게 친구라고 알려졌다면 백화점에서 일하기가 더 편해질 것 같았다.

“오, 생각해보니 그렇다.”

그렇게 며칠 동안 만나지 않은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 양혜원 점장님. >

부산에서 온 전화였는데 일주일 정도는 고민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연락이 올 줄은 몰랐다.

“여보세요.”

[ 저 알로하 하겠습니다. ]

“진짜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저한테 딱 맞는 아주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요. ]

“맞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

[ 아, 창원 점장님은 아마 하실 것 같아요. 관심이 많이 있으시던데요? 아마 곧 연락이 갈 겁니다. ]

“그렇군요.”

그녀가 말한 창원점의 점장님은 나와 양혜원의 한 기수 후배로 들어온 직원이었는데 내 기억에 평판이 나쁘지 않았다.

‘두 곳인가?’

로이스에서 2 개 옛날 통닭집 리메이크를 들어가면 부산 지역에서 한꺼번에 3 개의 지점을 오픈할 수 있었다.

‘스타트로 3개 나쁘지 않지.’

[ 어려운 결정했으니까. 장사 잘 되게 많이 알려주셔야 합니다. ]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꼭 저처럼 좋은 차 타고 다니시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 제가 내일 변호사님과 함께 계약서 초안 만들 생각인데 완성되면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

전화를 끊은 나는 웃음이 나왔다. 지금 뉴월드 백화점도 들어가고 있으니 몇 달만 지나면 이제 프랜차이즈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브랜드가 될 것 같았다.

‘이제 시작이지.’

“무슨 전화야?”

“우리 새로운 가맹점주님.”

“진짜? 누가 가맹점 하고 싶대?”

“어, 이번에 부산 다녀왔잖아. 거기 점장님하고 이야기 했는데 알로하 하고 싶대.”

“오, 완전 잘됐다.”

그녀의 말처럼 잘 된 일이었다. 나는 머릿속으로 해야할 일이 떠올랐는데 더 바빠질 것 같았지만 기분은 좋았다.

처음에 광주에 3개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목표를 달성했다. 이제 부산까지 발을 넓혔는데 이제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일만 남겼다.

‘일단 가맹점들을 다 성공시켜야겠지?’

***

다음날 나는 남현성의 변호사 사무실로 갔다. 가맹 계약과 관련되어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는데 그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나의 질문에 그가 웃으면서 말했다.

“잊을만 하면 일을 가져다 주시니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전화를 말씀드렸다시피 이번에 부산 쪽에 가맹점을 또 내기로 했습니다. 그것과 관련해서 계약서 초안을 몇 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왔습니다.”

“네, 어떤 식으로 만들어 드릴까요?”

“일단 그 화정점 오픈할 때 했던 계약 있지 않습니까? 그것과 같은 양식으로 계약서 2장을 만들어 주십시오.”

양혜원 점장이 말한 것처럼 그녀가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창원에서도 전화가 왔다. 가맹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었는데 나는 화정점의 계약 방식을 설명 해주었다.

“네, 나중에 인수할 때 가맹비랑 로열티는 화정점이랑 똑같이 하는 걸까요?”

“네, 그렇게 해주세요.”

저번에 한 번 이야기 했듯이 프랜차이가 돈을 버는 방법에 물류비가 있다. 여기에 더해서 또 수익을 내는 방법이 있는데 크게 4가지가 더 있다.

가맹비, 로얄티, 교육비 그리고 인테리어 비용이다.

가맹비는 보통 프랜차이즈에 들어갈 때 내는 비용이고 로얄티는 브랜드 사용비로 매달 매출에 얼마씩 본사에 납부한다.

교육비는 말 그대로 메뉴 교육에 필요한 돈을 가맹점에서 지불하고 본사에게 일을 배우는 것이다.

인테리어 비용은 가맹점을 오픈할 때 들어가는 인테리어 업체를 본사에서 결정하고 그 수익을 나누어 먹는 것인데 알로하는 지금 이것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

기존에 안 서방에게 일을 맡겼기 때문에 저렴하게 공사를 하는 대신 내가 받는 비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차피 공사 비용이 세이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나쁘지는 않다. 그래서 사돈어른과 만날 생각이었다.

사돈 어른의 회사에서 공사를 계속 해줄수 있다고 하면 기존의 방식처럼 인테리어 비용을 적게 들이는 방법을 취할 것이다.

내가 직영점으로 오픈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오픈을 해도 인테리어 비용은 안 받을 생각이었다.

가맹점 오픈을 한다고 하면 가장 부담되는 것이 본사에서 제시하는 인테리어 비가 높은 것인데 나는 이 문턱을 낮출 생각이었다.

여기에 더해 아직 담당자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물류는 프레쉬푸드를 사용할 생각이었다. 당연히 그렇게 되면 알로하는 물류비로도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러면 남은 것은 가맹비, 로얄티, 교육비였는데 교육비는 무료, 가맹비와 로얄티는 받을 생각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많이 어려웠다.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요즘은 가맹비와 로얄티를 일정 기간 면제해주는 전략을 많이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인테리어비와 물류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약서에 가맹비 500만원과 로얄티 2%를 계약서에 적어두었다.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교육비를 면제해주었다. 거기에 화정점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그 정도 매출만 나온다고 하면 점주들이 가져가는 금액은 월 천만 원은 그냥 넘을 것이다.

“아, 추후 인수하는 것이 아닌 그냥 일반 가맹 계약서도 2장 준비해주십시오.”

“2장이요?”

“네, 이번에 화정점이랑 남천점이라고 부산에서 새로 받은 곳이 있는데 거기는 직원으로 일하지 않고 바로 가맹 시작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화정점은 저번에 2년으로 계약했는데 벌써 넘기시는 건가요?”

“네, 대신 화정점에서 초기에 들어간 인테리어 비용을 저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알겠습니다. 관련된 내용 집어넣도록 하겠습니다.”

신상원에게 인수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고민을 했다. 아직 화정점은 오픈한 지 6개월이 되지 않았다.

지금 장사가 잘 되고 있으니 내가 조금 더 가지고 가면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가게를 넘기기로 했다.

화정점을 오픈한 이후로 신상원 부부는 개고생을 하고 있었다.

바쁠 때는 상무점에서 도와주고 있지만 거의 부부가 알바들을 데리고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모습이 안 봐도 눈에 선했다.

그런데도 별다른 불만없이 일을 해주고 있는 것을 보면 진짜 자기 가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첫 가맹점이라고 할 수 있는 화정점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가맹문의가 더 많이 들어오는 것도 있을 것 같았다.

그동안 일을 해온 것을 보면 앞으로도 잘할 것 같았고 그래서 나는 그에게 조금 더 빠르게 넘겨주기로 했다.

“네, 그럼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시겠어요? 초안 작성해서 보여드릴게요.”

***

남현성과 계약서를 작성한 나는 가맹점주들에게 메일로 보냈다. 읽어보고 궁금한 것이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문의를 하라고 했다.

생각보다 계약서를 살펴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법인은 만들었지만 예전에는 개인가게 느낌이 강했는데 가맹점이 늘어나고 나니 이제 좀 회사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본사 건물 하나 있어야겠는데?’

나는 예전에 강남에서 보았던 로이스의 본사 건물을 떠올렸다.

가격이 엄청 날 것 같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알로하의 이름이 새겨진 건물이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

“안녕하십니까. 뉴월드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뉴월드 백화점을 방문하였다.

단비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서다. 본래 주말에 갈까 했는데 크리스마스 전 주말에는 사람들이 미어터질 것 같아서 그냥 오늘 시간을 내서 왔다.

‘어떤 걸 사야 할까?’

2층에 있는 명품 브랜드들을 돌아보고 있었는데 저번에 샀던 목걸이를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그 브랜드를 방문했다.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내가 진열장을 보면서 고민하고 있자. 직원이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여자친구 선물을 사려고 하는데 어떤게 좋을까요?”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시려고 그러세요?”

“네, 맞아요.”

나의 말에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나에게 물었다.

“혹시 아직 커플링 안 하셨으면 반지로 하시는 건 어떠세요? 이 제품이 요즘에 아주 인기가 좋아요.”

“반지요?”

직원이 반지를 추천해 주었는데 나는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생각해보면 아직 우리는 커플링이 없었다. 요리를 하다보면 손에 악세사리를 끼는 것이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반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녀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서 그동안 커플링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반지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