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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116화 (116/225)

제 116 화

“코인?”

주식이 많이 오른 것처럼 코인도 많이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코인과 관련된 주식 종목들 역시 많이 올라서 코인이 오른 것도 체감하고 있었다.

[ 주식은 이제 감질맛 나서 못하겠다. ]

“그래? 주식이랑 코인의 차이가 뭐야?”

[ 어…일단 코인은 밤에 할 수 있어서 좋아. 부장 바뀐 이후로 아침에 주식 보기가 엄청 힘들어졌거든 저번에 몰래 주식창 보고 있다가 욕먹었다. ]

“그건…니가 잘못했다. 업무 시간에 그거 보고 있으면 어떤 상사가 좋아하겠냐.”

[ 어쨌든…코인은 퇴근하고 저녁에 마음 편히 할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 또 이게 상한선이 없으니까 화끈하게 올라가는 맛도 있고 ]

“상한선이 없어?”

[ 어, 주식은 하루에 30%가 끝이잖아. 그런데 코인은 100%, 1,000% 마음 먹으면 날아갈 수 있어. ]

가게 장사와 주식을 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했다. 코인까지 배울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관련된 주식 종목들이 상승하고 코인이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에도 코인까지 투자할 마음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군. 근데 떨어지는 것도 하한가 없는 거 아니야?”

[ 그렇지. ]

“그럼 좀 무서운데…하루 만에 돈 다 날릴 수도 있잖아.”

[ 야, 떨어지는 거 무서우면 비행기도 못 타. 일단 탔으면 날아가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는 거지. ]

“비행기랑 코인이랑 같냐? 확률이 다르잖아.”

[ 그렇긴 하지만 마음이 똑같다는 거지. ]

“그래? 나도 코인 좀 해볼까?”

[ 너도 관심이 생겼구나. 주식 하는데 코인에 관심이 없다고 하면 그건 말이 안 되지. 내가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게. ]

코인에 집중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하는 지 정도는 알아두어서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상현이에게 대략적으로 코인을 하는 법을 배웠는데 주식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매수하고 매도하고 기본 시스템은 똑같았다.

다만 주식에서는 기업, 실적 등 평가할 수 있는 여러 지표들이 있었는데 코인에서는 이런 것들을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하긴 그렇기 때문에 급등과 급락이 나오는 것일 수도 없겠다. 오로지 돈에 의해서 움직이는 시장이니깐 말이다.

나는 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 주식도 이런 식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내가 경험이 없는 것을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음으로써 습득한다.

나는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잘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이런 공부 법이 익숙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너튜브에 올라온 간단한 영상이었다. 코인으로 100억을 벌었다고 알려진 남자였는데 그는 코인을 은퇴하였고 자신이 100억까지 버는 동안 가장 많이 쓴 매매 비법을 말해 주었다.

<< 저는 신규상장하는 코인들을 주로 노렸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녀석들 말이죠. 코인개발자들은 코인을 만들고 상장시키는 것만으로도 몇 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

<< 많은 돈을 들여서 투자한 코인에 제대로 한탕 해 먹고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반드시 슈팅을 한번 줍니다. 적게는 10배에서 크게는 100배 이상까지 말이죠. 이렇게 가격을 띄운 후 그들은 가지고 있는 코인을 팔고 떠납니다. >>

<< 세력들이 이런 행보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저는 신규 상장하는 종목들을 주워 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종목에 분산해서 투자하고 남은 것은 기다리는 일이었습니다. 존버 말이죠.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기존 가격에서 떨어지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2원에서 1원으로 말이죠. 그럼 1억을 투자했다고 하면 5천 만 원을 잃은 겁니다. >>

<<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날아오르는 녀석이 있습니다. 2원 짜리가 100원으로 가는 건 코인을 하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50배의 수익, 1 억이 50 억이 되는 순간이죠. >>

<< 물론 올라가는 수익을 참지 못하고 고작 2배만 먹고 나온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코인 부자가 되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고점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안 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죠. 어쨌든 저는 이런 식으로 투자를 했고 몇 개의 종목에서 큰 수익을 보았을 때 100 억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

매수하고 존버한다.

어떻게 보면 지금 내가 주식투자에서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농사매매법과 비슷한 결이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주식에서 농사매매는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라는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코인에서는 그런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힘들어 보였다.

“조금만 해볼까?”

운이 좋다면 영상에서 본 것처럼 큰 돈을 벌 수도 있었다. 욕심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불로소득.

노동의 대가로 임금이나 보수 이외의 수익.

최근에 이것에 대해서 크게 눈을 뜨고 있었다. 내가 가게에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나에게 돈을 벌어주고 있었다.

내가 산 집 역시 이제는 10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것 역시 돈을 번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거기에 주식으로 번 돈 역시 노동이 아니 행동으로 돈을 번 것인데 만약 코인에 투자하여 적은 금액이라도 돈을 벌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코인거래소에 필요한 계좌를 만들고 돈을 입금하였다.

“일단은 어떤 느낌인 지 보게 1억 정도만 해보자.”

1억, 주식으로 최근에 5천만 원 정도를 벌어서 그럴까? 1억 정도면 크게 부담이 없이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억으로 살 수 있는 코인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왠지 웃음이 나왔다.

‘이제는 1억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쓰는 구나…’

회사에 다닐 때 매달 100만원 씩 적금을 넣었었다. 거의 10년 가까이 모아야 만들 수 있는 금액이 1억 이었다.

로또에 당첨되어서 30억이 넘는 돈이 생겼을 때 진짜 큰 돈처럼 느껴졌었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 장사도 넓히고 투자하는 금액도 점점 많아져서 그런 지 지금은 그 정도 느낌은 아니었다.

‘어떤 게 좋을까?’

코인을 사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치리즈?”

최근에 상장한 코인 같았는데 2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서 거래가 되고 있었다. 최근에 치즈카츠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비슷한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 처음에는 일단 끌리는 걸로 사보자.”

****

코인을 사고 며칠이 지났다.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올랐으면 하는 기대감은 있었는데 코인은 변함없이 같은 가격으로 횡보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분산으로 여러 종목으로 사려고 했는데 실수로 1억을 한 코인을 전부 매수하는데 써버렸다.

팔고 다시 나눌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이왕 매수한 거 좀 기다려 보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지.”

코인창을 끈 나는 뉴월드 백화점 사이트로 들어갔다. 입점의향서를 제출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처음에 어떤 식으로 써야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단비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단비는 그동안 백화점에 있으면서 많은 입점의향서를 보았기 때문에 어떤 점을 어필하는 것이 좋고 나쁜지에 대해서 잘 알았는데 나에게 말해주었고 그 덕분에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여기에 업로드 하면 되겠지?”

며칠 동안 고민해서 만든 입점의향서를 백화점 사이트에 입력하고 나자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혹시나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사실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떨어질 수도 있었다.

사실상 3호점은 백화점 입점을 목표로 계획했는데 만약에 되지 않는다면 다른 곳에라도 바로 3호점을 오픈할 생각이었다.

물론 백화점 자리가 아깝기는 하지만 지금 상무점이나 화정점이 잘 되고 있는 것을 보면 굳이 로드샵이라고 해서 안 될 이유는 없었다.

“이제, 슬슬 출근을 해볼까?”

입점의향서를 제출한 나는 이제 출근을 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오늘은 10월 31일 토요일인데 손님이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번 주 내내 가게 홍보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다음 주 방송에 출연하기 전에 손님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에 홍보가 가능한 수단은 전부 동원해서 가게를 알렸다.

그리고 목요일부터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어제 금요일은 역대 최고 평일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시그니처 메뉴로 개발한 체다모짜치즈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확실히 다른 돈카츠에 비해서 노란색과 하얀색으로 이루어진 치즈의 향연은 비주얼을 확 끌었는데 SNS와 블로그 광고를 보고 온 사람들은 다 그 메뉴를 주문하였다.

정신이 없는 하루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홍보가 잘 먹힌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다. 준비를 마치고 매장으로 향했는데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줄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아직 오픈 시간 전이었기 때문에 다들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전에 아이들을 도와주고 너튜브에 이름을 알렸을 때 이후로 이렇게 줄을 선 것은 오랜만인 것 같았다.

“준비 다 됐냐?”

가게 안으로 들어간 나는 매장의 준비 상황을 체크했다.

“네, 다 됐어요.”

홀과 주방 모두를 확인했는데 다행히 오픈 준비는 마무리된 상태였다. 시간을 보니 10시 50분 가게 문을 열기 10분 전이었다. 언제까지 손님들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으니 나는 준비가 완료되었으면 오늘은 조금 일찍 문을 열 생각으로 말했다.

“그럼 오늘은 조금 일찍 문 열자.”

“지금 바로 손님들 들어오시라고 할까요?”

“그래, 가게 문 열고 오늘도 파이팅 해보자.”

****

“리얼? 진짜야? 이제는 어떤 새로운 맛집을 찾아서 여행을 떠날지 저도 궁금하고 시청자 여러분도 궁금해 하는 그런 방송. 리얼맛집탐방의 리포터 강혜정입니다.”

11월 6일 금요일, 리얼맛집탐방의 촬영이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카메라와 촬영팀이 와서 정신이 없었는데 그 가운데 홀로 선 강혜정은 작가의 사인에 멘트를 이어가고 있었다.

“저는 지금 광주 상무지구에 나와 있는데요. 여기에 돈카츠로 이름이 알려진 가게가 있다고 하는데 혹시 이런 메뉴 보신 적 있으세요?”

강혜정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음식 사진을 보여 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시그니처 메뉴인 체다모짜치즈였다.

방송 전, 작가에게 연락해 이 메뉴를 시그니처로 하고 싶다고 알렸는데 작가도 좋은 생각이라고 허락했다.

“아마 저기 있는 알로하라고 하는 돈카츠 가게 인 것 같은데요…”

이미 짜여진 각본 이었다. 지나가는 행인처럼 보이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우리 가게를 가리켰는데 대략적인 대본을 보고 있어서 어떻게 할지 알고 있던 나도 손이 조금은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것이 익숙했는지 단비의 친구인 혜정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알로하? 아! 저기 보이는 가게 말씀하시는군요. 돈카츠 가게치고는 이름이 상당히 특이한데요. 그럼 지금 바로 가게로 가서 이 메뉴 판매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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