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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102화 (102/225)

제 102 화

“너 창식이랑 연락하고 지냈냐?”

[ 그동안 띄엄띄엄 연락은 하고 지냈었지. ]

우창식, 대학교 동기인데 1학년 과회장을 했었다. 친구들끼리만 친했던 우리 멤버들과 다르게 녀석은 두루두루 다 알고 지냈었다.

나하고도 특별히 친하다 정도는 아니었지만 만나면 인사는 하고 지냈었는데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사이가 조금 틀어졌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창식이가 MT에서 지현이에게 공개 고백을 했던 것이다. 당시 지현이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거절을 했기 때문에 고백을 했다는 소문은 과에서 모든 사람들이 알 정도로 퍼졌었다.

그 뒤로도 창식이는 지현이를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따라 다녔는데 지현이는 이것 때문에 상당히 곤란했었다.

더군다나 왠지 과에서 두 사람을 연결해 주려는 분위기로 흘러가서 더욱 그랬다.

군대에서 제대하고 처음에 이런 사정을 잘 몰랐던 나는 지현이를 편하게 대했다. 지현이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자신을 편하게 대하는 나에게 끌려서 사귀게 되었고 우리 둘이 만나는 것을 알게 된 창식이가 이런 말을 했다고도 들었다.

“2년 동안 아파트를 열심히 지어 놨더니 다른 사람이 분양을 해갔다고 말이다.”

뭐,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은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어쨌든 이 일로 창식이는 순정남 나는 약간 나쁜놈으로 과에서 소문이 퍼졌는데 그때 당시에는 지현이가 옆에 있으니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지냈었다.

“너도 별로 창식이 안 좋아 하지 않았냐?”

내 기억에 호영이도 창식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창식이가 과에서 순정남 코스프레를 했지만 단점도 있었다. 자기 자랑이 다른 사람들 보다 심하다는 것이었다.

원래 아버지가 중소기업 사장이어서 좀 잘 사는 편이었는지 대학교 때도 돈을 잘 썼다. 그냥 그랬으면 인기가 있었겠지만 항상 자신을 자랑하면서 이야기했기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호불호는 분명히 있었다.

물론 선배들에게는 깍듯했는데 그러서 인지 과회장도 하고 교수님이나 조교들의 눈에도 들어가 나중에 대학원까지 갔다가 좋은 기업에 연구원으로 갔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다.

[ 그랬었지. 그런데 이번에 우연히 이야기 하다가 나 보험 한다고 이야기하니까 자기 차 바꿨다고 보험 들어 준다고 하더라. 그래서 알게 된 거야. ]

“그랬구나. 차 뭐로 샀는데?”

[ 벤츠로 샀던데? ]

“그래?”

[ 너 기억나냐? 예전에 자기 아빠 차 학교에 끌고 왔을 때 자랑 엄청했잖아. ]

“맞아. 기억난다.”

[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때 차 끌고 온 거 너 때문이었다고 하더라. ]

“나?”

[ 어, 자기 버리고 너 선택한 거 지현이 후회하게 해준다고 말이야. 웃기지 않냐? ]

호영이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창식이는 나를 만날 때면 시비를 자주 걸기는 했다. 그때는 첫사랑을 빼앗긴 남자의 한풀이라고 생각해서 웃으면서 넘겼는데 설마 아직도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네.”

[ 아마 이번에 결혼식 오면 자랑 엄청 할 거다. ]

“결혼식? 창식이도 결혼식 오냐?”

[ 어, 자기도 혼다고 하던데? ]

“결혼식이 10월 24일이었지?”

[ 응, 맞아. ]

대학교 친구인 성민의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늘어나서 한 번 늦췄었는데 이번에 규제가 조금은 완화되어서 더 이상 미루지 않고 그냥 진행한다고 들었다.

나보다는 마당발인 성민이었기 때문에 대학교 친구들이 몇몇은 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그런데 창식이가 올 줄은 몰랐다.

그 날은 또 아버지 환갑잔치가 있는 날이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상당히 바쁠 것 같았다.

[ SNS 보니까 가게 장사 잘 되는 것 같은데 너도 이제 바꿀 때가 되긴 했다. ]

“너, SNS 안 하잖아.”

[ 저번에 머리 자르러 은기한테 갔다가 이야기 들었어. 팔로워 미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하던데? ]

호영이의 말처럼 팔로워가 미친 속도가 늘어나고 있기는 했다. 사람들이 남겨주는 댓글에 최대한 정성스럽게 답글을 남겨주고 있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이것이 로이스를 따라서 리뷰 이벤트를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였다.

리뷰 이벤트를 하면 답글을 남겨주어야 한다. 하지만 배달 어플의 리뷰는 익명성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상당히 심한 말이 자주 올라온다.

10개의 좋은 글이 있고 단 1개의 나쁜 리뷰가 있다고 한다면 마음이 쓰이고 그것들을 무시할 수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리뷰 이벤트를 한다고 한다면 가뜩이나 신경쓸 것이 많은데 리뷰의 양이 많아져 답글을 남기는 나의 정신이 온전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이것과 다르게 SNS는 자신의 정보도 어느 정도 공개가 된다. 그렇게 때문에 사람들이 나름 유하게 글을 남겨주는 편이고 나도 편한 마음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그리고 나의 정성스러운 답글을 보고 단골이 된 고객들도 있었는데 그런 것을 몇 번 보다보니 굳이 리뷰 이벤트를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

[ 그래, 이번 기회에 너도 포르테 버리고 차 하나 뽑자. ]

“나도 그러고 싶은데 요새 차 주문하면 기본 6개월은 기다려야 된다고 하던데…”

주식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하여 자동차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차에 대한 주문은 넘쳐나는데 소화를 못하고 있어서 주문후 차를 받는대까지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이다.

지금은 10억에 가까운 아파트를 매매할 때도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차를 구매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기다리는 것이 조금은 답답할 것 같았다.

[ 지금 좀 오래 걸리기는 하지. ]

“너도 알잖아. 나 기다리는 거 별로 싫어하는 거.”

한국인이 특히나 빨리 빨리 문화에 심취 되어 있기는 하지만 더군다나 식당에서 일해서 그런지 더욱 빠른 것에 민감했다.

로이스에서 일할 때 항상 식사는 10분 안에 나와야 한다고 주입을 받았는데 그 때문인지 항상 빠르게 움직이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기다리는 것이나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 하긴 그렇기는 하네. 기다리기 싫으면 구매대행으로 사는 건 어때? ]

“구매대행?”

[ 어,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자동차를 해외에서 구매해서 역으로 수입 하는건데 생각보다 빠르게 받을 수 있어. ]

“자동차도 그런게 있어? 그런데 해외 배송이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거 아니야?”

TV 같은 경우 국내 직구보다 해외가 훨씬 싼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저런 구매대행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 원래는 그런데 요즘에는 국내 공장이 안 돌아가서 오래 걸리는 거잖아. 오히려 해외 공장에서 물건 생산해서 공급하면 더 빠를 수도 있거든.]

“그렇구나.”

[ 그리고 가끔 국내 구매자가 취소해서 입고된 후 기다리는 물량도 있거든? 그런 거는 기다리지 않고도 구매할 수 있어. 네가 관심 있으면 내가 거기 사장님 연결 시켜 줄게. ]

“그래? 그럼 알려주라.”

****

“혜정 씨, 지금 회의 준비 거의 다 됐는데 오시겠어요?”

“네, 지금 가겠습니다.”

단비의 친구인 강혜정은 작가의 말에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에서는 PD와 메인작가, 서브작가 모여서 다음 주에 탐방할 업체들을 고르고 있었다.

리얼맛집탐방.

본래 그녀는 회의에 참석할 만한 짬이 되지 않았지만 그녀가 리포터 및 진행자를 맡으면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많이 올랐다.

그 덕분에 이제는 회의에 참석해서 한 목소리 낼 정도의 영향력은 되었다.

“이게 이번에 후보로 선정 된 맛집의 리스트에요.”

작가의 말에 PD를 비롯한 회의에 참석한 인원들이 리스트를 훓어 봤는데 PD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이 말했다.

“이거 밖에 없어?”

“네, 말씀하신 대로 이미 다른 곳에 방영되었던 곳이랑 너무 먼 지방 촬영은 피해서 골라 봤는데 생각보다 별로 없었어요.”

지방 방송국 뿐만 아니라 정규 방송국에서도 전국에 있는 많은 맛집들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방영되지 않은 맛집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맛집이 아닌대도 맛집으로 위장에서 조작방송을 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해 봤는데 기존의 맛집이 아닌 새롭게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를 소개하는 것은 어떨까요?”

“핫플레이스?”

“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사람이 늘어서 맛집으로 점점 소문이 나고 있는 가게들 말이에요. 그런 가게들은 좀 있는 것 같은데.”

“그래? 그거 리스트는 어디 있는데?”

“뒤 쪽에 있습니다.”

PD는 작가의 말에 서류를 넘겨 보았다. 새로운 리스트를 쭉 읽으면서 가게들을 확인했는데 확실히 기존의 맛집보다 신선한 느낌은 있었다.

아무래도 20년, 30년 맛집 이런 느낌의 가게들은 올드한 느낌이 있었는데 새롭게 떠오르는 가게들은 인테리어 부터가 휘황찬란 했기 때문이다.

강혜정도 작가의 말에 맛집 리스트를 살펴 보았는데 왠지 익숙한 가게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알로하 >>

얼마 전 단비가 말했던 남자친구의 가게 이름이 독특해서 기억에 남았는데 그곳과 똑같았다. 파는 메뉴를 확인해 보았는데 돈카츠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니 단비가 말했던 그 가게가 맞는 것 같았다.

‘진짜 맛집이었나보네.’

처음에 친구인 단비가 이야기 했을 때는 그냥 자신의 남자친구가 띄워주기 위해서 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가 이렇게 들고 왔을 정도면 진짜로 맛집이 맞는 것 같았다.

“혜정 씨는 어때? 관심이 가는 곳이 있어? 그래도 우리 중에서는 가장 젊잖아.”

PD의 질문에 강혜정은 잠시 리스트를 훓어 보았다. 다들 괜찮아 보였지만 아무래도 이야기를 들어서 일까? 끌리는 곳은 한 군데였다.

“저는 여기가 괜찮은 것 같아요.”

“어디?”

“알로하요.”

****

“사장님, 이거 완전 신세계인데요?”

“오바하지 마. 뭐가 신세계야. 기존에도 이렇게 만들었잖아.”

두레푸드에서 새롭게 만든 소스들이 도착했다. 신메뉴를 시작하기 위해 아침부터 물건을 정리하고 조리를 해보았는데 한승이가 한껏 오버를 하면서 말했다.

“방법은 비슷한데 맛이 다르잖아요. 너무 맛있어요. 저 오늘부터 우동하고 소바만 먹을래요.”

“내가 만들기는 했지만 진짜 맛있기는 하네.”

조형우까지 가세해서 맛을 칭찬했는데 나도 거기에 동감하는 바였다. 두레푸드에서 특별히 신경을 썼는 지 예전에 샘플보다 더욱 맛이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밖에 포스터도 설치하고 오늘부터 신메뉴 판매 할테니까 준비 잘 해주세요.”

“걱정하지마. 안 그래도 며칠 전부터 연습 많이 했어.”

주방에 이야기를 한 후 홀로 나왔다. 홀에서는 하연이와 선영이가 새로운 참깨 소스를 세팅하고 있었다.

기존에 있던 흑임자를 치우고 참깨 소스로 전부 바꾸었다. 신메뉴와 새로운 양배추 드레싱이 동시에 출격하는 날인 것이다.

혹시나 놓친 부분이 있을까 매장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핸드폰이 울리면서 반가운 전화가 왔다.

“어, 선우야.”

[ 사장님, 지금 통화 가능하세요? ]

“그래, 가능해. 몸은 좀 어때?”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이야기 저번 주에 들었었다. 오늘이 수술이 끝난 지 딱 일주일이 되는 날이었는데 마침 경과가 궁금했던 참이었다.

[ 네, 괜찮습니다. 저는 하루 이틀 지나면 퇴원 할 것 같아요. ]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몸 속에 있는 장기를 꺼내는 일이다. 걱정이 되었는데 퇴원이 가능하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거 다행이다. 어머니는 괜찮으시고?”

[ 네, 어머니도 괜찮은세요. 근데 사장님. 저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을 해도 될까요? ]

“다음 주? 왜 무슨 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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