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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82화 (82/225)

제 82 화

“네, 해볼게요.”

내가 작업한 내용을 선영이가 잠시 살펴 보더니 선영이가 선뜻 하겠다고 나섰다.

“진짜? 할 수 있겠어?”

“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여기 사장님이 적어두신 순서대로 정리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어보았는데 선영이는 생각보다 더 큰 자신감을 보였다.

“그래? 잠깐만 내가 샘플을 보여줄게.”

나는 인터넷에 내가 원하는 양식의 메뉴얼 양식을 보여주었다. 선영이는 그것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어떻게 하면 되는지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 이거 언제까지 하면 돼요?”

“음, 그럼 화요일까지 한 번 정리 해줄래?”

“네, 가능할 것 같아요.”

선영이와 다르게 나는 대학교에 다닐 때 열정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지 문서 작업도 로이스에 다니면서 실전으로 배웠는데 월 마감이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진짜로 귀찮았다.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는데 이것 말고도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선영이가 이런 문서 작업을 대신 해줄 수만 있다면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시 정리하다가 무언가 어색하거나 말이 안 되는 부분 있으면 나에게 물어봐.”

“네, 사장님.”

****

“형님, 나오셨어요?”

“어, 그래. 안 서방. 아기 가진 거 축하해.”

월요일, 아침 일찍 화정동에 있는 알로하 2 호점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둘러보기 위해 들렸다.

현장에서 안 서방을 만날 수 있었는데 나는 먼저 그가 아이를 가진 것을 축하해 주었다.

“아,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은정이가 선물 받고 엄청 좋아했는데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정이는 내 동생이기도 하잖아. 아버님, 어머님도 좋아하시지?”

“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말씀드렸는데 엄청 좋아하셨어요.”

당연히 그럴 것이다. 두 사람이 결혼한 지 좀 되었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도 임신 소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안 서방의 친가 쪽에서도 당연히 임신 소식을 기다렸을 것이다.

안 서방에게 일을 맡기면서 공사 기간도 단축되고 비용도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렇게 도움을 주신 사돈 어른들께서도 좋아하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이야기는 안 하셨어도 많이 기다리셨을거야.”

“네, 장인 어른, 장모님께도 빨리 말씀드려야 하는데 은정이가 아버님 생신 때까지 숨기자고 해서 아직 말씀 못 드리고 있습니다.”

“나도 그 이야기는 들었어. 요새 너튜브에서 많이 하던데? 임밍아웃인가?”

너튜브에서 본 적이 있는데 부모님에게 임신 사실을 공개하면서 반응을 보는 것을 임밍아웃이라고 했다.

아마도 은정이는 그것을 할 예정인 것 같았다.

“네, 형님은 제사 때 내려가신다고 하셨죠?”

“어, 장남인데 당연히 갔다 와야지.”

“죄송합니다. 저희는 이번에는 못 갈 것 같아요.”

“그래, 아직 은정이 아직 임신한 지 오래 안 되었는데 차 타고 오래 돌아다니면 안 좋을 것 같아. 내가 아빠, 엄마한테는 잘 말할게.”

“네, 감사합니다. 여기 공사 설계도랑 디자인은 받아 보셨죠? 외부 인테리어는 1호점 하고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번에 인수 계약을 끝냈을 때 안 서방과 대략적으로 어떤 식으로 공사를 진행할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차피 내부공사는 거의 하지 않고 외부만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손볼 곳은 없었다.

“어, 봤어. 그런 식으로 하면 될 것 같아. 공사는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이번 주에 공사는 끝날 것 같아서 아마 다음 주에는 영업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그의 설명에 만족스러웠다. 신상원 사장님을 일주일 정도 교육 시킨 후 이쪽에서 일을 시키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오케이, 아, 맞다. 혹시 3 호점까지 준비하면 거기도 공사 맡아 줄 수 있을까?”

“3 호점이요?”

“어, 이번 기회에 가게 하나 더 늘리려고.”

내가 또 가게를 만든다고 하자 안 서방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형님, 괜찮으시겠어요? 가게를 너무 빨리 늘리시는 거 아니에요?”

물론 그의 말이 맞았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미친 듯한 확장 속도였다. 하지만 1 호점의 대박 매출을 확인하고 나니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웠다.

매장을 늘리고 더 많은 돈을 벌어 들이고 싶었다. 단비에게 백화점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욕심이 났다.

“3 개 까지는 괜찮을 것 같아.”

“이번에도 가게 인수로 하실 생각이세요?”

“그거는 아직 모르겠어. 이제부터 알아볼 생각이거든. 인수로 할지 아예 신규 오픈으로 할지 말이야. 여기 공사가 끝나고 나면 좀 돌아다녀 볼려고…”

“형님이 하신다고 하면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그런데 너무 무리는 하시지 마세요. 주변에 친구도 가게 확장하다가 잘못된 친구가 있거든요.”

“그래?”

“네, 치킨집 하던 친구인데…장사가 잘 돼서 점포 막 늘리다가 한 점포가 안 되기 시작하니까 거기에 돈 집어넣고 또 거기에 신경 쓰니까 다른 점포도 점점 상태 안 좋아지다가 결국에 처음 연 가게만 남기고 나머지는 손해 보고 다 접었어요.”

안 서방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 시국이었다.

폐점하는 점포가 늘어나고 이직하는 자영업자들도 많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이 또 다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예전 같았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좋은 가게 자리들이 권리금 없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에 만족하고 살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로이스를 넘어야 한다는 꿈이 있었다.

“그렇게 안 되게 열심히 해야지. 일단은 여기 공사 끝나고 다시 이야기하자.”

“네, 알겠습니다.”

“나는 이제 가봐야겠다.”

“벌써 가시려고요?”

“어, 오늘은 공사 시작하는 날이라 인사 차 잠깐 들린 거야. 상무지구 다시 넘어가 해.”

“네, 그럼 조심히 가세요. 형님.”

“그래, 혹시 문제 생기면 연락하고 시간 날 때 한번 씩 들릴게.”

“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1호점을 완벽하게 만들어준 안 서방이었기 때문에 다른 걱정은 되지 않았다.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면 안 서방의 말이었다. 무분별하게 가게를 확장하다가는 무너진다는 말.

내가 모든 가게를 100%로 신경 쓸 수는 없다. 이것은 동의하는 바였다. 그래서 나를 대신해서 일을 잘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 한 손으로 모든 일을 할 수는 없지.’

2 호점은 신상원 사장 부부가 직원으로 일할 예정이었다. 예전에 가게를 운영하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만 않는다면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기존에 하던 요리와 돈카츠가 큰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내가 당분간 2 호점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도와줄 생각이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문제가 있다면 한다면 나중에 3 호점을 넓히려고 할 때 믿고 일을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

본래는 조형우 사장님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얼마 전 잠깐 매장에 들렸을 때 확인한 그의 능력이 생각보다 뛰어나서 본점에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지금 있는 메뉴들도 발전시키면서 나중에 신메뉴도 개발하는 등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생각을 좀 해보자.’

****

상무지구 알로하 1 호점 출근하자마자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오늘부터 출근하기로 한 조형우였다.

조형우는 이미 옷을 주방복으로 갈아입고 한승이와 같이 여러 가지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모습만 봐서는 이곳에서 꽤 오래 일한 사람처럼 보였다.

“옷이 잘 어울리시네요.”

“그러게, 원래 입었던 것처럼 딱 맞는데?”

저번에 왔을 때 그에게 맞을 것 같은 근무복을 챙겨 주었는데 다행히 잘 맞는 것 같았다.

“출근하시니까 기분이 어떠세요?”

“칼을 오랜만에 잡는 거라…좀 긴장되기는 하는데 조금씩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아.”

생각해보니 그는 예전에 칼에 손을 다쳤었다. 그것 때문에 요리사를 그만두고 카페를 차렸다고 들었는데 다시 잡은 느낌이 어떨지 궁금했다.

“칼 사용하는 거 괜찮으시겠어요?”

“어, 괜찮아. 원래 와이프가 걱정해서 그만뒀던 거지. 나는 별로 문제 없었어.”

“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열심히 점심 장사를 위해 고기 작업을 하고 있던 한승이가 나에게 말했다.

“아, 사장님. 된장국 드셔보셨어요?”

“된장국?”

“네, 오늘 아침에 실장님이 재료 가지고 오셔서 저번에 말씀하신 것처럼 끓여 봤는데 완전 대박이에요.”

“그래?”

“네, 저는 미소 된장국도 이렇게 깊은 맛이 날 수 있다는 거 처음 알았어요.”

나는 한승이의 말에 된장국을 퍼서 조금 먹어보았다.

“오”

저절로 눈이 떠지는 맛이었다. 그냥 다른 것 없이 여기에 밥만 한 숟가락 말아 먹어도 든든한 한 끼가 될 것 같았다.

“어때? 마음에 들어?”

이제는 주방 실장이 된 조형우도 나의 반응이 궁금한지 물어 보았다.

“네, 너무 마음에 듭니다. 이게 그 디포리 넣은 된장국 인 거죠?”

“어, 거기에 무랑, 대파, 다시마도 넣었지. 확실히 맛이 다르지?”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번에 말로만 들었을 때는 감이 잘 오지 않았는데 먹어보니 확실히 차이가 심했다.

“우동이랑 소바 레시피도 준비했는데…이거는 필요한 재료들을 좀 따로 준비해줘야 할 것 같은데…”

“그거 알려주시면 제가 재료는 준비해 두겠습니다.”

“그래, 그럼 우동이랑 소바 시식회는 나중에 재료들 들어오면 하자고 내가 맛있게 만들어 줄게.”

조형우는 자신감이 넘쳤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기대가 되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홀에서 하연이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사장님, 나와보세요.”

나가보니 앞으로 2 호점을 담당할 신상원 부부가 출근을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셨군요.”

“네, 저희는 뭐하면 될까요?”

아무래도 그동안 사장으로 일하다가 다른 곳으로 첫 출근을 해서 두 사람은 많이 어색해 보였는데 나는 그들에게 친절히 말했다.

“일단 옷부터 갈아 입으시고 사장님은 오늘부터 주방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가지 조리 방법 배우시면 되시고 사모님은 홀에서 주문이랑 서비스 어떤 식으로 하시는 지 배우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두 사람도 조형우처럼 바로 알로하의 근무복으로 옷을 입고 왔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에게 두 사람을 소개해 주기 시작했다.

“이쪽에 있으신 분들은 지금 화정동에 있는 알로하 2 호점 담당하실 분들입니다. 어…일주일 동안 여기서 실습하시고 갈 거니까 다들 알고 있는 것 많이 알려주시고 궁금한 것 있으시면 많이 물어보세요.”

“네, 앞으로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하연아, 너는 오늘 홀에서 여기 사모님 좀 잘 알려드려.”

“네, 사장님.”

그렇게 기존 알로하 직원들과 서로 인사를 하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기에 뜨는 번호를 확인했는데 처음 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혹시 김정훈 씨 맞으세요? ]

“네, 맞습니다. 실례지만 누구실까요?”

[ 아, 안녕하세요. 저는 식약처 위생등급제 평가 담당관 고유미라고 합니다. 광주 서구 치평로 XX 알로하 위생등급제 신청하셨던데 맞으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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