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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75화 (75/225)

제 75 화

“사장님,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출근한 선우가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래, 어머니는 괜찮으셔?”

“네, 투석 받았더니 괜찮아 지셨어요.”

“그래, 그거 다행이다.”

괜찮다는 선우의 말에 나도 안심이 되었다. 인터넷에 알아보니 갑자기 일이 잘못 되어 돌아가시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고 봤는데 다행히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이식도 하기로 했어요.”

“진짜? 언제 하는데?”

“아직 제 신장이 엄마에게 적합한 지 확인을 못해서 그거 검사하러 서울에 몇 번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그래? 그거 적합 안 되면 어떻게 되는 거야?”

“그럼 어쩔 수 없이 신장 기부를 기다려야 하는데 부모 자식간에는 적합도가 높다고 하니까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다행이네. 그 서울 가기 전에 미리 말해. 내가 일하는 시간은 조정 해줄게.”

“감사합니다.”

“근데 이식하고 나면 너도 병원에 좀 입원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네…한 일주일 정도는 더 입원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

일주일. 그래도 몸에서 장기 하나를 꺼내는 일인데 내 생각보다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죄송합니다…사장님. 바로 일해야 하는데…”

“아니야, 괜찮아. 대신 수술이랑 다 잘 끝내고 열심히 일 해야 한다. 알았지?”

“네. 걱정하지 마세요. 누구보다 열심히 일 할게요.”

사실 불안감도 있었다. 예전에 일하다가 보면 이 사람은 그만 두지 않을 것 같은데 잠수 타버리고 출근하지 않았던 직원들이나 알바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선우의 눈빛을 보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래, 우리 앞으로 같이 잘 해보자.”

****

선우가 출근하면서 이제 매장에 좀 여유가 생겼다. 거의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나, 오늘은 좀 일찍 들어 갈게.”

“네, 사장님. 들어가서 쉬세요.”

점심 영업을 마치고 조금 일찍 가게를 나왔는데 그동안 내가 고생했던 것을 아는 아이들도 나를 흔쾌히 보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집에 가서 쉴 계획은 아니었다.

알아볼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화정동에 있는 메밀집 거기에 가게 인수를 위한 계약 조건들을 공부해야 했다.

사실 그동안 가게 임대 계약이나 인수 계약은 공인 중개사만 끼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될 것 이 없었지만 이것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계약이니 여러 가지를 확인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공부하지…’

그동안은 너튜브나 블로그 정도만 봐도 공부할 수가 있었는데 나는 이번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앞으로 프랜차이즈로 가기 위한 토석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기본을 제대로 잡아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변호사한테 자문을 받아 볼까?”

아무래도 법에 관한 것은 변호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변호사를 알아볼 생각이었는데 그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맞다. 전주인이 변호사라고 했었지…’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주인이 자신이 변호사라고 소개했던 것이 떠올랐다. 핸드폰을 뒤져서 전화번호를 찾았는데 다행히 등록을 해두었다.

‘그래, 그때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으니까 연락이라도 해보자.’

집을 계약할 당시 법에 관해서 문제가 생기면 연락하라고 그가 말했는데 지금이 좋은 기회인 것 같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는데 다행히 상대방이 받았다.

[ 여보세요. ]

“아, 혹시 남현성 변호사님. 핸드폰 번호 맞을까요?”

[ 네, 맞습니다. 제가 남현성입니니다. ]

“네, 안녕하세요. 저 올해 스테이트힐 매매했던 김정훈이라고 합니다.”

[ 아, 안녕하세요. ]

“네, 오랜만에 연락드리네요.”

[ 네, 그런데 저에게 무슨 이유로 연락주셨을까요? 혹시 집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

“아, 그런 거 아닙니다. 사실 제가 가게를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프랜차이즈 가맹 관련해서 변호사님 자문을 좀 받아 보려고 하는데 혹시 해주실 수 있을까요?”

[ 자문이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

****

<< 남현성 변호사사무실 >>

자문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바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그때 사무실을 개업하기 위해 집을 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말처럼 사무실은 깨끗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어떻게 오셨을까요?”

“변호사님이랑 상담예약을 했습니다.”

“김정훈 씨 맞으세요?”

변호사 사무실로 들어가 비서로 보이는 사람이 물어보았는데 잠시 기다리자 방으로 나를 안내해주었다.

내가 방으로 들어가자 오랜만에 보는 남현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를 맞이해 주었다.

“오랜만에 보는 것 같군요. 잘 오셨습니다. 여기 커피 두 잔 가져다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비서가 나가자 남현성은 소파로 나를 안내했다.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네.”

“이거 시간이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집을 판 지도 3달이나 지났군요.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네, 잘 지냈습니다.”

“저도 가끔 궁금해서 인터넷 찾아봤는데 집값이 많이 올랐던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있다가 팔걸 그랬습니다.”

남현성은 호기롭게 웃었는데 나도 그의 말에 따라서 웃었다. 6월에 집을 매매하고 얼마 있지 않아서 6월 17일 새로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 되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조정대상지역 설정에 관한 정책들이었는데 그 정책의 여파 때문인지 광주 지역 집값이 한차례 더 오르기 시작했다.

솔직히 집을 산 이후 가격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어느날 우연히 본 집 값이 9억을 넘어가고 있었다.

7억 5천에 집을 샀는데 3개월 사이에 1억 5천이나 벌어 들인 것이다.

‘이렇게 돈을 버는 구나?’

예전에 직장 생활 할 때 부자들이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솔직히 실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집으로 돈을 벌어보니 이렇게 편한 일이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내가 일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 저절로 들어오니까 말이다.

허준석 대표가 말한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요즘에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주식으로도 돈을 벌고 집으로 돈을 벌고 지금 가게를 비우고 있는데도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나에게 돈을 벌어다 주고 있다.

집을 매매하면서 로또 당첨금 30억 원의 마지노선이 깨졌었는데 이번 달에 다시 맞출 수 있었다.

“아닙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프랜차이즈 가맹이 정확히 어떤 이야기 신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혹시 가맹 계약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네, 그럴 생각입니다.”

“그러시군요. 혹시 프랜차이즈 회사가 어디일까요? 제가 예전에 비슷한 일을 맡은 적이 있어서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남현성과의 대화에서 그가 무언가를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 프랜차이즈 회사 가입하려는 게 아닙니다. 사실 저의 가게에 가맹 문의가 들어와서 이걸 프랜차이즈로 바꾸려고 생각중입니다.”

나의 말에 남현성은 조금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러셨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했군요. 가맹문의도 들어오고 장사가 엄청 잘 되시나 보네요.”

“네, 조금 되는 편입니다.”

“혹시 가게 이름이 어떻게 되는 지 알려주실수 있을까요?”

“아마 이름은 못 들어 보셨을 겁니다. 알로하라고 돈카츠 전문점입니다.”

“알로하!”

내 말에 남현성은 아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혹시 아실까요?”

“거기 얼마 전에 음식 가지고 장난쳤던 사기꾼이 다녀갔던 곳 아닙니까?”

“네, 맞습니다.”

“저희 학교 선배님이 국선 변호사로 변호를 맡으셔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사기꾼은 지금 고소가 진행중이었다. 나는 그때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아서 고소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피해를 입은 가게들은 사기꾼을 상대로 고소를 한 상태였다.

“그러셨군요.”

“그런데 그 범인을 잡은 가게가 사장님 가게였다니 이거 저희가 인연은 인연인가 봅니다.”

“네, 사실 그때 그 사건 이후로 사람들이 좋게 평가해주시고 가게 장사도 잘 되어서 가맹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런 걸 진행해본 경험이 없어서 어떤 식으로 계약을 하면 좋을지 자문을 받아보려고 이렇게 왔습니다.”

“잘하셨습니다. 혹시 그럼 지금은 개인 사업자이실까요?”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 가맹점을 계속해서 늘리실 계획이십니까?”

로이스에 능가하는 돈카츠 프랜차이즈 회사를 만들 것이었기 때문에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앞으로도 계속 늘릴 생각입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법인설립부터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법인이요?”

“네, 개인사업자보다 법인을 설립하시는 게 나중에 세금처리 문제라던 지 가맹점 늘릴 때 훨씬 편하실 겁니다.”

“그거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복잡한 게 귀찮으시면 저한테 위임으로 맡기시죠. 제가 깔끔하게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위임이요?”

“네, 수수료가 좀 있기는 하지만 가게 영업 때문에 바쁘실 텐데 제가 말하는 서류만 준비해주시면 되니까 별도로 신경쓸 필요가 없으십니다.”

“아…맞다. 그 아까 말한 가맹점 일단 제가 거기를 인수를 하고 몇 년 있다가 나중에 다시 파는 것으로 계약을 할 건데 그것도 가능한 걸까요?”

“조금 특이한 방식이군요. 하지만 특약으로 집어넣으면 되니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혹시 계약서 샘플 같은 것도 만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가능합니다. 법인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같이 진행해드릴까요?”

나는 남현성의 말에 고민이 조금 되었다. 본래는 나중에 좀 더 규모를 갖추고 법인으로 넘어갈 생각이었는데 차라리 이번 기회에 아싸리 법인을 갖추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법인 설립하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럼 제가 그것도 같이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잠시 기다리시겠어요. 제가 아까 말한 가게 인수 계약서 샘플 만들어 드리고 조항들 설명도 해드릴게요.”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그가 계약서를 만들어서 관련된 조항들에 대해서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예전에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만났을 때 그는 조금 털털한 성격 같았는데 일하는 모습은 그와 반대로 완전 프로 같았다.

설명도 완전히 이해되기 편하게 해주었는데 법에 대해 깊게 모르는 나도 어떤 것이 유리하고 불리한 지 잘 이해가 되었다.

“이런 부분은 그 사장님과 이야기를 해보셔야 할 겁니다. 굳이 뭐가 유리하고 불리한 지는 그 사장님에게 말씀 안 하셔도 되고 그쪽에서 요구하는 것은 또 추가해서 가지고 오십시오. 그럼 제가 또 봐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솔직히 어떤 식으로 진행을 해야할지 조금 고민이 되었는데 이렇게 상담을 받고 나니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아, 법인 설립도 제가 설명 드릴건데…혹시 생각하신 법인명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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