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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67화 (67/225)

제 67 화

“너튜브 촬영이요?”

“네, 제가 먹는 모습만 촬영할 겁니다.”

저번에 아이들을 도와준 내용이 너튜브에 퍼지고 또 이번에 뉴스를 통해서 가게가 알려진 다음에 이런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몇 번 있었다.

가게에 큰 피해만 되지 않는다면 홍보도 되고 좋으니 나는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네, 괜찮습니다. 너무 큰 소리로 다른 손님 불편하게 만 안 하시면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네, 다른 손님들 피해 안 가게 하겠습니다. 혹시 몇 시가 한가하세요? 제가 그 시간에 맞춰서 가겠습니다.”

“어…저희가 2시 좀 넘으면 한가해집니다. 그전까지는 만석이라 원하시는 자리 앉으시기는 좀 어려울 거예요.”

“아, 그럼 제가 2시 넘어서 매장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촬영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었는데 전화 내용을 듣고 있던 한승이가 궁금했는지 나에게 물었다.

“아침부터 무슨 전화에요?”

“너튜브 촬영하는데 와도 되는지 물어본다.”

“오…요즘 그런 사람들 전화 많이 오네요.”

“근데 그렇게 유명한 사람들은 안 왔잖아.”

먹방을 진행하는 너튜버들이 몇 번 찾아왔고 나도 호기심에 그들을 검색해보기는 했지만 그렇게 유명한 사람들이 찾아온 적은 없었다.

“그 너튜버 이름이 뭔데요?”

“뭐였더라…주영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주영이요? 그런 사람이 있었나…어! 혹시 쭈영이 아니에요?”

내가 너튜버의 이름을 말하자 한승이가 엄청 놀라면서 반응했다.

“어, 맞아.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아. 왜 유명한 사람이야?”

“요즘에 떠오르는 먹방러에요. 제가 알기로 최근에 구독자가 100만 명 넘었을 걸요.”

“100만 명?”

나는 한승이의 말에 너튜브를 들어가 검색해 보았는데 구독자가 130만 명 정도 되었다.

“오, 진짜 구독자 엄청 많네.”

“네, 얼굴도 예쁘게 생겼는데 엄청 잘 먹어서 사람들에게 인기 많아요.”

“그렇구나. 나는 왜 몰랐지?”

예전에는 너튜브로 먹방을 많이 봤었다.

하지만 가게가 바빠진 이후로 영화나 드라마 볼 시간이 부족해서 먹방보다 리뷰를 주로 보거나 아니면 주식과 경제에 관한 너튜브 영상을 많이 봤다.

“원래 구독자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코로나 터지고 몇 개월 사이에 구독자 확 늘었을 거예요.”

“그래? 그럼 가게 홍보 엄청 되겠네?”

“당연하죠. 아마 100만 너튜버들은 돈 주고 광고 하려고 하면 몇 천만 원 씩은 줘야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공짜로 와서 해준다니까 가게 입장에서는 개 이득이죠.”

“한승아, 오늘은 특별히 신경 써서 준비하자. 괜히 촬영하는데 안 좋게 나가면 안 되잖아.”

“네, 알겠습니다.”

****

“사장님, 자리 이쪽에 앉아도 될까요? 다른 고객님 안 보이게 하려면 뒤에 벽이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오후 2시 20분이 되자 너튜버 쭈영이는 편집자 한 명과 가게에 왔는데 매장 구석에 벽이 있는 소파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네, 괜찮습니다. 편하신 곳으로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메뉴판 보시고 메뉴 정하시면 불러주세요.”

나는 그녀에게 자리를 안내해주고 카운터로 돌아왔는데 소미가 호들갑을 떨었다.

“우와, 진짜 쭈영이 언니다.”

소미는 쭈영이의 찐 팬이라고 했는데 그녀가 온다는 소식을 아까 전해주자 엄청 진짜 기뻐했다.

“너 진짜 팬이었구나.”

“당연하죠. 사장님. 제가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지금까지 올라온 영상 다 챙겨봤어요.”

소미 뿐만 아니라 가게에 있던 다른 손님들도 쭈영이를 알아 봤는지 약간 웅성거리는 것이 느껴졌는데 나는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그녀의 인기에 놀랐다.

그때 메뉴를 골랐는지 너튜버 쭈영이 손을 들었고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메뉴 고르셨어요?”

“네, 음…히레카츠 정식, 로스카츠 정식은 하나씩 주시고요. 치즈카츠 정식은 2개 주시고 김치우동, 꼬치우동, 메밀 소바, 그리고 새우튀김 5마리 주시겠어요.”

나는 메뉴를 주문하는 그녀의 말에 상당히 놀랐다.

이미 아까 검색한 너튜브를 통해서 많이 먹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지금 주문한 양은 거의 8인분에 가까운 양이었는데 그녀가 다 먹을지 걱정이 되었다.

“이거 양이 상당히 많은 데 괜찮으시겠어요?”

“네, 아 밥은 일단 2 공기만 주셔도 되고요. 돈카츠는 먹어보고 맛있는 걸로 더 시킬 게요.”

“더 시키신다고요?”

“네네, 아 그리고 콜라도 2캔 만 먼저 가져다 주시겠어요.”

나는 주문을 받아서 카운터로 돌아와 포스기에 메뉴를 눌렀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소미가 말했다.

“오, 생각보다 별로 안 드시네요?”

“별로 안 먹는다고?”

내가 생각했을 때는 이것도 상당히 많은 양이었는데 별로 안 먹는다는 소미의 말에 놀랐다.

“네, 원래 언니는 10 인분 이상 그냥 먹어요. 저번에 짜장면 14 그릇인가 먹었어요.”

“뭐, 14 그릇?”

나는 짜장면을 14 그릇이나 먹었다는 말에 테이블에 앉아 있는 쭈영이를 쳐다보았다. 생각보다 키도 작고 엄청 왜소해 보였는데 저 작은 몸에 그렇게 많은 음식이 들어갔다니 믿어 지지가 않았다.

“엄청 대단하죠? 사장님도 나중에 너튜브에서 찾아보세요. 보시면 놀라실 거예요.”

“어, 듣고 보니 그러네. 어쩐지 먹고 더 주문한다고 하더라.”

“역시 그랬군요. 하긴 이 정도만 먹으면 쭈영이 언니가 아니죠.”

****

“안녕하십니까. 주둥이 여러분들, 먹방 너튜버 쭈영입니다. 오늘은 광주 상무지구에 있는 알로하라고 하는 돈카츠 전문점에서 먹방을 진행하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너튜버 쭈영이는 편집본 뿐만 아니라 라이브 생방송도 진행을 했는데 음식이 나오기 전에 시청자들과 소통을 진행하였다.

- 주영업!

- 언니 오늘도 너무 예뻐요.^^

- 광주까지 가신 거예요?

- 가게 이름이 알로하임??? 특이하네 ㅋㅋㅋ

- 요새 SNS에서 핫한 가게 아닌가요? 들어 본 것 같은데 ㅋㅋ

“여기가 어디냐고 한다면 며칠 전에 제가 방송에서 기사보고 분노했던 거 기억하시는 분들 있으실까요?”

- 아, 그 음식에 돌멩이 넣은 사건?

- 그 가게가 여기 인 가요?

- 헐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 어떻게 됨?

- 지금 검찰로 넘어가서 조사 받고 있는 것으로 암

- 가뜩이나 장사 안 되는데 그런 미친 놈들이 있나요?

“네, 맞습니다. 여기가 바로 그 사기꾼을 잡은 가게에요. 하마터면 큰 피해를 입을 뻔했죠. 다행히 사장님이 사기꾼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셔서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매출도 올려 드릴 겸 ‘쭈영이가 간다.’를 진행하기 위해서 직접 매장으로 나왔습니다.”

사실 쭈영이는 구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이후로는 배달음식을 주문하거나 포장을 해와서 집에서 직접 음식을 세팅하는 경우가 많았다.

월클병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밖에서 먹방을 진행하면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촬영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기꾼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준 착한 사장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돕고 싶어서 직접 방문을 하기로 결정했다.

- 오늘 돈카츠 사장님 횡재 하셨네 ㅎ

- 쭈영이 오늘 돈카츠 다 먹어버릴 듯 ㅋㅋㅋ

- 아까 주문 할 때 사장님 놀라 시는 거 못 봄?

- 근데 사장님 좀 훈남 같은데?

- 아까 그 사람이 사장님임? 알바생 아님?

“아까 주문 받으신 분이 사장님 맞으세요. 근데 여기 원래 장사 잘되는 곳인가 봐요. 지금 시간이 2시가 넘었는데 사람이 꽤 있네요.”

- 저 거기 단골인데 돈카츠 맛집이에요.

- 알로하 돈카츠 맛있음 ㅎㅎ

- 인터넷 검색해 봤는데 평이 엄청 좋은데???

- 그런가요? 저도 광주 사는데 다음에 가 봐야겠네요.

- 아까 가게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쭈영이 시청자와 소통을 하고 있을 때 주문한 음식이 하나 둘 씩 나오기 시작했다.

“이거 자리가 부족해서 일단 메인 음식만 놓아드릴게요. 반찬이랑 장국은 더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가져다 드릴게요.”

“네네, 그렇게 해주세요.”

4 인용 테이블에 음식을 8인분이나 주문해서 그런지 필요 없는 그릇들은 뺐는데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꽉 차고 넘쳤다.

그녀는 프로 먹방러 답게 음식을 시청자들이 잘 보이게 정돈하기 시작했는데 세팅이 완료 되자 시청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 우와 돈카츠 엄청 맛있겠다.

- 여기 치즈 엄청 많이 주는데???

- 나는 치즈보다 저 양배추가 놀랍다ㅋㅋㅋㅋ

- 그러게 ㅋㅋ 저거 쭈영이라고 일부러 많이 준 거 아님???

- 아니야 SNS 보니까 여기 원래 저렇게 많이 주는데???ㅋㅋ

“자, 그럼 지금부터 먹방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진짜 많이 먹네.’

나는 쭈영이 먹방을 진행하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벌써 기본 돈카츠와 치즈카츠를 추가로 주문해서 10인분이 넘는 음식을 먹었는데 그녀는 전혀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시청자와 소통하면서 계속해서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진짜로 대단한 것 같았다.

그렇게 그녀를 조용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녀가 나를 보고 말했다.

“사장님, 혹시 방송 출연 가능하세요?”

“네?”

갑작스러운 그녀의 요청에 당황스러웠는데 그녀의 다음 말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저희 시청자들이 사장님 너무 훈남이라고 얼굴 제대로 보고 싶어하셔서 괜찮으시면 출연 잠시 부탁 드려도 될까요?”

“아, 괜찮습니다.”

이미 뉴스로 전국에 얼굴을 한번 알렸던 나였다. 100만 너튜버라고 하니 방송에 출연해서 가게 홍보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흔쾌히 허락했다.

“자, 그럼 이 쪽으로 앉으시겠어요.”

그녀가 옆자리로 비키면서 자리를 양보했는데 소파에 앉자 핸드폰으로 시청자들의 채팅창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저희 시청자들에게 인사 해주시겠어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광주 상무지구에 있는 돈카츠 전문점 알로하의 사장입니다.”

- 오, 진짜 잘생겼다.

- 그러게 일반인 치고 낫베드네

- 엄청 젊은 사장님이네 ㅋ

- 그러게 저 나이에 벌써 이런 가게 사장이라니 성공하셨다 ㅋㅋ

- 두 사람 나란히 앉아 있으니까 은근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ㅎㅎㅎ

“오, 원래 처음 시청자들 보시면 긴장해서 인사 잘 못하시는데 말 엄청 잘하시네요.”

“아, 아닙니다. 지금 엄청 떨립니다.”

“사장님, 돈카츠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돈카츠 먹방 많이 진행했는데 그 중에서도 엄청 맛있는 거 같아요.”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맛있는 특별한 비법이 있을까요?”

“특별한 비법까지는 없습니다. 그냥 좋은 고기를 맛있게 튀겨낸 거죠.”

“그렇군요. 확실히 좋은 고기 쓰시는 것 같아요. 다른 돈카츠 가게와 다르게 돼지고기 냄새도 별로 안 나고 엄청 부드러웠거든요.”

“네, 저희 가게가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셨군요. 안 그래도 코로나 시기에 힘드시고 이번에 안 좋은 일도 있으셔서 신경 많이 쓰셨을 텐데 장사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네, 감사합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저희 직원이 쭈영이님 엄청 팬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혹시 가게 홍보 도와드리려고 하는데 SNS 계정 있으시죠? 너튜브에 영상이랑 같이 올려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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