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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장사를 합니다-18화 (18/225)

# < 제 18 회 >

“증거금이요?”

“네, 증거금이요.”

“그게 뭐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식 초보인 나는 증거금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나의 대답에 증권사 상담사는 잠시 당황한 듯 목소리가 떨렸지만 곧이어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어...지금 고객님이 증거금 20%로 설정되어 있으시거든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고객님이 만약 만 원을 가지고 계시면 증거금 사용이 가능한 종목에 한해서 5만 원까지 종목 매수가 가능해요.”

“저는 그렇게 설정한 적이 없는데요?”

“어...이거는 처음 비대면 계좌 만드시고 어플 접속하셨을 때 팝업창으로 설정 알림 갔을 텐데요...”

생각해보니 증거 비슷한 글씨를 본 것도 같다.

별로 관계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대충 클릭클릭 했던 것 같은데 아마도 그게 증거금에 관한 설정이었던 모양이다.

“제가 잘 모르고 설정한 것 같은데 혹시 이거 환불 안 되겠죠?”

환불이 안 된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그냥 정신이 없어 나도 모르게 물었는데 상담사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환불은 안 되세요.”

“네...그럼 아까 미수 사용했다고 하셨는데 그건 어떻게 되는 건가요?”

“미수 같은 경우에는 고객님이 빌려서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2영업일 후에는 돌려주셔야 합니다. 오늘이 화요일이니까 목요일이 되겠네요.”

“어떤 식으로 돌려 줘야 하는 거죠?”

“어, 일단 미수로 가지고 계신 종목을 2영업일 안에 매도하시면 예수금에서 자동으로 정산이 되실거에요.”

“매도를 안 하고 있으면요?”

“혹시나 손해가 너무 심해서 매도를 못하시면 빌린 금액만큼 예수금을 넣어주셔야 반대매매를 안 당하세요.”

“반대매매요?”

“네,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2영업일 이상 매도를 안 하시고 예수금도 안 넣어주시면 미수 동결 계좌로 지정되시고 추후 가지고 계시는 종목을 저희가 일괄로 매도하여 미수금만큼 정산을 합니다. 고객님.”

“강제로요?”

“네...강제로요.”

“매도를 하던 지 예수금을 더 넣든지 목요일까지 결정 해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맞습니다. 고객님.”

“네, 알겠습니다. 설명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성장증권 상담사 이우진이었습니다.”

전화를 끊은 나는 다시 어플을 켜서 일성전자를 확인하였다. 혹시나 가격이 올라 있으면 바로 팔아버릴 생각이었는데 아까 올라가던 차트와 반대로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0.5%, 50만 원 손실이네.”

고작 0.5% 손해 중이었지만 1억이라는 돈이 들어가서 인지 손실이 생각보다 컸다. 지금 손해를 감수하고 매도한다고 하면 하루 매장 매출을 날려버린 것이다.

“어떻게 하지. 지금이라도 팔아?”

다행히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50만 원의 손실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매도에 손을 올려두고 잠시 고민을 했다.

팔려고 생각했더니 긍정적인 마인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국내 최고의 대기업 일성이었다. 다들 10만 원이 간다고 믿고 있는 일성전자 말이다.

결국 나는 매도하지 못하고 며칠 지켜 보기로 결정했다.

“그래 일성전자잖아...오후나 아니면 내일, 목요일까지 한 번은 다시 올라주지 않을까? 조금만 기다렸다가 수익으로 바뀌면 바로 팔아야겠다.”

****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는 말이 있다. 기름에 튀긴다는 것은 재료를 맛있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닭을 튀긴 치킨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외식 메뉴이고 오징어, 야채, 김말이, 오뎅 등을 튀긴 분신 메뉴는 떡볶이와 함께 치킨의 뒤를 따르고 있다.

그럼 돼지고기를 튀긴 돈까스는 어떠할까?

놀랍게도 예전에 로이스에 다닐 때 교육 중 들은 내용인데 많이 먹는 외식 메뉴 5위에 랭크가 되어 있다.

중식이 3위, 4위가 피자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순위다.

다시 말하면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또 돈까스 가게 인 것이다.

보통 돈까스라고 한다면 경양식과 일본식 두 가지가 있다.

경양식 돈까스의 특징은 돼지고기를 두드려 납작하고 넓게 만들어 튀기고 그 위에 소스가 부어져 나온다.

어렸을 때 엄마가 돈까스 먹으러 가자고 속이고 치과나 비뇨기과로 향했던 경험이 있을 텐데 여기서 엄마가 말한 돈까스가 바로 경양식으로 만든 것이다.

식전 스프, 칼과 나이프로 잘라 먹고 이런 집에서는 파스타와 볶음밥을 곁들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전에 일했던 로이스가 바로 대표적인 경양식 돈가스 전문점이다.

이와는 반대로 일본식 돈까스는 돈카츠라고도 부르는데 돼지고기를 두툼하게 썰어서 빵가루를 묻히고 튀긴 다음 일정한 크기로 컷팅하여 양배추와 함께 나간다.

소스는 경양식과 다른게 종지와 같은 그릇에 따로 제공되어 젓가락으로 찍어 먹는 형식인데 미소 된장국이 나가고 우동과 소바와 같은 음식을 곁들여 판매한다.

돈까스는 대표적인 겉바속촉인 음식으로 앞서 말한 경양식에서는 빵가루는 넓고 크게 묻혀서 겉의 바삭함을 강조한 스타일이고 일본식에서는 두꺼운 고기에서 흘러나오는 육즙 때문에 돈까스 속의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강조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좋은 고기를 사용하고 텐더라이저로 고기를 부드럽게 하려는 이유도 우리 가게 알로하가 일본식 돈카츠 전문점이기 때문이다.

“한승아, 정리 다 했냐?”

“네, 다했어요.”

“그럼 아까 아침에 준비한 거 튀겨서 먹어보자.”

점심 장사가 어느 정도 끝나고 오후 세 시가 되자 나는 주방으로 들어가 한승이에게 아침에 준비했던 재료를 튀기자고 말했다.

돈카츠를 튀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돼지고기에 밀가루를 묻히고 거기에 풀어 놓은 달걀물에 한 번 담가 꺼내고 빵가루는 듬뿜 묻힌 다음 튀김기에 넣고 튀겨내면 된다.

물론 예쁘게 모양도 만들고 기름의 온도, 튀기는 시간 세세하게 따지면 생각할 것들이 더 있지만 생각보다는 만들기 쉬운 음식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신선한 재료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재료만 좋은 것을 써도 80%는 먹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잘 튀겨진 등심돈카츠 한 덩어리를 한승이가 건져내고 기름을 좀 뺀 후에 6등분으로 컷팅했다.

젓가락으로 한 조각을 집어든 나는 돈카츠 소스도 묻히지 않고 바로 입으로 가져가 베어 물었다.

돈카츠 그대로의 맛을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삭

“호...”

방금 막 튀겨서 그런지 바삭한 소리와 함께 돼지고기의 육즙이 흥건하게 흘러나왔다. 그것 뿐만 아니라 씹는 느낌도 엄청 부드러웠다.

본래 등심 부위는 어느 정도 비계와 힘줄이 있어 질겅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이거는 그런 느낌이 아예 없어서 부드러운 안심 부위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오, 이거 엄청 맛있어요. 사장님.”

홀에 있던 선영이도 와서 한 조각을 먹었는데 맛있다고 칭찬을 계속하였다. 매일 점심을 거의 돈카츠로 먹었던 그녀였기 때문에 맛의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선영아, 맛있어?”

“네, 솔직히 그렇게 큰 차이는 없을 줄 알았는데 완전 부드러워요.”

“그래? 비싼 값을 하는군.”

“사장님. 이거 제가 텐더라이저로 열심히 두드려서 더 맛있어 진 거 아시죠?”

“그래, 고생했다.”

확실히 한승이의 말처럼 좋은 고기를 사용한 효과도 있지만 텐더라이저로 두들겨서 고기 사이 사이까지 다져진 효과도 큰 것 같았다.

“어떻게 내일부터 바로 이렇게 해서 나갈까요?”

“음, 잠깐만. 그 내가 아까 사 둔 우유 어디에 있어?”

“우유요? 잠시만요.”

나는 출근하는 길에 우유를 한 팩 사왔었는데 한승이에게 냉장고에 보관하라고 시켰었다.

“여기 있어요. 근데 우유는 뭐하시려고요? 설마 돈카츠랑 우유랑 같이 드시려는 것은 아니죠?”

“그 내가 인터넷에서 고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 찾아봤거든? 근데 거기에 우유에 고기를 재워두면 부드러워 진다는 말이 있더라고 고기 잡내도 잡아주고 말이야.”

“오, 저도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한 건데 재워 두지는 않더라도 돼지고기를 우유에 살짝 담가두면 조금이라도 더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오, 괜찮은 생각이에요.”

“내가 한번 해볼게.”

나는 고기를 꺼내서 밀가루를 묻힌 후 우유에 한 번 계란 물에 한 번 담근 후 빵가루를 묻혀서 튀겼다.

돈카츠를 건져내고 다시 컷팅을 한 후 셋이서 나눠서 먹었는데 다시 한번 선영이가 소리쳤다.

“오, 대박 아까보다 더 맛있어요. 사장님.”

“그래? 한승이 너는 어때?”

“저도 엄청 맛있어요. 고기 특유의 냄새도 줄어든 것 같아요.”

“그래? 로이스랑 비교하면 어떤 거 같아?”

“로이스요? 거기랑은 당연히 비교도 안 되죠. 솔직히 저 이거 만 원 넘는 다고 해도 사 먹을 것 같아요.”

“저도요. 저도요.”

“그래? 그럼 치즈카츠나 새우카츠 다른 것도 튀겨서 제대로 한 번 먹어보자.”

나는 돈카츠를 더 준비하여 튀겨냈고 우리는 늦은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다. 우유는 그냥 안 되면 말고 하는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탁월했다.

“오케이, 내일부터는 이 조리법으로 가자. 한승이 할 수 있겠지?”

“당연하죠. 뭐, 별로 어려워 진 것도 없는데요.”

“그래, 고생 조금만 해줘.”

솔직히 말해서 한 가지 음식을 계속 먹으면 질린다. 몇 년을 돈카츠 집에서 일하고 틈만 나면 먹어서 솔직히 질렸었는데 그래도 오늘 먹은 돈카츠는 완전 색다른 맛이었다.

우리가 먹어서 이 정도 감동을 받았으면 다른 고객님들은 엄청 맛있어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 다음 할 일은 우리 가게 맛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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