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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559화 (559/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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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No. 559

‘됐어!’

이영우의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떠올랐다. 왠지 이번에 이승우가 배를 째는 운영을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연습에서 얻은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승우의 다 전제 판 짜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방심해선 안 돼.’

유리하긴 하지만 경기를 잡은 건 아니다. 웃는 건 경기가 끝난 후에 웃어도 늦지 않다. 상대는 이승우. 조금의 틈도 허용해선 안 된다.

‘차분하게 하자. 차분하게.’

급하게 할 필요 없다.

수비를 완벽하게 해 낸 후 트리플 확장까지 안전하게 먹으면 질 수 없는 경기가 된다. 그렇게 10분만 보내면 2세트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다.

****

이승우의 앞마당이 완성되기 직전 취소됐다. 이승우 입장에선 천만다행이었다. 이영우의 공격이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꼼짝없이 앞마당을 내줄 뻔했다. 자원을 회수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언덕으로 밀고 올라온 병력을 밀어내긴 했지만 피해가 심각하다. 용혼은 다 죽었고 일꾼에도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이영우가 잃은 건 궁병과 화차뿐이다. 천자총통 2기는 고스란히 살아 본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 이승우 선수 상황이 너무 안 좋은데요?

-빌드가 이렇게 상극으로 맞아 들어갈 줄은 본인도 몰랐을 겁니다. 딱 이것만 아니면 상황 좋게 만들 수 있는데 하필 이영우가 매서운 초반 공격을 들고 나왔어요!

-이영우가 첫 경기 패배로 움츠려들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정 반대의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이영우도 보통 선수가 아니거든요!

-이제 이승우는 변수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떻게든 빈틈을 찾아 시간을 벌어야 해요!

변수를 만들기 위해 이승우가 움직였다.

-이승우 선수 운룡이 11시 쪽으로 날아갑니다.

-급해요. 얼마나 급하냐면 운룡에 지룡만 달랑 태워 왔을 정도입니다. 대신 맞아줄 용아 1기 데려올 여유조차 없는 거예요!

-시간 싸움이거든요. 어차피 이영우도 어느 정도 눈치챘습니다. 그럼 방어 태세 완벽히 갖춰지기 전에 어떻게든 피해를 입혀야 하거든요!

-과연 이승우의 이 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상황 너무 힘드네요. 아직 앞마당에 신전을 소환하지도 못했는데 환국은 앞마당이 돌아갑니다.

모험이다.

앞마당 라인을 지룡으로 걷어내는 대신 바로 공격을 택했다. 그만큼 확장을 늦어지지만 상대가 예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앞마당! 앞마당!

-지룡 내렸죠!

-순식간에 반응하는 이영우!

환국의 앞마당에 지룡이 내렸지만 일꾼을 잡아내는 덴 실패했다. 본진으로 재빠르게 피신을 떠난 일꾼. 반응 속도가 살아 있다. 제때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얼마나 급하게 왔으면 대신 맞아 줄 용아도 태워 오지 않았겠습니까?

-지룡 내리기 겁나죠.

운룡이 본진 깊숙이 들어갔다. 아직 화살탑이 완성되기 직전. 철광 근처에 내린 지룡이 일꾼 2기를 잡아 줬다. 성과지만 아직 부족하다. 지금보다 더 흔들어 줘야 한다.

-오!!! 토정 대박이 터졌습니다!

-진짜 타겟팅이 엄청 나네요. 그 순간 일꾼이 뭉쳐 있는 곳으로 토정을 날렸습니다.

-의외의 타격을 입는 이영우.

-지룡 단독으로 이렇게 활동을 오래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죠.

“이러다 경기 역전하는 거 아냐?”

이승우 팬의 설레발이 시전 되자마자.

-아! 으아아! 지룡 터졌어요!

마치 자기가 맞은 것처럼 아파하는 김태영 해설. 이미 그는 용족과 혼연일체였다.

-잡히면서 일꾼 2기와 천자총통 1기를 추가로 잡아내긴 했지만 글쎄요? 굳이 저기서 내렸어야 했나요?

-다 생각이 있었겠죠. 본인도.

이득을 거뒀지만 본인이 받은 피해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 보다 오래 살아남아 괴롭혔어야 했다. 끈덕지게 물고 늘어졌어야 했다.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첫 번째 지룡. 그래도 일꾼 수를 많이 줄여줘 환국이 화통도감을 늘리는 속도를 늦추는 덴 성공했다. 한 번 더 지룡이 활약할 시간을 번 것이다.

-이승우 선수 지룡 계속 생산합니다.

-앞마당 걷어 내며 다시 운룡을 날리는 이승우.

-쉬지 않고 운룡이 움직여야 합니다. 운룡이 쉬는 순간 환국이 진출하거든요? 앞마당 한 번 더 날아가면 더 이상 일어날 수가 없어요!

지룡을 태운 운룡이 부리나케 다시 출발했다. 이번엔 용아 2기가 타있었다. 전보다 컨트롤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용아를 내려 천자총통의 공격을 한 번 빼먹은 후 지룡을 내린다든가, 진천형을 푼 천자총통이 접근하지 못하게 길을 막아 준다든가, 매설되어 있는 지뢰를 제거해 주는 등 보다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

-속업!!!!

-속업 됐습니다! 이승우의 전매특허 운룡 흔들기!

-여기에 목숨 걸었습니다. 앞마당 똑같이 먹고 따라가면 이길 수 없다 이겁니다.

-창과 방패의 대결!

화살탑이 곳곳에 지어지긴 했지만 속업된 운룡이라면 무시하고 파고들 수 있다. 앞마당에 도착한 운룡이 용아를 내려놓아 어그로를 끈 후 지룡을 내려 토정을 날렸다. 황급히 일꾼을 본진으로 뺐지만 미처 도망치지 못한 일꾼이 토정에 폭사했다. 천자총통 1기는 덤이었다.

-운룡 움직임이 아주 좋은데요?

-정말 부지런히 움직이네요. 저게 쉬워 보여도 손이 정말 많이 가거든요!

-본진 생산하랴 앞마당 돌리냐. 바쁜 와중에도 운룡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요.

-이름 그대로 구름을, 하늘을 유유히 누비고 있습니다. 좋아요!

용아 2기가 모두 잡히자 뒤로 빠지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던 운룡이 일꾼이 다시 돌아오는 순간을 노려 지룡을 내려놓았다. 비록 지룡이 죽긴 했지만 상당수의 일꾼을 잡아냈다.

놀라운 결정이었다. 이 짧은 순간에 어떤 것이 가장 좋은지 계산을 모두 마친 것이다.

아마 대부분 지룡을 내려 일꾼을 잡으려는 것보다 뒤로 빠지는 걸 선택할 것이다. 그게 가장 안전하니까. 지룡으로 일꾼을 잡는다는 보장도 없다. 최악의 경우 일꾼은 잡지 못하고 지룡만 터질 수 있다. 하지만 이승우는 달랐다.

-이야!! 센스!!!!

-심리전 보세요. 빠져나갈 것처럼 하다가!

-이건 엄청난 이득이죠! 앞마당이 거의 마비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승우 선수 판단 보세요. 천자총통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누가 거기다 지룡을 내릴 생각을 합니까? 이승우니까 내리는 겁니다! 어차피 죽어도 일꾼에 제대로 토정이 꽂히면 이득이라는 판단!

-이영우 선수, 피해가 계속 누적되고 있어요. 이러면 초반 이득 사라집니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는지 이영우가 전 병력을 끌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중계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압박에 너무 시달린 까닭일까요? 너무 성급하게 나가는 것 같은데요?

-그렇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일꾼을 먼저 보내 정찰을 한 후 나가도 늦지 않습니다!

-마지막 토정이 결정적이었네요. 일꾼 폭사만 없었다면 이영우 선수도 이렇게 나가지 않았겠죠.

-이대로 시간 끌리면 역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영우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거죠. 진짜 이승우. 독합니다. 독해.

정확한 지적이었다. 지금 이영우는 용족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저 지룡을 잡아냈기에 바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었다. 적어도 앞마당 신전이 완성되었는지, 병력은 어느 정도 있는지 체크한 후 나갔어야 했다.

이런 압박을 예상했던 걸까? 이승우는 앞마당 신전을 올리기 전에 제단을 3개까지 늘렸고 지룡 역시 쉬지 않고 생산했다.

수비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아! 막혀요! 막혔습니다!

-이승우 선수 쉬지 않고 병력 생산했거든요! 이영우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투 결과는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용족의 병력도 대부분 잡아먹긴 했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천자총통 5기를 희생했음에도 운룡과 지룡을 줄이지 못했다. 잡은 건 용아와 용혼이 전부였다. 이러면 공격 기회는 다시 용족이 잡는다.

결과적으로 패퇴하긴 했지만 지금 이영우의 진출이 아무런 근거 없이 나온 건 절대 아니었다.

-여유가 한결 생긴 이승우! 운룡을 2기까지 늘려줍니다.

-본격적으로 괴롭혀 주겠다는 거죠.

화차 2기를 돌려 이승우의 본진에 난입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이승우가 발 빠르게 대처하며 피해가 확산되는 걸 막았다.

진작 4개까지 늘어났어야 하는데 집요한 운룡 견제를 받은 탓에 여전히 화통도감이 2개인 이영우. 방금 전 전진으로 천자총통을 많이 잃어 틈이 많이 생겼다. 그걸 놓칠 이승우가 아니다. 바로 운룡 2기에 병력을 태워 출발시켰다.

정상적으로 자원을 채취했다면 화살탑도 충분히 건설하고 사업된 신기전도 생산돼 운룡이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여유가 없었다. 천자총통을 생산하는 것만으로 벅찼다.

-자! 다시 들어가죠!

12시 쪽으로 크게 돌아간 운룡.

본진 끝에 내려 군영을 건설하는 일꾼을 잡아 주었다. 이영우도 천자통총이 3기밖에 없어 쉽게 달려들지 못했다.

-두 번째 생산된 운룡까지 왔어요! 이러면 도망칠 이유가 없죠!

운룡에서 용아가 비처럼 쏟아졌다. 평지에서 만나면 용아가 도망쳐야겠지만 지금처럼 천자총통 머리 위에 떨어지면 용아가 꿀릴 게 하나도 없다. 지룡마저 있으니 천자총통이 꼬리를 말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용아의 포효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전술이 좋다.

용아는 천자총통을 쫓고 지룡은 일꾼을 타격하고.

-으아!!! 일꾼이 너무 없어요!

-두 부대 조금 넘을 정도입니다. 이제 초반 피해는 모두 상쇄, 아니 그 이상입니다. 이승우가 좋아요!

-귀신같이 운룡 운용하네요. 아슬아슬 외줄타기를 완벽하게 해냅니다!

-이영우 선수 고개를 갸웃합니다. 분명 경기 좋았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지금이라도 수비를 해야 하는데. 아. 이승우 시간을 안 주죠.

다음 공격이 바로 이어졌다. 지룡은 살아 있으니 용아 4기만 채워서 오면 됐다. 이승우가 이번에 노린 건 화포 연구소였다.

-어? 어? 공1업 되기 전에 파괴되면!!

-파괴되나요?! 아. 이건 지켜야…….

-파괴됐어요!!!!!! 이러면 차이 벌어지죠. 업그레이드 하나 믿고 있었는데!!!

-이영우 선수가 나름 병력 잘 모아 줬는데 이렇게 화포 연구소 깨지면 말짱 도루묵이죠. 치고 나갈 수가 없습니다!

본진은 무주공산이었다. 12시 확장을 확보하기 위해 병력이 빠진 틈을 절묘하게 노렸다. 이영우의 입에서 욕이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단단히 수비하고 있을 땐 들어오지 않고 다른 곳으로 병력이 이동한 순간 운룡이 날아온다.

-이승우 경기를 길게 가져갈 생각 없습니다. 지금 제단 늘리죠? 12시 확장 확보하러 올 때 아예 밀어 버리겠다는 겁니다!

-굳이 경기 길게 끌 필요 없죠. 운룡 1기 더 찍어서 3운룡과 용혼, 지룡으로 밀어 버리면 경기 끝입니다!

-이렇게 경기 지면 이영우 타격 크죠. 위치 좋고, 빌드 이기고, 성과 내고. 근데 운룡을 막지 못해 역전당하면.

이승우가 움직였다.

운룡 3기에 지룡 3기와 용아가 나눠 탔고 용혼은 12시 지상 쪽으로 진군했다.

-들어갑니다!

-아!! 밀려요. 밀립니다.

-이 경기를 이렇게 가져가네요.

지룡 1기는 언덕 근처에 내려 길을 막는 일꾼을 제거해 용혼이 12시 언덕 위로 원활하게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왔고 나머지 지룡 2기는 용아와 함께 메인 병력을 상대했다. 지금 지룡이 죽는 건 상관없었다. 용혼이 천자총통에 붙게 시간을 벌어 주면 그만이었다. 화포 연구소를 파괴한 순간, 아니 그 전 일꾼을 잡아준 순간부터 지룡이 제 몫을 다했다.

천자총통이 용혼에 강한 유닛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용혼이 달라붙으면 큰 힘을 낼 수 없다. 연달아 터져 나가는 천자총통. 지금 이 경기를 지켜보는 이영우 팬들의 속과 같았다.

“아니. 이게 말이 돼?”

“뭐 귀신에 홀린 것 같다. 개 같네.”

분명 경기를 다잡았는데 운룡에 조금씩 피해가 누적되더니 경기가 이렇게 됐다.

12시 전투로 이영우는 모든 걸 잃었다. 그간 힘들게 모은 천자총통도 잃었고 군영도 잃었다. 다시 군영을 본진에 지으며 역전을 노렸지만 이승우가 시간을 주지 않았다.

발업 용아와 함께 본진으로 덮친 용족의 병력.

일꾼이 전부 튀어나왔지만 중과부적이었다.

-GG! 이영우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아. 이걸 이렇게 지면 진짜.

-2:0! 이승우 선수가 매치 포인트를 만들어 냅니다!

1세트의 여파가 있던 걸까?

불안한 운영으로 경기를 내준 이영우.

어느새 낭떠러지 끝에 섰다.

============================ 작품 후기 ============================

경기 내용이 자세히 나오는 건 이번 결승이 마지막입니다.

완결이 머지 않았네요.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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