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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539화 (539/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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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No. 539

-이승우 선수 용혼을 이끌고 위로 올라갑니다.

-아마 밖으로 나가 병력을 맞이할 생각인 거 같은데. 글쎄요? 그다지 좋은 판단같이 보이지는 않거든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어쨌든 이승우 선수는 곧 있으면 지룡 나오거든요? 지룡과 함께 수비를 하면 앞마당 취소하는 선에서 경기를 막을 수 있습니다. 지룡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언덕을 뚫고 내려오는 것도 수월합니다. 아예 지금 운룡 속업 찍고 본진으로 견제를 가고 됩니다. 그럼 자연스레 용혼이 뒤로 빠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 타이밍을 노려 보는 게 어떨까 싶은데. 일단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악은 앞마당도 날아가고 용혼도 잃는 겁니다. 둘 중 하나는 지켜야 해요!

-결과적으로 앞마당을 지키겠다는 건데. 이게 무리수가 될 것 같네요.

상대적으로 지키기 쉬운 건 용혼이다.

발이 달렸으니까.

환국같은 경우 완성시킨 후 들어 올려 본진으로 이동시키면 되지만 용족은 그럴 수 없다.

지금 나가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아직도 의문이다.

용혼의 숫자가 1기 부족하다.

동시에 지형의 이점 역시 도재열이 쥐고 있다.

다른 선수가 했다면 경기를 던졌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

하지만 이승우니까 조금은 기대하는 마음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승우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어? 어? 이거 뭐죠?

-전투 너무 잘하는데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일점사로 도재열의 용혼을 빠르게 끊어냅니다.

-득달같이 달려드네요. 노련해요!

-기세가! 기세가!!! 전혀 밀리지 않아요!

첫 격돌은 이승우가 이득을 거뒀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용혼이 앞으로 확 달려들며 왼쪽에 돌출되어 있는 용혼을 끊어 내는 데 성공했다.

먼저 용아를 앞으로 밀어 넣은 것이 주효했다.

도재열의 용혼이 용아에게 공격한 덕에 이승우가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도재열도 예상 못한 것 같다. 대응이 조금 늦었으니까. 아예 언덕 위로 올라가거나 신전을 벽 삼아 전투를 펼치지 않을까 예상했을 거다.

그래도 아직까진 도재열이 좋다.

1기가 죽긴 했지만 여전히 도재열의 용혼의 숫자가 많다. 압박을 이어 나갈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

-이승우 또 달려들어요!

-진짜 섣불리 예측하면 절대 안 될 것 같습니다. 예상을 계속 뛰어넘어요!

이득을 거뒀으니 물러날 만도 하련만 이승우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치고 나간다.

-아니 어떻게 이런 판단이 나옵니까?

-미쳤습니다. 진짜 미친 판단! 신의 한 수! 스타급 센스! 다 같다 붙여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동수의 용혼이어도 먼저 달려들기 애매한데 1기가 많은 용혼을 상대로 이런 모습을 보여 주네요.

-그래도 아직 상황 끝난 거 아니에요. 지금 본진에서 용혼 2기 더 내려오거든요? 이왕 이렇게 나온 이상 용혼이 합류하기 전에 이득을 더 거둬야 합니다!

-쉽지 않습니다. 솔직히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근데 해야 합니다. 할 수 있으니까 간 거거든요!

용혼 1기를 끊고 뒤로 물러났다면 지룡을 기다리면 된다. 근데 이승우는 계속 전투를 이어 나갈 걸 선택했다.

-용혼 몰아치면서 계속해서 이득을 챙기고 있어요!

-쉬지 않네요. 끊임없이 용혼이 움직입니다.

-도재열의 용혼이 반으로 갈렸습니다! 화력이 분산되었어요!

-토끼 몰듯이 용혼을 끊어 주고 있어요.

-전투를! 이승우가 훨씬 잘해 주고 있습니다!!!

-우와! 이게?! 이게 이런 결과가!!

-아니 같은 숫자도 아니고 1기 더 많았는데!

-몰고 다니면서 왼쪽, 오른쪽 따로 따로 때렸어요. 아. 도재열 선수 순간 당황해서 손이 꼬였어요. 오른쪽에 빠진 용혼이 순간 공격을 하지 않았어요!

분명 용혼의 숫자가 많은 건 도재열이었지만 기세에서 눌렸다. 이승우의 용혼이 도재열의 용혼 진영 가운데를 파고들었다.

왼쪽에 3기.

오른쪽에 2기.

이승우가 먼저 노린 건 오른쪽으로 빠져 나간 2기의 용혼이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이승우의 용혼과 달리 도재열의 용혼은 버벅거렸다.

왼쪽에 빠진 용혼은 뒤로 도망치고 오른쪽에 있는 용혼을 끌고 와 전투를 펼쳐야 했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용혼은 인공지능이 떨어지는 유닛.

가장 외곽에 있던 용혼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전투 전 1기 더 많은 용혼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1기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반면 이승우는 5기의 용혼이 표적을 정확히 노리며 움직인다. 도재열처럼 공격이 분산되지 않고 딱 1기의 용혼을 향해 공격을 퍼붓는다.

도재열의 화력이 점점 줄어들었다. 2기의 용혼이 열심히 달려오고 있지만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기 전에 모든 용혼이 전멸할 것 같았다.

가 봤자 손해다. 조공밖에 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결과에 S1 선수들이 입을 떡하니 벌렸다.

선수들이 봐도 ‘입신전’이다. 아예 가지고 놀았다. 이승우는 신들의 전쟁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도재열에게 남은 용혼의 시체뿐이었다.

전술이 기가 막힌다.

가운데로 파고들어 용혼을 가를 생각을 그 짧은 순간에 하다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용혼의 부대 지정을 두 개로 나눠서 하는 선수는 없다. 용아는 상대 용혼에 붙여 놓고 남은 용혼을 모두 부대 지정해 전투를 벌인다.

그래서 손이 꼬였다.

좌우로 벌어진 이상 따로 움직여야 하는데 모든 용혼이 하나의 부대 지정으로 묶여 있어 그게 될 수 없었다. 부대 지정 대신 따로 컨트롤을 했을 땐 이미 상황이 늦었다.

한쪽의 용혼이 전멸했으니까.

반대편으로 이동한 용혼의 미래도 다르지 않았다. 도망갈 수 없다. 악착같이 따라가서 잡아낼 거다.

‘이렇게까지 해 버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최연규 코치가 입술을 잘근 씹었다.

용혼이 내려갈 때만 해도 잡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이승우가 대단해도 이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완벽히 빌드에서 먹혔으니까.

근데 막았다.

기적이라고 말하는 건 이승우를 무시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승우 입장에선 너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으니까.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왔다.

이 경기는 끝났다. 도재열이 유리했던 것보다 지금 이승우가 훨씬 더 유리하다.

앞마당과 지룡이 있는 이승우.

심지어 용혼의 숫자마저 앞선다.

이렇게 빌드 상성조차 뒤집어 버리는 선수를 상대로 어떤 판 짜기를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원래 계획대로 김택윤을 내보내야 할까?

아니면 새로운 작전을 짜야 할까?

‘당장 2세트부터 문제군.’

뭘 해도 쉽지 않다.

빌드 상성을 이렇게 씹어 먹어 버리는데 앞으로 이승우를 상대로 공격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까?

이 광경을 다른 선수들도 다 봤다.

본인은 아니라도 해도 마음속에 두려움이란 놈이 뿌리를 내렸다. 멈칫할 수밖에 없다. 정말 이대로 가도 좋은가라는 자문을 끊임없이 할 거다. 그 순간 공격은 힘을 잃는다.

이런 모습을 보여 줬던 선수가 또 한 명 있었다.

이영우.

항상 도감 더블을 했지만 누구도 초반 올인이나 공격적인 운영을 시도하지 않았다.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것이 맞는 말일 거다.

어차피 막히니까.

눈치를 채지 못해도 기가 막힌 판단과 컨트롤로 모든 공격을 막아 버린다.

눈치를 채면?

훨씬 더 쉽게 막히겠지.

그때보다 더한 포스가 이승우에게 뿜어지고 있었다.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모두 황당하겠지만 아마 가장 황당한 건 도재열 본인일 거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어? 어?’ 하는 사이에 전투에서 패배했다.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혹시 이게 사기맵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걸 이렇게 이깁니까? 보고도 믿겨지지가 않네요.

-보는 이가 황당한데 실제 경기를 하고 있는 도재열은 얼마나 황당할까요?!

-이 어려운 걸 이승우 선수가 해내네요. 제가 경솔했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하나밖에 지킬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이승우 선수는 둘 다 지킬 자신이 있던 겁니다.

-이러면 경기 급속도로 기울죠. 앞마당, 지룡 포기하고 용혼의 숫자로 압도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잡아먹혔습니다.

결과적으로 용혼과 앞마당을 모두 지켰다. 1제단이 3제단을 이긴 모양이 나왔다.

이승우가 두 마리 토끼를 쫓은 건 욕심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잡아 낼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컨트롤 때문에, 전투력 때문에가 아니었다.

과감한 판단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호랑이가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데 거기에 과감히 손을 집어넣는다.

1초도 아니 0.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

-도재열 선수가 헷갈린 거죠. 뭐지? 분명 내가 용혼 더 많은 상황인데 왜 이렇게 이승우가 달려들지? 뭐 다른 수가 있나? 오랜 시간도 아니었습니다. 한 1, 2초 생각했나? 그 시간을 정확히 노렸어요.

-손이 꼬였죠. 달려들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 한 겁니다. 용혼의 움직임이 좋지 않았어요. 반으로 갈린 순간 끝난 겁니다. 이승우가 쳐 놓은 덫에 완벽히 빠졌어요.

-정말 놀라운 건 미리 연습이라고 했던 것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레 모든 움직임이 연결되었다는 겁니다.

중계진이 상황을 정리했다.

언제까지 감탄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그러면 관중들과 다를 바가 없다.

-아. 지룡 나왔어요. 이제 용혼으로 더 달려들기도 애매합니다.

-근데 안 갈 수가 없어요. 이대로 시간 지나면 못 이기거든요. 살아 있어도 산 시간이 아니거든요! 죽을 날짜 받아 놓고 기다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처음에 진짜 비슷한 싸움만 났어도 추가 합류하는 용혼 3기로 밀어 버릴 수도 있었거든요? 근데 말도 안 되게 져 버렸습니다.

-앞마당 신전도 완성 되서 용안도 일하러 나왔죠. 용안이 길 막는 것도 되게 신경 쓰이거든요.

두 번째 제단도 완성되었고 지룡도 생산되었다. 1제단과 3제단 차이라면 한 번 더 타이밍을 잡을 수 있지만 지금은 들어갈 수 없다. 지룡이 뒤에 버티고 있다면 2제단으로 3제단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이승우 선수 치밀합니다. 용력 충전소까지 앞마당에 소환했어요.

-도재열이라면 한 번 더 들어올 수 있다. 확 달려들어 지룡 잡아낸 후 제단 회전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고 예상한 거죠!

-아까 용혼을 진짜 많이 줄여 준 덕에 지룡이 너무 위풍당당해 보입니다!

-아. 경기가 터졌어요!

지룡은 용력 충전소의 범위가 닿는 곳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언제든 용력을 회복할 준비가 돼 있었다. 이러면 용혼으로 잡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지룡을 잡아내도 문제다. 그동안 이승우의 용혼이 가만히 놀고 있진 않을 거다.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뼈를 주고 살을 취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아. 용혼이 멈췄습니다.

-갈 곳을 잃었죠.

-애매합니다. 늦게나마 확장을 따라가고 있는데 말 그대로 너무 늦어요!

-이건 마지못해 하는 선택입니다. 이승우 선수가 할 건 간단합니다. 지룡 살아 있거든요? 앞마당 쌩쌩하게 돌아가거든요? 그냥 2지룡 나오면 운룡에 태워 용혼과 함께 정면 두드리면 끝입니다.

이미 이승우는 그렇게 하고 있었다.

초반 자원 조절을 하며 폭발적으로 용혼을 찍어 냈던 도재열. 이제 그 힘이 다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용혼의 숫자가 차이나기 시작했다.

이제 막 앞마당 신전을 완성시키고 용안을 붙이는 도재열.

이 좋은 타이밍을 이승우가 놓칠 리 없다. 바로 용혼과 지룡을 이끌고 러시를 들어갔다.

아까 이승우가 버텼던 것처럼 버텨야 했지만 도재열은 이승우가 아니었다.

앞마당 신전이 깨지는 순간 도재열이 GG를 선언했다. 그리고 바로 키보드에 얼굴을 묻었다. 결정적인 순간 치명적인 실수를 한 스스로를 책망하는 듯했다. 그런 그를 S1 코치들이 부스 안으로 들어가 위로했다.

반대편은 상황이 좀 다르다.

축제 분위기.

승리를 거둔 이승우가 부스 밖으로 나와 포효했다. 그리고 관중들도 함성으로 화답했다.

1:0.

아스트로가 S1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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