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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No. 528
아직 그 사실을 이승우는 몰랐다. 본진의 테크, 그슨대굴이 올라가는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체크해 주고 있었으니까.
이제야 9시 쪽으로 향하는 용안.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한 곳에 소굴은 없다. 그때부터 이승우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것이다.
-일단 마견이 추가적으로 더 생산되는지, 테크는 올라가는지를 중점으로 확인해 준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확장 정찰이 늦죠?
-용광포를 하나밖에 소환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더욱더 오래 확인해 준 것 같습니다.
용안이 일찍 떠났을 때 마수가 마견을 일제히 찍어내 용광포 하나에 의지하는 용족의 앞마당에 난입해 큰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나올 수도 있었다.
일장일단이 있다.
그래서 가장 좋은 정찰법이라는 건 없다. 상황에 가장 맞는 정찰법 만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이승우의 정찰법은 썩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임형규는 마견 견제를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으니까.
9시로 용안으로 보내면서 용아로 앞마당 쪽에 정찰병으로 와 있는 마견을 몰아내는 이승우. 용아에게 2번 맞았을 때 마견을 빼내 살리는 임형규도 확실히 감이 살아 있었다.
9시에 확장이 없다는 걸 확인한 용안이 바로 3시로 향했다.
-이제 3시 확장을 발견합니다!
-조금 가까운데? 싶은 생각이 들 겁니다.
-그렇게 불안을 심어 주는 것 자체가 아주 훌륭한 심리전이죠.
공중제단을 올리며 얼핏 무난한 테크를 타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승우 선수도 변수를 둡니다!
-용무관의 공업을 올리며 제단이 하나! 둘! 셋! 넷! 무려 4개까지 올라갑니다!
-용광포 아꼈거든요. 보통 타이밍보다 한 타이밍 빠르게 제단을 늘릴 수 있는 겁니다!
제단을 4개까지 올려 버렸다. 용아에 힘을 한번 크게 주겠다는 것이다. 3시 지역을 확인했던 용안이 다시 마수의 본진으로 침투해 여전히 금광 하나에서 금을 캐고 있다는 정보를 주었다.
마굴이 올라가고 광풍협곡이 올라가는데 금광은 하나를 캐고 있다?
닷발귀 위주로 경기를 운영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이었다. 그슨대 쪽으로 가닥을 잡겠지.
그리면 당장 비비에 자원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
역시 비비의 공업도, 생산도 하지 않는 이승우.
실로 완벽한 판단이다.
-아. 이승우 선수 딱 적절한 곳에 자원을 배분합니다!
-이러면 용아가 나오는 타이밍로 빠를 뿐더러 그 수도 평소보다 더 많거든요? 비비의 공업을 생략했거든요!
-느지막이 1기 찍어 주는 비비! 지금은 정찰의 용도가 주목적입니다.
모든 자원이 용아 생산에 집중될 수 있는 상황.
비비야 나중에 추가로 더 찍으면 된다.
-어?! 어? 임형규! 지금 이승우의 앞마당 쪽으로 군주 1기 찔러 넣고 있습니다!
-이거 비비가 와서 커트해 줘야 하는데 아직 채 생산도 되지 않았거든요!
-봅니까? 이거 보나요? 보면 이야기가 달라지거든요?!
용아에 집중한 체제라 용혼 1기도 없다.
이 정찰의 의미는 크다.
현재 임형규가 선택한 체제는 가시촉수 없이 그슨대의 물량으로 용족을 압박하는 체제다. 이승우의 빌드에 극도로 약한 체제란 말이다.
만약 추가로 3제단이 지어진 걸 확인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시촉수를 건설하며 이승우의 공격을 완벽하게 무너뜨릴 수 있다.
-으아! 이거 이대로 가면 걸리겠는데요?
-으! 임형규! 이게 바로 임형규죠!!!
-비비가 나와도 잡히기 전에 제단 3개를 발견할 것 같습니다!
-아. 진짜 오늘 최고의 수훈감이네요. 최고의 정보를 마수에게 전달합니다!
-들어갑니다. 더 들어갑니다! 아주 그냥 다 볼 작정입니다.
-봤어요. 봤어요. 다 봤습니다. 이러면 죽어도 여한이 없죠!
-바로 가시촉수를 짓는 임형규! 대처가 빠릅니다.
-이러면 이승우 선수도 일단 용아 나가야 합니다. 압박 시도해야 합니다. 대처가 다 이뤄지고 가면 소용없거든요? 약간 수가 부족하지만! 아직 공업도 안 되었지만! 발업도 안 되었지만! 나가야 해요. 무조건 일단 나가야 합니다!
군주가 3개의 추가 제단을 확인한 순간 임형규를 응원하는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초반부터 분위기가 영 좋지 않았는데 방금 정찰로 분위기를 뒤엎는 데 성공했다.
-이승우 선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선수가 누굽니까? 바로 임형규 선수 아닙니까?! 앞마당 언덕에 숨겨 놓은 군주를 밀어 넣은 선택이 정말 최고의 수였습니다!
-이제 마음이 급해지는 건 이승우 선수입니다. 테크도 느리고 비비도 없거든요. 무조건 이 용아로 피해를 줘야 하는 입장입니다!
임형규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앞마당과 3시 확장에 각각 2개의 가기촉수를 올리면서 심시티로 입구를 좁혀 놓았다. 들켜도 너무 빨리 들켰다. 공발업이 되고 그 수가 쌓였다면 뒤늦게 가시촉수를 지어도 힘으로 뚫어 버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용아의 수도, 업그레이드도 모두 부족한 상황.
-이승우의 의도를 모두 파악한 임형규!
-건물 배치 좋죠. 3시 쪽 확장은. 어휴. 아예 올라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위치가 아주 좋습니다.
-가시촉수 깨려면 진짜 1부대 이상의 용아가 달려들어야 할 정도로 아주 완벽하게 심시티를 해 놨습니다. 이게 만약 9시 앞마당이었으면 용아가 쭉 안으로 파고들면서 추가 견제를 할 가능성이 있는데 3시는 구역이 굉장히 좁기 때문에 안으로 파고들어도 가시촉수의 공격에 얻어맞거든요!
-그러니까 앞마당가아죠. 3시는 답이 없습니다. 저긴 지옥이에요. 지옥!!!
아직 공발업이 되지 않았다는 걸 이용해 뒤쪽에 있는 용아에게 적극 달려들어 용력을 깎아 내는 마견의 움직임도 일품이다.
이런 사소한 움직임이 하나둘 쌓여 나중에 큰 이득을 얻게 해 주는 거다. 결국 용아 1기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이득을 또 보네요!
-공발업 되면 마견으로 용아 끊는 게 쉽지 않거든요. 곧 될 걸 알면서도 이렇게 달려드는 판단이 정말 엄청난 겁니다.
들어가는 타이밍에 공발업이 딱 되면 마견이 아무것도 못하고 역으로 당하는 수가 있다. 그걸 염두에 두고 들어간 공격.
리스크가 있는 만큼 이득도 컸다.
-그래도 이걸로 안심하면 안 돼요. 이득을 분명 거둔 건 사실이지만 경기를 이길 정도의 이득을 거둔 건 아니거든요? 들키긴 했어도 일단 용아의 힘을 막강합니다. 이번 러시를 안전하게 막고 생각해야 합니다!!
-발업됐어요. 발업됐습니다. 이제 공업도 곧 되거든요?!
-혈풍으로 잘 따라 다녀야 합니다. 앞마당으로 오는지! 3시로 오는지!
-지금은 앞마당으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3시 쪽에 살짝 들린 용아가 여기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는지 앞마당 쪽으로 우르르 올라가기 시작했다.
-정했어요! 앞마당 갑니다!
-눈밭에 눈덩이 굴리듯, 압박 가하면서 용아 조금 더 모아주고 있죠.
-이게 너무 오래 시간을 끌어선 안 됩니다. 용아가 모이는 시간 동안 상대도 노는 게 아니거든요? 적당한 타이밍에 딱 끊어 치지 못하면 오히려 지금 들어가는 것만 못한 상황이 나올 수 있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용아가 서슬 퍼런 검을 앞세우며 앞마당을 향해 돌진했다.
-심시티가 기가 막히네요! 용아가 가시촉수에 달라붙을 수가 없어요!
-진화장 하나를 추가로 지어 바리케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러면 진화장이나 그슨대굴 깨고 들어가야 가시촉수를 파괴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빙빙 돕니다. 빙빙!
-이승우 선수 일단 그슨대굴을 파괴하기로 정했습니다.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입니다. 현재 가장 무서운 게 그슨대의 역공인데 그슨대굴을 파괴하면 그슨대 관련 능력 개발을 한 타이밍 늦출 수 있거든요!
그슨대굴을 파괴하고 길을 연 용아.
3~4기의 용아를 본진 쪽으로 밀어 넣으며 멀티 테스킹 싸움을 유도하려 했지만.
-일벌레!!!!
-미리 알고 있다는 듯 길을 막아 버립니다!
임형규의 센스 있는 플레이에 막혀 버렸다.
-이러면 가시촉수 파괴하는 것밖에 없죠. 파괴하고 추가 용아 계속 보내서 피해를 누적시켜야 합니다. 이대로 막히면 이승우 선수 손햅니다. 손해!
-초전 박살 내야 해요. 근데 이거 애매하게 막힐 거 같은데요?!
-아. 한 방이! 한 방이 부족했어요! 4기의 용아가 본진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충분히 깼을 거거든요!
-이러면 센터 주도권은 마수에게 다시 넘어갑니다.
이승우도 그걸 안다.
이제 마수의 공세가 시작될 것이라는걸.
공중제단에서 1기씩 모아 뒀던 비비를 바로 출동시켰다.
시선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군주를 잡아 마수가 병력 생산을 원활히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적어도 용광포가 2개 더 완성될 때까지, 비렴의 천벌이 장착될 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한다.
용아도 두 팔 걷어붙이고 함께 나섰다.
동분서주.
전장을 흙먼지 나게 뛰어다니며 마견과 그슨대를 끌고 다녔다.
지금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였다.
-비비의 활약이 필수적입니다. 마수 일벌레 다 붙었거든요? 소굴도 6개째 올라갑니다. 그슨대 미친 듯이 나온다는 소리예요!
-아. 진짜 군주가 제단 3개를 본 게 상황을 이렇게 만드네요. 그게 없었더라면 임형규 선수도 가시촉수를 짓지 않고 그슨대를 바로 생산했을 테고 그슨대가 힘을 발휘하기 전 용아가 덮치며 아예 본진을 싹 쓸어버릴 수 있었을 텐데요.
-진짜 찰나의 선택이 승부를 가릅니다. 이제 마수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확장을 동시에 여러 개 가져가도 되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해도 됩니다!
임형규의 별명이 투귀라는 걸 안다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는 그슨대의 공격력 업그레이드를 누르며 공격을 준비했다. 군락으로 갈 생각이 당분간 없었다. 그슨대와 가시귀 로 폭풍처럼 몰아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모르는 이승우가 용아와 비렴으로 한 번 더 진출을 시도했다.
-이거 굉장히 위험해 보이는데요? 마수의 병력이 굉장히 많습니다.
-천벌! 이야! 천벌은 진짜 잘 떨어졌어요!
-오! 좋아요! 이승우 선수가 정말 잘 싸웠어요.
-그슨대가 어디로 가는지 미리 알고 있는 것 같네요. 거의 예언가 수준입니다!
-마수가 싸먹을 수 있는 구도였거든요? 근데 오히려 용족이 이득을 봤어요. 이게 이승우니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최고 존엄 용족!
-이 기세를 몰아 6시 추가 확장까지!
-단순히 중앙을 지배하는 건 의미 없거든요. 이렇게 확장을 가져가야 의미가 생기는 겁니다.
입에 칭찬이 마르도록 이승우를 칭찬하는 중계진.
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었다.
분명 이득을 봤다. 근데 뭔가 께름칙하다. 이 정도면 고개를 움츠릴만한데 여전히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있다.
그 이유가 금세 밝혀졌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중계진.
-어? 잠깐만요? 조금 더 지켜봐야겠는데요.
-임형규 선수 이게 뭔가요?! 뭐 이렇게 그슨대가 많습니까?!
-가시귀! 가시귀도 거의 10기 가까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방금 천벌로 이득을 거두긴 했지만 비렴이 다 풍백으로 합체해 버려서 당장 천벌을 쓸 수 있는 비렴이 별로 없거든요?! 가시귀와 그슨대에 강한 용혼도 아직 모이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
-6소굴이다 보니 잃은 그슨대가 금세 복구된 거예요!
-복구를 넘어 원래 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 모였습니다.
-저희가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임형규의 전투 본능을!!! 확장? 그런 거 하면 이승우 못 이긴다. 내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유일한 답이다!
-공1업! 공1업 됐습니다!
그슨대의 공업이 끝나는 순간 성난 파도처럼 용족의 앞마당으로 향하는 마수의 병력들.
용족도 병력이 꽤 있긴 하지만 가시귀에 약한 용아 위주였다.
-내려갑니다. 내려가요.
-흑완! 이승우 선수도 견제 공격 준비합니다!
-이거 서로 엇갈리겠는데요?!
-이 공격에서 이득을 더 크게 거두는 선수가 경기를 잡는 겁니다!
전현석 캐스터의 외침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흑완을 태운 운룡이 마수의 본진 쪽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 순간 마수의 병력도 용족의 앞마당에 총공세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