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508화 (508/575)

00508  Game No. 508 이래도 버틸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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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 PP 요청을 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김영민!

-그럴 수 밖에 없죠. 지금 이승우 선수의 자원이 없다는 걸 모르고 있으니까요.

-이승우 선수가 어떤 의도로 PP를 쳤을지.

바로 심판이 들어와 이승우와 대화를 나눴다.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연신 가리키며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이승우.

심판이 고개를 끄덕이다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심판이 다른 심판들을 모아 대화를 나눴다.

-흠.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아직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들어 오는 대로 바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부스 문이 열려 있는 상태이기에 경기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아스트로와 S1의 위너스리그 4라운드 1세트 재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이승우 선수가 PP를 쳐 현재 경기가 중단 된 상황입니다.

-아마도 무승부에 대한 걸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신전을 소환할 수 없으니까요. 시간 끌 필요 없다는거죠.

심판들이 모여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주고받더니 한 심판이 김영민의 부스로 향했다. 갑자기 들어온 심판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김영민.

심판의 이야기를 듣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합의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무승부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눈 것 같죠?

-자. 심판이 이제 결과를 발표하는 것 같으니 판정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이크를 들고 앞으로 나온 심판.

-판정하겠습니다. 현재 서로 군영과 신전이 없어 더 이상 추가 병력을 생산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이승우 선수가 먼저 무승부 판정을 요청했고 김영민 선수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최종적으로 재재경기를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판정을 마친 심판이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 경기장은 패닉에 빠졌다.

“또 재경기라고?”

“이게 뭐냐?”

혼돈 그 자체.

중계진들이 놀라긴 마찬가지였지만 재빨리 정신을 수습했다.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오는군요.

-더 이상 시간 끌어봐야 의미 없다고 판단 한거죠. 차라리 빠르게 재재경기를 치르는게 낫다는 판단.

-글쎄요? 한 번 그래도 조금 더 봤어야하지 않나 싶긴 한데요. 뭐 선수들의 결정이니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중계진처럼 사람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빠른 결정을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끝까지 한 번 해봐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차피 판정은 돌이킬 수 없다.

사람들이 뭐라 해도 결국 경기를 펼치는 양 선수가 동의한 사항이다.

선수들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선수들은 더 하고 싶은데 심판이 억지로 경기를 끝낸거라면 문제지만 지금과 같은 경우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럼 저희는 잠시 후! 또 한 번의 휴식 시간을 가지고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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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포츠의 새로운 기록이 나왔다.

2연속 무승부.

사실 한 번 기록하기도 힘든 것이 무승부다. 실제로 무승부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은 극 소수다.

이승우와 김영민.

이 둘이 무승부를 두 번 연속 만들었다.

<ㅅㅂㅋㅋㅋㅋㅋ 2연뭌ㅋㅋㅋ미쳤닼ㅋㅋㅋㅋ>

<선수가 PP치고 무승부하자고했엌ㅋㅋㅋ이게 뭐냨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ㅋㅋ 이미 무승부 한 번 해봐서 판단 개빠름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시간 낭비라는 거 아는거짘ㅋㅋㅋㅋ>

<위너스 리그 규정 바뀌었나요? 이제 다전제로 하나요?>

<청풍 3연판ㅋㅋㅋㅋㅋㅋㅋㅋ이기는 선수는 청풍을 가장 잘 이해한 선수가 되겠넼ㅋㅋ>

재경기로 다전제가 치러지게 됐다.

같은 전장에서만 세번째 대결이다.

이런 경우가 나올 줄 아무도 몰랐다.

서로 한번 씩 주고받았다.

1세트에선 이승우가 다 잡은 경기를 놓쳤고 2세트에선 김영민이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아무래도 조금 더 아쉬운 건 김영민이었다.

이승우를 상대로 승기를 잡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완벽한 전략을 통해 이승우를 궁지로 몰아넣었지만 끝내지 못했다.

‘본진까지 빠르게 갔어야했는데....’

전진이 늦춰졌다.

원래대로라면 앞마당을 깨고 바로 본진까지 입성했어야했다.

이 전략은 초반 화력이 말도 못하게 강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본진 수비가 부실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압박해서 지룡을 본진에서 떠나게 만들게 하면 안 된다.

지룡이 본진을 떠나는 순간 밀려버릴 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을 심어줘야 한다.

그게 잘 안 됐다.

정확히 말하면 상대가 잘했다. 압박하기 쉽지 않았다. 손아귀에 잡으려하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 새로운 전선을 꾸렸다.

그 유리한 경기를 역전당할 뻔 했다. 아니 사실 상 역전 당했다. 상대의 자원이 1만 더 많았더라면 무승부조차 나오지 않았을 거다.

실력만큼 중요한 것이 운이다.

운이 따라줬다.

1세트에 이어 재경기까지.

두번 연속.

‘재재경기라.’

다시 한 번 운이 따라준다면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김영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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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경기.

하지만 세트는 여전히 1세트다.

이미 두 차례 경기를 치른 터라 아주 빠르게 경기가 진행되었다.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방송 사고가 아닙니다! 재재경기가 나왔습니다!

-1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히 1세트! 절대 무슨 사고가 생긴게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힘든 건 경기를 치르는 두 선수일 겁니다. 이미 두 경기에서 체력을 많이 소모했거든요? 이제 정신력이 더 강한 선수가 이기는 겁니다!

앉아서 게임한다고 체력 소모가 안 되는 건 아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체력이 급격히 소모된다. 집중해서 공부를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책상에 앉아 있는 것도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신들의 전쟁도 마찬가지다.

가만히 앉아 영화를 보고 있는 게 아니다.

매 순간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신경을 곤두세워야한다. 내가 해야할 것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해야할 것도 함께 생각해야한다.

계산 끝에 움직여야할 때가 있고 본능으로 움직여야 할 때가 있다.

이런 것도 구별해야한다.

-이번엔 반드시 승부가 나길 바라면서! 재재경기! 시작~~하겠습니다!!!!

관중들의 박수와 함성 소리가 전보다 더 커졌다.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이승우와 김영민을 향한 박수였다.

재경기와 같은 진영이 나왔다.

1시에 위치한 이승우.

7시에 위치한 김영민.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이승우 선수 용안을 보냅니다.

-이제는 끝내자는 겁니다!!!!

용안이 본진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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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트는 조금 더 과감하게 해볼 생각이다.

김영민이 뒤가 없는 빌드를 한 것 처럼 말이지.

전진 2제단.

밀리지만 팀플처럼 할 생각이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그럼 한 번 죽어보자.

본진이 언덕이라면 지금과 같은 빌드는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들키는 순간 수비가 되니까.

하지만 지금처럼 입구가 평지고 조금 넓다면 컨트롤 여하에 따라 경기를 끝낼 수 있다.

미친 컨트롤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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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 대놓고 앞마당에 2개의 제단을 소환합니다!

-MSL에서 보여줬던 전진 제단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런 올인을 이승우가 할 줄이야!

1제단은 후에 운영이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2제단을 소환하는 순간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심대한 타격을 입히든가 경기를 끝내든가 해야지 어영부영 박히면 경기를 내줄 수밖에 없다.

앞마당에서 소환되고 있는 제단을 본 순간 김영민이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거 애매하죠. 일꾼을 데리고 나와 파괴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대놓고 두기도 뭐하고!

“승우 독하게 마음먹었는데?”

“이미 두 경기 했으니까 빠르게 끝내고 싶을 만도 하죠.”

“대놓고 앞마당에 2제단. 그냥 경기 끝내겠다는 의지가 흘러 넘치네요”

“진짜 상대 팀이면 소름 돋겠다.”

신연호가 눈에 불을 켜고 모니터를 바라보는 이승우를 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예 모니터를 집어 삼킬 기세다.

“통할 것 같냐?”

이재명 감독이 신연호에게 물었다.

“글쎄요. 그래도 승우가 마음먹고 하면 통하지 않을까요? 마이크로 컨트롤 최강인데.”

-이번엔 이승우 선수가 용안 쉬고 있습니다! 이거 막히면 GG치고 나갈 생각입니다!

-천하의 이승우가 올인입니다. 김영민 숨이 턱턱 막히죠!

-또 이승우가 99제단 장인이지 않습니까? 마수 눈에 피눈물 나게 만들었던 전략을 환국전에서 꺼내들었습니다!

2제단 운영을 환국에게 쓰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화통도감 유닛에게 너무 약하기 때문.

초반 일꾼 비비기와 심시티에 용아가 막히면 할 수 있는게 없다.

후에 나오는 화차에 유린당하다 끝난다.

그래서 지금처럼 아예 극단적으로 2제단을 전진해 짓지 않는 이상 쓰일 일이 없다.

-김영민 선수도 바로 판단 내렸습니다. 금광 대신 두 번째 훈련도감을 건설해줍니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센터에만 제단이 지어져 있어도 심시티와 망루 이용해서 용아 막아내고 금광 올리는게 훨씬 낫거든요!

-부담스러운 거죠. 이승우의 용아라서!

용아는 근접 유닛이다.

체력이 많고 공격력이 강해 초반에 강하지만 숫자가 모이면 궁병에게 밀린다. 발업이 되지 않는 한 말이다.

발업이 되면 용아가 궁병을 압도할 수 있겠지만 그때쯤이면 궁병 옆엔 의원이 붙어 있을 것이다.

다정한 커플처럼.

솔로인 용아가 눈에 불을 켜도 달려들어 봤자 커플을 이길 순 없다. 피눈물을 흘리며 연기가 되는 것이 전부다.

발업 용아를 모을 돈으로 차라리 용혼을 모으거나 지룡, 비렴을 확보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물론 용족이 이렇게 하면 환국 역시 궁병, 의원을 생산하지 않겠지.

평상시에는 보기 힘든 장면이 오늘 연출 될지도 모르겠다.

이승우와 김영민이라면 가능성이 충분하다.

충분하다 못해 흘러 넘친다.

-이거 무슨 팀플 경기 같네요. 자연스럽게 2제단! 자연스럽게 2훈련도감!

-그렇죠. 이 빌드는 팀플에서나 볼 수 있는 능력이죠!

어째 평범한 경기가 하나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을 벗어난다.

중계진들이 가장 중계하기 힘든 경기.

하지만 중계진의 얼굴에 피어있는 건 웃음이었다.

-이승우 선수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용무관!

-용아와 함께 조이기를 나설 생각이죠!

-진짜 가난하게 플레이합니다. 이건 재경기 김영민 선수보다 더 가난한 거예요!

궁병이 모이면 용아가 진다.

그 것을 알고 있는 이승우가 승부수를 던졌다.

용무관.

용아 뒤에서 지원사격을 해줄 수 있는 용광포를 소환할 생각인 것이다.

-근데 이거 위험하거든요? 용광포가 완성되기 전에 환국이 일꾼 끌고 나오면 용아도 잃고 용광포도 잃을 수 있어요.

-역으로 그걸 유도하는 것일수도 있어요. 한가하게 궁병 모을 시간 없다! 당장 튀어 나와라! 나랑 싸워보자!

환국을 상대로 용광포 러시를 안하는데엔 다 이유가 있다.

용안과 일벌레에 비해 일꾼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이었다. 일부 팬들은 일꾼을 공격 유닛으로 분류시키기도 했다.

-무모한 플레이! 하지만 이승우라며 다릅니다! 신의 한수가 될 수 있어요!

같은 디자인의 물건이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명품이 될수도 있고 실생활에 사용할 수 없느 물건이 될수도 있다.

예상대로 일꾼과 궁병을 동반한 진출이 이뤄졌다.

용광포를 파괴하고 용아를 잡아내면 김영민이 이긴다.

반대로 용광포와 용아를 지키면 이승우가 이긴다.

과연 그 결과는?

-이야! 진짜 눈 깜빡거리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진짜 최고의 전투입니다. 일꾼, 궁병, 용아로 이렇게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겁니까?

점차 결과가 드러났다.

“헐. 일꾼이 왜 이렇게 약하게 느껴지냐? 다른 땐 존나 깡패같은데.”

“용아가 이승우잖아. 메이드 인 이승우.”

“지린다. 지려.”승자는 이승우였다. 용아를 최대한 살리면서 용광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완성 된 용광포가 뒤에서 화살을 쏘는 궁병에게 포를 던졌다.

끔찍한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궁병들.

일꾼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궁병의 지원이 없는 일꾼은 용아의 밥이었다.

-GG!! 김영민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아. 진짜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습니다! 드디어 1세트가 끝났습니다!

모두의 진을 빼놓았던 1세트.

무려 3경기 만에 그 결과가 나왔다.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부스를 나오는 이승우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 작품 후기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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