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02 Game No. 502 4라운드 마지막 대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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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L 조 구성이 끝났다.
이변은 없었다.
이번에도 김영민은 이승우와 같은 조에 속했다.
MSL과 달리 이번엔 개막전이다.
부담의 무게가 다르다. 하지만 김영민의 표정은 여전했다.
김영민이 14살이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왔다. 물론 그럴 일은 없다. 그 정도로 김영민의 멘탈이 튼튼하다는 것이었다.
굳이 신들의 전쟁이 아니라 무엇을 해도 성공했을 선수.
이러한 신성의 등장은 이 스포츠계의 복이었다.
현재 삼대장의 기량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김영민이 필두로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 신들의 전쟁을 이끌어 갈테니까.
조 지명식을 마치고 숙소로 향하는 S1의 차 안.
김영민은 오늘도 이승우의 VOD를 보고 있었다.
최연규 코치가 그 모습을 보고 김영민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항상 이승우의 VOD만 보냐고. 이승우를 잡기 위해 이승우의 VOD를 보는 것도 좋지만 이승우와만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니 다른 선수의 VOD도 함께 보는 것이 좋다고 충고를 해줬다.
그때 돌아온 김영민의 대답에 최연규 코치는 말을 잃었다.
-다른 선수들은 안 봐도 이길 수 있어요.
선수 시절 자신감이 넘쳐 거만하다는 소리까지 들었던 최연규 코치의 입을 완벽히 틀어막는 대답이었다. 그 이후 김영민은 경기로 자신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그랬기에 최연규 코치도 더 이상 터치 하지 않았다.
최연규 코치가 뒤로 몸을 젖혀 김영민이 보고 있는 화면을 봤다.
이영우를 상대로 하는 경기였다.
이승우 특유의 장점이 유감없이 나오는 경기.
보는 순간 감탄만 나오는 경기다.
보통 사람이라면 거기서 그쳤을 거다. 김영민은 달랐다.
“여기서 화차를 돌리는게 낫나? 아니. 그랬다간 병력이 화력이 분산 될 수도 있어. 차라리 집중해서 한 곳을 뚫는게 나을지도.”
끊임없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이승우의 플레이에 대한 대응 법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같은 장면을 몇 번이나 돌려봤다.
이영우와 같은 판단을 내린 것도 있었고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것도 있었다.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다.
실제로 경기라 펼쳐지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김영민은 이승우와 가상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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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도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렀다.
개인리그의 본선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지금 프로리그 4라운드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네 팀을 제외하곤 4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4라운드에서 가장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팀은 폭스였다.
8승 3패.
아스트로, S1, CT.
BIG3로 대변되는 팀을 제외하곤 모두 승리를 거둬 위너스리그 4위에 올라있었다. 4라운드에서 지금과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박성찬과 최태양.
오호 듀오의 활약 덕분이었다.
앞선 3팀을 상대로 조금 부진하긴 했지만 다른 팀을 상대론 물오른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두 선수를 상대하는 것이 다른 팀에겐 조금 버거웠다.
위너스리그의 활약으로 정규 순위도 상승했다. 오른 순위 자체는 크게 높지 않지만 중위권 팀과 승수 차이를 많이 줄였다. 겨우 한 라운드 만에 세 라운드에서 거둔 승수와 같은 승수를 쌓았다.
IBX와 화성도 7승 4패를 거두며 포스트 시즌의 희망을 아직 살리고 있었다.
가장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건 GO였다.
확실한 에이스 카드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다가왔다.
5승 6패.
확실히 그간 보여줬던 성적보다 살짝 아쉽다. 처음으로 패가 승보다 많은 라운드였으니까.
그 여파로 굳건히 지키고 있던 4위 자리를 화성에게 빼앗겼다. 동시에 두 단계 밑에 있던 IBX에도 밀려 6위까지 미끄러졌다.
그래도 화성과는 1승 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5위인 IBX와 승패는 같고 승점에서 밀리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위로 치고 나갈 힘이 있었다.
3위인 CT와도 3승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직 남은 라운드가 3개나 되기엔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
이렇게 중위권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을 때 상위권은 중위권과 더 크게 차이를 벌렸다.
아스트로와 S1.
이들을 천상계라 부르기 시작했다.
4라운드에서 8승 3패를 거두며 부진한 CT와 달리 아스트로와 S1은 연승 행진을 이어나갔다.
10승 0패.
이들이 4라운드에서 거둔 성과였다.
아스트로는 모든 팀 중 가장 먼저 40승 고지에 오른 팀이 되었다.
CT같은 경우 아스트로와 차이가 더 벌어졌지만 그래도 S1은 같은 연승 행진을 달리며 승수 차이를 그대로 유지했다.
최후의 1인이 모든 걸 뒤집을 수 있는 위너스 리그 답게 각 팀 에이스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S1 같은 경우 초반만 해도 김택윤과 도재열의 갑작스런 부진으로 힘겨운 위너스 리그를 보내지 않을까 예상 되었지만 김영민과 임형규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경기력에 위기는 커녕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재열이야 사실 김택윤에 비해 승률이 안정적이지 못한 선수였기에 지금과 같은 부진이 아예 놀라운 건 아니었지만 김택윤의 부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그 전에도 부진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연일 롤러코스터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제대로 졸이고 있었다.
아예 못하기라도 하면 잠시 휴식을 주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되는데 지금은 며칠 사이로 경기력이 들쭉날쭉 하니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혹자는 윤택이가 드디어 김택윤의 몸을 잠식하려고 하고 있다며 퇴마 의식을 펼쳐야한다고 주장했다.
유머에 가까운 글이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었다. 한 동안 두문불출했던 윤택이가 자주 나타나는 모습에 많은 S1 팬들이 불안에 떨었다.
프로리그 다승 순위로 많이 떨어졌다.
부동의 3위를 지키고 있던 김택윤.
이제운에게 역전을 당한 것도 모자라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허용하게 되었다.
그래도 워낙 쌓아둔 것이 많아 고승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최근 10전으로 보면 승률이 50%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팀 성적은 10승을 거두고 있어 어느 정도 안심은 될 것이다.
김택윤의 부진을 제외하면 그래도 모든 것이 평화롭다.
김택윤의 경기력이 회복하기만 한다면 위너스리그 우승을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이런 S1을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팀이 있었으니.
바로 CT였다.
이영우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다른 팀원들의 활약이 영 시원치않다.
거의 대장으로 나와 1~2승을 챙기는데 그쳤던 이영우.
요즘은 거의 혼자 위너스 리그를 한다고 할 정도로 많은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이영우가 아니었다면 CT는 지금 최하위에 머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루에 적으면 2킬, 많으면 3킬.
내친 김에 올킬을 하는 날도 적지 않았다.
이 것이 나쁜 건 아니지만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
뒤에 남은 선수가 없기에 이를 악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
흔히 말하는 강제 레벨업을 요즘 미친 듯이 하고 있는 것이다.
본인도 황당할거다.
갑자기 팀원 전체가 부진의 늪에 빠질 줄이야.
오랜만에 겪는 소년가장 모드다.
이제 20대가 되었으니 청년가장이라고 해야 할까?
과거 프로리그를 제패한 후 다시는 소년가장이 될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에 100%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그 덕에 프로리그 다승 1위를 빼앗아 오는데 성공했다.
패는 이승우보다 많지만 2승 더 앞서 54승으로 현재 다승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승우가 12승을 하는 동안 이영우는 20승 이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걸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기에 자극을 받은 이승우가 바로 선봉으로 출전했다.
상대는 S1.
이승우의 목표는 간단하다.
올킬로 S1을 제압.
4라운드를 1위로 마침과 동시에 다승 1위 탈환.
참 간단하지 않은가?
올킬, 그러니까 네 명의 선수만 연달아 잡으면 이 모든 것을 손에 놓을 수 있다.
다른 선수라면 어렵게 느껴지는 과제.
하지만 이승우라면 조금 달랐다.
마음만 먹는다면, 준비만 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았다.
그 것이 이승우가 가지고 있는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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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내가 삘이 좋은데. 내가 선봉이었으면 올킬 했을 듯.”
“아이고. 너는 항상 입만 살았다. 입만.”
연호의 허세에 도 수코님이 몸 쪽 꽉 찬 돌직구를 날렸다. 처음 맞았다면 타격이 있겠지만 이미 수많은 돌직구로 단련이 되어 있는 연호기에 전혀 타격이 없었다.
“크하하하. 입이라도 살아야죠!”
저 당당함.
나도 배우고 싶다.
오늘은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정규 리그로 보면 S1에게 한참 앞서고 있지만 위너스리그에선 동률이다.
승점으로 1등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아무 의미 없다.
결승 직행으로 가는 것과 한 경기를 더 치르는 건 천지차이다. 작년에 결승 직행을 했기에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고 보다 좋은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위너스 리그 2연패.
화성과 GO, CT가 각각 두 번씩 우승을 하긴 했지만 연속으로 우승한 팀은 아무도 없었다.
그 기록에 우리가 도전한다.
지금까지는 아주 분위기가 좋다.
10연승.
작년보다 위너스 다승은 조금 적긴 하지만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다.
이번에도 1등을 달리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오늘 경기로 쐐기를 박는다.
“자신 있어?”
감독님의 질문.
“당연하죠. 아시잖아요? 저 S1한테 강한거.”
속 좁다고 말해도 좋다.
절대 S1에겐 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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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느 덧 위너스 리그가 반환점을 돌고 있습니다. 현재 아스트로와 S1이 나란히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지금, 드디어 진정한 1위를 가르기 위한 승부가 시작됩니다!
-오늘 경기로 누군가는 무조건 연승이 끊깁니다.
-당연하죠! 맞대결이니까요! 어느 한 팀은 라운드 전승을 하게 되고 다른 한 팀은 아쉽게 1패로 마무리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라운드 전승에 대한 욕심은 아스트로보다 S1에서 조금 더 클 수 밖에 없죠.
-그렇습니다. 아스트로는 한 번 해봤죠. 하지만 S1은 이번에 단 한 번도 라운드 전승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죠. 양 팀 모두 강수를 꺼내들었습니다.
아스트로는 최강의 카드를 썼다.
이승우.
그가 선봉으로 나섰다.
오늘 경기를 통해 이영우와 승 차이를 다시 2승으로 벌리겠다는 인터뷰를 했다.
이영우와 승 차이는 2승.
이말은 곧 올킬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도발이다. 자극적인 단어 없이 상대를 자극시켰다. 이에 S1은 엔트리로 답했다.
김영민.
이름값만 보면 조금 떨어진다.
이제 막 양대리그 본선에 오른 선수니까. 프로리그에서 좋은 승률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한 시즌을 보낸 것도 아니고 다승 5위 안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순수 실력만을 놓고 봤을 때 S1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지닌 선수였다. 비록 이승우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모두 아슬아슬한 패배. 패기만으로 따지면 현재 S1 소속 선수 중 으뜸이었다.
정명혁은 종족 상에서 밀린다.
도재열과 김택윤은 슬럼프에 빠져 있다.
임형규는 최근 결승에서 이기긴 했지만 인간 상성이라고 말할 정도로 패배가 많다.
지금으론 김영민이 답이다.
-1세트 전장은 공교롭게도 청풍입니다.
-MSL에서 아주 치열한 경기를 보여줬던 전장이죠! 그때와 같은 경기가 나올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양상이 나올지! 지금 바로 경기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