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94화 (494/575)

00494  Game No. 494 독사 잡으러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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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L 조 지명식이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흥미로운 상황이 몇 연출되었다.

우승자와 준우승자를 향한 도발.

모두 뿌린 대로 거뒀다.

김영민이 이승우와 같은 A조에 속하게 되었고 이성표 역시 임형규와 같은 조가 되었다. 이들의 경기가 있기 전 날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OSL 역시 같은 상황이 나올 것이다. 아직 16강 진출전을 치르진 않았지만 김영민이 16강에 올라갈 확률이 굉장히 높았으니까.

이승우의 인터뷰는 많은 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6회 우승을 했음에도 만족하지 않는 모습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솔직히 이 정도 업적을 이룩했으면 어느 정도 달콤한 과실을 취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을 거다. 하지만 이승우는 안주보단 채찍질을 택했다.

보다 더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서.

그런 이승우의 마음가짐에 팬심은 더 깊어졌다.

MSL 조 지명식 다음날 치러지는 위너스리그 경기 대진표를 보며 이승우 팬들이 다시 한 번 환호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이승우가 선봉으로 출전하기 때문이었다.

위너스 리그가 시작 된지 8일이 지났다.

그간 총 3경기를 치른 아스트로.

그 중 이승우가 거둔 승수는 2승에 불과하다.

이승우가 못했냐고?

아니다. 이승우는 이승우다.

나왔다 하면 승리를 챙겨줬다.

정확히 말하면 이승우가 활약할 틈이 없었다.

이승우는 전 시즌처럼 대장이나 중견으로 배치되었다. 보통 에이스들이 배치되는 위치니 특별할 것도 없다.

전 시즌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팀원들의 활약이었다. 예전엔 1승 정도 밖에 거두지 못했던 아스트로 선수들이 이승우가 나오기 전에 경기를 끝내기 시작한 것이다.

3경기인 웅인전에서 중견으로 출전하지 않고 대장으로 출전했다면 2승조차 거두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요즘 물이 오른 한민규가 원래 중견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니까. 웅인에서 남은 선수가 김연훈과 김진철이었기에 한민규의 2킬이 충분히 나올 수 있었다.

마수전에 있어선 이성표, 이영우에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것이 한민규였으니까.

아이러니하게도 아스트로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이승우의 다승 행진에 브레이크를 거는 모양이 되었다. 다승을 쓸어 담을 수 있는 위너스리그임에도 정규 라운드보다 적은 승수를 챙기고 있는 이승우.

웃프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이승우가 경기에 나와야하니 다른 선수들에게 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제발 2승만 하라고. 2승만!>

일반적으로 이 말은 에이스 외의 다른 선수들이 승리를 챙겨주지 못하는 걸 탓할 때 쓰이지만 아스트로에겐 조금 다른 의미도 쓰이고 있었다.

더 승을 거두지 말고 2승에서 이승우에게 바통을 넘겨주라는 뜻.

그만큼 이승우를 경기장에서 보는 일이 드물기에 나온 말이었다.

황당한 주장에 다른 팀 팬들은 배부른 고민을 한다며 투덜거렸다.

이승우 팬들은 오늘 그 한을 제대로 풀었다.

선봉이라니!

이재명 감독의 과감한 엔트리에 팬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이미 팬듣은 이승우의 올킬이 나오기라도 한 것 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요즘 폭스 분위기 좋은데 찬물 제대로 맞음ㅋㅋㅋ>

<선봉이 이승우라니!!!!>

<그래도 요즘 폭스 분위기 장난아님 ㅇㅇㅇㅇ 에이스 제대로 기세 오름>

<그렇긴 한데 그래도 이승우한테는 힘들지 않을까?>

<요즘 이승우 못나와서 몸 근질근질함 ㅋㅋㅋㅋ 오늘 제대로 폭발시킬듯ㅋㅋ>

오늘 아스트로와 경기를 펼치는 팀은 폭스다.

3라운드까지 8승을 거두며 9위까지 떨어졌던 팀.

라운드당 3승도 챙기지 못하며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위너스리그에 돌입하는 순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스트로보다 1경기 더 치러 총 4경기를 치렀는데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았다.

단 4경기 만에 3라운드 동안 얻은 승의 절반을 따낸 것이다.

박성찬과 최태양의 활약이 빛이 났다.

승을 제대로 쓸어담았다. 2킬씩 사이좋게 나눠 가질 때도 있었고 한 명이 3킬을 한 적도 있었다.

사실 이 둘은 위너스리그 전부터 잘했다.

적어도 둘 중 한 명은 반드시 승리를 거뒀었다. 둘 다 이기는 경우도 꽤 많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둘을 받쳐줄 선수가 부족했다.

신노철, 박세원, 이영길 중 한 명이라도 제 역할을 수행했다면 지금 폭스의 순위는 포스트 시즌 진출권에 속해 있었을거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아쉽게 패배하는 경우도 많았다.

8승 25패임에도 승점이 생각보다 높은데엔 이런 이유가 있었다.

박성찬과 최태양 입장에선 이를 갈았을 거다.

동시에 얼른 위너스리그가 오기를 바랐을 거다.

실제로 위너스 리그가 시작한 이후 두 호랑이의 어깨에 날개가 돋아났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상대의 손발을 꽁꽁 묶어버리는 최태양.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듯 묵직한 운영으로 상대를 찍어 무르는 박성찬.

종족은 같지만 전혀 다른 두 플레이 스타일로 다른 팀을 압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장마다 전혀 다른 스타일을 상대하는 법을 준비하는 것도 곤혹스러웠다.

폭스의 연승행진은 계속되었다.

폭스가 치른 4경기엔 현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GO와 화성이 속해 있었다.

그 결과 현재 폭스는 위너스 리그 1위 자리에 올랐다.

만약 오늘 아스트로마저 꺾어낸다면?

더 이상 조연이 아니다.

새로운 폭풍의 핵으로 급부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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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선봉 출전이다.

그 동안 경기를 하지 못해 손이 근질근질했다. 어쨌든 이유가 팀원들이 잘해서 경기에 나서지 못한거라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때문에 선봉으로 나선 것은 아니다.

다 전략적인 이유가 있었다.

폭스는 최근 박성찬과 최태양의 활약으로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주 패턴은 박성찬과 최태양이 초반 선봉과 차봉으로 연달아 나와 최소 3킬 이상을 하는 것.

객관적으로 봤을 때 우리 팀에서 이 둘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선수는 나 밖에 없다.

현우 형이나 민규가 있지만 환환전이라 변수가 많다.

그리고 저 둘이 환환전을 못하는 선수들도 아니고 말이다.

잡으려면 용족을 꺼내 들어야하는데 나를 제외하면 마땅한 카드가 없었다.

평상시처럼 했다가 이 둘에게 3킬이라도 당하는 날엔 상황이 애매해진다.

나 밖에 남지 않으면 폭스에서 전략적으로 날빌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치사한게 아니다.

이 자체가 전술이다.

아무리 내가 잘해도 연달아 날빌을 막아내는 건 상당히 어렵다. 심적으로 부담도 크고. 그렇다고 날빌을 막기 위해 안전하게만 갈 순 없다. 역으로 배를 째는 운영에 당할수도 있거든.

심리적인 부담을 안고 나가느니 차라리 초반에 나가 상대 에이스를 정리하는 것이 더 낫다고 감독님은 판단하셨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1세트에서 맞붙게 되면 아무래도 날빌을 쓰기엔 조금 꺼려지거든.

그걸 노리고 나왔다.

내 입장에서 승수를 챙겨야하는 이유가 있긴 하다.

최근 팀원들에게 능력 부여를 하느라 포인트를 많이 소모했다.

진짜 힘들게 모았는데 쓰는 건 한 순간이다.

들어오자마자 빠져나가는 월급통장을 보며 망연자실하는 직장인의 기분이 어떤 것인지 이해가 되었다.

아낌없이 퍼주려면 다시 허리 띠 졸라매고 모아야한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빠져나가면 위너스 리그가 끝나기도 전에 포인트가 바닥날 것 같다.

기본적으로 승리를 통해 포인트를 획득하고 상황에 맞춰 [안드로메다]와 [승우네 관광버스]로 추가 포인트를 얻을 예정이다.

1세트 전장은 영혼의 울림.

폭스의 선봉은 박성찬이다.

역시 예상대로 출전했다. 이런 경기에서 질순 없지.

자. 그럼 손 좀 풀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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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이승우 선수의 경기를 중계하는 것 같습니다!

-온게임TV에서 치러진 2경기에서 이승우 선수가 모두 모습을 보이지 않았죠. 벤치에서 응원만 하다가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그런 이승우를 보며 수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했거든요!

-그래도 뭐 어쩌겠습니까? 다른 선수들이 잘해서 이승우 선수가 나올 틈이 없는 걸?! 원망은 아스트로에게 할 것이 아니라 상대 팀에게 해야죠. 더 잘해서 이겼으면 이승우가 나오지 않았겠습니까?

-물론이죠. 안 그러면 지금처럼 이승우 선수가 선봉으로 나오는 수밖에 없죠.

-지루하다 이겁니다. 기다렸는데 나를 왜 안 불러줘? 그럼 일찍 나가야겠다!

중계진의 목소리에 설렘이 가득하다.

아스트로의 경기를 두 번 중계하긴 했지만 그 경기에서 이승우는 출전하지 않았다. 이번이 첫 중계인 것이다.

오늘 중계는 성진우 캐스터, 김정식 해설, 박용제 해설이 맡았다.

-지금 이승우 선수 다승 1위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추격이 거세거든요. 오늘 최소 2킬 이상 하면서 차이를 다시 벌려 놓아야합니다. 시즌 내내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게 자칫 잘못하면 역전되게 생겼거든요?

-이승우라면 2킬이 아니라 올킬까지 충분히 할 수 있죠!

이승우가 2승 밖에 챙기지 못한 동안 다른 팀의 에이스들은 부지런히 출전해 승수를 쌓았다.

이영우가 34승으로 빠짝 뒤쫓아 왔고 김택윤도 2경기에서 7승을 거두며 32승에 올라왔다. 이제운 역시 부진을 털어 버리며 30승 고지에 올랐다.

명불허전.

여전히 프로리그는 택승리쌍이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렇다고 박성찬 선수를 만만하게 보면 안됩니다. 한 때 높이의 박성찬이라고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지 않았습니까?! 올 시즌엔 그 모습을 많이 회복했거든요? 예전에 김택윤 때려잡고 우승했던 롬멜이 돌아 왔습니다.

30승을 넘은 건 이렇게 4명 뿐이지만 20승 이상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 노릇을 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지금 출전하는 박성찬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26승 16패.

앞서 나온 선수들에 비해 승률이 낮긴 하지만 사실 6할 이상만 되도 좋은 승률이라고 할 수 있다.

메시와 호날두가 경기당 공격 포인트의 개념을 바꿔놨듯 택승리쌍 역시 승률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놨다.

택승리쌍이 신계일 뿐 지금 박성찬이 보여주고 있는 승률도 결코 나쁜 게 아니었다.

더군다나 10전 6할도 아니고 42전 6할이다.

이 정도면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런 박성찬에게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독사.

상대를 거침없이 물어뜯는다고 해서 지어진 별명이었다.

독사도 보통 독사가 아니다. 날개가 달려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독사다.

저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있다가 빈틈이 보이면 쏜살같이 내려와 독을 뿜어내고 사라진다.

당하는 입장에선 황당할 수 밖에 없다.

보이지도 않았는데 어? 하는 순간 독에 온 몸이 마비되고 마니까.

-누가 이기든 정말 흥미진진한 매치가 될 것 같습니다.

-양 선수 경기 준비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바로 1세트 전장 영혼의 울림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성진우 캐스터의 힘찬 함성과 함께 1세트 경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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