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90 Game No. 490 능력 부여 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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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하 기자와 영화를 본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쨌든 나온 목적이 인터뷰니 기사거리로 쓸 이야기가 있어야했다. 다른 곳에서 밝히지 않은 이야기 위주로 인터뷰했다.
나름의 배려였다.
빤히 날 바라보는데 심장이 그대로 멎는 줄 알았다.
흔히 심쿵이라고 하지? 그게 뭔지 제대로 느꼈다.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줄 알았다.
시간은 쏜살같이 빠르게 흘렀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이 순간이 즐거웠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
오늘부로 카레는 내 인생에서 삭제되었다. 굉장히 좋아했던 음식이지만 두 번이나 위기를 가져다주었다. 이런 건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확실히 처리를 해야 한다.
다시는 인도 쪽으로 오줌도 누지 않을 거다. 잘 때도 그 방향에 머리를 두지 않을 거다.
만약 그때 그 아르바이트생이 거기에 있었다면?
으. 상상만으로 소름이 돋는다. 그 어색함과 민망함.
태어나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를 맞이하게 될거라는 것이 불보듯 뻔하다.
위기탈출 넘버원은 이럴 때 필요한 거겠지?
그렇게 데이트 아니 인터뷰를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
“흠. 확실히 민규 플레이가 눈에 들어오네.”
팀원들의 경기 VOD를 감상중이다.
어느 정도 팀원들의 스타일을 알고 있긴 하지만 심도 깊게 분석한 건 민규 플레이 밖에 없다. 아무래도 적으로 만날 일이 거의 없다보니 개인리그 4강에서 만난 민규 빼고는 깊게 파고들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전체적으로 팀원들의 플레이를 평하자면 정석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이래서 개인리그 높은 곳에 올라가기 힘드나?
극 후반을 지향하는 팀원도 있었고 중반 이전에 물량으로 승부를 내는 걸 즐겨하는 팀원도 있었다. 이러한 것들을 분류하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그나마 연호가 전략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피지컬에 그만큼 받쳐주지 않았다. 하고 싶은 건 많다. 그리고 시도하는 것도 많다. 하지만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쪽을 보고 있을 때 다른 쪽에서 말썽을 일으킨다. 아마 본인이 가장 답답하겠지.
이런 연호에게 [투신]이나 [폭주기관차], [승부사]같이 스탯을 올려주는 스킬을 부여해주면 꽤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남용은 안 된다.
내가 손목에 이상을 겪은 것 처럼 연호 역시 같은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확인할 순 없지만 신들의 전쟁 매니저를 가지고 있는 나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놓일지도 모른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한다.
난 호의로 능력 부여를 했지만 그로 인해 선수 생활을 망치게 될지도 모른다.
내 몸이면 내 행동에 내가 책임질 수 있지만 능력부여는 그렇지 않다. 내 행동에 능력부여를 받은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받은 능력부여를 이유로.
굉장히 억울한 일이다.
전반적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운영을 보인 가운데 동주만이 조금 특별한 운영을 보여주었다. 어마어마한 공격성을 지녔다. 그래서 마마전에서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주나?
팀원들의 경기를 자세히 보다보니 차이가 조금씩 느껴졌다.
크게 공격형과 수비형, 전략형과 운영형, 초반 지향형과 후반 지향형으로 나눌 수 있었다. 모든 요소를 훌륭하게 소화하내는 선수도 있고 딱 한 스타일이 아니라 중간쯤에 위치한 선수들도 있다.
또 이 안에서도 세부적으로 나뉘지만 일단 대분류를 먼저 만들었다. 먼저 이 작업을 해야 팀원들에게 어울리는 스킬을 고를 수 있다.
공격형, 전략형, 초반 지향형에 속하는 팀원들에겐 [투신]류의 스킬을 부여 하는게 좋을 것이고 수비형, 운영형, 후반 지향형에 속하는 팀원들에겐 [철벽]류의 스킬을 부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처럼 강점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상황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도 괜찮다.
이에 대한 판단은 조금 더 경험이 쌓여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대 선수 스타일 분석도 꾸준히 해야 하고 말이다.
특유의 습관 같은 것들도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좋은 습관도 있었고 나쁜 습관도 있었다. 이거에 대해 말해줘야 하는지, 아니면 말아야하는지 살짝 고민이 됐다. 말해줘서 고쳐지면 참 좋지만 역으로 혼란을 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나쁜 습관을 의식하다 경기의 흐름을 망쳐 버릴 수도 있다.
위너스 리그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12일.
이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다.
팀원들의 경기 스타일을 파악하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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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유수와 같이 빠르게 흐른다.
이승우의 골든 배지로 마무리 된 2016 MSL 시즌1 결승전으로부터 벌써 2주가 흘렀다.
양대리그 우승과 곧 다가올 위너스리그 준비로 모든 팀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번 예선에서 이변 아닌 이변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 건 김영민이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참가한 김영민.
무난히 양대리그 예선을 통과할거라는 사람들의 예상대로 가볍게 예선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것도 무패로.
한 시즌 참가를 미루고 프로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김영민은 무서울만큼 강하게 성장했다. 예선이라는게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본선보다 더 힘들수도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날빌을 다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예선이다.
그 무대를 김영민은 무패로 뚫었다.
MSL은 아예 32강을 확정 지었고 OSL은 16강 결정전을 기다리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OSL 역시 거뜬히 16강에 오를 것이다.
이미 MSL 본선 진출로 인해 최연소 본선 리거의 기록을 자신의 이름으로 갈아치웠다. OSL까지 올라가게 된다면 양대리거 최연소 기록까지 자신의 것으로 가져간다.
이승우가 최고의 기록을 다 갈아치우고 있다면 김영민은 최연소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하나 둘 올리고 있었다.
김영민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본선 진출 인터뷰에서 현재 최강자인 이승우와 같은 조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피하기를 바라는 이승우와 같은 조가 되고 싶다니.
그 후 인터뷰가 더 압권이었다.
현재 이승우가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 많다. 나는 패배가 결코 두렵지않다는 답변으로 많은 이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중1의 인터뷰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성숙한 인터뷰였다.
이런 패기에 많은 팬들이 기대감을 걸었다.
이승우를 넘으려면 현재 있는 선수가 아닌,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야한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김영민의 등장은 많은 환국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이승우 다음 세대는 김영민의 시대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현재까지는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다.
데뷔 4개월 만에 자신의 색을 확실히 보여주었으니까.
가장 중요한 건 김영민의 나이가 이제 겨우 14살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03년.
현재 날고 기는 프로게이머들이 신들의 전쟁을 처음 접했을 때 김영민은 이제 막 세상에 나왔었다.
임주혁 감독과 최연규 코치의 지도가 계속 된다면 제2의 이영우, 아니 새로운 신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김영민의 도전을 이승우가 받아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승우는 도전을 피하는 타입이 아니다.
언제든지 열려있다.
다음 시즌 현재 신과 차기 신의 대결이 개막전으로 펼쳐지게 될지도 모른다.
일단 그건 최소 몇 주 후의 이야기.
당장은 프로리그가 먼저다.
오늘은 위너스 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날이다.
전 시즌 위너스 리그 우승팀과 준 우승팀이 위너스리그의 시작을 제대로 알린다.
MBS게임에선 아스트로가, 온게임TV에선 화성이 각각 IBX와 나무전자르 상대로 위너스리그 첫 승 사냥에 도전한다.
아무래도 전 시즌 우승, 준우승 팀의 승리가 유력하다.
현재 나무전자의 분위기는 최악이다.
위너스 리그를 이끌어 줄 송병호도 없다.
허영우에게 모든 걸 걸어야하는 상황.
하지만 화성엔 삼대장, 이제운이 존재한다.
종족 상성 상 이제운이 허영우에게 많이 앞선다. 이제운이 이승우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용족들에겐 전혀 아니다. 거의 패배가 없는 수준. 이제운은 허영우에게 큰 벽이었다. 허영우가 만약 이제운에게 무너진다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공산이 크다.
냉정히 평가하자면 나무전자 선수들의 경기력은 바닥을 기는 수준이다.
육군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
팀의 정신적 지주인 송병호가 없다는 것이 이렇게 팀 사기에 영향을 미칠 줄 몰랐다.
프로리그의 위기는 개인리그의 위기로 이어졌다.
거친 파도에 거세게 흔들리는 배 같았다.
곧 침몰할 것처럼 보이는.
IBX라고 다르지 않았다.
3라운드에서 8승 3패를 거두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IBX지만 지금은 정규 라운드가 아닌 위너스 리그다.
1인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존 최강 선수들을 모두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이승우가 버티고 있는 아스트로를 상대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당장 경기에 나오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다.
3:0으로 이기고 있어도 마찬가지다.
대장으로 이승우가 나올 테니까.
이승우는 특히 위너스 리그에서 더 강하다.
아직 완성형이 되지 않았을 때부터 그랬다.
43승이라는 신기록을 이미 데뷔 첫 시즌에 세웠다. 그리고 그 기록을 세우는 동안 패배는 단 두 번 밖에 하지 않았다.
경기력에 더 물이 오른 지금 그 기록을 깨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 뻔하다.
한창 기세가 오른 지금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다.
어차피 언젠가 만나야 할 상대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기분이 나아질 리가 없었다.
IBX 선수들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움직이지 않는 발을 억지로 움직이며 히어로 센터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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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4월 30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위너스리그 개막일이 돌아왔다.
그간 팀원들의 경기를 분석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물론 개인 연습도 늦추지 않았다. 연습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하며 피지컬 유지를 위해 힘썼다.
오늘 처음으로 능력 부여를 사용하게 된다.
영광의 첫 대상자는 바로 민규!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민규가 IBX전에서 선봉으로 나서게 되었다.
1세트 상대는 김우현이다.
육룡의 일인이자 붉은 운룡의 곡예사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화려한 견제를 주 무기로 장착한 선수.
예전의 민규라면 조금 벅찰 수 있는 상대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4강을 2회나 진출했거든.
그리고 이 몸의 능력 부여도 있다는 말씀!
전장은 본진간의 공중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 운룡 견제를 하기 용이한 검은날개.
아마 이 점 때문에 김우현이 선봉에 나섰을 것이다.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장이었으니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씩씩하게 인사를 한 후 부스로 향하는 민규.
“이길 수 있을거야.”
“그래. 요즘 김우현이 옛날 김우현이냐? 충분히 이길 수 있어!”
팀원들의 화이팅에 민규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자. 그럼 슬슬 능력 부여를 해볼까?
능력 부여는 경기 중에 할 수 없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해야한다. 그러니까 지금은 대충 하나만 넣었다가 경기가 불리해지면 상황에 맞춰 여러개를 부여할 수 없다는 말씀!
미리 거기까지 다 계산해서 부여해야한다.
일단 견제를 막는데 용이한 [매의 눈]을 첫 번째로 부여했다.
그 순간 푸른 창이 떴다.
[[매의 눈]을 한민규(환국) 선수에게 부여하였습니다.]
[부여 포인트 800이 소모됩니다.]
자~ 드디어 승우네 버프가게가 오픈을 했습니다~
첫 손님 들어갑니다요~
무언가 하나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른 스킬을 하나 더 부여했다.
[[위너스리그의 사나이]를 한민규(환국) 선수에게 부여하였습니다.]
바로 [위너스리그의 사나이]였다. [위너스리그의 사나이]는 패시브 스킬로 위너스리그 경기 시 능력치를 20% 올려주는 스킬이었다. 작년에 잘 써먹었던 스킬이기도 하지.
부여 포인트 1000이 또 다시 빠져나갔다.
6만이 넘었던 부여 포인트가 다시 5만 대로 돌아왔다.
일단은 여기까지.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많은 스킬을 부여했다간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 정도가 딱 적당한 것 같다.
부스에서 장비를 세팅하는 민규가 보였다.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장비를 점검하는 민규가 오늘따라 더 대견해보인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지금 내 행동이 민규에게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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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부여를 받은 한민규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