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88화 (488/575)

00488  Game No. 488 안드로메다의 부활.  =========================================================================

****

드디어 개인리그 시즌1이 마무리 되었다.

이번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승우가 양대 리그를 우승하며 도합 6회 우승, 골든 마우스와 골든 배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걸린 시간은 단 1년.

이러한 선수는 역사상 최초였다.

이제 정규리그도 3라운드가 종료되고 위너스 리그를 앞두고 있다.

전과 다른 방식의 경기, 그리고 별도의 결승전을 보내는 라운드인 만큼 2주가 넘는 긴 준비 시간이 주어졌다.

3라운드 통합 1위는 여전히 아스트로였다.

전 구단 중 가장 빠르게 30승을 달성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2위는 이보다 4승이 적은 CT였고 3위는 이보다 1승이 더 적은 S1이었다.

이렇게 세 팀이 천상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상위권은 혼돈의 소용돌이에 제대로 빠졌다.

4위인 GO부터 7위인 GO까지 겨우 4승 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된 것이다. 위너스리그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는 뒤바뀔 수 있었다.

3라운드는 IBX와 웅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8승 3패를 거두며 20승 고지에 올라선 IBX는 4위인 GO와 겨우 2승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아직 웅인 역시 7승 4패를 거두며 GO와의 차이를 좁혔다.

나무는 여전히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에이스의 부재가 이렇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줄은 몰랐다. 그나마 버텨주던 허영우도 조금씩 무너져갔다. 선수 부족으로 인해 너무나도 뻔한 패턴으로 출전하고 있었기에 저격을 당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갔다. 한 선수가 감당해내기엔 부담이 너무나 컸다.

허영우는 이승우가 아니었다.

수십 번 저격을 당해도 오히려 역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이승우와 경기력에서 차이가 있었다.

3라운드를 보내며 나무전자가 거둔 승수는 겨우 6승이다.

전성기 시절엔 한 라운드에서 6승을 거두면 부진했다는 소리를 들었던 팀이 나무전자다.

그런 팀이 지금 라운드 평균 2승 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선수 영입 혹은 현재 2군에 있는 선수들이 성장하지 않는 한 지금의 위기는 계속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포스트 시즌은 좌절된 거나 마찬가지다.

남은 라운드에서 꾸준히 8승 이상을 거둬야 그나마 가능성이 생기는 정도.

당장 올해 성적에 욕심을 내기보단 팀을 재정비하는 시즌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위기를 겪지 않는 것도 능력이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것도 능력이다.

너무 급하게 마음먹을 필요 없다.

아스트로가 좋은 예다.

꼴찌를 전전했던 아스트로가 지금은 최강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바로 이승우라는 최강자에 의해.

팀원들도 좋은 기운을 받아 자신감이 붙고 그 것이 경기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부담감을 덜은 박현우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듯 허영우의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가 등장한다면 언제든 다시 치고 올라올 수 있을 것이다.

약 2주 후부터 시작되는 위너스 리그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팀은 단연 아스트로다. 정확히 말하면 이승우가 이번 시즌 몇 승을 거둔지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2015 시즌도 대단했지만 이번 시즌은 경기력이 절정에 올랐다.

물 만난 고기가 따로 없었다.

이미 3라운드에서 35승을 거두고 있는 이승우다.

위너스리그에서 작년 시즌과 같은 활약을 거둔다면 역대 프로리그 한 시즌 최다승을 갈아 치워버리게 된다.

딱 저번 시즌만큼만 승리를 거둬도 이미 78승이다.

아직 뒤에 두 라운드를 남겨둔 상태에서.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일찌감치 다승왕을 확정 짓는거나 다름없다.

물론 2연속 위너스리그에서 40승 이상을 기록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이다. 하지만 이승우라면 너무나 쉽게 해낼 것 처럼 느껴졌다.

3회 연속 양대 리그를 우승하는 선수가 나올 줄 아무도 몰랐지만 결국 나왔다. 그 주인공이 바로 이승우다. 대기록이 한 번 더 나온다면 그의 손에서 나올 확률이 가장 높았다.

아스트로 다음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팀은 이영우가 있는 CT도, 이제운이 있는 화성도 아닌 S1이었다.

김택윤에 대한 주목이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현재 S1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선수는 김택윤도, 도재열도, 정명혁도, 임형규도 아니었다.

쟁쟁한 팀 내 에이스들을 제치고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김영민이었다.

15승 2패.

치른 경기가 적긴 하지만 S1에서 현재 승률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팀 내 승률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잡고 올린 허울 뿐인 승률이 아니다. 팀 에이스 급들을 잡고 쌓은 승률이었다.

경기력 역시 굉장히 훌륭했다.

천부적인 센스로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꺾어냈다.

무엇보다 뛰어난 건 멘탈이었다.

14살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의연한 모습을 매번 보여준다. 엔트리 역시 상대 에이스와 일부러 붙기 위해 출전한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이 어린 나이에 벌써 승부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승우와 김영민.

이 둘이 위너스 리그에서 다시 한 번 만나면 그땐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승우를 매섭게 몰아붙였던 김영민이다. 경험 부족으로 결국 패배하긴 했지만 그때의 김영민과 지금의 김영민은 많이 달라졌다.

괄목상대.

지금 김영민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었다.

현재 이승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로 언급되고 있었다.

이미 데이터가 많은 리쌍과 달리 김영민은 데이터가 전혀 없다. 그리고 이미 완성 된 선수가 아닌, 이제 막 성장을 하는 선수다.

이러한 발전 가능성 때문에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이번 시즌엔 뛰어넘기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든 물러서지 않고 나서는 김영민이라면 언젠가 이승우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

MSL 결승전이 끝난 지 하루가 지났다.

어제 얼마나 먹고 마셨는지 모르겠다.

코가 삐뚤어지게 마신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제대로 경험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잃었고 다시 눈을 떠보니 숙소 침대였다.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절로 마른침이 꿀꺽 삼켜졌다.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인다. 찌릿찌릿한 이 느낌.

어제 실수를 하지는 않았을까 싶어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기억나는 게 전혀 없었다. 문제는 이 빌어먹을 감이다. 머리는 기억 못하지만 몸이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 처럼 계속 움찔거렸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 팀원들을 찾았다.

냉장고 앞에서 물을 벌컥 벌컥 마시고 있는 연호가 보였다.

“이제 일어났냐?”

대답대신 바로 달려들어 어제 일을 물었다.

다행히 어제 주사를 부리진 않았다고 한다.

그냥 골든 배지 트로피 들고 덩실 덩실 춤을 췄단다. 취기로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선. 그 모습은 팀원들의 휴대폰에 잘 기록되어 있으니 확인하고 싶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 골든 마우스와 골든 배지가 무엇인지 일장 연설을 했다고 한다. 싫어하는 기색을 보여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했단다. 팀원들이 양 팔을 붙잡고 구석에 봉인하기 전까지 계속.

잠시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팀원들에게 제대로 한 턱 쏜다고 외쳤다고 한다. 그 후에 모두 사랑한다고. 팀원들 밖에 없다고. 손하트도 날리고. 큰 하트도 날리고. 온 몸으로 하트도 표현했단다.

이 모습 역시 영상으로 잘 기록되어 있다고 했다.

그게 전부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말을 들을수록 내 얼굴을 창백하게 질렸다.

.....걱정하지 말라고?

민폐란 민폐는 다 끼친 것 같은데?

그리고 흑역사도 하나 제대로 만든 것 같은데?

내가 괜한 걸 물어봤구나.

차라리 묻지 말걸.

그냥 묻어둘걸. 외면할걸.

쓸데없는 호기심이 모든 걸 망쳤구나.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왜 생긴지 알 것 같다.

당장 영상을 보여줄 기세인 연호를 뒤로 다시 방으로 향했다.

“왜 그렇게 어깨가 축 늘어져 있어? 너 어제 실수 안했다니까?”

등 너머로 들려오는 연호의 목소리.

진정한 우정이니?

아니면 날 놀리는 거니?

뭐가 되었든 지금 이 참담한 심정은 변하지 않을 것 같구나.

방으로 돌아온 난.

“망했어!!!!”

비명과 함께 그대로 침대로 몸을 던졌다.

이불이 어디 있지?

이불을 좀 발로 차고 싶은데.

인생 가장 좋은 날 흑 역사를 제조할 줄이야.

저에게 다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어제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어제로 돌아가면 절대 술을 입에 한 잔도 대지 않겠습니다.

간절히 바랐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밖에서 연호의 행복에 찬 웃음소리가 살짝 들려오는 것 같은데 내 착각이겠지?

“에휴. 모르겠다.”

이미 지난 일 어쩌랴.

앞으로 있을 일이나 차분히 준비하자.

나에게 일주일간의 휴가가 생겼다.

위너스 리그 준비와 예선으로 시간을 보내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거의 없었다.

그저 위너스 리그에 새로 추가 된 전장을 연구하는 것 정도?

당장 4월 30일 위너스 리그가 개막되기 전까지 내가 출전해야하는 경기는 없다.

개인리그 역시 조 지명식이 열리는 5월 7일, 5월 20일까지는 할 일이 없다.

팀 분위기는 지금 최고다.

개인리그에서 내가 양대 우승을 하기도 했지만 팀 역시 계속해서 1위를 질주하고 있었으니 나쁠 래야 나쁠 수가 없다.

저번 시즌과는 정반대의 상황.

어느 정도 여유를 즐기긴 할 거지만 미친 듯이 펑펑 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능력 부여에 대해 연구할 것이 산더미처럼 많거든.

형규에게 우승한 대가로 받은 부여 포인트까지 합쳐서 현재 내가 보유하고 있는 부여 포인트는 총 61100이다.

적지 않은 포인트.

이제 가장 중요한 건 능력 부여에 어느 정도 포인트가 소모 되느냐였다.

한 번에 수천 포인트가 빠져나간다면 60000이 있어도 그렇게 많은 포인트는 아니다. 한 번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한 능력 부여 창.

능력 부여 당 소모되는 포인트는 800이었다.

현재 지니고 있는 포인트로 총 76번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

꽤 많다고 느꼈지만 이내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 지니고 있는 포인트는 거의 4달간 모아온 포인트다.

월 단위, 주 단위로 나누면 결코 여유 있는 수치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한 선수에게 능력 부여를 추가로 하면 소모되는 포인트의 양도 늘어난다.

두 번째 능력 부여를 할 때는 1000포인트가, 세 번째 능력 부여를 할 땐 1200이 소모된다. 네 번째는 1500포인트로 필요 포인트가 무려 300이나 늘어난다. 그 이상 설명이 없는 걸 보아 한 사람에게 최대 4개까지 능력을 부여할 수 있는 듯 싶었다. 한 팀원에게 4개의 능력을 부여하게 되면 4500포인트가 소모 되는 거다.

그나마 다행인 건 스킬 포인트 조각을 주던 [안드로메다]와 [승우네 관광버스]가 이젠 부여 포인트를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

한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스킬인데 이제 다시 한 번 써봐야겠다.

내가 그 동안 너무 착했지?

관광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마.

멘탈이 파괴되는 기분이 어떤지 알려주마.

전의가 불탄다.

무언가 엄한데 화풀이하는 것 같다고?

착각이야. 착각.

난 절대 어제 일 때문에 이런게 아니라니까? 뭐 팀원들 휴대폰에 내 흑역사가 담겨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설마 내가 그런 일로 받은 스트레스를 다른 팀 선수들에게 [안드로메다]와 [승우네 관광버스]로 해소하겠어? 그냥 다 팀원들을 위해서 그런거야. 더 많은 능력 부여를 위해서.

내 말 믿지?

============================ 작품 후기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