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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87화 (487/575)

00487  Game No. 487 역대 세 번째.  =========================================================================

-천벌!!!! 천벌!!!!!

-전장이 술법으로 아주 뒤덮여 버렸습니다! 양 선수 손이 정말 빠르네요! 보는 순간 술법 파바박 쳐지네요!!!

-진짜 극에 도달한 선수들의 경기력이네요!!

-그 와중에 토혈과 흑운을 펼치는 임형규! 이러면 용혼은 무용지물이 되죠!

-천벌과 지룡에 모든 걸 걸어야합니다. 용아와 용혼은 시간을 벌어주기만 하면 되는겁니다!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상황.

천벌에 마수의 병력이 그대로 녹아내렸다. 바로 토혈을 뿌려 복수를 하는 망태할배. 토혈이 묻은 용아는 마견의 한 끼 식사거리에 불과했다. 흑운 역시 적재적소에 펼쳐졌다. 흑운에 마견이 들어가면 용혼은 무용지물이 된다. 마수도 그슨대를 지니고 있었기에 여러 군데 펼치지 않고 딱 필요한 공간에만 펼쳐 효율을 극대화시켰다.

-사정거리가 긴 지룡으로 망태할배를 먼저 잡아내는 이승우!

-이 상황에서 세심한 컨트롤을 보여주네요! 뭐가 중요한지 알고 있어요!

-잡아내지 않으면 계속해서 토혈 뿌리거든요! 값싼 마견 먹어서 술력 불리는 건 지금 상황에서 아무 것도 아니거든요!!!!

“대박이다. 대박.”

“어떻게 이렇게 경기할 수가 있지?”

관중들이 입을 쩍 벌렸다.

나오는 건 감탄 뿐이었다.

극에 달한 전투.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서로 정답만을 제시하고 있었다.

전투의 승자는.

-버텼어요! 이승우 선수 버텨냈습니다!

-이야. 이걸 이렇게 버티나요? 진짜 전투의 신은 이승우입니다!!!

이승우였다.

용아와 용혼이 많이 상하긴 했지만 조합이 깨질 정도는 아니었다.

천벌을 사용해 술력을 모두 사용한 비렴이 바로 풍백으로 합체해 지룡을 지켰다. 추가로 생산 된 비렴 역시 모두 풍백으로 합체했다.

순식간에 한 부대가 넘는 풍백이 나타났다.

-풍백이 한 부대가 넘습니다. 마견으로는 덤빌 수가 없어요!

-근데 마수는 지금 마견과 그슨대 밖에 생산할 수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풍백이 이 정도 수가 모이면 마견으로 잡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풍백의 체력은 10밖에 되지 않지만 용력은 무려 350이다.

용족을 힘들게 하는 토혈을 맞아봤자 체력 9 밖에 깎이지 않는다.

그슨대가 다수 모이면 사정거리가 짧은 풍백이 상대하기 힘들지만 지금은 뒤에 지룡이 지키고 있어서 괜찮다. 지룡은 그슨대의 천적이었으니까.

-이승우 선수 순식간에 체제를 바꿨습니다! 풍백과 비렴, 지룡으로 전진을 시작합니다!

-어차피 생산속도가 빠른 용아는 소로를 통해 빠르게 합류할 수 있지 않습니까? 마수한테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임형규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용족의 조합을 상대할 병력을 갖출 시간이.

당장 마견과 그슨대가 많이 모였지만 용족의 조합을 상대하기 버겁다. 풍백을 밀어내려면 흑운과 가시귀가 있어야하는데 그 시간을 이승우가 주지 않고 있었다.

-이승우 선수 망설임 없이 본진 쪽으로 향합니다!

-테크를 무너뜨리면 경기 끝이 라는거죠! 그리고 그 곳에 가시귀알이 있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거든요!

6시 확장을 미는 사이 12시 확장이 위험해질 수 있다.

동시에 가시귀를 갖출 시간을 마수에게 주게 된다.

지금 본진을 치는 이승우의 판단은 최고의 판단이었다.

가시귀알에 떨어지는 천벌.

채 가시귀가 되지 못하고 터져나갔다. 일정한 간격을 띄워 잠복을 한 상태면 현재 비렴으로는 어림도 없었겠지만 알인 상태라 보다 적은 술력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밀립니다! 밀려요!

-아. 10초만! 딱 10초만 있으면 다시 전선 그을 수 있는데 그 시간을 안주네요.

-이승우의 속도가 너무 빨라요. 상상을 초월합니다! 망설임없이 바로 풍백을 생산해 러시를 들어왔습니다. 마수 입장에선 이보다 더 한 날벼락이 어디 있겠습니까?

승기를 잡은 이승우는 멈추지 않았다.

앞마당에 이어 본진 테크까지 밀어버리는데 성공했다.

그나마 군락이 깨지기 전 6시와 5시에 생산 건물을 지어놓긴 했지만 새 출발을 하기엔 공간에 너무 협소했다.

-아. 여기서 무너지나요? 임형규?!

-잘싸웠거든요. 근데 이승우는 더 잘 싸웠습니다. 아무리 다른 구역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면 뭐합니까? 승부는 언제나 상대 평가거든요! 이 구역에선 이승우가 최곱니다!

-차마 GG를 치지 못하는 임형규.

-아쉽죠. 너무나도 아쉽죠. 이렇게 잘 했는데!!!

본진을 민 병력이 5시 쪽으로 향했다.

상대적으로 입구가 좁은 6시보다 공격을 들어가기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소수의 병력으로 항전해보지만.

-깨집니다! 5시 소굴마저 깨집니다!

-버틸 수가 없어요!

성난 파도처럼 밀고 들어오는 이승우의 병력을 막아낼 수 없었다.

이제 남은 건 6시 하나 뿐.

임형규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GG!!!! 임형규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이승우 선수가 3회 연속 우승이란 대업을 이룩합니다!

골든 배지의 주인이 다시 한 번 세상에 나타났다.

****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서 너무 뿌듯했다.

골든 마우스.

그리고 골든 배지.

영광의 상징이 내 품으로 들어왔다. 정말 이걸 내가 한게 맞나 싶을 정도다.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기쁘고 또 기쁠 뿐이었다.

화려한 무대에 온통 내 사진과 영상이 걸려 있었다.

사람들도 모두 내 이름을 외치고 있다.

오늘 이 무대 위 주인공은 바로 나다.

그토록 원하던 자리에 드디어 섰다.

프로 데뷔 후 1년만에 거둔 성과.

하지만 실질적인 시간은 7년이 넘었다.

어릴 적 프로게이머를 준비했던 시간까지 더하면 그 시간은 10년이 훌쩍 넘어간다.

6년간 힘들었다.

하루 하루 버티는게 고역이었다.

코치진들의 냉대.

그리고 나보다 훨씬 늦게 들어온 선수들이 1군으로 먼저 올라가는 걸 지켜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이 길이 내 길이 맞는 것인지 하루에도 수십번 더 고민했다.

하지만 그보다 신들의 전쟁이 좋아서, 그리고 가족들의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려서 멈출 수 없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걸로 성공하고 싶었다. 현실을 모르는 철부지 취급할 수도 있지만 엄마와 동생은 그러지 않았다. 진심으로 나를 응원해줬다.

만약 내가 그때 포기했더라면 신들의 전쟁 매니저가 생겼어도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을 거다.

손이 잔뜩 굳어 버렸을테니까.

아스트로란 팀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이재명 감독님의 지도가 아니었다면 전략적인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그래. 혼자였다면 절대 오늘이 오지 않았겠지.

내가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나를 진심으로 믿어준 주변 사람들 덕 분이다.

오늘도 전과 마찬가지로 부스에 나가자마자 팀원들의 손에 붙들려 허공을 허우적거렸다.

처음엔 굉장히 놀랐지만 지금은 전혀 놀라지 않는다. 이런 뻔 한 패턴. 너무 지루하지 않나 싶다. 조금 새로운 축하를 해줬으면 좋겠는....

“으억!!!!!”

깜짝이야! 왜 그렇게 높게 던지는 거야?! 그러다 떨어지면 책임질 거야? 응? 책임 질거냐고?!

어후.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내가 어디까지 생각했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가 지우개로 말끔하게 지운 것 처럼.

뭐 기억 안 나는거 보니 별로 중요한 건 아니겠지.

그렇게 팀원들의 축하를 받은 후 시상식 무대에 섰다.

어느 떄보다 환한 빛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MSL 결승 무대를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대부분 감탄을 내뱉었지만 조용히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선수들이 있었다.

리쌍, 이영우와 이제운이 그 주인공이었다.

둘 모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현역 유일무이한 통산 6회 우승이란 기록을 이제 이승우과 나눠가지게 된 이영우.

이젠 역대 최초 7회 우승 타이틀을 함께 도전하는 입장이 되었다. 발등에 제대로 불이 떨어졌다. 데뷔 1년만에 우승을 차지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이영우다. 근데 이승우는 데뷔 1년만에 6회 우승을 차지했다. 진출한 모든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양대 3회 연속 우승.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하다.

‘이제는 안 돼.’

역대 최강이라는 타이틀마저 빼앗기게 생겼다.

당장 다음 시즌에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2회 준우승이 더 있긴 하지만 이승우가 1회 우승을 추가하는 날엔 이마저 무의미해진다.

경기를 보던 이영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가 향한 곳은 연습실이었다.

같은 시간 이제운 역시 연습실로 향했다. 그는 이영우보다 더 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항상 최고라 자부했던 무언가가 흔들리고 있었다.

과거 이영우에게 연달아 결승에서 패배했을 때보다 더한 패배감이 덮치는 것 같았다.

이영우는 상성 종족이었지만 이승우는 역상성 종족이다.

삼대장이라 함께 불리고 있지만 리쌍이란 타이틀을 조만간 내려놓아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제운.

그도 이영우와 마찬가지로 곧바로 연습실로 향했다.

****

<헐. 이승우 ㅎㄷㄷ 1년만에 골든 마우스랑 골든 배지 타가네;;;>

<갓영우 ㅂㅂ 이제 갓승우 시대임. ㅇㅇㅇ>

<초라하게 갓승우가 뭐냐? 앞에 초 붙여서 초 갓승우라고 하자.>

<오 ㅋㅋㅋ 그거 좋닼ㅋㅋㅋㅋ>

<ㅈㄴ 유치하긴 ㅋㅋㅋㅋ 무슨 이게 만화냐?ㅋㅋㅋ 초갓이랰ㅋㅋ>

<댓글 예민하거보니까 너 꼼빠인가보네?ㅋㅋㅋㅋ>

<ㅈㄹ 관심도 없음.>

<관심도 없다면서 왜 발끈?ㅋㅋㅋ>

<ㅗㅗ>

<이승우가 더 쎄지면 그건 초 갓2임?ㅋㅋㅋ>

신룡, 저승4자에 이어 새로운 별명이 생기려하고 있었다.

초 갓.

일본 유명 만화에서 강함을 표현하는 단계다. 이승우의 새로운 별명은 여기서 따왔다. 이미 갓이라 불리는 이영우보다 더 강하기에 붙여진 것이었다.

이승우를 향한 찬사와 함께 임형규에 대한 위로도 심심치 않게 쏟아졌다.

<개 아깝네. 1세트때만 해도 패기 쩔었는데.>

<그러게. 임형구가 우승하는 줄 ㅎㄷㄷ >

물론 놀림도 있었다.

<3회 연속 결승! 3회 연속 준우승! 이 것도 기록 아니냐? 뭐 기념해야하는 거 아니냐?>

<시상 홍진우가 하면 딱 일듯. 다음에 임형규 결승가면 미리 홍진우 부르자 ㅇㅇ>

<ㅋㅋㅋㅋㅋㅋ미친ㅋㅋㅋ>

<골든 배지 말고 실버 배지 하나 만들어주자. 3회 연속 준우승이 쉬운거냐?>

<ㅇㅇㅇ콩이 말했다. 준우승도 존나 잘한거라고.>

현재 가장 아쉬움이 남는 건 임형규 본인일 것이다. 오늘은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또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3회 연속 같은 상대를 맞아 한 준우승이기에 실망감은 더 컸다.

자신의 가슴은 텅하니 비어있는데 상대의 가슴엔 골든 배지가 붙게 된다. 그걸 볼 때마다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이승우가 골든 배지를 받는 걸 그저 지켜보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우승 소감을 발표하고 준우승, 우승 시상식까지 끝마쳤다. 이제  시상식은 마지막을 남겨두고 있다.

바로 골든 배지 트로피 시상!

OSL처럼 MSL도 많은 준비를 했다. 화려한 길 끝에 놓여 있는 골든 배지 트로피.

거기 조금만 기다려. 내가 곧 가지러 갈테니까.

-MSL의 우승자이자 역대 여섯 번째 골든 배지의 주인공! 이! 승! 우!!!!

김현민 캐스터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성큼 성큼 걸어가 트로피를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그 순간.

[업적이 생성 되었습니다.]

[역대 여섯 번째로 골든 배지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영광의 나날이 함께 하길.]

[골든 마우스와 골든 배지를 모두 확보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능력부여가 개방됩니다.]

시야를 가득 메우는 창에 난 환하게 미소 지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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