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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85화 (485/575)

00485  Game No. 485 역전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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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규! 너의 패턴을 읽었다.

강약중강약....이 아니라 5일벌레 러시 이후 어떤 운영을 가는지 확실히 알았다.

사람들의 눈에 지금 형규의 5일벌레 러시가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건 절대 날빌이 아니다. 이걸로 승부를 가를 생각은 없다. 극도로 연습을 한 끝에 나온 운영의 한 종류다.

형규의 마견 컨트롤이라면 아마 팀 내 다른 용족들에게 승률이 좋았을 거다.

막힌다고 끝나지 않는다.

초반 마견으로 용족을 흔 든 이후 계속해서 일벌레를 찍어주며 앞마당과 본진에 일벌레를 채운다. 동시에 세 번째 소굴을 본진에 피겠지. 선 제단이었던 2세트라면 용아라는 불안요소가 있지만 지금처럼 용족이 용무관을 먼저 올렸다는 걸 안다면 불안요소는 싹 사라진다.

아까처럼 용아 찌르기가 올 일이 없으니까.

그렇다면 아까보다 더 배짱을 부리며 마견도 찍지 않고 모두 일벌레를 찍을거다. 당연히 내가 앞마당에 신전을 올렸을 줄 알 테니까.

이대로 진행되었으면 마수가 전혀 불리하지 않다.

5:5.

아니 센터를 잡고 있으니 6:4로 유리해질 수 있다. 이게 상성의 힘이다. 마수가 환국을 상대로 5일벌레 러시를 시도하고 지금처럼 짤 없이 막혔다면 암울 그 자체 였을 거다.

내가 지금 전략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청개구리 마인드인지 모르겠지만 상대가 생각하고 있는 걸 그대로 해주기는 싫거든.

내가 왜 그래야하지?

왜 형규의 계획 속에 들어가야 하지?

그건 걔가 원하는거잖아?

만약 첫 군주가 바로 내 앞마당으로 왔다면 지금처럼 전진 2제단을 올리는 일은 없었을 거다. 하지만 가로인 덕에 첫 군주는 7시로 향했고 두 번째 군주가 지금 오고 있을 거다.

앞마당에 신전이 없는 걸 눈으로 확인하면 앞마당에 바로 가기 촉수를 지으며 수비에 신경을 쓰겠지만 지금은 내 본진 쪽에 전혀 마수의 시야가 밝혀져 있지 않다.

내가 앞마당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말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순간 불현듯 전진 제단이 생각났다.

하나의 제단으론 경기를 끝낼 수 없다.

그 전에 본진에서 출발한 군주가 앞마당에 도착하겠지.

2개의 제단을 전진해서 올려서 용아를 모으는 속도를 최대한 빠르게 해야 한다.

지금 이 전략을 형규는 꿈에도 모를 거다.

완벽에 가깝게 5일벌레 러시를 막아냈기에 2세트처럼 안전하게 테크를 올리며 제단을 확보하면 용족이 최소 7:3으로 유리하다. 얼굴에 금칠을 좀 하자면 그 용족이 나라면 8:2 이상으로 기운다.

그렇기에 형규도 내가 무난하게 앞마당을 갈 거라고 생각하지 지금처럼 전진 2제단을 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용안으로 일벌레를 찍고 있다는 걸 훤히 보고 있으니 앞마당 1제단에서 생산 된 용아로 올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하겠지만 그 정도 수는 지금 마견으로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겠지.

솔직히 말하면 2세트처럼 하는 게 경기를 이기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렇게 이기면 보는 관중들의 기분이 어떨까?

좋지는 않을 거다.

적어도 그들에게 결승전에 걸맞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일반적인 대응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움직임으로 형규를 무너뜨리고 싶었다. 다시는 나를 상대로 5일벌레를 꺼내들지 못하도록.

이렇게 말하면 오해가 생길 수도 있겠네.

지금 경기 수준이 낮다는 건 절대 아니다. 외줄타기를 하는 긴장감 속에 경기를 하고 있다. 조금만 삐끗하면 절벽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 긴장의 끈을 1초도 놓칠 수 없다.

다만 팬들이 봤을 땐 이게 뭐야 싶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는거다.

화려한 전투나 견제가 없으니까.

앞마당 1제단까지 포함해서 총 3제단에 무너진다면 형규는 4세트에 절대 5일벌레를 꺼내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멘탈이 단단해도 분명 흔들린다.

심리적으로 내가 완벽하게 우위에 선다면 절대 안 질 자신이 있었다.

나한테 전략을 걸면 어떻게 되는지 오늘 똑똑히 알려주겠어.

이제 오늘 밤부터 5일벌레라는 단어를 생각만해도 진저리를 치게 만들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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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에선 마견에 버티지 못하고 패배를 했고 2세트에선 임형규 선수가 5일벌레 러시 이후 어떻게 운영하는지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지금도 용안으로 계속해서 봐주고 있거든요? 금광 안올리고 마견 최소로 생산하고 바로 소굴 늘리며 일벌레만 찍어주고 있는 모습. 어이가 없죠. 용족 입장에서. 이렇게 배를 째? 나한텐 5일벌레 러시 해놓고? 나 깜짝 놀라게 만들고? 좋다. 그럼 너도 한 번 놀라봐라. 3제단에서 나오는 폭풍같은 용아 러시로 제대로 혼내주마!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승우 선수의 전략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단순히 운이 좋아서 괜찮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임형규 선수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처럼 경기를 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는 겁니다.

-임형규 선수 꿈에도 모르고 있죠. 이승우의 앞마당엔 신전 그림자도 없는데 신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게 정석이거든요! 그렇게만 가면 유리한데 모험을 할 리 없다고 보는거죠.

-앞마당 쪽에 아직 군주가 없거든요. 지금 군주가 가고 있긴 하지만 글쎄요. 저 군주가 도착할 때쯤 아마 용아가 러시를 들어갈 겁니다.

제단의 위치가 절묘하다.

마수가 군주를 날리는 방향을 모두 피했다.

앞마당에 신전을 올린 줄 알고 있는 임형규는 마견을 정찰할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그저 본진에서 돌아다니는 용안을 잡는 것에 집중할 뿐이었다.

-마견 딱 6기에요. 처음 생산한 6기! 용아가 마견보다 더 많습니다!

-아. 이게 올라가면 버틸 수가 없겠는데요?

-지금이라도 모든 소굴에서 마견을 찍고 가시 촉수를 바로 지으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할 리가 없죠!

-그럼 맵핵이죠. 맵핵!!

본진에서 3용아가 나오는 걸 군주로 본 임형규.

단순 찌르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다. 러시다. 경기를 끝내버리기 위한 러시.

남겨두었던 알을 바로 마견으로 변태시키는 임형규. 딱 3용아를 상대할 수 있는 정도의 양만 마견으로 찍고 나머지는 모두 일벌레를 찍었다.

3시 쪽에서 4기의 용아가 함께 올라오고 있다는 걸 모르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이승우 선수가 제대로 깜짝 선물을 들고 왔습니다!

-3용아인 줄 알았지? 미안하지만 아닌데? 7용아인데!!!!

-이거 막을 수가 없습니다. 본진으로 일벌레 다 뺀 후 본진에 가시촉수 지으면 지금 러시는 막을 수 있겠지만 앞마당이 날아가는 건 막을 수가 없어요. 지금 상태에서 앞마당마저 날아가면 마수가 용족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사실 상 없습니다. 테크라도 빠르면 모를까 마수도 아직 소굴 단계거든요! 소굴 단계에서 그슨대 생산할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냥 꼼짝없이 본진에 갇혀 있다가 경기 끝나는 겁니다. 이승우 선수는 그냥 임형규 선수 앞마당 언덕에 용아 세워놓고 그 뒤에 용광포 지으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마수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언덕 아래서 언덕 위 용광포를 뚫으려면 상당히 많은 수의 그슨대가 필요하거든요? 본진 자원에서 그게 나올 리가 없죠!

임형규의 앞마당 근처에 도착한 7용아.

3기의 용아가 추가 생산 되서 총 10기의 용아가 모였다.

공업도, 발업도 되지 않은 용아지만 지금은 그 어떤 용아보다 위풍당당했다.

-갑니다! 가요!!!!

-깜짝 놀라는 임형규!!!!

-아!!!!! 이게 뭡니까? 도대체?!

예상보다 많은 용아에 임형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부랴부랴 마견을 찍고 일벌레로 비비기를 하며 버텨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3기의 용아라면 모를까 이 정도의 용아를 비비기로 커버하는 건 불가능했다.

-어떻게 생산한 일벌레인데! 이렇게 다 죽네요.

-가시촉수를 짓고 있긴 하지만 저게 완성 될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용아가 너무 많아요!

본진으로 들어가면 일단 이 러시는 막을 수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 뒤가 없다는 것도 임형규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무리를 해서라도 앞마당에서 이 러시를 막아내려 했지만 방도가 없었다.

-임형규 선수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이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5일벌레로 운영한다고? 그래. 한 번 해봐. 내가 제대로 파괴할게.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승우를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소리가 점점 커졌다.

“존나 꼬시네. 역시 날빌로 흥한 자 날빌로 망한다!”

“1세트 잡았다고 꿀 좀 빨려고 한 거 같은데 그게 이승우한테 통하냐? 한 번 통한 게 용하지. 그나저나 진짜 개 쩌네. 저기서 전진 제단을 그냥 때려 버리냐?”

“그러니까 이승우지 존나 소름이다. 소름.”

손을 X자로 교차해 양팔을 마구 쓰다듬는 남자.

이승우의 판단하나 하나가 예술이었다.

앞마당이 날아갔다. 마견과 일벌레를 상당수 동원했지만 용아는 겨우 1기 밖에 죽지 않았다.

잃은게 너무 많다. 이대로 본진으로 용아가 내려오면 막을 도리가 없다.

임형규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표정에서 경기 결과가 보였다.

-GG! 임형규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2:1! 스코어를 역전하는 이승우입니다!

-아. 이거 임형규 선수가 아무리 정신력이 좋은 선수라지만 이건 조금 충격이 있겠는데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으로 가볍게 1승을 챙겨낸 이승우.

이제 골든 배지까지 단 1승 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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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가 끝난 후 임형규가 부스에서 나와 무대 뒤 선수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에 들어서자마자 소파에 무너지듯 앉는 임형규.

그의 얼굴에서 진한 피로감이 느껴졌다.

‘전진 제단을 했을 줄이야.’

생각보다 많은 수의 용아에 어딘가에 제단을 몰래 지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3시 쪽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임형규가 손으로 얼굴을 거칠게 문질렀다. 3세트가 끝난 순간 약간의 두통까지 왔다.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2세트가 시작했을 때만 해도 최고의 컨디션이었다.

드디어 처음으로 원하는 대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승우와의 경기에서 항상 주도권을 잃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이승우를 쥐락펴락 흔들었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이내 따라잡히고 말았다.

임형규가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물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걸까?’

그때 임주혁 감독과 최연규 코치가 대기실로 들어왔다.

그저 아무 말 없이 임형규를 바라봤다. 지금은 어떤 말을 해줘도 소용이 없다. 코치와 감독이 경기에 도움을 줄 순 있어도 실제로 경기를 하는 건 선수다.

지금은 충고를 하는 것보다 선수가 이 상황을 이겨내길 바라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한참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임형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표정이 달라져있었다. 정신력만큼은 최고였다. 무너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형규는 정신무장을 다시 마쳤다.

“이제 가요.”

임형규가 성큼성큼 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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