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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84화 (484/575)

00484  Game No. 484 3번은 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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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마견이 허무하게 잡히는 순간 임주혁 감독과 최연규 코치가 탄식을 뱉었다. 대처가 좋았다. 용안이 미리 나와 있는 것부터 길을 막는 것 까지.

전부 정답이었다.

이러한 움직임이 마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듯 빠르게 나온 것이 기가 막혔다.

패배하는 것보다 기세를 빼앗겼다는 것이 더 크다.

이승우라면 절대 쉽게 끝내지 않을 거다. 이번 세트로 경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복수 아닌 복수를 하며 임형규의 기를 죽이려하겠지.

‘역시.....’

모험을 걸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임주혁 감독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아직 경기가 끝난 건 아니다. 이제 겨우 2세트다. 아직 남은 경기가 더 많다. 임주혁 감독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그 끝엔 이재명 감독이 있었다. 임주혁 감독이 한숨을 내쉴 때 이재명 감독은 환호를 질렀다.

‘됐다!’

조마조마했다.

이번 경기에 임형규가 어떤 전략을 쓸까?

1세트처럼 발상을 뒤엎는 전략을 쓰는 건 아닐까?

그때 번개처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5일벌레를 다시 한 번 꺼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

오히려 그 것이 더 전략적인 운영이다. 1세트에서 한 번 통한 5일벌레를 다시 꺼내든다고 보통 생각하지 못 할테니까.

이승우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임형규라면 그러고도 남을 거 라고.

예상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그리고 지금 보이는 화면이 예상의 결과다.

“이야. 진짜 엄청 잘하네.”

“용안 움직임이 넘사다. 어떻게 그렇게 하지?”

팀원들이 흐뭇한 얼굴로 화면을 지켜보았다. 1세트가 끝났을 때 있던 불안과 초조함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이승우가 돌아왔다. 1세트 패배의 타격은 전혀 없어보였다. 그래. 이래야 이승우 답지!

판세가 크게 기울었다.

이 상황을 이승우가 역전당한다고?

그럴 리 없다. 만약 2세트를 패한다면 이번 결승전에서 절대 우승할 수 없다.

상황은 그 정도로 기울었다.

이미 이재명 감독의 머릿속엔 3세트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

필사적으로 경기를 역전하려 노력한 임형규.

하지만 끝내 그 벽을 넘지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다.

순차적으로 무너졌다.

공발업 용아가 나왔을 땐 확장을 포기하고 그슨대를 긁어모아 한 번 막아냈다.

정확히 말하면 막아냈다기보다 한 번 뒤로 물러나게 만든 것에 불과했다. 용족은 공발업 용아를 한 번 찔렀다 뺀 것에 불과하지만 마수는 확장을 포기하는 큰 피해를 받았다.

여전히 용족과 같은 자원을 먹고 있는 상황이 유지되고 있었기에 이승우가 마음을 급하게 먹을 필요가 없었다.

추후 비렴이 갖춰졌을 때 한 번 더 나오면 그만이다. 움직이기만 해도 마수는 압박을 받는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위축된다.

비렴의 그림자를 보는 순간 돌처럼 굳겠지.

물론 이때도 공격을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그 후 용혼까지 합류해서 가도 충분하다.

용족이 뭘 해도 되는 상황.

결승이 아니었다면 임형규도 이렇게 처절하게 버티지는 않았을 거다.

테크 차이가 너무 심하다.

비렴이 나오고 있는 마수는 이제 막 마굴이 완성되었다.

이승우가 총을 가진 군인이라면 임형규는 칼, 아니 돌도끼를 들고 싸우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길 리 만무하다.

이승우는 지금 순간을 즐겼다.

끝낼 수 있음에도 굳이 끝내지 않았다.

어차피 뛰어봤자 손바닥 안.

움켜쥐면 그대로 끝이다.

마수가 뭘 하든 그냥 지켜보았다.

주도권을 다시 잡기 위한 기 싸움이다.

뭘 해도 안 된다는 걸 서서히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너무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도발은 굉장히 효과가 크다.

결국 임형규는 조합 된 용족의 한 방을 막지 못하고 무너졌다.

단순 그슨대와 소수의 닷발귀로 상대하기엔 조합이 너무 완벽했다. 그렇다고 물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그슨대보다 용아의 수가 많아 보일 정도로 물량 역시 폭발했다. 영웅 그슨대가 아니고서야 절대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1:1.

스코어가 다시 균형을 맞췄다.

관중석의 분위기도 다시 이승우 쪽으로 쏠렸다.

이승우를 응원하는 소리가 천장을 뚫을 듯 크게 울려 퍼졌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내뱉는 숨에 후끈 달아오른 공기.

그 열기를 이어받아 바로 3세트 경기가 시작되었다.

가장 가까운 러시 거리를 지닌 가로가 나왔다. 11시의 이승우. 그리고 1시의 임형규.

둘 다 심호흡을 하며 긴장을 푸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1:1! 아주 팽팽한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3세트에서 승리를 가져가는 선수가 아주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됩니다.

-그렇죠. 그 후 단 한 세트만 승리하면 경기를 이길 수 있으니까요!

-앞선 두 경기에선 임형규 선수가 먼저 칼을 뽑아들었습니다.  그 중 한 번은 제대로 통했고 다른 한 번은 아쉽게도 실패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이제 이 세트에서 다시 한 번 균형이 깨집니다.

-과연 이번엔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3세트 전장은 마고본성이었다.

“임형규 또 5일벌레 하지 않겠지?”

“에이. 설마. 5일벌레 썼다가 아무 것도 못하고 졌잖아. 여기서 또 5일벌레 꺼낼 리가 없지.”

“그래. 2세트까지 이겼다면 5일벌레 쓸 수 있지만 졌는데 또 쓰겠냐?”

이들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5일벌레!!!!!

-임형규 선수 진짜 독하게 준비했는데요? 또 5일벌레를 사용합니다!

-연습경기도 아니고 결승에서 3연속 5일벌레라뇨!

중계진의 합창.

임형규가 또 한 번 5일벌레 러시를 꺼내들었다.

-원래 이런 러시는 3연속으로 해주는 게 정석입니다! 3연망이라는 역사가 그걸 증명하거든요!

-그렇죠! 두 번 하고 접으면 재미없죠! 세 번 까지는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숙소에서 편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누군가가 의문의 1패를 당한 가운데 이승우의 용안이 앞마당으로 나갔다.

여기서 부터가 중요하다.

2세트처럼 선 제단을 지을 것인가?

아니면 평범하게 용무관을 올릴 것인가?

-설마 3연속 5일벌레를 사용하진 않겠지라고 이승우 선수가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걸 노리고 또 꺼내든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5일벌레를 지른 것 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은 엄청난 심리전이 들어 있는 거죠. 전장 자체도 5일벌레를 쓰기 나쁘지 않습니다. 앞마당 지형이 역 언덕으로 되어 있는 구조라 용족을 본진으로 밀어 넣은 후 아예 밀봉으로 해버리는 식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전장이 바로 마고본성입니다. 아마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5일벌레를 선택한 임형규 선수도 어마어마한 압박감을 받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 또 실패하게 되면 경기 패배도 패배지만 비난이 상당할거거든요.

-그래도 일단 거리상으로 가장 가까운 가로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통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중계진의 말처럼 3연속 5일벌레는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지른 임형규의 패기에 칭찬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관중들의 입장은 또 달랐다.

“아. 또 5일벌레야? 게임 존나 재미없게 하네.”

“제대로 하면 좆 털리니까 저딴 날빌만 써대는 거지. 자신 없으니까.”

“개 빡치네. 결승인데 이따구로 하네.”

일벌레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순간 관중들이 불평불만을 쏟아냈다. 오히려 임형규 팬들이 더 실망했다.

이렇게 해서 이기기라도 하면 다행인데 패배하면 상실감이 일반적인 패배보다 더 크게 몰려온다.

다른 팬들이 임형규를 짓궂게 비난해도 반박할 수조차 없다. 표현이 과격하긴 하지만 그들의 말은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결승은 다른 경기와 달리 돈을 지불하고 오는 공간이다. 단순히 돈만 있다고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마어마한 경쟁을 뚫어야만 한다. 매표 1시간 전부터 대기하는 이들까지 있을 정도다.

2세트 경기 시작이 길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승부가 난 시간은 5분 대. 그 후론 그저 이승우의 임형규 길들이기에 불과했다. 이미 승부가 결정 난 채로 본 것이란 말이다.

1세트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3세트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전장만 다르지 모든 경기가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용족과 마수 정점에 오른 선수들의 불꽃 튀는 대결을 보기 위해 온 거지 이렇게 빌드로 승부가 결정되는 걸 보러 온 게 아니다.

두 번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세 번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경기.

-이승우 선수 과연 선택을 할 것인지.

-자. 솟대 완성되었습니다. 어떤 건물이 올라갈 것인지!!!

솟대 근처를 배회하는 용안이 드디어 건물을 소환했다.

-용무관!!!!

-이번엔 용무관입니다! 이러면 임형규 선수도 기회 있죠!

첫 군주가 5시로 날아가며 빠르게 이승우의 위치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마견이 생산되기 전 일벌레를 11시로 보낼 테니까.

5일벌레는 초 단위 싸움이다.

1초라도 빨리 상대 기지에 마견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관건은 이승우 선수의 정찰 방향입니다. 바로 가로인 1시로 가느냐? 아니면 세로인 7시로 가느냐? 용무관을 먼저 소환하긴 했지만 그래도 첫 서치로 5일벌레 확인하면 막을 수 있는 가능성 충분히 있습니다.

1세트에서 5일벌레에 이승우가 승리를 내준 건 임형규의 5일벌레 러시를 늦게 파악했기 때문이다. 본진에 용광포를 소환하기 위한 솟대도 없었고 마견 난입을 막아 줄 용안도 앞마당에 배치하지 않았다.

앞마당에 용무관을 소환한 용안이 정찰을 떠났다.

“제발. 가로로 가라! 제발!”

“됐다!”

이재명 감독이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용안이 향한 건 가로였다.

-아. 빠르게 정찰에 성공하네요. 2세트처럼 첫 서치에 5일벌레를 파악했습니다!

-이러면 반응해야죠! 바로 수비라인 갖춰야합니다.

제단을 먼저 올렸을 땐 2세트처럼 용력 충전소와 솟대를 앞마당에 소환해주면 쉽게 마견을 막을 수 있다.

용무관을 먼저 올렸을 때 5일벌레를 막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안전하게 본진에 솟대를 소환한 후 용광포를 지어 마견을 막는 것이다.

물론 앞마당에 소환 된 솟대와 용무관은 포기한다. 용안이 앞마당 쪽으로 벽을 형성하러 떠나지 않아 자원 수급이 잘 되기 때문에 포기해도 손해는 아니다.

여기서 1제단 이후 빠르게 테크를 타 마수를 압박해도 되고 2제단을 올린 후 천천히 앞마당을 확보하며 중후반 운영을 가도 괜찮다.

두 번째 방법은 지금 바로 앞마당에 용광포를 소환하고 용안으로 벽을 세워 마견의 난입을 막는 것이다. 가장 큰 장점은 앞마당을 비교적 빠르고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컨트롤이 잠깐이라도 삐끗하면 마견이 본진으로 난입할 수 있는 틈을 줄 수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한다.

이승우의 선택은 후자였다.

아무래도 역 언덕 전장이기에 본진에 갇히는 것보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앞마당 구역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싶었다.

컨트롤에도 자신이 있었고 말이다.

우르르 나와 길을 막는 용안.

일부는 마견이 용광포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서있었고 나머지는 본진으로 가는 길을 막기 위해 조금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2세트처럼 용아가 없기 때문에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

용광포가 70% 정도 완성 되었을 때 마견이 도착했다.

임형규도 선택을 해야 한다.

용안과 용광포를 무시하고 안쪽으로 돌파를 시도할 것인가?

아니면 용광포를 파괴하고 경기를 아예 끝내버리는 도박수를 던질 것인가?

그 것도 아니면 용안을 찍어 잡으며 중반 이후 운영을 노릴 것인가?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하게 이득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세 번째 방법이지만 앞선 두 방법과 달리 경기를 끝낼 순 없다.

임형규는 첫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아직 용광포가 건설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길을 막고 있는 용안 중 1기만 빠르게 잡아내 길을 뚫는다면 충분히 난입이 가능하다.

임형규는 자신의 컨트롤을 믿었다.

하지만.

-용안!!!!!!

-2세트 그 용안들인가요? 개천에서만 사는 줄 알았는데 마고본성에서도 살고 있었나 봅니다!

-원정 온거죠! 원정! 마고본성에 새로운 클럽이 생겼다고 해서 놀러온 것 같습니다!

-이걸 이렇게 또 막아내네요.

용안을 1기 죽이며 길을 만들긴 했지만 바로 다른 용안이 빈 공간을 채워버리는 바람에 마견이 침투하지 못했다. 임형규가 입술을 잘근 씹었다.

용광포를 찍어보니 곧 완성되기 일보 직전이다.

빠지는 타이밍이 늦었다간 용안에 갇혀 마견을 전부 잃게 된다. 그건 절대 안 될 말이었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용안을 일점사한 후 바로 마견을 뒤로 뺐다.

물러나는 임형규의 얼굴에 아쉬움 진하게 떠올랐다.

처음부터 용안을 노렸다면 1~2기는 더 잡아낼 수 있었을 테니까.

-빠지는 그 타이밍에 용안 1기를 기어코 잡아내네요.

-이게 임형규죠.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마견을 전부 지키지 않았습니까? 체력이 닳긴 했지만 죽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체력은 차오르죠.

-이승우 선수도 제단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아까처럼 용아로 찌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말은 곧 미친 듯이 일벌레만 생산하면서 쨀 수 있다는 거죠!

그래도 2세트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앞마당에 소굴도 폈고 일벌레도 계속해서 찍어주고 있었다. 더 이상 마견을 찍어줄 필요가 없다.

초반 용아에 압박을 당하는 일은 없을테니까......라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그 순간.

-어? 3시 쪽에 저거 뭐죠?

전장 구석에 시야가 밝혀졌다. 색으로 보아 임형규 것이 아닌 이승우의 것이었다.

옵저버가 비춘 화면에 솟대가 잡혔다.

언제 빠져나갔는지 용안이 전진 솟대를 소환한 것이다.

솟대가 완성되자마자.

-제단!!!

-그 것도 2개나 소환됩니다!

-안심하고 있는 임형규의 허를 제대로 찌를 수 있는 전략입니다!!!

2개의 제단이 소환되었다.

이승우는 이 경기를 길게 가져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 작품 후기 ============================

곧 msl 결승도 끝나겠네요.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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