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82 Game No. 482 MSL 결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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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MSL 결승이 남은 상태라 회식은 짧고 굵게 마무리 되었다. 늦은 저녁 식사만 하고 바로 숙소로 복귀했다.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 처럼 행복하다.
커뮤니티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즐거움의 일부였다.
나에 대한 어마어마한 찬양이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별명이 하나 더 생겼다.
초 갓.
갓을 뛰어넘는 갓이라는 의미였다.
유명한 일본 만화에서 따온거다.
약간 오글거리는 느낌도 있지만 굉장히 기분 좋은 별명이다.
어쨌든 내가 최고라는 뜻이었으니까.
물론 거만해질 생각은 없다. 우승을 했다고 6년간의 2군 생활을 잊은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더욱 더 성장시키고 있었다.
만약 그러한 경험이 없었다면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 자만으로 무너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팬들과 팀원들이 축하해주는 것도 좋았지만 가족들의 행복한 표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뻤다.
내 삶의 이유.
나를 가장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사람들.
이들이 행복하면 나도 좋다.
아직 MSL 결승이 남아 경기장에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MSL 결승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고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절대 MSL 결승에서 지고 싶지 않다.
김채하 기자와도 톡을 주고받았다. 경기장에서 얼굴을 잠깐 보긴 했지만 워낙 경황이 없어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어? 하는 사이에 팀원들에 손에 들리고.
어? 하는 사이에 무대 중앙에 세워지고.
어? 하는 사이에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고.
어? 하는 사이에 식사 장소로 옮겨졌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조금 더 대화를 나눴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이번 결승이 끝난 후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인터뷰를 빙자한 데이트....는 너무 내 입장에서만 생각 한거고 그냥 식사와 차 한 잔정도? 영화도 볼 수 있으면 좋고.
요즘 영화 재미있는 거 많이 나왔다던데.
얼른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마친 후 침대에 몸을 날리는 나를 연호가 빤히 쳐다봤다.
눈빛이 왜 그래?
왜 왼쪽 눈동자에 ‘어이’라고 쓰여 있고 오른쪽 눈동자에 ‘없음’이라고 쓰여 있지?
“너 그거 안고 잘 거냐?”
그거라니?
아. 이거 말하는거구나.
“뭐? 골든 마우스?”
“그래. 어째 하루 종일 손에서 놓지를 않네.”
뭐? 이게 뭐 어때서?
내가 나쁜 짓이라도 했냐?
연호의 말대로 골든 마우스를 받은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지니고 있었다. 보통 트로피와 그 의미가 다르다.
이건 골든 마우스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골든 마우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볼 때마다 새롭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내가 골든 마우스라니!”
다시 흥분한 내 모습에 연호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 것도 잠시.
“나도 한 번 안아보자!”
연호가 침대를 향해 육중한 몸을 던졌다. 입가에 해맑은 미소를 가득 띤 채.
공중에서 연호와 내 눈이 마주쳤다.
나도 너한테 되게 주고 싶은데 지금 네 몸에 깔리면 골든 마우스가 상할 것 같아. 너를 정말 사랑하지만 지금은 골든 마우스가 아주 조~~금 우선이야. 이런 나를 이해하지?
연호가 침대에 떨어지기 직전 몸을 굴려 침대 아래쪽으로 빠져나오는데 성공했다.
전광석화처럼 빨랐다.
평상시 이렇게 민첩했다면 어이없이 넘어지는 경우는 없었을텐데.
연호가 성난 황소처럼 콧김을 뿜었다.
“치사하게 이러기냐?”
섭섭함이 가득한 연호의 얼굴에 약간 미안하긴 했지만 그보다 골든 마우스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치사하기는. 자 만져봐라. 골든 마우스!”
내가 골든 마우스 아까워서 안준게 아니라니까?
골든 마우스를 건네자마자 휙 채가는 연호.
연호의 얼굴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이게 골든 마우스구나.”
연호의 입에서 쉴 새 없이 감탄이 나왔다.
동시에 묘한 감정이 담긴 표정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어떤 기분인지 대충 알 것 같다.
선수로서 온갖 생각이 들겠지.
축하하는 마음과 부러운 마음.
자신에 대한 자책과 질투, 시기.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게 당연한 감정이다.
가족들처럼 순수하게 축하해 줄 순 없을거다. 나 역시 S1에 있을 때 같은 상황에 여러번 마주했었다. 축하하는 마음은 진심하다. 하지만 저 자리가 내 자리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골든 마우스를 실제로 만져본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애초에 골든 마우스의 주인을 배출한 팀이 4개팀 밖에 되지 않으니까.
우리 팀이 다섯 번째 팀이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거다.
우승자 자체가 나온 게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골든 배지도 받았으면 좋겠다.”
진심어린 연호의 파이팅.
너무나도 잘 느껴진다.
연호에게 다가가 등을 툭 건드리며 답했다.
“그 것도 당연히 내 꺼지.”
“......재수 없는 새끼.”
미안하지만 다음 주까지만 좀 재수 있을게.
네 말대로 골든 배지까지 가지려면 재수가 있어야하지 않겠니?
연호와 대화를 마치고 다시 침대로 왔다.
오늘, 아니 이제 어제구나.
이영우와의 경기는 1승당 700 포인트를 줬다. 다시 한 번 김영민의 1000포인트가 얼마나 대단했던 것인지 느껴진다. 도대체 어디까지 성장할지 궁금하다.
마음 같아선 우리 팀으로 데려오고 싶지만 불가능에 가깝다. 데뷔 전부터 주가가 높았던 선수인데 적응기 없이 바로 이렇게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니 몸값이 천정부지, 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무섭게 치솟았겠지.
무엇보다 14살이란 나이가 가장 매력적이다.
이미 완성형인데 이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었으니까.
나랑 맞바꾸지 않는 이상 영입할 수 없을 거다.
그래도 우승을 한 덕에 10000포인트를 얻어 현재 보유한 부여 포인트는 총 49500.
50000 고지가 코앞이다.
이번에 형규를 제압하고 골든 마우스를 따내면 최소 60000까지는 가지 않을까 싶다.
골든 마우스 업적 관련 보상으로 스킬 포인트와 스탯 포인트가 두둑이 주어졌다. 새로운 무언가가 생기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는데 그런 건 없었다.
아마 능력 부여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골든 마우스의 사정이 이러하니 골든 배지라고 다르진 않겠지.
그래도 다음 주에 우승을 차지하면 드디어 능력 부여가 개방된다.
여태껏 얻었던 것들과 그 성질이 다르다.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팀 모두를 위한 것을 처음으로 얻게 된다.
그럼 그간 머릿속을 떠다니던 의문점이 모두 해결 될 수 있겠지. 여전히 골든 마우스를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는 연가 보였다.
조금만 기다려.
내가 너도 확 끌어 올려 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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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 골든 마우스를 차지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이 기세를 몰아 골든 배지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골든 배지까지 확보하게 되면 역대 세 번째로 골든 마우스와 골든 배지의 주인이 된다.
환국이 아닌 다른 종족으로는 역대 최초다.
3회 우승자가 최다 우승자이던 용족.
이제 5회 우승자가 나오며 다른 종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용족의 완성형 선수가 드디어 나타난 것이다.
이재명 감독은 3라운드 9, 10, 11경기 엔트리에서 이승우를 제외하며 이승우가 결승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예전과 달리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이승우가 3경기 쯤 결장한다고 문제될 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다른 선수들을 출전시켜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선수는 칼과 같다.
계속해서 사용해하고 사용한 후엔 날을 세워줘야 날카로움을 유지한다.
경기에 출전하는 것도, 출전한 후에 복기를 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걸 조절하는 게 감독의 일이다.
물론 불도저처럼 밀어버리는 건 안 된다. 고집으로 밀어붙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선수들의 불만을 최소화해야한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을 해줘야한다. 그래서 어려운거다.
곧 있으면 4라운드, 위너스 리그가 시작된다. 정규 라운드와 달리 한 경기당 최대 4명의 선수 밖에 출전하지 못한다. 6명이 출전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은 선수를 출전시켜 선수들의 감각을 끌어올려야한다.
모든 결승전이 중요하긴 하지만 아스트로 입장에선 이번 결승전은 더욱 더 중요하다.
이미 5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결승에서까지 승리한다면 최고 커리어와 동률이 된다. 3경기 중 아쉽게 1패를 달성하긴 했지만 2승을 추가로 기록하며 3라운드 역시 9승 2패의 호성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여전히 1등으로 2등 그룹과의 차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4라운드부터 아스트로가 가장 자신 있는 위너스 리그다.
이재명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질 수밖에 없다.
S1 역시 이제 질세라 임형규를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며 연습에 매진했다.
새로운 전략과 빌드를 개발하는 것보다 심리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승우와 이제운의 4강전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물론 이 자체가 심리전일 수도 있다.
알아서 걸러 들어야한다.
임주혁 감독과 최연규 코치라면 그 어떤 걸 해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심리전과 전략의 대가들이었으니까.
그렇게 모두의 관심 속에서 시작한 MSL 결승전.
이승우의 골든 배지냐?
임형규의 최초 우승이냐?
서로 친한 사이라 그런지 경기 시작 전부터 서로에 대한 도발이 장난 아니었다.
이러다 의가 상하는 건 아닐까 걱정 될 정도였다.
“임형규 선수는 준우승이 가장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 라인의 수장이 되어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습니다.”를 시작으로 온갖 도발이 난무했다. 경기 전 도발의 승자는 이승우였다.
아무리 임형규가 2군 시절로 공격해도 이미 5회 우승을 차지한 이승우기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연규 코치의 명언인 “과거의 영광에 취한 자는 죽은 자다.”를 이용해 임형규에게 한 방 먹이는데 성공했다.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임형규의 눈동자.
카메라만 아니면 이승우를 잡아먹을 것 같은 표정이다.
그 기세가 그대로 1세트로 이어진 것일까?
과감한 5일벌레 러시로 임형규가 1승을 선취하는데 성공했다.
이미 과거 김상연의 5일벌레 러시를 막아낸 전력이 있는 이승우였지만 임형규의 5일벌레 러시는 김상연의 것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레벨 차이가 심했다.
용안의 무빙에 막혀 버렸던 김상연의 마견과 달리 임형규의 마견은 현란한 움직임을 보이며 용안 벽을 뚫고 안으로 침투했다.
아직 제단도 지어지지 않은 용족이 마견을 상대할 수 있는 건 용안이 전부였다. 아무리 이승우의 컨트롤이 뛰어나다해도 태생적으로 용안과 마견의 달랐다.
환국의 일꾼이라면 모를까 자원 채취를 위한 유닛인 용안이 공격 유닛인 용안을 이기는 건 너무나도 어려웠다.
결국 마견에 큰 피해를 입으며 허무하게 1세트를 내준 이승우.
눈깜짝 할 새 경기가 끝나버렸다.
상상을 뛰어넘는 경기 내용에 경기장이 찬물을 끼얹은 것 처럼 조용해졌다.
결승전에서 이승우를 상대로 5일벌레 러시를 꺼낼 줄이야.
대범하다고 해야 할지, 무책임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허를 찌르며 가볍게 1승을 챙겼다.
임형규 입장에서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결승에서 1승을 거두며 주도권을 잡았다는 점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이승우를 상대로 공식전 연패 기록을 끊었다는 점에서 더욱 더 엄청난 가치가 있는 1승이었다.
그간 단 한 번도 이승우를 이기지 못했던 임형규다.
그런 임형규가 드디어 이승우를 이겼다.
그 것도 결승에서.
사기가 오르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 기세를 2세트에서도 이어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승우의 반격이 시작 될 것인가?
그렇게 MSL 결승전은 점점 열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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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가고 싶네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