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78 Game No. 478 2016 OSL 시즌1 결승! =========================================================================
이러면 다시 용족에게 힘이 실린다.
5시 본진, 그러니까 4시 언덕 아래에서 이제운이 그슨대와 가시귀로 자원을 채취하는 용안을 견제하려 했지만 곧바로 알아차린 이승우가 천벌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그슨대와 가시귀가 허둥지둥 다시 뒤로 물러났다.
-지금도 언덕 위에 용광포 깨고 가시귀로 견제할 생각이었는데 용광포로 몇 대 때리고 천벌로 잡아버렸네요.
-또 이 견제도 막혔네요.
-진짜 장난 아닌 선수들이에요.
4강 다운 경기력이다.
이제운이 분전했지만 경기는 점점 용족에게 기울었다.
4시 확장을 확보한 덕에 5시 확장을 견제하는 것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정면 쪽에 주 병력을 슬쩍 한 번 보여준 후 5시로 운룡을 날리는 단순한 패턴에 일벌레가 계속해서 죽어나갔다.
뻔한 패턴이지만 걸려들 수 밖에 없다.
당장 눈앞에 병력이 눈에 보이는데 다른 곳을 신경 쓰기 쉽지 않다.
아예 안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이번에도 안 들어오겠지라고 마음을 놓는 순간 들어오면 대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무너져 버린다.
-용족 병력의 덩어리가 정말 크네요. 중반부터 거의 유지해온 덩어리입니다. 이제운 선수도 부지런히 토혈을 뿌리긴 했지만 풍백과 지룡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있어요! 이러면 진짜 달려들기 쉽지 않죠!
-비렴이 죽지 않습니다. 천벌 다 쓰고 다시 풍백으로 합체해주고 있어요! 평소보다 병력이 더 많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용족도 금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거든요? 근데 마수와 달리 소모되지 않고 있어요. 죽지 않고 계속 쌓이고 있어요!!! 가슴에 무거운 돌 하나가 얹혀 있는데요. 이제운 선수 가슴에!
범위 공격을 할 수 있는 유닛 조합이 제대로 갖춰진 용족의 조합을 잡아내려면 어마어마한 양의 병력이 필요하다.
지금 이제운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심정이었다.
확장이라도 여유가 있었다면 회전력 싸움으로 버티겠지만 지금은 마수도 금광에 여유가 없다. 아니 오히려 용족보다 부족하다.
망태할배와 가시귀조차 제대로 뽑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이제운 선수의 입에서 짙은 한숨이 나왔습니다. 이제 경기가 어렵다는 거죠!
-지금 이런 상황에서 마수하고 있는 선수는 장난 아니게 긴장 될 겁니다.
-이승우 선수 결승 가나요?! 이제운을 3:2로 꺾고 결승 진출하는 겁니까?!
경기장 분위기가 한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대기록을 목전에 뒀다.
경기의 결과가 서서히 눈에 보인다.
제대로 공 굴리기를 한 이승우의 병력은 거의 줄지 않은 반면 이제운의 병력은 크게 줄어있다.
아쉬움에 GG를 치지 못하는 이제운.
천벌에 녹아나는 그슨대와 마견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시작부터 지금까지 견제와 공격을 계속 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거든요? 근데 이승우 선수는 그걸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멀티테스킹과 피지컬은 진짜 환상적이네요. 역대 최고입니다!
-보면서도 말이 안 나오네요. 대단합니다. 인정입니다. 인정!
-양 선수 모두 대단한 경기를 펼쳤지만 적어도 이 경기에선 이승우 선수가 조금 더 잘했네요. GG!!
-불리하게 시작했던 이승우!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며 결승 진출에 성공합니다!
-이제 정말 확실해졌습니다. 저희는 지금 이승우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2:1로 뒤쳐져 있던 스코어다.
거기다 역상성 종족전.
위축 될 만도 하지만 오히려 공격적인 운영을 하며 4,5세트를 내리 따냈다.
쉽지 않은 결정 이었을거다.
천 길 낭떠러지를 아래 두고 외줄 타기를 하는 기분이었을 거다.
하지만 이승우는 해냈다.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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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와 이제운의 4강전 경기를 그 누구보다 유심히 지켜본 이가 있었다.
바로 이번 시즌 MSL 결승에서 맞붙는 임형규였다.
3:2.
스코어를 보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승우도 신은 아니었다. 약점이 있는 인간이었다.
결승에서만 벌써 세 번째 맞대결이다.
인생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지 않을까?
이번 대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 우승을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현재 최고의 마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그다지 마음이 편하지 않다.
결승도 곧잘 오르고 프로리그에서도 다승 순위 최상위에 올라있지만 우승 한 번 없이 최고소리를 듣는 건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우승을 한 번 쯤을 해야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일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했다.
“이승우도 무적은 아냐. 확실히 종족 상성으로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잡아낼 수 있겠어.”
임주혁 감독의 말에 임형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심리전을 짜면 괜찮을 것 같아요.”
이상하게 임형규는 이승우 앞에서 힘을 못 썼다. 만날 때마다 심리전에서 크게 위축되었다. 시작하자마자 턱을 1대 강하게 맞아 휘청거리는 몸으로 주먹을 날려봤자 힘이 제대로 실릴 리 없다.
오늘 이제운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마수로 이승우를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
눈이 밝아지는 기분이다.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중간 중간 잔 실수만 없었다면 3:0으로 잡을 수도 있었다.
이제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건 임형규의 몫이다.
이제운보다 부족한 건 커리어 밖에 없다.
경기력 면에선 절대 꿀리지 않는다.
오만이나 거만 따위가 아니다. 냉정하게 판단한 결과다.
용족전 움직임은 이제운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때가 더 많았다.
이승우에게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는 임형규지만 다른 용족들에겐 이미 재앙 수준이다.
대마수전 역대 최강 중 한명이라 불리는 김택윤조차 임형규를 버거워할 정도다.
단판이면 모를까 다전제에선 임형규가 70% 이상 잡는다고 보면 된다.
이에 걸맞는 커리어가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결국 남는 건 커리어다.
선수끼리 본좌로 불리는 선수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폄하된다. 반면 커리어는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한다. 고평가 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당당히 시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선수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야망이었다.
“9일. 절대 짧은 시간은 아냐. 그 시간 동안 한 번 해보자고.”
“이번엔 반드시 이길겁니다.”
대답하는 임형규의 눈동자가 불꽃이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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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L 4강전이 모두 끝났다.
중간에 이변이 생길 뻔 했지만 결국 처음 예상 했던 대로 진행되었다.
이제운에게 아쉬운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다.
2세트도 그렇고 마지막 5세트도 그렇다.
마견이 본진에 난입했을 때 조금 더 신중했으면 어땠을까? 안으로 들어가 용안과 싸우기보단 앞마당 쪽에 심시티가 지어지지 않게 방해를 했더라면, 추가 마견이 합류할 때까지 시간을 벌었다면 앞마당을 밀어버리지 않았을까?
그나마 자신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알렸다는 것에서 어느 정도 쓰린 마음을 위로할 순 있을 거다.
또 다시 양대 결승에 진출한 이승우.
아스트로와 이승우 팬들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다.
양대 3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을 두 번째 써내려간 선수가 되었다. 이 기록을 지니고 있는 선수는 이영우 한 명 뿐이다.
이번에 OSL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이영우도 가지지 못한 OSL 최초 3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MSL 같은 경우 이미 3회 연속 우승 기록이 있기에 최초가 되려면 한 시즌 더 연속 우승을 해야 한다.
해가 달라져 한 해 최고 우승을 깨려면 2시즌을 더 지켜봐야하지만 연속 우승 기록도 큰 의미가 있다.
만약 이번에 이승우가 양대리그를 다시 한 번 제패한다면?
그 순간 역대 커리어 순위가 요동친다.
현역선수 기준 5회 우승으로 부동의 2위를 지키고 있는 이제운을 제치고 이영우화 6회 우승으로 공동 1위에 올라선다.
준우승 개수가 2개 더 적지만 6개 대회에 출전해 6회 우승이다.
훨씬 더 값지다.
은퇴 선수까지 합쳐도 마찬가지다.
5회 우승의 최연규 코치를 제치고 6회 우승의 이민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환국 밖에 없던 6회 우승자 라인에 용족 선수가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다음 시즌에 이승우가 지금과 같은 활약을 또 펼친다면?
전무후무한 단일리그 4회 우승자가 되는 것이다.
이승우가 이런 기록을 낼 거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장 유력한 선수는 택리쌍이었다. 이영우는 양대 3회 우승을, 이제운은 OSL 3회 우승, MSL 2회 우승 기록을, 김택윤은 MSL 3회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작년 이맘때까지 이승우의 이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없었다.
그저 경기에 출전할 수준을 갖추지 못한 2군 선수에 불과했으니까.
하지만 1년 사이 이승우는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고 앞선 세 선수를 제친, 최강의 선수가 되었다.
오랜 시간 용족 최강자 타이틀을 지켜온 김택윤이지만 작년 시즌이 끝난 시점 그 타이틀을 이승우에게 넘겨주었다.
이제 10일이면 모든 것이 결정 난다.
이승우가 역대 최고 커리어에 올라 설 것인가?
아니면 이영우가 이승우를 꺾고 최초의 7회 우승자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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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고 바로 숙소로 향했다. 내용은 OSL 4강 때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골든 배지에 대한 욕심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숨길 필요성을 전혀 못 느낀다.
겸손하게 말한다고 상대에게 우승을 양보해줄 건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그렇게 우승을 양보한다고 상대가 좋다고 받아줄까?
아니다.
오히려 모멸감을 느낄 것이다.
무조건 최선을 다해 6회 우승을 달성한다.
마음 같아선 파티라도 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 당장 내일 모레 OSL 결승전이 있거든.
이틀 후에 OSL 결승전.
9일 후에 MSL 결승전.
이 두 대회 결승이 끝나고 나면 바로 위너스리그가 시작된다.
작년 12월 달에 푹 쉬었어야하는데...
그때 그러지 못한게 한이다. 올 연말은 무조건 쉴거다.
아주 푸욱~
이번에 결승에 오르면서 부여 포인트를 아주 두둑하게 받았다.
정명혁을 상대했을 땐 1승당 400과 결승 진출 보너스 5000, 총 6200 포인트를 받았고 이제운을 상대론 1승당 500과 진출 보너스 7500, 총 9000포인트를 얻었다.
확실히 결승 진출이 좋긴 좋다.
이 6승으로 얻은 포인트가 그간 모은 포인트와 비슷하다. 우승하면 얼마나 많은 포인트를 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최소 10000은 주겠지?
애들아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곧 너희들을 성장시켜 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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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L 4강이 끝나고 이틀이 흘렀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으며 2016 OSL 시즌1 결승전이 열렸다.
2015 OSL 시즌2에서 이승우의 첫 우승 제물이 되었던 이영우다. 그 후 이영우는 2시즌 내내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오랜만에 오른 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OSL 최초 4회 우승에 도전하게 되었다.
프로리그에서 보여준 경기력 때문일까?
박빙의 승부를 기대했지만 의외로 한 쪽으로 일방적인 스코어가 나왔다.
2세트가 끝난 지금 2:0으로 이승우가 앞서고 있는 것이다.
이영우 팬들의 절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도였다. 2세트까지만 해도 하늘을 향해 힘껏 솟아 있던 응원봉이 힘없이 바닥을 향해 축 쳐져있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북을 치며 사기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평소와 달리 잔뜩 굳은 얼굴의 이영우가 보였다. 긴장을 풀기 위해서인지 옆에 놓인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마셨다.
잠시 후 시작되는 3세트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이대로 우승을 이승우에게 내주게 된다.
이승우가 골든 마우스에 입을 맞추는 장면을 무대 아래서 지켜봐야하는 것이다.
그 것도 3:0이라는 치욕적인 스코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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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