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76 Game No. 476 대격돌. =========================================================================
드디어 마고본성에서 마지막 5세트가 시작되었다.
공기가 무겁다.
이번 경기에 많은 것이 걸려있다.
과연 골든 배지에 도전하는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
-이승우 선수는 아까와 같은 1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세트에서 패배했던 위치와 같은 위치라.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운 선수의 위치는 바뀌었습니다. 아깐 11시, 가로였지만 지금은 7시로 가장 먼 대각선에 위치해 있습니다!
1세트에선 가장 가까운 거리였다면 지금은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해있다.
-이번에는 이승우 선수가 어떤 전략을 꺼내들지 정말 궁금합니다.
-99제단은 이제 안 되거든요. 가장 가까운 가로에서도 먹히지 않았는데 대각선에서 한다? 글쎄요. 그리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마고본성에서 99제단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이승우다. 이번에도 그러려 했지만 이제운의 마견에 막혀버렸다. 이승우의 용아에 가장 크게 당한 선수 중 하나가 이제운이다.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용아를 완벽히 막아낸 후 역습으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아름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제운의 움직임은 환상적이었다. 용광포를 지었지만 의미 없었다. 이제운의 마견은 보통 마견이 아니었으니까.
-오. 이승우 선수 변수를 두는데요?
-솟대가 본진에 올라갑니다!
-변수를 둡니다. 초반에 압박을 갈수도 있겠지만 빠르게 테크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전에 김연훈 전에서 본진 테크로 마수를 무너뜨리는 방법을 잘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조금 불안 요소가 있긴 합니다. 이 전장은 역 언덕이거든요. 그때처럼 본진에서 안전하게 수비할 수 있는 구도가 아니란 말입니다. 이에 대한 해법을 들고 나왔을지.
바로 금광 채취소를 소환하는 걸 보니 찌르기보다 테크를 빨리 올릴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초반 찌르기를 위해서라면 굳이 본진에 제단을 소환할 필요가 없다. 앞마당에 소환 한 후 입구를 좁혀 수비 라인을 갖추면 그만이었으니까.
-일단 이제운 선수도 선 마견숲이 아니라 앞마당에 소굴을 가져갑니다.
-조금 다르게 플레이하네요.
둘 다 평소와 다른 빌드를 꺼내들었다.
-대각 방향에서 1제단을 플레이를 해주고 있거든요? 당장 용아가 뛰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초반에 흔들어주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며 추후 앞마당을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그렇군요.
-마견숲과 여의주탑이 거의 동시에 올라갑니다. 이승우 선수의 테크가 얼마나 빠른지 볼 수 있는 부분이죠. 이 부분을 적극 활용해야합니다. 초반에 빠른 테크로 이득을 거두지 못하면 중반에 급격하게 힘을 잃습니다. 괜히 용족이 더블 신전이라는 빌드를 정석으로 사용 하는게 아니거든요. 마수를 상대로 비등한 힘을 낼 수 있는 유일한 빌드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겁니다! 그 안정적인 빌드를 버렸다면 그만큼의 이득을 반드시 챙겨야합니다.
-이제운 선수도 일벌레로 정찰을 보내고 있어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거든요? 이러면 이제운 선수가 조금 더 기분 좋죠.
이승우가 더블 신전 빌드가 아닌, 본진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용아에 조금 피해를 입더라도 상관없다. 마견 뽑아서 잡아내기만 하면 된다.
여의주탑이 완성 될 때쯤 용안이 본진에서 빠져나갔다.
4세트와 달리 아주 늦은 정찰이다.
11시, 가로부터 향하고 있어 두 번째 정찰에 이제운의 본진을 발견할 수 있을 듯싶다.
그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이승우의 머릿속엔 어떤 전략이 들어있을까?
그리고 그 전략이 이제운에게 다시 한 번 통할 것인가?
일벌레가 이승우의 본진 깊숙이 들어와 모든 상황을 눈으로 파악했다.
-자. 확인했어요.
-곧 있으면 공중제단이 완성되거든요? 흔들기 위한 비비가 나온다는 말입니다. 현재 이제운 선수는 6시 쪽 트리플 지역에 추가 확장 펴면서 자원 위주의 경기를 선택했기 때문에 이렇게 끝까지 다 확인해주는 것이 정말 센스 있는 플레이라고 생각 됩니다. 이렇게 되면 쓸데없는 자원 낭비 없이 확실하게 수비를 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운 선수는 지금 말씀하신대로 상황 봐가면서 막을 만큼만 딱 그 정도로만 뽑아놓으면 3소굴 펑펑 돌아가면서 물량 뿜어낼 수 있습니다.
4세트와 달리 5세트 초반 분위기는 이제운에게 웃어준다.
거리부터 빌드까지.
모든 면에서 말이다.
-찌르기를 넘어 역공을 갈수도 있는 정도까지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제운 선수라면 충분하죠!
-비비가 날아오는 타이밍에 맞춰 그슨대굴을 건설하는 이제운! 일벌레도 조금씩 채우기 시작합니다.
오늘 이제운의 감이 확실히 살아있다.
다시 한 번 마견 1기를 찔러 넣어 앞마당에 신전을 소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비 2기 정도만 찍어주고 바로 앞마당을 가져가는 빌드가 있고 아예 흑완까지 안전하게 테크를 탄 후 조금 늦게 앞마당을 가져가는 빌드가 있다.
이승우의 선택은 전자였다.
비비가 부지런히 하늘을 날아다니며 군주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확장이 늦은 만큼 최대한 많이 군주를 잡아내야한다. 테크가 앞선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면 경기가 어려워지는 게 1제단 플레이다.
괜히 다른 선수들이 사용하지 않는 게 아니란 말이다.
-이제운 선수 마견 6기가 1시 쪽으로 올라갑니다.
-발업까지 됐죠? 이거 본진으로 난입되면 정말 골치 아픕니다. 천하의 이승우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죠. 이제운의 마견이 얼마나 특별한지 1세트에서 직접 겪어보지 않았습니까?
현재 이승우의 병력은 조촐하다. 3기의 용아와 1기의 용혼이 전부.
이걸로 어떻게든 마견이 난입하는 걸 막아야한다.
그때 마견이 뛰기 시작했다.
-빈틈이! 빈틈이!
-이거 본진 들어가면 난리 나요!!!!
-최대한 막아줘야 합니다! 2기 이하로만 들어가게!!
-으으. 근데 많이 들어갔어요!
-다 살았어요.
빈틈을 파고드는 마견의 움직임이 좋았다. 반대편으로 돌아갔다면 병력에 막혀 난입이 불가능 했을거다. 하지만 귀신같이 틈을 발견한 이제운.
그 순간 이제운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본진으로 들어간 마견이 본격적으로 용안을 잡기 시작했다.
혼비백산 놀란 용안이 마견을 피해 도망쳤지만 어림없었다. 길쭉한 발톱으로 용안을 그대로 찍어버리는 마견.
용안이 펑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나갔다.
용광포도 없는 상태라 발업 된 마견을 잡아내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다.
순식간에 용안 2기가 더 터져나갔다.
-비비가 끊임없이 활동하면서 뭔가 군주를 2기 이상 잡고 앞마당을 안정화시켜야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는데 마견을 난입시키고 말았습니다.
-마견 또 뛰어요!
-1세트의 재연인가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거죠!!!
1시로 길게 뻗은 선 하나.
이제운이 추가 생산한 마견이었다.
마견이 난입하는 순간 소굴 3개에서 바로 마견을 찍어준 것이다.
이승우의 머릿속에 경종이 울렸다.
-약점을 때리는데요. 계속?!
-6기 마견이 들어갔기 때문에 얘 네들이 힘을 받고 뛰는 거에요!
-그럼요. 건물과 3용아로 앞마당 입구 막고 그 뒤에 용혼 세워놔서 어느 정도 수비 라인을 갖췄어야했는데 그 전에 이제운 선수가 파고 들어버리네요.
-한 발 더 빨랐죠. 이러면 이승우 선수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비비로 추가 마견이 올라오고 있다는 걸 봤다는 거다.
또 한 번의 멀티 테스킹 싸움.
본진 마견 막는다고 비비가 놀면 안 된다.
비비는 꾸준히 군주를 잡아줘야 한다. 더 이상 마견이 생산되지 못하게, 인구에 빨간 불이 들어오도록 만들어야한다.
-이승우 선수 정신 똑바로 차려야합니다! 본진에 있는 마견도 중요하지만 지금 들어오는 마견의 수가 어마어마하거든요?!
-이제운 선수 정말 날카롭네요. 틈을 놓치지 않습니다!
-빨리 수습해야합니다. 한번 균열 생기면 계속 균열 생기는 겁니다!
추가 합류한 마견이 앞마당 쪽으로 달려드는 순간 본진에 있던 마견을 앞마당으로 이동시켜 용아를 앞뒤로 포위했다.
기가 막힌 전술.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용안이 따라오는 건 무리였다.
-얘네들 그냥 둘러싸서 용아 하나하나 잡아먹을 수 있어요!
-아. 이승우!
-이게 결국 1제단 플레이의 약점일 수밖에 없습니다. 테크 위주이기 때문에 모든 면이 다 어정쩡하거든요! 물량도, 지상 물량도 없고요.
경기장의 공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앞뒤에서 동시에 때리는 마견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용아.
앞선 세트에서 강력했던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힘들었다. 마견이 한 부대 넘게 살아남은데 반해 용아는 2기 밖에 없다. 그마저 체력도 붉게 물들었다.
위기는 계속되었다.
-네. 용아 3기 다 잡혔고요. 이제 본진으로 난입하는 마견들!
-이제운 선수 정말 이승우 잡고 결승 가나요!!!!!
-용안 싹 끌고 나와야죠. 어떻게든 일단 막아내야죠! 적어도 마견에 또 경기 끝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아닙니까!
-있는 건 용아 하나, 용혼 하나. 용안까지 다 나와서 막야하는데. 용혼 거의 잡히기 직전이고요.
필사적인 비비기.
용안이 추가 생산 된 용아와 함께 바로 전투에 투입되었다. 얼마나 급하게 튀어나왔는지 철광을 들고 있는 용안도 있었다.
-막네요. 막습니다! 이승우 선수 필사적이에요!
-이거 못막으면 그대로 탈락이거든요! 절대 물러날 수 없죠!!!!
-이걸 막는 것도 진짜 대단한 거거든요? 일단 이거를 긴장하지 않고 최대한 컨트롤해서 막긴 막았지만 여전히 유리한 건 이제운 선수죠.
-이게 1세트처럼 뒤가 없는 올인이 아닙니다. 일벌레 충원해주면서 온 마견입니다. 이렇게 피해를 입히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헐. 이걸 막아?”
“진지하게 저거 어떻게 막은 거냐? 말도 안 된다. 진짜.”
지금 공격을 막아낸 것만으로 관중들은 감탄하고 있었다. 막기 힘들다고 봤다. 지금 이 공격에 그대로 휩쓸릴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맞고 있는 용안을 뒤로 빼주고 상대적으로 체력이 많은 용안이 앞장서 마견을 공격했다. 앞선 전투에서 체력이 빠진 마견도 있었기에 용안으로 마견을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피해를 입긴 했지만 어쨌든 살아남았다.
불행 중 다행히 앞마당 신전은 취소당하지 않았다. 만약 앞마당 신전이 파괴되었다면 역전의 가능성은 0 이었을거다.
-또 뛰죠! 또 뜁니다! 이제운 선수는 이게 전혀 부담이 아닙니다. 또 마견 오는 게 무서워서 신전이 완성되었음에도 일하지 못하고 서 있는 용안을 좀 보십시오!
-이승우 선수 정신 차리고 빨리 용아 3기 세워서 더 이상 마견이 난입되는 걸 막아야합니다. 저 마견까지 본진으로 들어오면 경기 못 이겨요!!!!
황룡성지와 제단으로 입구를 좁히고 뒤에 용광포를 소환하는 이승우. 손이 꼬일 만도 한데 정말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었다. 당장 해줘야하는 것들을 단 하나도 빠짐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마견 1기가 살아남아 앞마당 신전을 두드리고 있지만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차피 1기로 신전을 파괴하는 건 한 세월이다. 괜히 거기에 신경 쓰다가 길이 열려 마견이 본진으로 쑥 침투한다면?
한 번은 버텼지만 두 번은 불가능하다.
이번엔 무조건 입구에서 잘라 내야한다.
건물로 입구를 좁혔지만 아직 용아의 수가 부족해 완벽히 막을 수 없는 상황. 용아와 용안이 용광포 주변에 옹기종기 모였다.
다시 한 번 달려드는 마견.
단단한 수비벽에 막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물러났다.
미리 비비로 일벌레 대신 마견을 한 번 더 찍었다는 것을 본게 결정적이었다.
-막았습니다. 정말 마견을 막아냈습니다!!!
-아까 마견에게 용아가 포위당했을 때 정말 간담이 서늘했을 겁니다. 막아내긴 했지만 이승우 선수 숙제가 많습니다. 해야 할 것이 많아요. 비비가 쉬지 않고 날아다녀야합니다. 지금 마수가 무얼 하고 있는지 무조건 확인해야합니다. 그슨대로 공격을 준비하는지 아니면 다른 테크를 준비하는지! 만약 마수가 그슨대 공격을 준비하는데 그걸 놓친다? 그러면 그냥 앞마당 뚫리고 결승 티켓 내주는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고비는 넘겼다.
하지만 이승우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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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