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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71화 (471/575)

00471  Game No. 471 기다리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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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 경기가 시작되었다.

반드시 이번 경기에서 승부를 내고 결승에 가고 싶었다.

길게 끌고 싶지 않거든.

그래서 그에 맞는 전략을 준비해왔다.

오늘 판짜기의 테마는 이렇다. 1,2세트는 무난한 운영, 힘 싸움 위주의 운영을 준비한다.

앞선 세트에서 2:0으로 앞서게 되면 3세트에선 올인을 쓴다.

1:1로 비겨도 올인을 쓴다.

0:2로 뒤져도 올인을 쓴다.

뭔가 이상하다고?

아냐. 제대로 말한 거 맞아.

내가 너무 어렵게 말했나? 그냥 3세트는 세트 스코어 상관없이 처음부터 올인을 쓸 생각이었다는 거지.

승부수를 던질 세트를 중간인 3세트로 생각했다.

다른 세트는 져도 이 세트만은 절대 내주면 안 된다. 지고 있어도 3세트를 이기면 다시 기세를 가져올 수 있을거라 판단했다. 다행히 준비한 상황 중 가장 좋은 상황을 맞이했다.

2:0으로 뒤지고 있는 정명혁이 올인을 쓸 것 같지는 않다.

전 시즌 4강에서도 3:0으로 패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올인을 써서 패배한다면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다. 한 동안 경기를 하기 힘들 정도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겠지.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무기로.

그걸 역이용할 생각이다.

물론 걱정되는 것이 있긴 했다.

바로 임주혁 감독님의 존재.

내 허를 찌르는 전략을 충분히 들고 나올 수 있는 분이다.

그래서 전략을 한 번 더 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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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의 시대는 환국이 용족을 상대로 승률이 아주 좋은 전장이거든요. 정명혁 선수 과연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 것인지....

-물론 전체적인 데이터를 보면 정명혁 선수에게 웃어주지만 이 전장에서 이승우 선수의 전략에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거든요.

본진 천왕랑.

말도 안 되는 꿈의 전략을 실현시킨 전장이 바로 태평의 시대였다.

오래 된 일도 아니다.

바로 전 시즌 4강에서 있던 일이다. 그 경기로 정명혁은 많은 교훈을 얻었을 거다.

-지금 정명혁 선수의 멘탈이 버텨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1,2세트. 아. 솔직히 두 경기 다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경기였거든요. 한 끗 차이였습니다. 한 끗 차이! 그 한 끗 차이를 결국 넘지 못하고 2:0으로 뒤지게 되었어요. 이러면 상당히 기분 나쁘거든요.

-계속 기억에 남죠. 어떻게든 잊어야합니다. 3세트, 4세트 모두 이긴 후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어야죠.

2세트가 끝난 후 긴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정명혁은 임주혁 감독과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나눴다. 그 전에 패배에 대한 것과 남은 3세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임주혁 감독은 끊임없이 말을 하며 정명혁의 혼을 다시 살리려 애썼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 단 한 번도 마우스를 잡아보지 못했던 주운 감독보다 그 누구보다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던 임주혁 감독 아닌가?

지금 부담감을 잘 이해했고 대처법 역시 알고 있었다.

바쁜 시간을 보낸 정명혁과 달리 이승우는 여유가 넘쳤다. 소파에 편하게 기대 피로를 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재명 감독 역시 특별한 걸 주문하지 않았다. 이미 잘하고 있다.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

-가장 가까운 가로 거리가 나왔습니다. 이러면 정명혁 선수가 타이밍 러시를 나가도 괜찮고 아니면 아예 눌러 앉아 트리플까지 확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거든요. 무난하게 초반만 넘긴다면 할 만합니다.

-2세트 경기로 손이 풀릴 대로 풀렸거든요? 감각이 날카롭게 서 있을 겁니다. 모든 걸 3세트에 쏟아 부어야죠!

어렵게 올라온 4강이다.

이렇게 물러나기엔 너무 아쉽다.

1세트처럼 가로에 위치한 이승우와 정명혁.

이승우가 1시였고 정명혁이 11시였다. 이승우가 제단을 소환 한 후 정찰을 내보냈다.

방향은 세로.

정찰 방향은 틀렸다. 이대로라면 가장 늦게 정명혁의 위치를 발견하게 된다.

아직 특별한 변화가 없었기에 카메라가 경기 화면 대신 관중석을 비춰주었다.

선수들을 응원하는 다양한 치어풀.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슬픈 눈을 지니고 있는 남자가 들고 있는 치어풀엔 <8강에 여친이랑 이승우 응원 왔었는데 그새 깨졌다. 정명혁 이겨라. 제발...>이라고 쓰여 있다.

저번 주까지 이승우의 팬이었던 남자는 일 주일 만에 안티로 돌변했다. 이 남자를 욕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슬픈 눈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래. 이 이유라면 충분히 변심할 수 있지’라며.

-아이고. 이럴 수가.

-하.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마지막에 제발이라고 쓰여 있는데 저게 만약 방송이 아니었다면 다른 단어가 들어갔을 수도 있어요. 발은 발인데 제발이 아닌....

이 순간만큼은 모두 한 마음 한 뜻이 되었다.

안타까움 가득한 탄식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방송이라 말을 아낀 김태영 해설.

그럼에도 모두 알고 있었다. ‘제’가 어떤 글자로 바뀌어야하는지.

-정명혁 선수 금을 조절하고 있어요. 본진에서 화통 도감을 올린 후 앞마당을 가져갈 생각입니다.

-정말 안전하게 하네요. 1제단 찌르기를 염두에 둔 플레이겠죠.

정찰운은 정명혁도 좋지 않았다. 7시를 갔다 다시 5시로 향하는 일꾼.

먼저 정찰을 나온 용안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그때였다.

-아!!!! 이승우!!! 드디어 전략을 뽑아드나요?!!?

-그렇죠. 이게 이승우죠. 이 전장 무난하게 하면 용족이 이기기 힘들다. 무언가 해줘야한다! 이렇게 생각 한 걸까요?!!

이승우의 본진에 올라가는 황룡성지.

흑완이다.

이승우가 사랑하는 유닛 흑완.

-그럴수도 있고 앞선 1세트에선 상대가 전략을, 그리고 2세트에선 운영 싸움을 펼치지 않았습니까? 두 세트 모두 이승우 선수가 승리를 거둔 탓에 정명혁 선수는 심리적으로 아주 위축되어 있습니다. 안전한 빌드 안에서 조금 더 과감한 빌드 밖에 선택할 수 없다는 거죠. 그냥 안전한 빌드만을 선택하면 결국 또 패배하는 그림으로 가니까요! 그걸 역으로 노린 전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들키지는 않습니다. 일꾼이 오기 전에 본진 입구에 용아를 세워 놓을 수 있거든요.

-지금 용족이 입구를 막는다? 수상하죠. 수상해도 너무나 수상하죠!

태평의 시대는 본진 입구가 평지로 되어 있다. 단순 용아 1기로는 막아지지 않는다. 솟대와 함께 용아를 세워놓아야 입구가 막힌다.

이렇게까지 입구를 무리해서 막은 이유가 무엇일까?

정명혁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한가득 떴을 거다.

문제는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

이렇게 입구를 막아놓고 운영을 갈 수도 있는 게 이승우다.

실제로 그런 경기를 많이 보여주지 않았던가?

-이승우 선수 전진 솟대까지 소환합니다.

-근데 위치가 굉장히 특이합니다. 보통 이럴 땐 9시 지역에 전진 솟대를 건설하거든요? 근데 위치가 5시 앞마당 근처입니다!

-이 위치가 변수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용족의 본진으로 들어가지 못한 일꾼이 전장을 헤매기 시작했다. 일단 전진 솟대가 가장 먼저 의심되니까. 먼저 중앙으로 향하는 일꾼.

당연히 중앙엔 아무 것도 없다.

그 다음 향하는 곳은 9시였다.

본진으로 바로 무언가 날아올 수 있는 경로였으니까.

하지만 거기에도 없었다.

-아. 이승우 선수 지금까지 본진에서 다른 건물이 올라가고 있지 않거든요? 전에 이영우 선수에게 썼던 전략과 비슷한 전략을 쓰려는거에요!

-아마 저 솟대에 제단을 늘리고 흑완만 계속 찍을 겁니다. 지뢰가 있겠지만 그걸 제거해줄 병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용아와 용혼 밀어 넣으면서 몸으로 지뢰를 제거하겠죠. 용혼? 용아? 둘 다 죽어도 상관없어요! 전멸 당해도 됩니다! 본진까지 길만 열어주면 되는 겁니다!

용아와 용혼이 죽어가며 이렇게 말할 거다.

흑완아. 꽃길만 걷자.

흑완이 본진으로 난입만 되면 경기는 이긴다.

러시를 와도 소용없다.

본진에서 생산 된 흑완으로 입구를 막아버리면 그만이니까.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솟대를 더 건설해버리는 방법도 있다.

-2:0 스코어다보니 이렇게 극단적이고 과감한 전략을 사용하네요. 들키면 끝나거든요! 바로 GG거든요! 근데 상관없다 이겁니다. 들키면 4세트 가지 뭐. 근데 안 들키면 3:0으로 내가 결승 간다!!!!!

-몰라요. 아직 모릅니다.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하게 정찰을 하고 있지만 전진 솟대를 찾을 수 없습니다!

-아니 누가 저기에 전진 솟대가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자신의 본진은 11시인데! 5시도! 7시도 아닌 11시인데 솟대를 저기가 소환하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보통 상대 기지에 빠르게 도착하도록 전진 솟대 위치를 정한다.

하지만 이승우는 속도를 포기하고 타이밍을 선택했다.

-9시나 10시에 짓는 것이 최적화긴 하지만 상대에게 발견 될 수 있을만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저렇게 먼 곳에 솟대를 소환한거에요!

-아. 앞선 1,2세트 이승우 선수가 무난한 운영을 선택했거든요?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충분히 속을 수 있습니다. 입구를 막은 것 자체가 심리전이다.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거죠!

-상대방이 앞마당에 신전을 짓느냐 안 짓느냐가 정말 중요한데 용혼이 어느 정도 모이자마자 바로 앞마당으로 내려와 줍니다. 이러면 정찰로 신전 유무 볼 수가 없죠!

정명혁 팬들은 초조해졌다.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무너지게 생겼으니까.

용족이 입구를 막고 있으니 궁병과 천자총통, 화차로 강하게 압박을 갈 생각인 정명혁.

병력은 어느 정도 있는지, 용혼의 사업은 찍었는지, 앞마당에 신전은 올렸는지 찌르기로 직접 확인하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늦다. 이미 하늘성소가 완성되었다. 3개의 제단에서 동시에 흑완이 찍혔을 거다.

-이건 아예 미래가 없는 빌드에요! 이승우 선수는 온리 흑완입니다. 금 다 써서 흑완 찍고 끝낼 생각인데 나오는 병력은 본진에서 찍히는 흑완으로 막고 5시 쪽에서 생산 된 흑완으로 밀어버리겠다는 겁니다!

-초반 강하게 압박을 위해 생산 된 궁병들이 뻘쭘해 질 수 있는 상황이죠.

-아. 이거 정명혁 선수 너무 허무하게 경기 내줄 수도 있겠는데요?

-1세트에 대한 복수죠. 너만 이런 거 아냐? 나도 할 줄알거든? 아니 내가 더 잘하거든!

-본진에 수비용 제단 하나있고 여기에 공격용 제단이 두 개 있습니다.

-이거 앞마당에서 막기 정말 힘듭니다. 지금이라도 이상한 기류를 눈치챈다면 언덕 위에 군영 짓고 대장간 바로 올라가야합니다. 이건 지뢰로만 막기는 무리가 있어요!

그나마 정명혁에게 다행이라면 지뢰를 공격에 쓰기 위해 아끼는 것이 아니라 앞마당 쪽에 전부 매설을 했다는 것이다.

-근데 몰라요. 모릅니다. 알 수가 없죠! 정찰 다 했는데 나와 있는 솟대는 없었거든요!

-5시에 솟대를 지은게 신의 한수네요. 9시에 지으면 몇 초 빨리 가긴 하겠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거죠. 들키면 무슨 소용이냐? 들키는 순간 경기 지는 건데.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이 딱 그 말이 어울리는 순간입니다!

어느새 생산 된 흑완이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래도 정명혁이 감이 좋은 게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앞마당 이후 두 번째 화통도감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대장간을 올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승우의 흑완이 더 빠르다.

모든 걸 포기하고 최대한 흑완을 빠르게 생산하는 빌드를 선택한 이승우다.

빠른 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었다.

당장 흑완을 제거할 수 있는 건 지뢰뿐이었다.

-시간 싸움입니다! 시간 싸움! 지뢰가 흑완을 제거해주면 화살탑이 건설 될 시간을 벌 수 있거든요?!

-경기는 간단해졌습니다. 이 흑완을 막으면 정명혁이 이기고! 못 막으면 이승우가 3:0으로 정명혁 잡고 결승 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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