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70 Game No. 470 정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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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투를 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
신기전은 계속 쌓인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일지 모르지만 지속 된 전투로 천왕랑의 체력도 많이 빠졌다. 신기전의 공격에 스치면 죽을 천왕랑이 한 둘이 아니다.
이렇게 몇 분을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 이 것도 문제다.
이대로는 그저 버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5시 확장의 자원은 아직 쌩쌩하다.
그리고 화통도감의 수도 많다.
한 동안 신기전이 쉬지 않고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5시 자원이 떨어질 때까지 버틴다면 답이 있겠지만 그보다 내 천왕랑이 먼저 떨어질 것 같았다.
정명혁도 확실히 보통이 아니었다.
내가 흑완을 1기씩 밀어 넣고 있는 것처럼 화통도감에서 화차를 생산해 본진에 있는 용안을 싹 다 전멸시켰다.
6시에 있는 용안도 피해를 입었다.
용광포를 소환해 본진처럼 전멸 당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남은 용안은 겨우 5기.
다른 유닛을 생산하는 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다.
그래서 승부수를 던졌다.
신기전을 더 이상 모으지 못하게 만들어야한다. 신기전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명혁도 지금처럼 과감하게 전투를 할 수 없다.
자연스레 몸을 사리겠지.
그러면 천왕랑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조금 더 넓어진다.
5시 자원 줄을 마르게 하는 건 화살탑이 너무 많아 불가능하다.
이 방법은 꿈도 꾸지 말아야한다.
나에겐 아직 두 번째 방법이 남아 있었다.
본진에 있는 화포 연구소 2개를 파괴하는 것.
아무리 돈이 많아도 화포 연구소가 없다면 신기전을 생산할 수 없다. 5시 쪽에 다시 화포 연구소를 지을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겠지.
그 시간 내에 승부를 봐야 한다.
신기전의 수를 줄이든가, 아니면 화통도감을 반 이상 파괴하든가.
어느 쪽도 좋다.
둘 중 하나라도 한다면 이번 경기를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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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합니다! 굉장히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화면을 동시에 여러개 잡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난전이 벌어지고 있어요!
-지금 천왕랑과 신기전의 전투에 몰입하고 있지만 미니맵을 보면 쉴 새 없이 유닛들이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흑완이! 화차가! 서로 돌아다니며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승우 선수도 용안 5기 밖에 없어요. 이제 승부를 내야합니다!
화포 연구소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었다.
포위 하듯 천왕랑을 압박해오는 신기전들.
이승우가 그렇게 많이 잡아냈는데도 아직도 바글바글 거린다.
용족 유저에겐 보는 것 자체가 고문이었다.
-곡예에 가까운 비행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밑에 있는 지룡이 진짜 효자네요. 지룡 1기 때문에 과감하게 접근 할 수가 없어요!
-일점사를 하려고 해도 천왕랑을 지룡을 잘 가려놓았습니다.
지룡의 견제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킬 수 자체는 높지 않았지만 꾸준히 신기전에게 딜을 넣고 있었다.
그 사이 첫 번째 화포연구소가 파괴되었다.
화포연구소를 붙여서 지었던 터라 순식간에 두 번째 화포연구소까지 파괴되었다.
이제 신기전을 생산되지 않는다.
5시에 짓기 시작한 화포연구소가 완성되기 전까진.
100대를 유지하던 정명혁의 자원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화통도감이 안돌아간다는 뜻이었다.
이는 이승우에게 기회였다.
-이거 진짜 일 내나요? 영웅 천왕랑 또 한 번 나오나요?
-감탄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만약 이 경기를 이승우 선수가 이긴다면 8기의 천왕랑이 전투에 동원되지 않고 돌아서 온 것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지...온 몸에 소름이 쫙 돋습니다!
-이러니까 신룡이죠. 신룡이 어디 있습니까? 하늘에 있지 않습니까? 용족 공중 최종 병기가 무엇입니까? 바로 천왕랑 아닙니까! 신룡이 천왕랑을 잘 쓰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죠!
본인이 질문하고 본인이 답을 내놓는 김태영 해설은 잔뜩 흥분해있었다. 얼굴까지 벌겋게 달아오른 채 말이다.
-정명혁 선수 답답합니다. 답답해요. 추가 병력이 나오지 않고 있어요!
-모든 천왕랑의 체력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체력이 없다고 공격력이 줄어드는 건 아니거든요!
정명혁의 자원이 1000 까지 쌓였다.
곧 화포연구소가 완성되면 화통도감이 가동되겠지만 그 사이 잃은 신기전의 수가 많았다. 잃은 건 신기전 뿐만이 아니었다. 화통도감도 상당수 파괴되었다. 방업을 해 천왕랑의 공격을 조금이나마 더 버틸 수 있는 신기전과 달리 방업의 개념이 없는 건물은 천왕랑의 공격에 모래성처럼 쉽게 허물어졌다.
그 많던 화통도감이 이제 3개 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 천왕랑이 전멸당한 건 아니지만 3기씩 추가 되는 것으로 천왕랑을 잡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니 이젠 여의주조차 감당해내기 힘들었다. 신기전의 공격이 영 시원치 않다.
화면 전체를 메웠지만 이제는 절반조차 메우지 못한다.
초라하기 짝이 없다.
-어차피 너 자원 많아도 화포연구소 없으면 못 뽑잖아? 자원이 1만이 있건 2만이 있건 그게 무슨 상관이야? 5기의 용안으로 철 채취하는 내가 훨씬 낫다 이거야!!
-입이 바짝 바짝 마르는 정명혁. 아. 경기가 왜 이렇게 된겁니까?
-화포연구소를 지으니 이젠 화통도감이 없네요. 이거 용족이 이겼습니다! 이승우가 대 역전극을 써 내려간거에요!
천왕랑을 쉽게 들켰을 때 경기가 틀어졌다.
한방 러시에 그대로 무너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승우는 무너지지 않았다. 버티고 또 버티며 결국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운영부터 센스 모든 것이 빛났지만 가장 빛난 건 천왕랑 컨트롤이었다.
천왕랑의 컨트롤이 받쳐주지 못했다면 다른 것이 전부 있어도 소용없었다.
신들린 컨트롤.
진부하지만 이보다 적절한 표현은 없다.
마치 체력이 무한으로 있는 것 처럼 천왕랑이 죽지 않았다.
오늘 정명혁에 꿈에 나타날 정도로 괴롭혔다.
-마우스에서 손을 떼는 정명혁. 아쉽죠. 이런 경기 지면 너무나 아쉽죠!
-타격이 클 겁니다. 거의 9할 이상 잡았던 경기니까요.
정명혁의 표정에 모든 것이 드러나 있었다.
패배도 패배지만 정신적인 충격이 훨씬 더 커보였다.
다잡은 경기를 내준 것에 대한 자책이 표정에서 엿보였다. 본인도 알거다.
이 경기를 내줬다는 걸.
차마 GG를 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까지 안다.
정명혁을 응원하는 팬들의 얼굴이 안타까움으로 물들었다. 이번엔 이승우를 잡아내고 1:1 동점을 만들 줄 알았는데.
마지막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
-GG! 정명혁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아. 이 경기를 결국 이렇게 내주네요.
-2:0! 어느새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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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만세를 번쩍 부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마우스를 쥐고 있던 오른쪽 손목이 찌릿찌릿하다. 오랜만에 이렇게 컨트롤에 집중해본 것 같다. 주변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모니터만 보였다.
최고의 집중력.
그 집중력이 결국 최고의 반전을 만들어냈다.
이런 역전극인 할 때마다 심장이 짜릿하다. 내가 했지만 너무 대견스럽다. 정명혁의 GG가 낭노 순간 천왕랑들의 킬 수를 합치면 거의 200이 넘을 정도로 엄청난 킬수를 쌓았다.
가장 많은 킬수를 기록한 천왕랑은 무려 60킬을 기록했다.
범위 공격을 하는 유닛도 아닌 천왕랑이 이렇게 많은 킬수를 기록한 건 진짜 미친듯이 활약했다는거다.
사랑한다. 천왕랑.
내가 너무 나가만 예뻐했지?
너희도 예뻐해 줄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아직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성급한 세레모니는 하고 싶지 않았다.
감정을 여기서 추슬렀다.
2:0.
이제 1승만 더 하면 결승으로 가게 된다.
방심해서 스코어를 내주고 싶지 않았다. 깔끔하게 3승으로 결승에 가고 싶었다.
얼마나 깔끔한가?
3승으로 3연속 결승 진출이자 골든 마우스를 노리는 것.
만약 골든 마우스를 따게 되면 최연소 골든 마우스는 아니지만 최고령 골든 마우스의 주인이 된다.
이건 좀 멋이 안 나긴 한다. 늙은 거 티내는 거 같잖아. 다행히 멋짐이 폭발하는 기록이 하나 더 있다.
최소 시즌, 최소 경기 골든 마우스.
딱 3시즌 만에 깔끔하게 우승을 차지하고 골든 마우스를 차지하는 최고의 선수.
멋지다 멋져.
이 정도 기록이면 어느 정도 탐이 난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를 펼쳐 반드시 결승에 올라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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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렸다. 또 지렸다.ㅋㅋㅋㅋㅋ>
<저에게는 아직 8기의 천왕랑이 남아있습니다!>
<농담 아니고 신기전 100마리 이상 잡지 않았냐?ㅋㅋㅋㅋ와. ㅅㅂ 신기전이 그렇게 허약한 유닛인 줄 몰랐닼ㅋ>
<판단 지림. 천왕랑에다가 흑완, 지룡 컨트롤도 동시에 해줌. 천왕랑 잡기도 빡센데 밑에서 그딴게 치고 있으니 정명혁 손 꼬일만도 함>
<정명혁 마지막 표정 봄?ㅋㅋㅋ 멘탈 터진 거 같은뎈ㅋㅋㅋㅋㅋ>
2:0.
정명혁이 궁지에 몰렸다.
2세트 패배에 정신적인 충격이 조금 있는 듯 표정에 먹구름이 끼어있다.
이제 한 번 더 경기를 내주면 결승행은 또 다시 물러 가게 된다.
작년 초만 하더라도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던 정명혁이다.
우승도 하고 결승도 몇 번 올라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승우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4강.
사실 4강도 한 선수의 최고 커리어가 될 정도로 뛰어난 성과이지만 이미 우승을 차지했던 정명혁에겐 살짝 아쉬운 성적이다.
탑 급 실력을 지니고 있지만 매번 시대의 최강자에게 발목 잡힌다.
이대로 프로 생활을 끝내면 사람들의 기억에 남지 못한다.
그저 조금 잘했던 선수로 인식 될 뿐이다.
남는 건 기록 뿐이었으니까.
준우승도 잘 쳐주지 않는데 4강을 쳐줄 리 만무했다.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3세트에서 승리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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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이제 이승우 선수는 한 세트만 더 따내면 결승에 진출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거죠. 또 다시 이승우가 결승에 올라갈 것이라는.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경기의 짜임새가 너무 좋습니다. 1세트에선 정명혁 선수의 공격을 막고 이겼고 2세트에선 말도 안 되는 천왕랑 컨트롤로 경기를 역전했습니다. 정명혁 선수 입장에선 진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온 전략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거든요?
-이러면 몸에 힘이 쭉 빠지죠. 경기 할 맛이 제대로 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럴 때에도 멘탈을 붙잡고 경기를 해야하는 것이 프로 아니겠습니까? 이미 수차례 결승에 올랐던 선수니 만큼 빠른 회복 기대하겠습니다.
-다시 이승우 선수의 이야기로 돌아와 만약에 이번에 승리를 거두게 되면 겨우 1년만에 골든 마우스에 도전하는 위치에 올라서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성과죠.
작년 이맘 때 이승우는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이름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S1의 선수들과 몇몇 2군 선수들 정도?
그저 기본기 충실한 2군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이승우는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택뱅리쌍이라 불리던 기존 강자 구도를 완벽하게 파괴했다.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삼대장이라는 새로운 라인을 만들어냈다. 아직 삼대장 중 커리어에선 가장 밀리지만 만약 이번에 결승에 오르게 되면, 그리고 우승까지 차지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번 세트는 이승우 선수에게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만약 3세트까지 이겨 정명혁 선수를 3:0으로 스윕해버리면 OSL에서 처음으로 전승 결승에 진출하게 됩니다.
-MSL에선 이미 두 차례나 전승 진출, 아니 전승 우승을 차지했었죠. OSL에서도 드디어 그 기록에 도전하게 됩니다.
OSL 전승 우승 기록은 아직 없다.
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선수가 있긴 하지만 거짓말처럼 결승에서 패배했다.
-과연 이승우 선수가 전승으로 결승에 오를 수 있을지! 양 선수 3세트 준비가 모두 끝났다고 합니다! 마지막이 될수도 있고 역전의 발판이 될 수도 있는 3세트 전장, 태평의 시대로 바로 떠나~~~~보겠습니다!
전현석 캐스터의 외침과 함께 3세트가 시작되었다.